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포세이돈 리메이크 판을 보면서, 제한된 공간내에서 창출되는 재난 시나리오에 대한 생각이 났다. 시나리오의 스토리야 일행이 전원 무사히 탈출하는 것이지만, 마스터의 괴악함의 정도에 따라 캐릭터 중 몇명이 '자기희생'하는 분기가 나올 수 도 있을 것이다.

그럼 영화를 보는 동안 들었던 망상에 대해 잠깐 적어보기로 하자.


1. 직업Class

판타지 세상이라면 D&D의 클래스을 가져다 써도 되겠지만, 아무래도 재난물의 의미가 퇴색될 것 같다. 그리하여 가급적 현대물쪽으로 가닥을 잡으면 좀 더 현실적이고 이러한 사태에 봉착했을때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직업군이 등장할 것이다. D20 모던이나 GURPS쪽을 보면 나와있을지도 모르지만 일단 떠오르는 것을 적어보자.


a. 건축가/설계사

- 만약 배의 처녀항해에서 사건/사고가 생긴다면 최초의 출항을 기념하여 설계자가 타고 있을지도 모른다. 꼭 그렇지 않더라도 구조물에 대한 해석 혹은 각 기둥에 지탱되는 압력 그리고 격실의 안전도에 대해 쉽게 예측할 수 있는 건축설계사가 비싼 돈을 들여 크루즈 여행을 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b. 경찰

- 배경이 되는 시대상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단 공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있고 무기의 사용이 허가되어 있다. 어쩌면 극한 상황에 대비하여 강도높은 훈련을 수료했을 수도 있고, 사회상에 따라 동료들과의 첫 만남시 신뢰도 보너스가 있을수도.

c. 소방관

- 구조물에 화재가 발생했을 시 큰 도움이 되는 직업군이다. 연기의 발생정도나 격벽의 온도등으로 위험성을 간파할 수 있으며 각 종 위험상황에서 인명구조를 해왔기 때문에 현재의 재난상황에도 흔들리지 않고 무난한 정신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d. 의사/간호사

- 재난이라면 초기의 부상과 그 후 탈출을 도모하는 부상이 발생하는 것은 필연적인 일. 물론 약품을 소지하고 다니지는 않을 것이니 '아이템'을 제대로 습득할때까지는 별 달리 활약할 기회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판타지 세계관의 성직자가 회복머신으로 전락하는 것에 비해 이쪽은 그나마 드러나는 대접은 나을 것이다.

e. 승무원

- 길 안내를 맞아 하게되는 걸어다니는 네비게이터. 물론 너무 자세하게 전 층과 격실을 알고 있지는 못할 것이다. 캐릭터 작성시 특정 층이나 레벨 혹은 특정 구역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할것이며, 가장 현재의 구조물에 익숙한 상태이니 만큼 초기상태가 약간 심각한 부상이라던가의 페널티가 필요할 것이다.

f. 수영선수

- 탈출을 위해 계속 이동하다 보면, 물에 잠긴 격실을 건너거나 혹은 길고 긴 침수된 복도를 잠수하여 건너편의 문을 여는 일이 발생할 것이다. 수영선수는 일단 호흡법을 숙지하고 있고 폐활량도 일반인에 비해 안정적일 것이다. 물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을 확률도 있다. 부상자를 업고 수영을 하는 일이 가능할지도. 이쪽은 물 특화 클래스가 되겠군.

g. 근력 운동선수

- 재난 구조물계의 전사. 물론 이쪽은 힘에 특화된 케이스다. 일반인들이 쉽게 돌리지 못하는 밸브를 잠근다던가, 철제 구조물을 뜯어낸다던가, 도구를 사용해 격벽을 부순다던거 하는 일들을 전담하게 되겠지. 다만, 신체구조상 몸무게가 무거워 남들은 잘 건너는 아슬아슬한 다리에서 페널티가 있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h. 일반인

- 위에 무언가 재난상황에 도움이 될법한 클래스 이외의 직업군들. 은행원, 프로그래머, 법률가, 정치가 등등.
TRPG라는 특성상 튀지 않는 회색의 캐릭터가 있을리는 없지만, 직업만 저라하고 기술/재주 등으로만 무장한 특이 캐릭터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 기술은 라디오 수리전문, 특기는 핀으로 잠긴 문 열기?  - 앞의 a~g가 자신의 클래스와 연관된 기술만 선택할 수 있으면 이쪽은 거의 마음대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뭐 그런 것으로.


2. 관계

살아남은 사람들이 아무런 관계가 없는 상태라면 그것은 그것대로 재미있겠지만, Role Play의 긴장감은 떨어질 것이다. 부모관계, 친척, 친구, 연인,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 원수, 라이벌, 군대 선임(?), 형제 등등 으로 약간의 설정을 추가 한다면 더 재미있을 듯.

e.g) 예를 들어 포세이돈 영화에서는 헐리우드 영화가 그렇듯이 아버지가 딸과 그녀의 남자친구를 위해 먼저 물속에 들어가는 장면이 있다. - 아마겟돈 에서는 먼저 혹성에 내리던가? - 어머니는 거의 언제나 자식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원수는 호시탐탐 실수를 유도하여 나락으로 떨어뜨려 버릴 기회를 엿보고 있을 것이다. 한 가지 떠오르는 요소가 있군. 부모-자식 관계일때 부모쪽이 쓸수 있는 재주Feat를 추가하는 것이다. 트럭에 깔린 아이를 위해 차를 들어올린 어느 어머니처럼 말이다.


대충 생각나는 것만 적어보았다. 더 정의하고 더 파헤칠수 있겠지만 재미로 하는 것이니 조금만 적자. 여하튼 얼마간 머리 속을 헤매던 것들을 좀 내려놓으니 가뿐해지는 기분이군.

Posted by 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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