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8월 2일.

잡담/독백 2007. 8. 2. 20:01 |

뭘까? 이 중대한 무언가를 깜빡하고 넘어가는 듯한 우울하고도 폐부를 찌르는 공기를 마시는 듯한 요상한 기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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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에 태터툴즈를 설치하고 나서의 첫 번째 애니메이션 전편 감상. 분류를 뒤져보아도 나오지 않는 것이 아마 처음인듯 하다. 기억을 살려보아도 끝까지 다 본것은 '라스트 엑자일' 과 '스쿨럼블 1학기' 뿐이다. 아, 막 전역한 직후까지 더듬어 올라가면, '청의6호'나 '시스터 프린세스' 를 다 본 것도 같다.

늘 야심찬 도전이 용두사미로 끝나곤 하는 애니메이션 감상. 이번 펌프킨..건은 스스로의 컨텐츠 소모계에 기념비적인 일이다. 라고 써도 불법유통되는 일화물을 할 일 없는 휴일들에 본 것 뿐이지만 말이지.

배경은, 2차 세계대전 직후의 분위기를 내는 어느 판타지틱한 세계관. 주인공들이 속한 제국의 복장은 얼핏 나치독일을 연상시키며 조직체계는 전시 일본군의 것을 닮아있다.

어떠한 등장인물들이 나오는가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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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와 같다. 대부분의 내용은 육군 정보부 3과 - 펌프킨 시저즈에서 전후 재난 문제를 처리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왜, 정보부서에서 그것도 고작 6명과 1마리(대위,소위,준위2,상사,하사,상등견)로 전후 재난을 처리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크게 중요치 않으니 넘어가도록 하자.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인물은 혼자 튀는 제복을 입고 있는, '앨리스 레이 말빈' 소위와 역시 혼자 커다란 '란델 올랜드' 하사다. 물론 일본식 발음인 탓에, 'n'이외의 발음은 전부 흩어져서 아리스 마르빈 이라거나, 란데르 오르랜도 등으로 들린다.

초반 극의 중심과 활약도는 저 커다란 하사에게 집중되는데, 그는 존재하지 않는 부대 invisble9 소속. 901-ATT다. 뻔한 독일어로 Gespenst J?ger 대충 유령부대란 이야기인데. 주제가에도 등장하는 단어다. 그런데 부대 명칭은 또 독일어가 아니라, ATT-Anti Tank Trooper 대전차엽병이다. 작가의 작명 취향이겠다만. 자,이 부대가 뭘하는 부대인고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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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어 노커'라 불리는 대전차용 권총(ㅡㅡ;)을 들고, 저벅저벅 걸어가서,
- 물론 부상을 입어서 꿈쩍하지 않는다. 머리 속에 울리는 소리를 따라 계속 갈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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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전차 앞에서 영거리 사격을 해주는 부대가 되겠다. 물론 맨 정신에 가능할리가 없고, 일종의 세뇌교육과 신체강화를 통해 실현을 한다. 저 옆구리에서 빛나는 푸른빛 랜턴이 그 스위치를 '온' 하는 도구다.
이것도 마치 나치독일의 비밀무기들을 연상케하는 대목이다.

http://en.wikipedia.org/wiki/Pumpkin_Scissors

위키피디아를 보면, 존재하지 않는 9번대 부대에 대해서 대충 설명이 되어있으니 관심있는 경우 링크를 타면 되겠다. 원작인 만화에는 대충 4개가 등장한것 같은데 권총으로 닥돌닥치고 돌격하는 ATT, 화학탄을 발사하는 CTT, 강하병인 FTT, 화염방사병인 HTT 가 그것이다. 애니메이션에는 FTT는 등장하지 않는다.

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2999355

원작인 만화는 최근 7권까지 나온 모양이다. 완결도 나기 전에 애니메이션이 나온까닭에 총 24편중 후반부의 12편 정도는 한,두 개의 이야기를 가지고 우려먹는 작태가 나오기도 하지만, 용두사미의 제작사 '곤조'이니 뭐 이제 적응할 때도 되었다 싶다. 문득, 원작을 구매해서 읽어보고 싶어지지고 하는 군.

간만에 푹 빠져서 애니메이션을 본 것 같다. 하루 12편 연속은 영상물을 통틀어 처음이기도 하군.
아, 재미난 것이 하나 끝나버렸으니 이제 뭘 보고 지낸다.


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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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크스 대위의 육군 정보부 3과가 왜 마크가 펌프킨 시저스인고 하니. 주인공인 귀족 돌격대 소위께서 주창한 것으로, 사리사욕을 탐하는 부정한 자들이 호박과 같이 단단한 껍질-돈,폭력,권력-로 보호받으며 있는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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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호박을 자르는 호박가위로 부정부패를 척결한다는 적절히 갖다붙인 작가의 해석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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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그마Dogma, 1999

유희/영화 2007. 7. 17. 20:11 |

신과 천사 그리고 사도와 예수를 다룬 종교풍자(?) 영화.
1999년 오래된 씨네21 잡지에서 본 갑옷을 입고 날개를 단 벤 에플렉의 모습만이 이 영화에 대한 이미지로
기억에 오래 남아있었다. 심판관과 징벌과 그리고 메타트론. 루시퍼와 아즈라엘. 예수와 12사도의 이야기가
나오기는 하지만 영화를 위한 배경일 뿐이고, 실재 내용은 보는 내내 뭔지 알 수가 없었다.

천사Angel이 나온다기에 기억에 남았을 뿐이고, 판타지스러운 설정을 기대해봤기에 오래오래 묵히고 있다가 쉬는 날들을 이용해서 감상. 하지만 8년 동안 온갖CG에 단련된 나의 시각은 어설픈 날개가 너무 거슬린 탓에 쉬이 집중하지 못했다. 내용도 엉성하고 말야. 굿 윌 헌팅을 너무 재미있게 봐서 저 두 콤비를 너무 기대한 탓일지도 모르겠다.

덕택에 판타지에 대한 욕구는 다시 증가했지만, 시간이 흘러 다시 출근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을 정도로는 아니었다. 즉, 현실도피는 실패했다는 말. 아, 또 다른 자극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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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출장기.

기록/추억 2007. 7. 14. 23:48 |

海外라고는 고등학교 수학여행으로 제주도를 간적 밖에 없을 만큼 충실하게 육지인으로 살았지만,
엉겁결에 일본으로 출장을 가게 되어 감회가 남달랐다. 전부터 한 번 가보고 싶었던 국가이기도 했었고.
같은 불.유교 문화권인데 뭐가 그리 다를까 했다만, 겉모습은 일단 확실히 다르더라.


첫 날.

나리타에 내리자마자 펼쳐지는 풍경은 이곳이 확실하게 한국이 아니란 느낌이 들었다. 마중 나온 사람과 쾌속열차를 타고 사무소가 있는 '심바시'로 갔다. 사무소는 역에서 한 10분 정도 거리인데 그 잠깐 걷는 동안에도 미칠 듯하게 땀이 배어나왔다. 엄청난 습기. 점심으로는 '삼각김밥' 을 먹었다. 아니 일본식 주먹밥이라 해야하나.

그리고 다시 심바시에서 '유리카모메'를 타고 오다이바의 '도쿄 빅 사이트'까지 갔다. 목적은 전시회를 대비한 오류처리 대기반 임무. 물론, 전시회 임무를 한 이틀동안은 오류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유리카모메는 무인조종 열차였다. 컴퓨터에 의해 자기가 알아서 정차했다가 출발하고 문닫고 잘도 움직이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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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레인보우 브릿지'를 건너 도착한 도쿄 빅 사이트. 동인지와 관련된 만화를 보면 등장하곤 하던 곳인데 전혀 실용적이지 않게 지어놓은 건물이다.
전시회장으로서의 상징성은 훌륭하다고 생각되지만. 전시회는 도쿄 국제 도서전 및 디지털 관련이었는데 구글, 어도비, 샤프 등 큰 회사들이 나름 있어서 나레이터들을 쓰고 있었지만, 국내의 수준에 비하면 주목을 끄는 요소는 없었다. 저녁까지 전시회장을 지키다가, 다시 유리카모메를 타고 사무소로 귀환.

일본업체에서 요구한 수정사항을 하나 처리해주고는 숙소인 '긴시쵸'로 돌아왔다. 근처의 식당에서 간장라면과 맥주를 먹었는데 과연 맥주의 맛이 매우 좋았다. 대체 한국에서 내가 십수년간 먹어온 맥주는 보리가 아니라 뭘로 만든건지 의심이 들었다.


둘 째날.

오전에 일본업체와 회의를 하고, 점심을 '회전초밥'으로 먹었다. 가격은 접시당 150엔. 이것도 얼마 전 국내에서 먹었던 것과 비교했을때 차원이 달랐다. 역시 음식은 그 유래지에서 먹는 것이 최고이려나. 몇몇 예외도 있긴 하겠지만. 오후부터 저녁까지 또 전시회장에서 시달렸다. 알아듣지도 못하는 사람들 속에 어색하게 서있기도 뭐해서 전시회장을 계속 돌아다니며 책 구경을 하는 척 했다. 수많은 군중 속의 색다른 고독. 저녁은 일본업체 사람과 맥주를 마셨다. 세 명은 신나게 일본어로 대화를 하는데, 나는 가끔 알아듣는 단어가 있으면 앞뒤를 추론해보고 혹 통역을 해주면 그제야 완전한 이야기를 끼어 맞출 수 있었다. 다시 열차를 타고 숙소로 돌아와 맥주와 참치회를 먹고는 잠이 들었다.


셋 째날.

토요일. 늦잠을 자고, 정오전에 일어났다. 전철을 타고 사무실로 가서 두고온 노트북을 가져왔다. 혼자 갔기 때문에 잠시 길을 헤매서 여기저기 방황하다 겨우 찾아갔지만, 열쇠가 없어 이리저리 연락을 한 끝에야 입실. 오락실을 한 번 들어가봤는데 대부분이 마작게임을 하고 있었다. 할게 없어서, 버츄어 스트라이커를 한 판하고 퇴실. 점심은 '오챠즈케'를 먹어보았다. 육수같은데에 밥을 말아 마시듯이 먹는건데 맛은 있었지만, 양이 매우매우 부족한 단점이.

현지 사무소분의 안내를 받아, 오다이바로 다시 놀러가기로 했다. 쇼핑몰에 관광지 같은 것을 섞어놓은 곳인데 아마 '아오미'였던 것 같군. 남자 둘이서 쇼핑센터들을 이리저리 둘러보는 처절함이란. 그래도 눈요기는 잔뜩했으니.  다시 숙소로 돌아가기 전에 해변가에서 맥주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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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일본 출장 동안의 유일한 사진 한장. 사무소 분이 폰카로 찍은 후에 메일로 전송해 주었다. 유일하게 남은 기록된 추억인 셈이군. 이곳에서 맥주를 마시는 동안 약간 취기가 올라서 묘한 생각이 들었다. 나는 해변에서 이래저래 고립되어 있었던 셈이다. 일본이란 섬나라 그리고 그 안의 섬 오다이바. 이방인인 나를 둘러싼 수많은 외국인들. 마지막으로 언제나 내 마음 한 구석을 짓누르는 알 수 없는 고독감. 섬안의 섬, 고독 안의 고독.


넷 째날.

아침부터 일어나 열차를 1시간 반 동안이나 타고 공항에 도착했다. 가는 내내 잠들지 못하고, 풍경이나 쳐다보고 있어야 했다. 여기서 또 한번의 이국적인 느낌의 주택가들을 흥미롭게 관찰. 면세점에서 회사 사람들에서 줄 기념품으로 담배와 초콜릿을 샀다. 본래 계획은 출장비를 아껴 사려했지만, 출장 기간동안 교통비가 너무많이 들어 결국 신용카드를 써야했다. 2시간의 대기, 2시간 반의 비행을 거쳐 인천공항. 다시 1시간 반의 버스로 귀가. 이번에는 일로 간 것이고, 숙소를 현지 사무소분과 같이 썼기에 행동의 자유도 많지 않았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여행을 목적으로 가서 차분히 관찰하다 돌아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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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전부터 엄청나게 광고를 해대서 - 스필버그니 마이클 베이니 하며 -  이런 영화가 있구나 하는 정도는 알고 있었다. 딱히 정해놓고 봐야겠다고 한 것은 아니었지만, 직장 내의 형님들의 권유로 평일 저녁에 7,000원을 내고 감상하게 되었던 것이다. 서울에 와서 공식 정규금액을 다내고 영화를 본 것은 '괴물' 이후 두 번째다. 그 외는 다 조조로 보았으니 말이지.

영화로 말하자면, 그냥 예고편이 전부다. 변신장면은 너무 빨라서 제대로 본 것 같지도 않고, 처음부터 종료때까지 쉴사이 없이 3D CG의 향연을 몰아쳐 간다. 이 영화도 2시간 반 정도 본 것 같은데 ..해적..때와는 달리 전혀 시간이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좋게 말하면 정말 스피디하게 진행된 것이지만, 그 만큼 '이야기' 자체는 없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생각보다는 웃을 수 있는 요소도 있고 볼만은 한 영화다. 그 놈의 '팍스아메리카나'는 여전하지만.

혹, 볼 사람이 있다면 절대 디지털 영화관에서 보라고 권유해주고 싶다. 그래야 7,000원이 가치있게 쓰이는 것이니까.

7월 2일 20시00분.
코엑스 메가박스 2관 D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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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상청 일기예보는 믿을 것이 못된다. 매번 다르게 나오는 주말의 날씨도 그렇거니와, 월/화/수 장마를 예상하고 있었건만, 한번도 비가 온적이 없다. 교장에서 8시간쯤 졸 수 있기를 간절히 원했건만.

2.
6발 사격을 했다. 당연히 명중탄 0, 명중률 0. 사격엔 정말 소질이 없나봐.

3.
걷거니 졸거니 하면서 8시간이 잘 흘러갔다. 오후부터는 하늘이 잔뜩 흐려지고 바람이 잘 불어서 그다지 덥지도 않고, 그나마 도시 변두리의 신선한 공기를 흡입하였다. 그건 그렇고 -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일수도 있으나, 앞으로 안양에 사는 녀석들이 내 고향을 시골이라 부르면 일단 비웃어주고 시작할테다. 오십보 백보더만.
 
4.
아마도 마지막일 3일짜리 동미참훈련. 5년차부턴 시간이 줄어든다고 하니 이제 길게 나갈일은 없지 싶다. 가을쯤에 있을 6시간 향방작계만 받으면 2007년의 훈련도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된다. 물론, 아직 5,6년차의 훈련이 남아있지만 말이지.


집에 돌아와 마지막 술회를 기술한다. 스트레스여 이젠 내일 다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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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합 6시간. 시원한 에어컨이 나오는 교장에서 강의를 잘 듣다가 왔다. 병기-내연-보수로 이어지는 직별교육. 물론 나는 셋과 전혀 관계가 없는 전산이지만, 모든 직별에 맞춰 할 수는 없는 법.

2.
그러나  이상스레 잠이 잘 오지 않아서, 실재로 잠이 들었던 시간은 1시간도 안되는 듯 하다. 수면부족을 해소할 절호의 기회였건만.

3.
훈련시간동안 흘린 땀 보다 퇴소하여 돌아오는 동안에 땀을 더 흘린 듯 하다. 오늘의 점심도 빵과 크래커. 그동안 처럼 탄수화물을 과도하게 섭취하지 않아서일까 몸무게를 측정해보니 줄어들어있다. 회사에서 과하게 점심을 먹고 잠시의 여유도 없이 책상앞에 앉는것이 얼마나 체중증가에 일조를 하는지 다시 한번 확인한 순간이다.

4.
자, 오늘은 일찍 좀 자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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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학원도 회사도 던져놓으니 마음이 참으로 편했다. 휴대전화의 전원을 끄고 장교에게 넘겨버리는 순간. 이제 다른 어느것도 나의 의지를 강제할 수 없다고 생각하니 기분은 날아갈것만 같았다. 물론 조교/교관은 빼고 말야.

2.
분명 잠들기 전에 비가 주룩주룩 오고 있는 것을 확인했는데 새벽에 깨어 밖을보니 말라가고 있는 땅을 볼때의 참담함이란. 강의건물에서 얌전히 숙면을 취해줄 생각이었지만 숙면은 커녕 땀만 한 바가지 흘리고 돌아왔다.

3.
안양. 왜 이렇게 먼 곳까지 와야하는지 몰랐지만, 가보니 알겠더라. 특별히 5개 구의 해군을 모아 통합 훈련을 실시하는 날이었다.단지 2주 차이로 5년차가 아니라 4년차가 되어 이번 년도 6-24-6 훈련이다. 5년차에는 6-8-6이라 하던데 사실인지 모르겠군.

4.
안양2. 안양LG라는 축구팀도 있었고, 굉장히 자주듣던 이름이라 안양을 굉장히 대도시라 생각했건만, 안양역에 내린순간 예상은 산산히 부서졌다. 어쩌면 내가 내린곳은 변두리일지도 모른다. 안양을 지나는 다른 2개의 지하철역이 더 있던데 그쪽이 번화가 일지도 모르지.

5.
안양 박달교장의 식당음식은 완전 'hell'이라는 검색정보를 너무 많이 입수한 탓에 도저히 식당까지 갈 용기가 나지않았다. 밀가루 같은 물에 밥을 넣어 설렁탕이라하고, 고추가루 약간 푼물에 밥을 넣어 육개장이라 한다는 말을 몸으로 체험하기는 싫었던 것이었다. 그리하여 PX의 주전부리들로 점심을 대신했다.

6.
아무 생각없이 걷고 뛰고 땀을 흘리고, 점심을 먹고 낮잠을 자고, 앉아서 꾸벅꾸벅 조니 마음만은 무척이나 편안했다. 다시 손에 넣은 휴대전화를 켜자 '콜키퍼' 문자가 여러통 날라왔지만, 확인해보니 오늘 결근인줄 알고 왔던 전화. 다시 마음이 편해진다.
 
7.
집으로 돌아와 행여나 하는 마음에 메일을 확인해본다. 일본에서 온 업무메일이 분명한것 같은 제목의 녀석이 있다. 훗, 당할쏘냐. 만약의 확인사살을 위해 오늘의 업무메일은 하나도 읽지않았다. 수신확인도 나를 제어할 수는 없지.

8.
자, 이제 11시. 드라마 감상과 웹서핑 그리고 블로깅을 마치고 잠자리에 들어야 할 시간. 내일의 훈련도 기다리고 있으니 다시 한번 마음이 편하구나!!! 그런데 글을 쓰다가 저 일본업무메일을 확인해보고 싶다는 느낌이 들어버렸다. 아, 호롱불을 향해가는 나방의 심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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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일어날수 없을 것 같은 일요일 - Never Rise Sunday Morning - 8시.

두 달간의 작은 성과를 스스로 측정해보고자 인근의 시험장으로 향했다. 토익 강사는 절대 지금 단계에서 시험을 보지말라고 했지만, 자금과 체력 그리고 여러가지 스케쥴로 인해 학업을 한 달 정도 쉴려는 찰나에 그냥 넘어가기는 아까운 생각이 들었다. 생애 두 번째 치르는 토익이자 New토익은 처음. 참으로 영어와 담을 쌓고 살았음이 여실하게 느껴지는 순간.

장소는 중학교, 남녀공학에 남녀합반. 문득, 과거의 내 학창시절이 떠오르며 나는 사회적 전통 혹은 관례의 압제 속에서 화려한 10대의 시절을 절반밖에 보지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지금 내가 종종 느끼는 이 미망은 그 시절의 강제됨에서 어느 정도 비롯된 것은 아닌가 하고, 책임회피를 해본다.

시간이 좀 남아 교실 뒤에 붙여진 학생들의 장래희망을 묘사한 그림들을 보게되었는데, 다들 괴발개발로 그려놓았다. 정말 중학생이 맞는건가 싶을 정도로. 딱 한 명 만이 그림이라 불릴 수 있는 걸 그려놓았는데 직업은 만화가. 대략 50% 이상의 학생이 교사 - 칠판에서 무언가를 하는 - 와 과학자 - 실험실에서 유리관을 다루는 - 를 그려놓았다. 세계정복(..)을 그린 녀석도 있던데.. 요즘은 체벌 안하겠지?

가장 충격적인 그림은 컴퓨터 앞에서 무언가를 개발하고 있는 그림을 보았을때의 충격이다. 처음엔 프로게이머려나 했지만 자세히보니 '개발자'였다. 당금의 현실로 볼때 그 그림을 그린 학생을 찾아내어 아직 늦지않았음을 알려주고, 도시락 싸들면서 말리고 싶은 심정이다.

시험은 확실히 두 달간 수면부족과 체력저하를 호소하며 다닌 보람이 있다고 느낄 정도였다. 물론 문제지에 낙서를 하지말라는 규칙을 너무 철저히 지킨 탓에 완벽하게 집중할수는 없었지만. 더군다나 '문법'을 답안지에 그림그리기를 하지않고 풀어본것은 모의토익을 포함하여 거의 처음이지 싶었다. 또한 마지막 독해문제를 풀고나니 시간이 3분여 남았었다.

집으로 가 '야, 비싼 돈 주고 공부한 보람이 있던데. 확실히 문제가 쉬워' 라고 하자마자 들리는 동생의 목소리.
'어, 내 친구들이 이번 토익 유달리 너무 쉽다고 전화왔더라'. 제길.. 플라시보 효과 - 공부했으니 쉬울거야 - 가 아니라 진실이었던 말인가. 아, 아무튼 한 짐 내려놓은 기분이다.

난 미리 스케쥴 잡는건 좋아하는데 막상 그때가 오면 이상하게 압박을 느끼는 체질이라. 플래너에서 '6월24일 TOEIC' 이 체크표시되어 버리는게 너무나 후련하다. 이게 4월말부터 적혀있었던 말이야. 다음 체크 대상은 예비군, 블로그 계정갱신, 월차결재로군.


* 후기를 쓰다 문득 생각이 나 약간 검색을 해보니 정말 쉬웠던 모양이다. 아, 하늘은 어찌 나의 시험을 쉽게하고 또 다른 이의 시험까지 쉽게 하셨나이까. 미주랑의 절규가 갑자기 생각이 난다. 관계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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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전에 있었던 '서울 국제 도서전' 에서 구입한 책이다. 민음사-황금가지 부스에서 가져온 녀석인데 30%할인이길래 냉큼 사버렸다. 집 근처의 중고서점에서 살까도 했지만 비슷한 가격이라면 역시 새 책이 나을테지 하고 무거워질 가방은 생각하지도 못한체 충동구매.

본래 마음은 10%~30% 할인으로 '피를 마시는 새'를 사려고 했었다. - 몇 만원 이상이면 배달도 된다고 했었고 - 하지만 도서전에 나온 얼마 안되는 재고를 어느 청년이 눈.마.새를 포함하여 싹슬어가는 바람에 자신의 우유부단함을 탓하며 눈물을 흘리며 포기.  

워낙 유명한 도서기 때문에 내용에 대한 두드림은 생략하고, 기억의 편린에 대해서 조금 적어보자면, 어린 시절 읽은 일본 중역본의 홈즈나 혹은 어린이용 추리소설을 보면 왓슨은 부하탐정 - 의사 듀얼클래스 - 이나 젊은 비서정도로 묘사되었던 적이 많았던 것 같다.

하지만 실재로 이번에 완역본을 읽어보니 기억 속에 있던 그런 기억의 그는 온데간데 없고 홈즈의 착실한 동거인이자 다른 방향에서 극을 이끄는 중심인물이었다. 대체 내가 쌓아왔던 어린시절 부터의 이미지는 어디서부터 발현되었던 것일까? 어쩌면 모리스 르블랑이 가져다 쓴 혈록 숌즈와 윌슨의 캐릭터가 나에게 너무 강렬했을 지도.

그나저나 너무 많은 다른 방향과 묘사의 셜록 홈즈를 봐왔던 탓인지 완역본을 두 권이나 읽었음에도 코난 도일이 묘사하고자 하는 홈즈/왓슨 콤비의 나이대가 쉽게 파악되지 않는다. 확실한건 왓슨은 동방에서 돌아온 전역상이군인이고, 홈즈는 실험이나 하는 반백수인데. 몇 권 더 읽어보면 명확히 머리 속에 그려질지도 모를일이다.  그나저나 뤼팽/루팡/루팽 - 요즘은 거의 뤼팽인 분위기 - 전집도 사야하는데 쉽사리 손이 내밀어지지는 않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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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오브 왁스. 극 중에 나오는 왁스로 만든 인형들의 집의 이름이기도 한 영화다. 난 이런 좁은 공간 안에서 일어나는 공포물들을 좋아하는 편이다. '나는 네가 지난..' 시리즈라던가, '스크림', '헌티드 힐', 등 말이다. 사실 이 영화는 그다지 구미가 당기는 편이 아니었으나 딱 2가지의 이유때문에 보게되었다.

언제인가부터 웹에 많이 등장하고 있는 힐튼가의 상속녀 패리스 힐튼의 연기가 어떠한가 보기 위해서가 첫 번째이며, 두 번째는 엘리샤 커스버트의 Filmography를 따라다니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커스버트에 대해 관심을 가진 건 그녀의 패밀리 네임이 'cuthbert' 였기 때문이었다. D&D 물에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신, 'St.cuthbert' 에서부터 그녀에게로 관심이 증폭되어진 것이다. - 물론 진짜 St.cuthbert는 중세영국 출신의 신학자의 이름이다.

패리스 힐튼의 연기가 너무 형편없어 '최악의 여우조연상'을 받았다는 영화가 본작인데 한국어로 되어있었으면 국어책을 읽는건지 감정선이 엉망인지는 정도는 알 수 있었겠지만, 알아듣지 못하는 말로 쏼라쏼라 하는데 연기를 잘하는 건지 못하는 건지 당췌 알수가 없었다. 이런 영어막귀 인생같으니. (그래서 영어학원을 다니고 있는건가 난?)

* 여담인데, 저, imdb사이트 참 멋들어진 자료들을 보유하고 있더라. 이름은 많이 들었지만, 찾아가본 것은 최근인데 영화나 드라마에서 본 흥미있는 단역들을 굳이 찾으려고 웹을 주유할 필요가 없어졌다. 얼굴도 제대로 나오지 않은 단역의 필모그래피까지 거의 전부 다 나와있더라. 덕분에 '케빈 베이컨의 법칙'을 따라가보는 놀이도 한층 더 즐거워졌고, 흥미있는 배우의 출연작을 놓치지 않고 따라가는 것도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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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액션영화가 보고 싶어서 시리즈를 밤과 아침에 연달아 감상하였다. 아무 생각없이 보고만 있으면 되는 상쾌한 기분. 그저 속도를 즐기고, 현란한 동작과 폭력을 감상하는 것이다. 유럽쪽 자본이 들어가서일까 헐리우드식 격투라기 보다는 성룡의 북미버전같은 느낌이었다. 대규모 격투신에서 특히 그런 느낌을 많이 받게된다. 여하튼 3시간 잘 보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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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remberg Trials

유희/역사 2007. 5. 24. 22: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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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사진 속 뉘른베르크 21명의 피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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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뉘른베르크 21명의 피고인.

영화 장면을 자료사진들과 비교해보면, 일단 나의 해태??눈에는 고증이 뛰어난 것으로 보인다. 

<앞줄>
Hermann G?ring, Rudolf Hess, Joachim von Ribbentrop, Wilhelm Keitel, Ernst Kaltenbrunner,
Alfred Rosenberg, Hans Frank, Wilhelm Frick, Julius Streicher, Walter Funk, Hjalmar Schacht

<뒷줄>
Karl D?nitz, Erich Raeder, Baldur von Schirach, Fritz Sauckel, Alfred Jodl, Franz von Papen,
Arthur Seyss-Inquart, Albert Speer, Konstantin von Neurath, Hans Fritzsche

<기소되고도 사진에 없는 인물>
Martin Bormann(행방불명), Gustav Krupp von Bohlen und Halbach(연령)


- 나치독일 국방군의 수장들과 친위대 인물 그리고 정부관료들이 대부분이다. 이 뉘른베르크 재판 이외에도 수많은 인물들이 여러 사건으로 각기 다른 재판에 올려져 death by hanging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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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본 조조영화. 캐러비안의 해적 이다. 점점 시리즈를 거듭해올수록 카리브 해와는 관계가 없어지고 있는 것 같지만 말이다. 1편의 호응이 좋아 2,3편을 한꺼번에 제작했기 때문인지 2편은 확실히 무게감이 떨어졌지만 그 반대급부로 3편은 상영시간부터가 무척길었다. 중간의 함대함 전투(?)에 몰입되어 시간이 그렇게 흘렀는지는 몰랐는데 지금 확인해보니 168분-2시간 48분이다. 반지의 제왕을 압도하는 시간.

시리즈를 종결하는 작품이니 이렇게 긴것도 이해는 가지만, 1편으로 끝날 이야기를 2편을 만들어내고 3편을 만들기 위해 2편에 수많은 이야기만 담은체 끝내버렸으니 마무리를 하자면 이 정도의 시간은 필요했을게다. 어쩌면 몇년 후에 4편이 나올지도 모르지. "잭 스패로우의 귀환" 이란 제목으로.

내용 자체는 워낙 숨가쁘게 흘러가기 때문에 정신이 없다. 갑자기 스케일이 좀 더 커진 기분이고. 마지막 전투는 좀 아쉬웠지만 디즈니사 작품의 악당이 멋질수는 없는 노릇이겠지. 보통 엔딩 크레딧의 캐스팅 목록까지만 보다가 나오는 편인데 사전조사를 해온 동생 덕분에 필름 제일 마지막의 20여초짜리 영상도 볼 수 있었다. 별거 아닌 장면이었지만 말야.

영화를 보는 내내 대항해시대와 그 말미의 식민지와 해적 시대를 떠올렸다. 세상이 좁아지기 전의 시대이기도 하고 모험과 보물 그리고 낭만이 있었던 시기. 물론 치료되지 않는 끔찍한 질병과 세상에 대한 무지 그리고 각종 불평등과 차별이 있던 시기이기도 하다. 그래도 다시 '시드마이어의 해적' 혹은 '대항해시대3' 를 설치해볼까 하는 마음이 잠시나마 들었다. 정말 원하는 스타일은 발더스 게이트 + 시드마이어의 해적이려나.

어찌하였건 즐거웠던 휴일이었다. thanks Gotama buddha.


5월 24일 8시30분 조조.
서울대 씨너스 2관 L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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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유희/서적 2007. 5. 24. 22:14 |


김훈의 오랜만의 신작. 그 특유의 담담한 문장과 그 속에 갈무리된 현장의 처절함이 잘 드러난다. 병자호란 당시 남한산성으로 피신한 인조와 그 신하들의  40여일간의 기록을 담고 있다. 별 다르게 첨언할 것은 없어보인다.  나의 글 읽기가 늘 그렇듯이 읽고나서 책을 내려놓으면 많은 것이 기억나지는 않는다.

- 뒤늦게 다시 티알리즘적으로 첨언하자면, 포위된 요새에서의 시나리오가 문득 떠올랐다. 적과 아군의 계략과 작전. 거기에 투입되거나 말려드는 PC. 물론 '남한산성에는 임금이 있었을 뿐'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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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뉘른베르크에서의 2차 대전 전범 - 前나치 지도자들 - 24명을 재판한 "뉘른베르크 재판"을 소재로 한 영화다. 불연듯 감상할 생각이 들어서 보게되었는데 평소에는 기억의 편린에도 없던 제목으로서 그야말로 뜬금없는 감상. 그러나 작정하고 보는 영화보다 이렇게 아무 사전정보 없이 급작스럽게  보는 영화가 늘 더 재미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막연하게 뉘른베르크 재판이 전범재판이라는 정보만 알고 있었는데, 감상을 계기로 무언가 자유연상 혹은 지식확장의 교두보를 얻은 기분이다. 단 하나의 이야기거리에서 뻗어나갈 수 있는 수많은 나뭇가지들. 역시 독서나 영화감상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것은 간접체험도 대리만족도 아닌 이러한 영역의 확장의 아닐까.

저 사건의 중심에 있는 인물들과 그러한 역사적 배경 그에 걸쳐진 수많은 인물과 사건들을 찾아보면서, 하나하나 포스팅해보고 싶지만, 늘 그러했듯이 이번에도 귀차니즘에 굴복한체 기억에 담아두고 자신도 찾아내지 못할 빛바랜 정보로 남아버릴 것이다. 하나라도 무언가를 남길 수 있다면, 내 스스로의 '패턴'에 대한 돌파이자 승리일 것이다.

회사에서 일하기 싫어 눈치보며 두드리다 보니 내가 정확히 뭘 썼는지 파악할 수 없다. 여하튼 이 글은 "뉘른베르크" 감상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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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주 전인가 결혼식 때문에 본가에 내려갔다가 - 마침 TRPG의 추억에 휩싸여 있었던 시기라 - D&D3rd 룰북과 다이스 그리고 몇 가지 파일철을 들고 올라왔다. 8년 전에 만졌던 녀석부터, 군대시절 만들었던 녀석까지 수많은 기억과 정보의 단편 속에서 의외의 수확을 두 가지 찾을 수 있었다.

하나는 A4지(한면) 3장의 단편 "쉐퍼드 오브 래드의 마법사" 출력본.
이 글을 쓴것은 아마도 2001년 초반이지 싶다. 아직 D&D3rd 룰을 접하기 전, 잠시 나갔던 외박에서 웹을 주유하다 Acane Magic과 Divine Magic을 동시에 쓰는 클래스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 이거 흥미있는데라는 생각이 자유연상과 망상을 펼쳐 글을 완성시켰던 것이었다.

생각을 해보니 졸필을 써놓고 부끄러운 줄 모르고, 당시 TR인 몇몇에게 편지를 쓸때 동봉했던 것 같다. 페이퍼를 비롯한 수많은 편지를 주변인에게 보내면서, 소설을 동봉한 적은 딱 두 번있는데 그 중 한 번이 이 낯 뜨거운 단편이다.

다른 하나는 습작 중 하나로서, 김용의 설산비호雪山飛狐를 모델로 삼아, 그 인물들의 역할과 사건개요를 판타지로 바꿔본 희대의 명작 가칭 "플래티넘 페더스 : 조 톨레도" 편의 수기판 이었다. 본인도 잘 알아볼수 없는 볼펜글씨로 A4 (한면)18장을 채운 놈이다. 모방할 인물과 스토리가 있었기 때문에 쉽게 진도가 나갔겠지만, 아리랑 파일로 존재하다 없어져버린 다른 망상해소 출산물들에 비하면 그나마 나은 운명인 셈이다.

그러고보니 많은 습작을 시도하고, 폐기했지만 그나마 완성이라고 할 수있는 것은 저 첫번째의 쉐퍼드...와 클래식 D&D 카라메이코스 대공의 정복전쟁의 일부 에피소드를 다룬 겨울전쟁 밖에 없다. 더군다나 후자는 역시 암호걸린 아리랑문서 때문에 3.5inch 디스켓과 함께 컴퓨터기기의 천국의 문을 두드렸고 말이지.


주말에 다시 한번 감회가 새롭다. 스물하고도 둘의 자신이 쓴 글을 스물여덟이 되어서 다시 한번 읽어보는 것은 참 고역이었지만. 강한 압박과 눈치 탓에 할일이 없음에도 일찍 퇴근하지 못하는 어느 평일 저녁 종이로만 남은 내 첫 D&D습작을 .doc파일로 변화시켜 봐야겠다. 아니 PDF로 해볼까.뭐, 어느쪽이든 과거의 행적에 묻은 먼지를 턴다는 점에서 고루한 일이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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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이 지난 영화지만 아직까지 감상하지 못하고 있던 나는 '자극'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도 찾을 수 없는 주말의 나태한 오후에야 이 영화를 찾게 되었다. 다양한 등장인물 만큼이나 다양한 '사랑'을 다루고 있는데, 이야기 구성에서부터 극의 흐름탓인지 보는 동안 계속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을 떠올렸다. 물론 이 영화가 먼저 나왔지만, 감상의 순서는 뒤바뀐 탓에 후자가 전자에게 영향을 끼치는 꼴이 된 것이다.

포스터에는 저 10명의 인물만이 나와있지만, 아마도 저것은 배우 개개인의 영향력에 따른 결과일 것이고 극은 대략 6개 정도의 크리스마스 사랑을 다룬다. 감상한 것은 무삭제 판이었는데 아마 삭제된 부분은 누드신 대역배우 들의 부분이었을 것으로 쉽게 짐작이 된다. 다양한 이야기 만큼이나 배우들의 캐스팅도 화려하고, 인물들의 관계가 얽히고 섥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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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교차점이 재미있어서 인물들간의 관계도를 직접 만들어보려 했는데 나온지 오래된 영화답데 이미 누군가가 만든 것이 구글 이미지에 돌아다니길래 퍼왔다. 첨부파일의 제목이 영화와 같기 때문에 구글을 뒤지다 보면 내 블로그도 등장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림을 보며 대충만 추려도 8-9개 정도의 러브스토리가 나오는군. 진부한 스토리도 있고, 영국-tic한 내용도 있다.

아무튼 우울한 일요일 저녁에 따뜻한 감성을 억지로 주입했으니, 또 다음 한 주는 희망차게 살아가야 할 것이다. 생각난 김에 영국식 액센트나 배워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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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rome David Salinger

1919.1.1 ~ 현재

자세한 정보는, http://en.wikipedia.org/wiki/J._D._Salinger


앞서 읽었던, '멋진 신세계'와 마찬가지로 사색의 향기를 통해 받았다. 이것도 택배비 2천 5백원. 군대시절 사이가 썩 좋진 않았던 사무실 고참 - 그러고 보니 그 녀석은 뭘하고 사나 궁금하군. - 이  어느 날  읽고 있던 책이 저 녀석 이었다. 표지까지 같은 동일한 책. 제목은 무척 많이 들었고, 한동안 매스미디어를 통해 베스트셀러 혹은 스테디셀러에 이름을 올렸을 것이다. 그건 지금의 상황도 마찬가지 일 것 같고.

소문난 명작치고는 무척 쉽게 읽혔다. 아, 어쩌면 멋진 신세계와 마찬가지로 명작이라는 것은 역시 누구에게나 쉽게 읽혀지고 작품의 감동을 잘 전달하기 때문에 그렇게 분류될지도 모르겠다. 순수하게 출퇴근 시간에만 읽었으니
그 집중도는 떨어질것이고, 걸어가면서 혹은 지하철 출입구에 기댄체로 보았으니 시선이 분산될 것은 당연한 처지. 그렇지만, 간만에 작품의 처음부터 끝까지의 흐름이 기억날 정도로 기분좋은 작품이었다.

J.D 셀린저의 다른 작품은 전혀 보지 않았으니 어떨지 모르겠지만, 그런 흐름을 이어갈 수 있는 작가라면 역시 편안하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냥 '알라딘'에서만 찾아보니 호밀밭의 파수꾼 이외의 작품은 3종 정도밖에 나와있지 않다. 마침, 이 글을 쓰고 밖에 나가볼까 했는데 서점에 들러 스윽 한번 보고 와야 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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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탑 교체!!

잡담/잡설 2007. 4. 24. 18:34 |




위와 같은 욕구와 사연으로 모 군에게서 중고부품과 새 부품을 받아 집에서 힘겹게 조립했다. 마지막으로 PC를 산게, 2003년 1월. 가장 최근 업그레이드가 2년전 고시원 입주때 메인보드 교체. 참, 징하게도 고장없이 오래쓴 것 같다.

사양은, AMD 64x2 3800+/RAM SAMSUNG 2G/ASUS A8N SLI/GeForce 7800GT/HDD WD 320G/550W 인가 싶다.
5년 동안 세상도 많이 변하여, 그래픽카드 크기부터가 다르더라. SATA 방식의 PC는 처음 가져보고 말이지. 지난 주말동안 조립하고, 데이터 옮기고 이것저것 세팅후 드디어 일요일 오후에 NWN2에 돌입할 수 있었다.

아, 그 아름다운 그래픽에 넋을 놓은후 신나게 칼질을 하며 네버윈터를 탐험했다. 물론 2장 중반까지 나온 한글패치의 도움이 없었다면 신속하게 진행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한글패치 팀에도 참가해볼까 했지만 스포일러가 두려워 그만두었다. 2장 이후를 영어로 무사히 클리어 할 수 있다면 참가해 볼 생각.

그리고 게임을 하고 있으니 TRPG에 대한 욕구가 다시 무럭무럭 피어올랐다. 이것도 한 번 친우들을 모아 다시 해보고 싶지만, 다이스며 책이 전부 고향 본가에 있는데다가 모두 입에 풀칠하기 바빠 쉽게 성사될것 같지는 않다. 여하튼 또 하나의 재미거리를 찾았군. 결코 끝나지 않을 꿈과 밤의 시간이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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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dous Leonard Huxley, 1894.7.26 ~ 1963.11.22

오웰의 '1984'과 더불어, 유토피아 혹은 디스토피아를 그린 수작으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물론 나는 두 작품 모두 다이제스트만 접했을뿐, 제대로 읽어본적은 없었다. 하지만, 사색의 향기 무료이벤트를 통해 위 도서를 받을 수 있었다. 물론 택배비를 지불했으니, 완전 무료는 아닌 셈이다.

'환상'에 대한 나의 갈망탓인지, 책의 주제 탓인지 의외로 하루만에 다 읽어버렸다. 본래 4월 중순의 지하철 도서로 삼을 생각이었지만 말이지. 책의 내용은  - 지금까지의 포스팅들이 그랬듯이 요약하여 - 유전적 계급사회, 세뇌교육, 통제, 과학적 만민평등에 대한 두려움을 담고있다.

아, 갑자기 피곤이 몰려오는군. 어젯밤의 적은 수면시간 탓일수도 있고, 작업하다 말고 온 잘 풀리지 않던 코드 탓일 수도 있겠다. 여하튼 지금은 이런 독서만이 내 지루한 삶에 활력소이며 청량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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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랑가인

유희/서적 2007. 4. 19. 18:24 |


비상하는 매로 시작된 홍정훈의 - 아마도 - 두 번째 출판작일 것이다. 비상하는 매를 쓰고 군대로 훌쩍 떠난 후 다시 돌아와 이 책을 펴냈다. 서문 혹은 결언에 나와있지만, 군대가기 전에 이미 써두었다가 출판한 것이라 한다.

무협을 표방하는 이 책은, 아직 '신무협' 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장르가 나타나기 전에 만연하였던 '구무협' 의 구태의연함이나 우연적 요소 혹은 클리셰cliche라 불리울수 있는 요소들을 비꼬며 웃음거리로 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이미 달필이 된 작가의 초기가 늘 그렇듯이, 첫 작품의 어설픔을 이미 잊어버리고 - 당연히 기억력에 따라 - 뒷 작품의 노련함만을 기억하는 독자에게는 조금 읽기가 불편한 작품이었다.

사실 홍정훈의 비상하는 매/더 로그에 녹아있는 TR스러움에 그의 작품을 좋아하게 된것이므로 그런 연관성이 다소 떨어지는 글에는 호감이 덜 가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지금은 절판되어 구할수 없어 - 다시 확인해보니 인터파크에서는 팔고 있더라 - 도서대여점을 이용했다. 이것도 왠만한 곳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었는데, 이사 간 동네의 초라한 대여점에서 쉽게 구할수 있었다. 물론 이 책이 있는 대신인 것인지 다른 볼만한 책들은 전멸.


'라이언하트'가 출판대기중이라고 하고, '다크 세인트'는 모바일 비정기 연재 중이라 한다. 얼마 전인가 낙성대역 앞 도서 대여점에서 '발틴사가'를 찾았다. 주말에 시간을 내어 빌려볼 생각. '황제를 향해 쏴라'는 너무 대중적인것 같고, '13번째 현자'는 집필중단. '월야환담..'시리즈는 취향과 멀어서 손이 가지 않고. 그 외 다른 작품들이 많은 것 같은데 찾아가면서 보게 되지는 않는군.

언제 feel이 오는 날 정리나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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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성대 4번 출구 앞의 중고서점에서 4천원에 구입. 정가는 7천원이니 조금 비싸게 주고 산 감이 있다. 온라인 서점에서는 5천2백5십원에 팔고있으니 1천만 더 지출했으면 새책을 만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하지만, 약간의 충동구매였고 낙성대-건대입구까지의 이동시간, 그리고 기다리는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보낼수 있게 해줬으니 대 만족이다.

이것을 계기로 삼아, 서점에 남아있던 전집 3,4권도 집어올까 생각 중이다. 완역본을 한번도 읽은 적이 없으니 차근차근 모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고. 내용이야 어릴적 분명히 한번 읽었던 기억이 있는 것 같은데, 일부를 제외하고는 생소하다. 모르몬 교도에 관련된 것만이 읽어나가던 도중 기억이 났을 뿐이다.

추리소설에 관심이 많은 지인들에게 다시 한번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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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책이 뭐가 있는지 '알라딘'에 들어가자 마자 나온 저 문구.

구글에서 본 어느 블로거의 문구대로 '불편한 거장' 의 죽음이다. 그 블로거의 말대로 나에게도 그는 불편한 작가였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의 책을 볼때마다 그런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그 느낌은 다시 그의 책을 잡지 않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하였고.

인트라넷의 동호회에서 알게된 이후 제대로 접하지 못하고 있다가, 전역 후 "타이탄의 미녀"를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다. 그후 "갈라파고스"는 대여 후 읽다가 집어쳤고, "고양이 요람'은 본가에 아직도 펼쳐보지도 않은체로 모셔져 있다.

국내에 번역된 자료는 5권 정도인 모양인데 첫 작품을 제외하면, 어느 하나도 쉽게 손이 가지않았던 것이다. 그나마, 유일하게 읽은 타이탄의 미녀는 절판된 모양이고. 그의 죽음으로 이제 더이상 신작이 나오지 않을테니 내 남은 시간 전부 동안 '불편함'을 극복하고 천천히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다.

거장이 말하고자 했던 것이 무엇인지를 말이지.


홈페이지 - http://www.vonnegu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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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의 즐거움

유희/서적 2007. 4. 12. 21:35 |


3, 4월의 "출퇴근 지하철용 도서".
라고 이름을 붙였지만, 실상 "알라딘 서재가구 마련 이벤트 응모용 충동 구매 도서" 다.

약 40분 가량 되는 출/퇴근길에서 틈틈히 읽었다. 2-3주 정도 걸린 듯. 몇 년 전에도 사려고 서점에서 점원에서 책의 위치까지 물어가며 집었다가, 조악한 그래프에 갑자기 구매의욕이 반감되어 그만둔적이 있었던 녀석. 책 내용은 역시 기대와는 달리 "몰입"에 대한 지침서라기 보다는 개념/개론서에 가깝다. 논문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응모용과 몇천원 할인이 아니었으면 구매하지 않았을 듯.
여하튼, 나는 굉장히 오래전부터 몰입하기를 원하고 있지만 그 길은 참으로 험하고도 험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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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그 싸움 속에서 스스로도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우리가 괴물의 심연을 오래동안 들여다 본다면, 그 심연 또한 우리를 들여다 보게될 것이다."
"Whoever battles with monsters had better see that it does not turn him into a monster.
And if you gaze long into an abyss, the abyss will gaze back into you."

- 프리드리히 니체(Friedrich Nietzsche), 『선악의 저편』(Beyond Good and Evil)


저 문구를 최초로 접한 것은 어느 환상 소설에서 였던것 같다. 소설 자체에 나왔던 것은 아니고, 한 챕터의 시작이나 끝에 있곤 하는 상투적인 문구들중 하나에 저 '글들'이 박혀 있었다. "그대가 심연을 들여다보면, 심연도 그대를 들여다 본다." 라는 본 문장보다는 축약적인 문장이었다. 책에는 니체의 이름이 나와있지 않아, 작가가 굉장히 멋진 문장을 창조한줄 알았지만, 얼마 전 미국 범죄 드라마를 보다가 니체의 저서에 있는 것이란것을 알게되었다. 뭔가 한동안 속은 기분. 무지의 소치로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 순수하게 문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TRPG적으로 바라보고는 그 얼마나 더욱 어울리는 문장인가! 하면서 감탄했던 것이었다. 아무래도 요즘 보고 있는 드라마의 특성은 이야기 플롯에 저런 명문들을 삽입하는 것 같다. 시간이 나면 그런 문구들을 토대로 다시 한번 포스팅을 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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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dland North

RPG/Midland 2007. 4. 7. 01:54 |


미들랜드 북부, 모험자 대모집!

늦은 밤 feel받아 만들어본 캠페인 지도.


미들랜드 북부. 자파쉬 열국列國과 그 주변을 둘러싼, 고만고만한 국가들이 분열된 前제국에서 한바탕 힘 겨루기를 하는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수많은 영웅과 전투. 그리고 아직 정확히 생각해보지 않았다.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있을때마다 점점 밖으로 밖으로 나가볼 예정. 일단 지도만 있을뿐이다. 북부는 제일 작은 곳에서부터 점점 자유연상을 따라 틀을 완성해볼 생각이다. 역시 망상은 즐겁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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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bye my Perfume.

기록/잔상 2007. 4. 6. 2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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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2.15 ~ 20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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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자체를 까맣게 잊고 있다가, 문득 주말의 지루함을 이기지 못한 기억력이 되살려낸 작품이다. 시리즈를 이어가는 작품들이 그렇듯이 3번째 작품이 '다이하드' 처럼 매우 훌륭한 경우도 있고, '엑스맨' 처럼  잡탕을 만들어 놓은 경우도 있다. 하지만 미션 임파서블은 제목과 주인공만 그대로일뿐, 모든게 다르기 때문에 전작들과의 비교는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다보면 1편에서 써먹은 와이어 공중침투 액션이 나올듯한 상황이 나오는데 그걸 의식한 탓인지 아니면 아무 의미없는 건지, 그냥 성공한 걸로 처리되고, 침투장면은 나오지 않더라.

이 시리즈의 정체성이라면 역시 '가면' 과 '내부의 적'일 것이다. 옛 첩보영화에 빠지지 않고 나오는 저 모티브는 미션에서 훨씬 과학적이고 복잡하게 재해석된다. 어린시절 방영해주던 '제5전선Hawaii 5-0'을 보기위해 늘 주말을 기다리던 나는 미션 임파서블을 볼때마다 그 옛날 원작의 향수에 빠져든다. 지금 다시보면 아마 매우 조악하고 유치한 장면들이 가득하겠지. 많이 어설플테고. 혹시 리메이크 한 번 해주지 않을까 기대만 해본다.

여튼 탐 크루즈도 이제 마흔이 넘었는데 세월이 참 무상한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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司馬遼太郞1923 ~ 1996


시바 료타로가 쓴 (명치)유신지사들에 대한 단편집.

일본 막부 말기에 대한 관심도는, 군대에서 선임이 빌려주었던 '자크 라캉'의 책을 읽다가 졸았던 것 만큼이나 나에게는 흥미가 없는 주제다.

다만, 시바 료타로의 역사소설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번에도 30% 할인가격이라는 문구를 본 순간 구매했던 것인데 역시나 주제 탓인지 재미는 현저히 떨어졌다.

하루에 한 편씩, 완독하는데 약 두 주 가량 걸렸던 것 같다. 동 작가의 '타올라라 검'도 2년여전에 발간되었는데 역시나 작가에 대한 호감도에 비해 끌리는 주제는 아니다.

여하튼 가뭄에 단비가 내리듯 얼마간의 활자로서 메말라가는 - 아직도 - 감성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책을 읽어 감성을 찾는것인지 감성을 위해 책을 읽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찌하였든 한 2주 가량은 안중근 의사의 격언을 따랐던 것이다.


그나저나 벌써 11시. 야근도 이제 하기가 싫군. 집에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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