블랙 라군Black Lagoon, 2006
유희/애니메이션 2007. 12. 1. 14:21 |<2011년 01월 24일 추가>
자체 계정 태터툴즈 -> 티스토리로 옮겼던 과정에서 글 몇개가 사라졌던 모양이다.
제목만 덩그러니 있는 것들이 있어 일단 아무거나 내용을 채워둔다.
일화물을 불법으로 본 거라 더 적기는 좀 그렇지만 일단 어두컴컴한 분위기가 좋았던 작품.
회사에서 나오는 최종의 산출물은 HTML + JavaScript + Flash ActionScript 의 집합체다. 그것을 만들어 주는 것을 MFC로 구성된 프로그램이 수행하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문제점은 저 최종 산출물 그러니까 껍데기에서 나온다. 그러다 보니 전자책이라는 그 특성상 각 브라우저에서 어떻게 보여지는가를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내 업무용 데스크 탑에는 익스플로러, 파이어폭스, 넷스케이프, 사파리, 오페라의 5개의 웹 브라우저가 깔려있다. 그리고 Mac iBook에는 사파리, 파이어폭스, 오페라의 3개 브라우저가 깔려있다. 물론 국내의 경우에는 IE의 영향이 지대하고, 솔루션이나 책을 구매하여 서비스하는 고객들도 IE외에의 호환성에는 신경쓰지 않는다.
물론 구색 내기 좋아하는 예외적인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IE로만 Ok이다. 그러나 이 거래처가 일본으로 넘어가면 또한 사정이 달라진다. 생각보다 Mac유저가 많기 때문에 대부분 Mac에서의 호환성도 요구를 한다. 더군다나 IE외의 다른 유저도 많아서 어쩌다 일본에 걸리게 되면 도합 8개의 브라우저 테스트를 진행해야 한다.
정말 사람 미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차리리 그것만 하면 다행이다. 나는 개발자이지만, 이곳에서 테스트도 하고 CS도 하고, 영업과 '네고'도 한다. 가끔 파악되지 않는 오류가 나오면 외근도 가서 기술지원 및 영업도 하고 온다. 지금 이 시간 위에서 기술한 삽질을 하고 있다.
솔직히 이런 일을 예상못했던 바는 아니다. 언제나 계속되는 일정없는 요구사항에 대해서 근 일주일 내일 퇴근을 하면서 만든 산출물이니, 겉은 그럴싸 했지만 속을 까보면 엉망진창. 분명 IE외에서의 원활한 작동을 보장할 수 없었다. 결국 고생은 다하고, 그 부메랑이 다시 돌아와 다시 또 수정하느라 고생하는 것이다. 끓어지지 않는 악순환.
충분한 시간과 여유를 주면, 후자의 삽질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인데 왜 그걸 모르는 걸까? 이렇게 오류가 고객에 의해서 들통나 돌아오면 그 만큼 신뢰도도 깍아먹는 길이고, 내부인원이 다시 고생한다는 길인데. 물론 모를리 없겠지. 자신들의 노고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그저 부품을 돌릴뿐이다.
텅 빈 사무실에 혼자 남아 한 삽 뜨고나니 한숨이 나와 이렇게 넋두리를 해본다.
일본 시코쿠의 카가와 현의 우동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감독의 고향이라고 하던데 정말 '우동'을 맛깔스럽게 그려놓았다. 영화를 감상할때까 딱 점심때였는데 얼마나 배가 고파지던지.
그저 우동 극찬 영화이기 때문에 스토리는 좀 황당하고, 어색한 부분이 없지않아 있지만, 그런 소재를 가지고 영화를 재미나게 그려낼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솔직히 '코니시 마나미'가 출연하지 않았다면 보지 않았을 테지만. 후기를 쓰는 지금은 9시 40분. 괜히 전날 본 영화때문에 우동 국물과 연한 맛의 소주가 생각나는 밤이구나.
일전에 포세이돈 리메이크 판을 보면서, 제한된 공간내에서 창출되는 재난 시나리오에 대한 생각이 났다. 시나리오의 스토리야 일행이 전원 무사히 탈출하는 것이지만, 마스터의 괴악함의 정도에 따라 캐릭터 중 몇명이 '자기희생'하는 분기가 나올 수 도 있을 것이다.
그럼 영화를 보는 동안 들었던 망상에 대해 잠깐 적어보기로 하자.
1. 직업Class
판타지 세상이라면 D&D의 클래스을 가져다 써도 되겠지만, 아무래도 재난물의 의미가 퇴색될 것 같다. 그리하여 가급적 현대물쪽으로 가닥을 잡으면 좀 더 현실적이고 이러한 사태에 봉착했을때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직업군이 등장할 것이다. D20 모던이나 GURPS쪽을 보면 나와있을지도 모르지만 일단 떠오르는 것을 적어보자.
a. 건축가/설계사
- 만약 배의 처녀항해에서 사건/사고가 생긴다면 최초의 출항을 기념하여 설계자가 타고 있을지도 모른다. 꼭 그렇지 않더라도 구조물에 대한 해석 혹은 각 기둥에 지탱되는 압력 그리고 격실의 안전도에 대해 쉽게 예측할 수 있는 건축설계사가 비싼 돈을 들여 크루즈 여행을 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b. 경찰
- 배경이 되는 시대상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단 공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있고 무기의 사용이 허가되어 있다. 어쩌면 극한 상황에 대비하여 강도높은 훈련을 수료했을 수도 있고, 사회상에 따라 동료들과의 첫 만남시 신뢰도 보너스가 있을수도.
c. 소방관
- 구조물에 화재가 발생했을 시 큰 도움이 되는 직업군이다. 연기의 발생정도나 격벽의 온도등으로 위험성을 간파할 수 있으며 각 종 위험상황에서 인명구조를 해왔기 때문에 현재의 재난상황에도 흔들리지 않고 무난한 정신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d. 의사/간호사
- 재난이라면 초기의 부상과 그 후 탈출을 도모하는 부상이 발생하는 것은 필연적인 일. 물론 약품을 소지하고 다니지는 않을 것이니 '아이템'을 제대로 습득할때까지는 별 달리 활약할 기회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판타지 세계관의 성직자가 회복머신으로 전락하는 것에 비해 이쪽은 그나마 드러나는 대접은 나을 것이다.
e. 승무원
- 길 안내를 맞아 하게되는 걸어다니는 네비게이터. 물론 너무 자세하게 전 층과 격실을 알고 있지는 못할 것이다. 캐릭터 작성시 특정 층이나 레벨 혹은 특정 구역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할것이며, 가장 현재의 구조물에 익숙한 상태이니 만큼 초기상태가 약간 심각한 부상이라던가의 페널티가 필요할 것이다.
f. 수영선수
- 탈출을 위해 계속 이동하다 보면, 물에 잠긴 격실을 건너거나 혹은 길고 긴 침수된 복도를 잠수하여 건너편의 문을 여는 일이 발생할 것이다. 수영선수는 일단 호흡법을 숙지하고 있고 폐활량도 일반인에 비해 안정적일 것이다. 물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을 확률도 있다. 부상자를 업고 수영을 하는 일이 가능할지도. 이쪽은 물 특화 클래스가 되겠군.
g. 근력 운동선수
- 재난 구조물계의 전사. 물론 이쪽은 힘에 특화된 케이스다. 일반인들이 쉽게 돌리지 못하는 밸브를 잠근다던가, 철제 구조물을 뜯어낸다던가, 도구를 사용해 격벽을 부순다던거 하는 일들을 전담하게 되겠지. 다만, 신체구조상 몸무게가 무거워 남들은 잘 건너는 아슬아슬한 다리에서 페널티가 있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h. 일반인
- 위에 무언가 재난상황에 도움이 될법한 클래스 이외의 직업군들. 은행원, 프로그래머, 법률가, 정치가 등등.
TRPG라는 특성상 튀지 않는 회색의 캐릭터가 있을리는 없지만, 직업만 저라하고 기술/재주 등으로만 무장한 특이 캐릭터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 기술은 라디오 수리전문, 특기는 핀으로 잠긴 문 열기? - 앞의 a~g가 자신의 클래스와 연관된 기술만 선택할 수 있으면 이쪽은 거의 마음대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뭐 그런 것으로.
2. 관계
살아남은 사람들이 아무런 관계가 없는 상태라면 그것은 그것대로 재미있겠지만, Role Play의 긴장감은 떨어질 것이다. 부모관계, 친척, 친구, 연인,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 원수, 라이벌, 군대 선임(?), 형제 등등 으로 약간의 설정을 추가 한다면 더 재미있을 듯.
e.g) 예를 들어 포세이돈 영화에서는 헐리우드 영화가 그렇듯이 아버지가 딸과 그녀의 남자친구를 위해 먼저 물속에 들어가는 장면이 있다. - 아마겟돈 에서는 먼저 혹성에 내리던가? - 어머니는 거의 언제나 자식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원수는 호시탐탐 실수를 유도하여 나락으로 떨어뜨려 버릴 기회를 엿보고 있을 것이다. 한 가지 떠오르는 요소가 있군. 부모-자식 관계일때 부모쪽이 쓸수 있는 재주Feat를 추가하는 것이다. 트럭에 깔린 아이를 위해 차를 들어올린 어느 어머니처럼 말이다.
대충 생각나는 것만 적어보았다. 더 정의하고 더 파헤칠수 있겠지만 재미로 하는 것이니 조금만 적자. 여하튼 얼마간 머리 속을 헤매던 것들을 좀 내려놓으니 가뿐해지는 기분이군.
무언가에 대해 글을 쓴다는 것은 언제나 쉽지 않은 일이다. 머릿속에 혹은 가슴 저 깊은 곳에서 맴도는 정체 모를 덩어리들을 활자로 변환한다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그것을 자신의 배설로서 끝내지 않고 타인들과 공감할 수 있는 맥을 끄집어 낸다는 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 아닐까 한다.
이 밑으로 420자를 썼다가 그냥 지워버렸다. 요약하자면 그러한 공감 가는 글을 쓸 수 있는 자를 만난 적이 있다는 것과 나도 함축적이고 제대로 된 수사로서 글을 쓰려고 시도한 적은 있지만 지금은 나조차도 무엇을 쓰는지 모를 글을 늘 상 두들기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열심히 두드린 6문단을 날려버린 것이지만. 차라리 저 끝의 x버튼을 누르면 아무것도 남겨지지 않겠지만, 안간힘을 써본 증거로서 그러지는 않기로 했다. 창조와 파괴는 이리도 간단할진 데 그것을 타인에게까지 책임질 수 있는 것은 간단하지 않는 것 같다.
멋모르던 그 옛날과는 달리 이제 키보드를 두드리는 손 끝에도 세월의 무게가 들어가는지도 모를 일.
끝, 주제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