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모토 세이초의 추리소설. 아니 미스터리 소설인가. 작가 설명에는 사회파 추리소설의 대가라고 길게 설명해 놓았지만 역시 이 작가의 글을 읽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점과 선', '제로의 초점' 두 작품이 들어있는데 작가의 2대 작품이라고 하는 것 치고는 후자는 조금 실망스러웠다.
작가의 특징이랄까 아니면 이 작품군의 특징이랄까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초반부터 범인이 누구인지 절반 이상은 독자에게 던져준다. 하지만 범인은 완벽해보이는 알리바이를 가지고 있고, 심증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 알리바이가 우연 혹은 필연에 의해 부서져 가는 것을 따라가보는 것을 즐기는 거라 할 수 있겠다.
애초에 괴물 나오는 괴기SF나 한 편 보자고 시작한 영화였으나, 극을 보면 볼수록 그게 아님을 알아가게 되었다. 나오는 괴물은 그냥 어설픈CG. 그렇다고 그 상황이 딱히 공포가 느껴지는 상황도 아니다. 그저 그 괴물로 인해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폐쇄된 공간에 남은 자들의 심리를 조명하는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미국 사회를 조명한 걸까? 배운 자와 그렇지 못한 자. 현지인과 외지인. 그리고 종교적인 광신. 마지막으로 주인공의 최후와 현관되는 반헐리우드 정서. 혹자들은 마지막을 두고 반전이라고는 하는데 딱히 반전이랄것은 없고 감독의 꼬임이라고 느껴지더라.
그냥 헐리우드 영화 한 편 시원하게 감상했으면 좋았겠지만, 끝까지 보고나니 뭐라 말 할 수 없는 찜찜함과 불편함이 마음에 크게 남더라. 아, 그냥 시원한 놈으로 찾아 볼 것을..
17세에 상을 받고 등단했다는 작가의 단편모음집이다. 이 작가의 장편은 읽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뭐라 평가 할 수는 없지만, 단편의 내용은 나쁘지 않다. '천재'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는데 그 정도까지 재기발랄하거나 어둠의 지평을 가르는 정도는 아닌듯 하다.
하지만 글의 내용으로 삼는 소재만큼은 독특하고 신선했다. 이 또한 단편집이기 때문에 표현할 수 있는 특징이라고 해야할까. 다 읽고 난 직후 기억에 남는 것은 3,4편 정도인데. 이 역시 소재와 상황의 독특함으로 인해 뇌리에 남아 있는 것 같다.
도대체 천재가 쓴 글은 어느정도일까 해서 도전의식으로 읽어봤는데 그냥 가볍게 읽을 만 한 듯. 얼마나 잘 썼나 보자 하는 심리로 봐서 그런지 마음을 끌어당기는 것은 적었다. 하지만 시간을 보내는 것에는 탁월. 앉은 자리에서 - 아니 사실은 엎드리거나 드러눕거나 했지만 - 끝까지 읽고말았으니 말이다.
문제는 이렇게 한번에 끝까지 본 책들은 다시 잘 보지 않게 된다는 점이다. 책장에서 썩지 말고 여러사람의 손을 탔으면 좋겠다. 내가 다시 볼 확률은 적으니까 말이지.
진산의 무협을 처음 본 것은 군대시절 인트라넷을 떠돌아 다니는 수많은 파일 중 하나였던 것 같다. 유달리 추운 군대의 겨울날 선풍기 형의 히터를 부둥켜 앉고 토요일 밤이나 일요일 아침부터 눈이 아픈 파일의 덩어리들을 하나 둘씩 본 기억이 난다.
아마도 제목이 '색마열전'이었나 그랬던 듯 싶군. 이 무협 단폅집은 당분간은 국내 최초이자 최후가 되지않을까 하는 생각에 구매를 결정했다. 껍질은 무협이지만 그 속내는 연정, 인간성찰, 인물조명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즉 장르는 '무협'이지만 내용은 결코 무협이랄수 없는 그런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군대시절에 나도 비슷한 것을 시도한 적이 있다. 비록 캠페인 배경 설명용 소설이지만 판타지인 배경을 빌어 등장하는 NPC인물들의 조명을 한적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 읽어보면 얼굴이 뜨거워지겠지만 다행히도 그 소설들은 플로피 디스켓의 실종과 함께 모조리 사라져버렸다. 일종의 흑역사인 셈.
마지막으로 3권이나 7권짜리 무협소설을 읽은 것이 언제인지 모르겠다. 아마 이 블로그의 서적 카테고리를 통틀어도 없을 듯 싶군. 그러니 적어도 6년 동안은 없을 듯. 단편집이니 만큼 조금 가볍게 읽어도 부담이 없다. 무협에 관심이 많은 지인들이라면 일독을 권해주고 싶다.
최근은 정신적 안정이 이루어지지 않은 탓인지, 육체적인 나이의 무게가 더해감인지 장편을 끈질기게 읽기가 더욱 힘들어졌다. 그만큼 한 곳에 집중을 오래해야 하는데 그럴 시간도 많지않고 주말은 대게 뭘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일들로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책 읽기가 쉽지 않다. 지하철 독서도 최근은 시들해졌고, 버스를 더 이용하기도 하고 말이지.
에도가와 란포의 글은 추리소설 다이제스트 같은 책에서 한 작품을 대충 읽은 기억이 난다. 인간의자 였던가 뭐 그런 제목이었던 듯. 그의 이름을 딴 상이 있을 정도로 일본 내에서는 선구자적이고 유명한 인물이지만 정작 국내에 제대로 소개된적은 없는 듯.
근래들어 늘어나고 있는 일본 소설들의 출판붐과 맞물려 이 단편집도 나온 듯 하다. 일단 머리 아픈 작품은 읽기 싫고 좀 자극적인 내용으로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싶은 마음에 망설이지 않고 구입. 쓰여진지 반세기는 훌쩍 넘은 탓인지 좀 구식이고 낡은 트릭들이 대부분이지만 조용히 읽으며 시간을 살해하기에는 더할 나위가 없었다.
처음 저 이름을 들었을때는 그 풍기는 느낌이 여성작가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아저씨더군. 에드거 앨런 포의 이름을 차용하여 필명으로 사용했을 정도로 팬인 작가이니 그 영향도 듬뿍받아서 추리소설 보다는 괴기소설쪽의 명성이 더 높았다. 작가 본인은 마음에 들어하지 않은 것 같지만.
경찰 혹은 형사물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시기라 방영소식을 듣고 몇 편을 보고 있던 도중 약간의 유치함 혹은 진부함에 휩싸여 감상을 중단하게 된 작품이었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많은 파일들이 하드 드라이브 어딘가에 박혀진체 썩어가고 있던 중.
마음의 안정 및 여유를 위해 시간을 소모하기로 하고 일단 이 녀석부터 마저 해치우기로 결의. 이 작품 또한 틈틈히 시간을 내어 드디어 오늘 마무리 지었다. 애초에 이 드라마를 보기로 한 것은 '가네시로 카즈키'가 대본을 쓴다는 정보를 입수한 후에 팬으로서의 마음으로 본 것이었으나,
역시 중간중간 견디기 힘든 상황들이 많았다. 나이가 들면서 문화매체를 소비하는 빈도가 점점 줄어들고 그에 따라 인내심도 줄어 장편소설 하나 꾸준히 잡고 보기 힘든 상황에서 용케도 그다지 재미없는 작품을 끝까지 보았다 싶군. 깔끔한 결말을 내지않고 무언가 반전을 집어넣은 걸로 볼때 다음 시즌이나 영화 등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하나를 완료했군.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깔끔하게 마무리 한다는 것은 조금 기분좋은 일이다. 끝내기 쉽지않은 일본 드라마를 끝냈으니 말야.
주인공의 일기 혹은 보고서 형식으로 이루어진 이 소설은 저명한 상을 받았다는 빨간 띠를 두르고 있어 반감을 샀기 때문에 애초에 일독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러니까 구매의 대상이 아니었다는 말이지.
그러나 운명의 연속성이랄까. 대형서점의 바닥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일을 몇 차례 함으로 인해서 결국 3번에 걸쳐 나누어 다 읽어버리고 말아서 구매/대여가 아닌 방법으로 읽은 최초의 책의 영광을 가져가게 되었다.
지능을 외과적으로 높이는 수술을 받는 선천적으로 저지능을 타고난 사람의 일기라고 할까. 맞춤법조차 틀린 어린아이 같은 내용의 일기가 점점 고도의 지능을 가진 천재의 독백으로 바꿔져가고 최후에는 그 부작용을 겪으며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학교 때 지루하게 배운 인칭으로 설명한 다면 1인층 주인공 시점이다. 일기를 통해서만 느껴지는 주변인물의 감정과 행동은 주인공의 지능에 따라 해석을 요하기도 하고 명확이 전달되어 오기도 한다. 내용상의 장점이라기 보다는 서술형태의 독특함에 대해 많은 감명을 받았다. 요컨데 신선하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이 소설을 모티브로 하여 드라마로 제작되었다고는 하는데 제대로 본 기억은 없다. 채널을 돌리다 스친 기억은 있는 것 같군.
무려 16년전 작품이다. 블루레이나 HDDVD로 감상한 작품 중 현재(2008.08)까지는 가장 오래된 영화. 쿠엔틴 타란티노의 거의 최초 작품이 아닐까 하고 찾아보니 imdb에는 두번째 작품으로 되어있군. 과거의 명성만 기억하고 있고 미처 작품을 보지 못한 나로서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과거와 현재를 뒤섞으며 나열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고, 모두 사이좋게 끝나게 되는 결말도 나쁘지 않았다. 1992년에 보았으면 더 산뜻하고 충격적인 느낌을 받았겠지만 너무나 시간이 흘러서 일까, 영상에서 오는 옛스런 느낌은 약간의 장애요소.
비가 시원스럽게 오는 오전은, 언제나 기분을 좋게 한다.
토요일이라면 더할 나위없겠지만, 설령 그것이 업무로 한 가득한 평일일지라도 말이다.
대부분을 늦잠으로 보내었지만, 그래도 기억을 스쳐가는 비오는 토요일 오전이라면 모임으로 인해 부랴부랴 일어나 지하철역까지 갔었지만, 한 통의 전화에 그것이 무산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생각난다.
모두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나 홀로 인파을 헤치고 반대방향으로 걷고 있었다. 문득 된장남의 아침이 생각나 근처의 빵집에서 두 조각의 빵을 샀다. 테이크 아웃 커피까지 생각했으나 가벼운 지갑으로 인해 포기.
그 때의 집으로 돌아오는 기분은 기존과 다른 패턴에 따른 이질감과 비오는 날의 달뜬 상태로 인해 이리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별다른 것은 없지만 말이지.
오늘도 시원스럽게 내리는 빗 속에서 얻어온 감'수'성이 있어 느낀 바를 적어보려했으나 글을 마무리하려 하는 지금까지도 무엇을 적었는지 모르겠다. 그냥 간만에 손 끝을 통하여 내 안에 고여있던 감성을 내뱉고 싶었던 거겠지. 이토록 일하기 싫음에도 일을 해야한다는 생각또한 덜어내기 위해서.
이 영화를 본 것은 상당히 오래 전의 일이다. 아마도 올 설날 본가로 내려갔을때 본 것 같다. 그 동안 블로그의 한 귀퉁이에 제목만 남은체로 비공개 처리되어 있던것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포스팅.
스토리는 별다른 내용이 없다. 우연이 계속 이어져서 세 사람을 엮게 되고, 그 사이에 그녀는 그를 좋아하게 되지만 그를 또 다른 그녀를 위해서 행동한다는 내용. 심각한 우연의 연속이긴 하지만 마음을 비우고 아라카키 유이의 매력을 감상하면서 보면 된다.
풍문에 듣기로는 어느 건축회사인가에서 자본을 내어 만든 영화라고 하니, 영화 내내 줄기차게 등장하는 그러한 요소에 대해 어느정도는 설명이 되는 셈이다. 남자 주인공인 마츠다 류헤이는 연기로는 인정받은 배우니까 극에 대한 부담은 역시 없을 것 같다. 물론 내가 배우들의 연기수준을 파악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말이지.
음, '각키'가 아니면 역시 보지 않았겠지만, 잔잔함을 느끼기에는 역시 나쁘지 않았던 듯. 주게가도 마음에 들었고.
책 한권을 완독한것은 얼마만일까? 물론 출/퇴근의 지하철에서만 읽다보니 연속성은 떨어지고 어떤 부분은 그냥 속독으로 훓고 지나가버린 것도 있는 것 같다.
코엘료의 책은 연금술사와 피에트라... 만 읽어보았는데, 11분을 읽다가 집어던진 이후로는 그의 책을 다시 잡지 않고 있다가 회사동료의 대여로 인해 오랜만에 읽게 되었다. 여러 인물의 시점에서 한 인물(주인공)의 행동을 서술하는 방식인데 널리 알려진 방식이긴 하지만, 그러한 관찰자 시점이 색다르게 다가왔다.
과거부터 거슬러오며 현재까지 긴 이야기가 이어져 오는 동안 주제는 하나다. 사랑은 그저 사랑일뿐..
아마 극장에서 본 최초의 헐리우드 산 애니메이션이 아닐까 한다. 물론 그전에도 흥미가 있는 녀석들은 있었지만, 정작 감상을 실천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96분이라는 시간동안 간만에 웃음을 터트리며 재미있게 있다 온 듯. 이렇게 매체를 통해 시원하게 웃어본적이 얼마만일까? TV를 보지않게 된 후부터는 웃어본적은 없는 것 같고.
그냥 술자리에서의 농담에서나마 몇 번 웃어본것이 다일까..여하튼 헐리우드 애니메이션도 어느 정도 소재가 고갈되어 가고 있긴 한 모양이다. 동양의 이미지와 코드를 차용해서 쓰고 또한 그 녹아든 유머도 어느정도는 무협영화의 일부와 닮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