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읽히는 책을 보고 싶은 욕구가 최근 새삼스럽게 솓구친다. 올 초 퇴직금 및 연봉인상금을 왕창 받았을때 그간의 소원대로 10여만원치의 도서들을 구입했지만, 그것들은 다 '절판대비 구입도서' 였고 다들 한 두께 하는 책들이라 쉽사리 손이 가지 않고 있다.
마지막으로 본 '쉬운' 도서라면 13계단 인 듯 싶다. 최근 출근할때는 영양가 없는 무가지 신문, 퇴근 시에는 알 수 없는 피로에 쩔어 눈만 감고 있다가 집으로 그냥 오기에 일쑤니 더욱 시간이 아까우며 가을을 훌쩍넘어 겨울의 초입에 있는 최근의 시기에 책 한권도 읽지 않았다는 사실에 자괴감을 느낌다.
더군다나 오늘 통장으로 입금된 10월의 중식대를 보고 있으니 그 욕구는 더욱 솟아오른다. 내가 이미 쓴 돈 돌려받는 셈이기는 하지만, 늘 바닥을 긁는 잔고에서 일말의 여유자금이 눈에 보이니 지름의 욕구가 끓이지 않는 것이다. 더군다나 요즘 세상이 좋아져 아침에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오후에 책상 앞에 책들이 할인된 가격으로 나타나니 이것 또한 손이 근질근질 하는데 일조를 한다.
아, 스토리가 있는 무언가를 읽고 싶다. 긴축재정 탓에 9,10월 구매를 제대로 못한 탓도 있지만, 이리도 책의 향기없는 각박한 삶을 살아서야. 활자중독증도 아닌데 이 욕구는 가시지가 않는 군.
일단 자고 나서 내일 아침 회사 책상머리에 앉았을때 다시 생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