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k이 루의 창을 소환하기 시작하자 멀리 떨어져 바라보고만 있던
Vinde가 그의 쪽으로 달려오기 시작했다.
Vinde
- 안돼- 그걸 소환하면!
그제서야 모든 일행의 머릿속에 왜 그들이 지금 999층의 미궁을 탐험하고 있는지가
다시금 스쳐 지나갔다. 그들은 계측할수도 없는 시간 전에 전투를 치루고 있었고
그때도 Dek이 무리하게 사용한 브라이트 크루세이더 때문에 '아이템 계' 속으로
들어와 버리고 만것이었다.
Dek
- 뭐야 이제 디스가이아 설정인가.
루의 창을 소환하다 말고 dek은 허공을 향해 이야기했지만 여전히 다섯 남자의
땀내나는 측은한 시선을 받을 뿐이었다. 이렇게 나레이션이 흘러가는 동안
3명은 적은 갑옷을 벗고 땀을 닦거나 무기를 손질하고 있었고, 따지기 좋아하는
aruyen은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Aryuen
- 브라이트 크루세이더를 사용해서 a차원에서 b차원으로 이동되었는데 실 존재하는
물품1은 a에 있으니, a~1의 차원은 b인 셈인데 b차원에서 또 아이템 계 클리어가 필요한
물품2를 사용했으니 b~2의 세계인 c로 이동될테고 c를 클리어해야 b로 갈거고
b를 클리어 하면 본래의 차원인 a로... 잠깐 a가 시작된 곳이 맞는거야?
aryuen은 아무리 머릿 속을 뒤져보아도 자신들의 시작점을 파악할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의 지능은 위와 같은 대사를 할 수준이 되지 못했기 때문에. 다른 남자들에게는
아래와 같이 들렸다.
Aryuen
- 우엉어어어어어어얼러.
Vinde
- 알았어, 어서 싸우고 밥먹자고.
하지만 이미 Dek은 루의 창을 무리하게 소환하고 말았고, 역시나 일행은 대미궁 102층에서 어딘가로
이동되고 말았다.
Dek
- 젠자아아아아아아앙~
일행이 이동된 곳은 루의 기원인 땅 에린이었다. 그들은 투아하 데 다난을 위해 무수히 많은 전투를
밀레 족과 벌이게 된다. 루의 창을 습득하기 위해서는 적들에게 포위당한 타라의 성에서 오마 그린아네헤의
이름으로 100번의 전투를 승리로 이끌어야 했기 때문이다. 또한 루의 창을 노리는 무수한 경쟁자들
또한 존재했기에 누구보다 먼저 100번의 승리가 절실했다.
Dek
- (....)
Dek은 그답지 않게 대사없이 적을 향해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그의 의지가 아니라 더이상 그의 기술에 의해 다른 차원으로 이동되지 않도록
Vinde가 침묵 주문을 그에게 늘 거는 탓이었다.
Dek
- $%^%$^&%*!!!!!
적NPC1
- 웃! 저것은 덱덱류悳德流 비래기봉飛來起峯!
그러나 언행일치를 즐기는 Dek이 그러한 것에 굴할리가 없었다. 그는 Vinde에 의해 언령이 차단되자
자신이 쓰는 기술의 동작을 모조리 망라한 책인 덱덱비기悳德?技를 만들어 성을 포위한 밀레족에게
저가에 팔았다. 그로 인해 Dek이 전투시에 사용하는 기술은 모든 밀레족이 대신 외쳐줄수 있을
정도가 되었으나 기술이 파악되어 결코 전투에서 승리할 수는 없었다.
Aryuen
- 하아, 베어도 베어도 끝이없군.
Aryuen은 그 나름대로 고충에 빠져있었다. 그의 전사로서의 기량은 성을 포위한 일반 밀레족 병사들보다는
확실하게 우위에 있었기에 개별전투에서는 그를 무찌를 자가 없었다. 그러나 압도적인 수의 적과 마주치게
되면 그가 두어번 검을 휘두르는 동안, 그를 포위한 밀레족 병사들은 수없이 많은 검과 창을 날려대기에
물이 스며들듯 그의 체력을 조금씩 갉아먹었기 때문이다.
NPC2
- 아하하하!! 이 몸의 검이 한번 지나가면 모조리 쓰러지는 구나.
그러나 그의 옆에서는 경쟁자인 전사가 한 번 검을 휘둘러 십수명의 병사들을 도륙하고 있었다.
Aruyen은 그와의 대결에서 이미 자신의 기량이 그 보다 위임을 확인했지만, 어쩔수 없이 Aryuen은
한 번에 병사 한명씩을 상대하며 검은 20면상의 신을 저주할 뿐이었다.
Aryuen
- 우아아아아앙-
그것은 존재의 피치못할 숙명으로서 그가 D&D 클래식의 전사였기 때문이었다. Master마음대로
에린은 D&D 3rd의 룰에 맞추어져 있었고, 고로 적당한 기량의 다른 전사들은 Cleave, Greate Cleave를
써서 짧은 시간에 착실하게 적을 학살하는 동안 Aryuen은 Sword Mastery로 THAC0나 계산해야 했기 때문이다.
Aruyen
- (-_-)
하지만 반대급부도 있는 법. 오히려 Vinde는 크나큰 이득을 전투에서 보고 있었다. 그가 사용하는 마법체계는
3rd의 것과 달라서, 밀레족 병사들은 그의 마법주문에 저항 한번 못해보고 쓰러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Vinde
- 훗, 이 몸 최고의 마법주문을 보여주마!! Dimension Door!
Vinde가 주문을 외침과 동시에 한 명의 적 병사를 만지자 그는 수십미터의 상공으로 이동되어 그대로
낙하해버렸고, 당연하게도 죽음을 맞이했다.
Vinde
- 하하하하!!
Aryuen
- 좀 다른건 없나? 매일 그것만 쓰고 있잖아.
Vinde
- 없네. 난 출석률이 저조한 플레 '삐-' 였거든. 마스 '삐-'의 저주를 받은 것 같군.
Vinde는 결코 알 수 없을 단어들을 입에 담았지만, 나는 관대하기 때문에 자체심의되었다.
두 주 전인가 결혼식 때문에 본가에 내려갔다가 - 마침 TRPG의 추억에 휩싸여 있었던 시기라 - D&D3rd 룰북과 다이스 그리고 몇 가지 파일철을 들고 올라왔다. 8년 전에 만졌던 녀석부터, 군대시절 만들었던 녀석까지 수많은 기억과 정보의 단편 속에서 의외의 수확을 두 가지 찾을 수 있었다.
하나는 A4지(한면) 3장의 단편 "쉐퍼드 오브 래드의 마법사" 출력본. 이 글을 쓴것은 아마도 2001년 초반이지 싶다. 아직 D&D3rd 룰을 접하기 전, 잠시 나갔던 외박에서 웹을 주유하다 Acane Magic과 Divine Magic을 동시에 쓰는 클래스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 이거 흥미있는데라는 생각이 자유연상과 망상을 펼쳐 글을 완성시켰던 것이었다.
생각을 해보니 졸필을 써놓고 부끄러운 줄 모르고, 당시 TR인 몇몇에게 편지를 쓸때 동봉했던 것 같다. 페이퍼를 비롯한 수많은 편지를 주변인에게 보내면서, 소설을 동봉한 적은 딱 두 번있는데 그 중 한 번이 이 낯 뜨거운 단편이다.
다른 하나는 습작 중 하나로서, 김용의 설산비호雪山飛狐를 모델로 삼아, 그 인물들의 역할과 사건개요를 판타지로 바꿔본 희대의 명작 가칭 "플래티넘 페더스 : 조 톨레도" 편의 수기판 이었다. 본인도 잘 알아볼수 없는 볼펜글씨로 A4 (한면)18장을 채운 놈이다. 모방할 인물과 스토리가 있었기 때문에 쉽게 진도가 나갔겠지만, 아리랑 파일로 존재하다 없어져버린 다른 망상해소 출산물들에 비하면 그나마 나은 운명인 셈이다.
그러고보니 많은 습작을 시도하고, 폐기했지만 그나마 완성이라고 할 수있는 것은 저 첫번째의 쉐퍼드...와 클래식 D&D 카라메이코스 대공의 정복전쟁의 일부 에피소드를 다룬 겨울전쟁 밖에 없다. 더군다나 후자는 역시 암호걸린 아리랑문서 때문에 3.5inch 디스켓과 함께 컴퓨터기기의 천국의 문을 두드렸고 말이지.
주말에 다시 한번 감회가 새롭다. 스물하고도 둘의 자신이 쓴 글을 스물여덟이 되어서 다시 한번 읽어보는 것은 참 고역이었지만. 강한 압박과 눈치 탓에 할일이 없음에도 일찍 퇴근하지 못하는 어느 평일 저녁 종이로만 남은 내 첫 D&D습작을 .doc파일로 변화시켜 봐야겠다. 아니 PDF로 해볼까.뭐, 어느쪽이든 과거의 행적에 묻은 먼지를 턴다는 점에서 고루한 일이다만.
제국력 1037년의 어느 날. 일행은 지하 999층이라 알려진 대미궁grand maze의 75번째층의 6번째 방 안을 탐험하고 있었다...
Master - 아류엔이 나무로 된 문을 강하게 발로 차는 순간, 어두운 방안에서 두 개의 빨간색 눈동자가 보였다.
Aryuen - 음하하하, 드디어 이 몸의 강함을 보여줄 괴물놈이 나타났군!
Vinde - 가속haste 시전!
Dek - 웃훗훗훗훗.
정체불명의 괴물을 향해 아류엔의 검, 낭아狼牙의 기운이 깃든 커터러cutterer가 쇳소리를 내며 검 집에서 빠져 나왔고, 아류엔은 검 끝이 가상의 적을 향하자마자 그의 오우거ogre에 버금가는 힘이 검을 맹렬하게 이동시켰다.
Aryuen - 음하하하하~ 받아랏!!
Aryuen - (-_-)
Vinde - (-_-)
Dek - (-_-)
그러나 제대로 방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성급히 검을 내리친 까닭에 예리한 검 날은 낮은 문에 걸려 일순 섬광을 발하며 뒤로 튕겨졌고, 그 튕겨지는 검의 주인은 죽어서도 검을 놓지 않는 전사戰士의 본능에 따라 검과 함께 뒤로 물러났다. 그러면서, 마침 가속 주문을 준비하던 빈데의 몸을 밀쳐서 주문을 취소시키고 말았다.
Dek - 역시 이몸 뿐인가.
덱은 오른손에는 아류엔에게 얻은 브라이트 크루세이더Bright Crusader를 움켜쥐고, 왼손에도 역시 아류엔에게 얻은 성기사의 검Sword of Paladin을 들었다. 그리고 바닥에 반쯤 뒹구는 아류엔과 빈데를 뒤로 하고 재빠른 동작으로 괴물에게 다가갔다.
Dek - 받아랏! 광휘光輝의 숨결breathing of splendor !!!
그는 언제나 검을 휘두르며 자신이 대충 붙인 이름을 소리치는 것을 즐겼다. 그것은 체體와 언言이 합일合一하여야 진정한 무도武道가 이루어진다는 근거없는 풍문에 물들어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소리침도 마음에 남아있는 약간의 긴장감을 없애지는 못해 칼 끝이 드워프 발톱만큼 적의 파괴점을 빗나가고 말았다. 아류엔에게 얻은 검 브라이트 크루세이더가 발하는 섬광이 궤적을 그리고, 그 뒤로 성기사도 아닌자가 휘두르는 역시 아류엔에게 얻은 성스러운 검이 교차되고 있었다.
Dek - 급수정急修整이다! 반짝반짝 빛나라brilliant bright !!!
자신의 애초 외침과 다른 동작이 나오자 덱은 검을 휘두르는 0.5초안에 급히 다시 말을 내뱉었다. 언듯 불가능할 것 같지만 그라면 가능한 행동이었다. 거인 힘의 허리띠와 두 자루의 마법검이 일치하여 뿜어내는 검기劍氣는 지하 999층이라 알려진 대미궁의 75번째층의 6번째 방 안의 군주를 단 일격에 산산조각 내고 말았고, 어디서인지 모르게 흩뿌려지는 분홍색 꽃 잎들이 일순 덱의 주위를 감싸다 바스러졌다.
Dek - 보았으냐! 우민들아! 이 몸의 정진정명正眞精明 함이 피의 군주를 박살내는 것을!! 으하하하하하
Vinde / Aryuen - 오오오오~~~
일행들의 열화와 같은 함성에 덱은 멋드러지게 검을 집어넣고 뒤를 돌아보았다. 멋진 드워프 수염을 휘날리며 돌아선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