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산의 무협을 처음 본 것은 군대시절 인트라넷을 떠돌아 다니는 수많은 파일 중 하나였던 것 같다. 유달리 추운 군대의 겨울날 선풍기 형의 히터를 부둥켜 앉고 토요일 밤이나 일요일 아침부터 눈이 아픈 파일의 덩어리들을 하나 둘씩 본 기억이 난다.
아마도 제목이 '색마열전'이었나 그랬던 듯 싶군. 이 무협 단폅집은 당분간은 국내 최초이자 최후가 되지않을까 하는 생각에 구매를 결정했다. 껍질은 무협이지만 그 속내는 연정, 인간성찰, 인물조명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즉 장르는 '무협'이지만 내용은 결코 무협이랄수 없는 그런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군대시절에 나도 비슷한 것을 시도한 적이 있다. 비록 캠페인 배경 설명용 소설이지만 판타지인 배경을 빌어 등장하는 NPC인물들의 조명을 한적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 읽어보면 얼굴이 뜨거워지겠지만 다행히도 그 소설들은 플로피 디스켓의 실종과 함께 모조리 사라져버렸다. 일종의 흑역사인 셈.
마지막으로 3권이나 7권짜리 무협소설을 읽은 것이 언제인지 모르겠다. 아마 이 블로그의 서적 카테고리를 통틀어도 없을 듯 싶군. 그러니 적어도 6년 동안은 없을 듯. 단편집이니 만큼 조금 가볍게 읽어도 부담이 없다. 무협에 관심이 많은 지인들이라면 일독을 권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