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에 있었던 '서울 국제 도서전' 에서 구입한 책이다. 민음사-황금가지 부스에서 가져온 녀석인데 30%할인이길래 냉큼 사버렸다. 집 근처의 중고서점에서 살까도 했지만 비슷한 가격이라면 역시 새 책이 나을테지 하고 무거워질 가방은 생각하지도 못한체 충동구매.

본래 마음은 10%~30% 할인으로 '피를 마시는 새'를 사려고 했었다. - 몇 만원 이상이면 배달도 된다고 했었고 - 하지만 도서전에 나온 얼마 안되는 재고를 어느 청년이 눈.마.새를 포함하여 싹슬어가는 바람에 자신의 우유부단함을 탓하며 눈물을 흘리며 포기.  

워낙 유명한 도서기 때문에 내용에 대한 두드림은 생략하고, 기억의 편린에 대해서 조금 적어보자면, 어린 시절 읽은 일본 중역본의 홈즈나 혹은 어린이용 추리소설을 보면 왓슨은 부하탐정 - 의사 듀얼클래스 - 이나 젊은 비서정도로 묘사되었던 적이 많았던 것 같다.

하지만 실재로 이번에 완역본을 읽어보니 기억 속에 있던 그런 기억의 그는 온데간데 없고 홈즈의 착실한 동거인이자 다른 방향에서 극을 이끄는 중심인물이었다. 대체 내가 쌓아왔던 어린시절 부터의 이미지는 어디서부터 발현되었던 것일까? 어쩌면 모리스 르블랑이 가져다 쓴 혈록 숌즈와 윌슨의 캐릭터가 나에게 너무 강렬했을 지도.

그나저나 너무 많은 다른 방향과 묘사의 셜록 홈즈를 봐왔던 탓인지 완역본을 두 권이나 읽었음에도 코난 도일이 묘사하고자 하는 홈즈/왓슨 콤비의 나이대가 쉽게 파악되지 않는다. 확실한건 왓슨은 동방에서 돌아온 전역상이군인이고, 홈즈는 실험이나 하는 반백수인데. 몇 권 더 읽어보면 명확히 머리 속에 그려질지도 모를일이다.  그나저나 뤼팽/루팡/루팽 - 요즘은 거의 뤼팽인 분위기 - 전집도 사야하는데 쉽사리 손이 내밀어지지는 않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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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유희/서적 2007. 5. 24. 22:14 |


김훈의 오랜만의 신작. 그 특유의 담담한 문장과 그 속에 갈무리된 현장의 처절함이 잘 드러난다. 병자호란 당시 남한산성으로 피신한 인조와 그 신하들의  40여일간의 기록을 담고 있다. 별 다르게 첨언할 것은 없어보인다.  나의 글 읽기가 늘 그렇듯이 읽고나서 책을 내려놓으면 많은 것이 기억나지는 않는다.

- 뒤늦게 다시 티알리즘적으로 첨언하자면, 포위된 요새에서의 시나리오가 문득 떠올랐다. 적과 아군의 계략과 작전. 거기에 투입되거나 말려드는 PC. 물론 '남한산성에는 임금이 있었을 뿐'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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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rome David Salinger

1919.1.1 ~ 현재

자세한 정보는, http://en.wikipedia.org/wiki/J._D._Salinger


앞서 읽었던, '멋진 신세계'와 마찬가지로 사색의 향기를 통해 받았다. 이것도 택배비 2천 5백원. 군대시절 사이가 썩 좋진 않았던 사무실 고참 - 그러고 보니 그 녀석은 뭘하고 사나 궁금하군. - 이  어느 날  읽고 있던 책이 저 녀석 이었다. 표지까지 같은 동일한 책. 제목은 무척 많이 들었고, 한동안 매스미디어를 통해 베스트셀러 혹은 스테디셀러에 이름을 올렸을 것이다. 그건 지금의 상황도 마찬가지 일 것 같고.

소문난 명작치고는 무척 쉽게 읽혔다. 아, 어쩌면 멋진 신세계와 마찬가지로 명작이라는 것은 역시 누구에게나 쉽게 읽혀지고 작품의 감동을 잘 전달하기 때문에 그렇게 분류될지도 모르겠다. 순수하게 출퇴근 시간에만 읽었으니
그 집중도는 떨어질것이고, 걸어가면서 혹은 지하철 출입구에 기댄체로 보았으니 시선이 분산될 것은 당연한 처지. 그렇지만, 간만에 작품의 처음부터 끝까지의 흐름이 기억날 정도로 기분좋은 작품이었다.

J.D 셀린저의 다른 작품은 전혀 보지 않았으니 어떨지 모르겠지만, 그런 흐름을 이어갈 수 있는 작가라면 역시 편안하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냥 '알라딘'에서만 찾아보니 호밀밭의 파수꾼 이외의 작품은 3종 정도밖에 나와있지 않다. 마침, 이 글을 쓰고 밖에 나가볼까 했는데 서점에 들러 스윽 한번 보고 와야 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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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dous Leonard Huxley, 1894.7.26 ~ 1963.11.22

오웰의 '1984'과 더불어, 유토피아 혹은 디스토피아를 그린 수작으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물론 나는 두 작품 모두 다이제스트만 접했을뿐, 제대로 읽어본적은 없었다. 하지만, 사색의 향기 무료이벤트를 통해 위 도서를 받을 수 있었다. 물론 택배비를 지불했으니, 완전 무료는 아닌 셈이다.

'환상'에 대한 나의 갈망탓인지, 책의 주제 탓인지 의외로 하루만에 다 읽어버렸다. 본래 4월 중순의 지하철 도서로 삼을 생각이었지만 말이지. 책의 내용은  - 지금까지의 포스팅들이 그랬듯이 요약하여 - 유전적 계급사회, 세뇌교육, 통제, 과학적 만민평등에 대한 두려움을 담고있다.

아, 갑자기 피곤이 몰려오는군. 어젯밤의 적은 수면시간 탓일수도 있고, 작업하다 말고 온 잘 풀리지 않던 코드 탓일 수도 있겠다. 여하튼 지금은 이런 독서만이 내 지루한 삶에 활력소이며 청량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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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랑가인

유희/서적 2007. 4. 19. 18:24 |


비상하는 매로 시작된 홍정훈의 - 아마도 - 두 번째 출판작일 것이다. 비상하는 매를 쓰고 군대로 훌쩍 떠난 후 다시 돌아와 이 책을 펴냈다. 서문 혹은 결언에 나와있지만, 군대가기 전에 이미 써두었다가 출판한 것이라 한다.

무협을 표방하는 이 책은, 아직 '신무협' 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장르가 나타나기 전에 만연하였던 '구무협' 의 구태의연함이나 우연적 요소 혹은 클리셰cliche라 불리울수 있는 요소들을 비꼬며 웃음거리로 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이미 달필이 된 작가의 초기가 늘 그렇듯이, 첫 작품의 어설픔을 이미 잊어버리고 - 당연히 기억력에 따라 - 뒷 작품의 노련함만을 기억하는 독자에게는 조금 읽기가 불편한 작품이었다.

사실 홍정훈의 비상하는 매/더 로그에 녹아있는 TR스러움에 그의 작품을 좋아하게 된것이므로 그런 연관성이 다소 떨어지는 글에는 호감이 덜 가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지금은 절판되어 구할수 없어 - 다시 확인해보니 인터파크에서는 팔고 있더라 - 도서대여점을 이용했다. 이것도 왠만한 곳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었는데, 이사 간 동네의 초라한 대여점에서 쉽게 구할수 있었다. 물론 이 책이 있는 대신인 것인지 다른 볼만한 책들은 전멸.


'라이언하트'가 출판대기중이라고 하고, '다크 세인트'는 모바일 비정기 연재 중이라 한다. 얼마 전인가 낙성대역 앞 도서 대여점에서 '발틴사가'를 찾았다. 주말에 시간을 내어 빌려볼 생각. '황제를 향해 쏴라'는 너무 대중적인것 같고, '13번째 현자'는 집필중단. '월야환담..'시리즈는 취향과 멀어서 손이 가지 않고. 그 외 다른 작품들이 많은 것 같은데 찾아가면서 보게 되지는 않는군.

언제 feel이 오는 날 정리나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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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성대 4번 출구 앞의 중고서점에서 4천원에 구입. 정가는 7천원이니 조금 비싸게 주고 산 감이 있다. 온라인 서점에서는 5천2백5십원에 팔고있으니 1천만 더 지출했으면 새책을 만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하지만, 약간의 충동구매였고 낙성대-건대입구까지의 이동시간, 그리고 기다리는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보낼수 있게 해줬으니 대 만족이다.

이것을 계기로 삼아, 서점에 남아있던 전집 3,4권도 집어올까 생각 중이다. 완역본을 한번도 읽은 적이 없으니 차근차근 모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고. 내용이야 어릴적 분명히 한번 읽었던 기억이 있는 것 같은데, 일부를 제외하고는 생소하다. 모르몬 교도에 관련된 것만이 읽어나가던 도중 기억이 났을 뿐이다.

추리소설에 관심이 많은 지인들에게 다시 한번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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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의 즐거움

유희/서적 2007. 4. 12. 21:35 |


3, 4월의 "출퇴근 지하철용 도서".
라고 이름을 붙였지만, 실상 "알라딘 서재가구 마련 이벤트 응모용 충동 구매 도서" 다.

약 40분 가량 되는 출/퇴근길에서 틈틈히 읽었다. 2-3주 정도 걸린 듯. 몇 년 전에도 사려고 서점에서 점원에서 책의 위치까지 물어가며 집었다가, 조악한 그래프에 갑자기 구매의욕이 반감되어 그만둔적이 있었던 녀석. 책 내용은 역시 기대와는 달리 "몰입"에 대한 지침서라기 보다는 개념/개론서에 가깝다. 논문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응모용과 몇천원 할인이 아니었으면 구매하지 않았을 듯.
여하튼, 나는 굉장히 오래전부터 몰입하기를 원하고 있지만 그 길은 참으로 험하고도 험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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司馬遼太郞1923 ~ 1996


시바 료타로가 쓴 (명치)유신지사들에 대한 단편집.

일본 막부 말기에 대한 관심도는, 군대에서 선임이 빌려주었던 '자크 라캉'의 책을 읽다가 졸았던 것 만큼이나 나에게는 흥미가 없는 주제다.

다만, 시바 료타로의 역사소설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번에도 30% 할인가격이라는 문구를 본 순간 구매했던 것인데 역시나 주제 탓인지 재미는 현저히 떨어졌다.

하루에 한 편씩, 완독하는데 약 두 주 가량 걸렸던 것 같다. 동 작가의 '타올라라 검'도 2년여전에 발간되었는데 역시나 작가에 대한 호감도에 비해 끌리는 주제는 아니다.

여하튼 가뭄에 단비가 내리듯 얼마간의 활자로서 메말라가는 - 아직도 - 감성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책을 읽어 감성을 찾는것인지 감성을 위해 책을 읽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찌하였든 한 2주 가량은 안중근 의사의 격언을 따랐던 것이다.


그나저나 벌써 11시. 야근도 이제 하기가 싫군. 집에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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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e Haldeman (1943.6.9 ~ )


저자가 베트남 전쟁을 겪은후 쓴 SF소설. 저자에 대해서는 아는 바는 전무.

단지 한 SF 커뮤니티에서 이런 책이 나왔다는 정보만 들은체 시간이 흘러버렸는데 이사기념 서점방문을 갔다가 집어들게 되었다.

딱히 사고싶은 책은 아니었지만, 최근 너무 도서에 관심을 두지않아 'wishList' 가 성립되어 있지 않았다. 3개월 만의 책 지름.

'집'에 들어온 뒤  PC를 켜고 책상 앞에 앉아서 PC을 뒤적이다 살짝 펴서 읽기 시작. 그러다 본격적으로 재미를 느껴 PC를 끄고 벽에 기대앉은 자세로
전환. 그후 요를 깔고 바닥에 드러누워 코에 악영향을 끼칠 자세로 바꾸어서

완독. '스타쉽 트루퍼스'와 유사한 느낌을 받았는데 외계인과의 전쟁이 소설의 가장 큰 배경이 되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뻔한 부연이지만.

월급이 좀 팍팍 올라서, 문화생활에 돈을 더 투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탕발림 같은 말과,  술로 떼우는  격려 말고 통장의 수치로 그러한 것을 좀 표현해주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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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독서현황

유희/서적 2006. 9. 14. 10:20 |

아침에 역삼역까지의 오르막길을 오르는 것이 귀찮아져 여의도까지의 출근은 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퇴근만 지하철로 하는 상황이라 독서의 양이 줄어들었다. 딱히 보았던 책의 질은 언급할 수준이 못되는 상황이다. 여의도로 가지않게 되면 그나마 보던 글자의 수도 현저히 줄어들겠지. 가을은 '독서의 계절' 이라고는 하는데 어쩌면 2006년의 가을도 컴퓨터앞에서 별이나 세고 있을지도 모를일이다.


- 남쪽으로 튀어

- 밤 그리고 두려움

- 풍신수길

- 대위의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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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의 城

유희/서적 2006. 7. 2. 11:08 |

시바 료타로의 역사소설 중 하나. 도서보다 영화를 먼저 본 탓에, 책을 읽는동안 끓임없는 영상의 데자뷰에 시달려야 했다. 역사소설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대체역사물은 좋아하지 않게되었다. 흘러온 역사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작품을 더욱 선호하는 취향이 되어가고 있다. 어쩌면 지금 나타난게 아니라 옛날부터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김용의 작품을 좋아한것은 한국무협과는 다른 특이성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그의 서술이 역사에 부합하며 자연스럽게 녹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某군에게 고등학교 작품이라고 말했던 기억이 나지만 작품을 찾고보니 2001년 작품이다. 굉장히 오래전에 보았던 기억이 나는데 말이지. 군대 휴가를 나와서 보았을수도 있고, 전역 후 비디오와 영화를 닥치는대로 보던 시기였을 수도 있겠다. 아, 어쩌면 고등학교 시절이라 착각하게 만들었던 그 기억의 편린은 군대시절의 꽉막힌 일상과 상통할지도 모르겠다.

기회를 잡아 영화를 다시 감상하고 싶다. 그러면 이 작품에 대한 감상은 '자연스럽게' 완료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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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슐러 르귄의 헤인시리즈의 시작인 두 권을 지하철에서 완독하였다. 물론 최초의 지하철 독서의 시작은 조엘 온 소프트웨어지만 책 처음부터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 두권은 - 내 멋대로 의미를 부여하자면 - 지하철 완독의 두 결과물이라고 할까. 개인적으로 어슐러 르귄의 판타지를 SF보다 더 좋아하지만 이 책들은 일종의 수집욕으로 구입하게 되었다. 장르문학 작품의 경우라 특히 심하겠지만 소개되는 작품의 수도 많지않고 언제 절판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냅다 구매한 것이다.

책의 내용과 감상을 늘어놓아 보았자 지루한 글이 될뿐인지라 읽게된 계기와 상황만 늘어놓은 방식의 보고서같이 글을 두드렸다. 언제부터인가 상상 하지 않게 되면서부터 문장은 시시해지고 그 속의 의미조차 말라비틀어지고 있기때문에 글을 두드린후 돌아볼떄면 도대체 무엇을 쓰고 싶었는지 전혀 모를것 같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금도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군. 그저 따분한 주말의 일상에 약간의 변화를 주고 나 스스로에게 보내는 일종의 보고서라고 할까. 여하튼 이렇게 일요일 오후 3시는 흘러가고 있다. 아, 뭐하는지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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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지름.

유희/서적 2006. 5. 18. 15:56 |

헤드 퍼스트 디자인 패턴과 조엘 온 소프트웨어

전자는 Java 학습의 새 장을 열어보고자 구매하였으나, 책이 도착한 직후 C 업무가 떨어짐에 따라 효용성을 다소 상실하게 되었다. 그래도 JavaApplet/Script 업무도 계속 해야하는 것이기에 시간나는대로 볼 생각. 전부터 보고싶던 책이기도 하고.

후자는 단순한 호기심에 끌려 구매하게 되었다. 그 근원은 아마 입소문에 대한 도전과, 유쾌한 개발자의 글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탐색이 연결된 것이리라.

책이 온 직후 기숙사 생활비 납부메일이 날라왔다. 값비싼 책을 지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중의 하나가 계속되는 '수갈단' 회동의 취소 및 연기로 인한 자금 축적이었는데 이번엔 전기세와 도시가스비가 좀 많이 나왔다. 덕분에 이번 달도 아슬아슬 하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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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沙村廣明

유희/서적 2006. 3. 25. 23:18 |

沙村廣明 의 단편집. 제목이 왜 '이사' 일까 했지만, 첫번째 단편을 보고 난 후에도 그것일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고, 정보를 찾아보던 중 누군가의 리뷰를 보고나서야 '아, 그렇구나' 하고 중얼거렸다. '무한의 주인' 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약간의 블랙유머와 개그를 통해 그는 사랑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리고 한 여자의 일생에 대해서도.

오로지 펜으로만 그린다는 그의 그림은 내 취향과 부합하지만 욕설이 나올정도로 느린 무한의 주인 연재속도에는 혀를 내두를 정도다. 데뷔작이면서도 끈질기게 이어오고 있는데 아마 올해는 6년째일것이다. 한국 단행본 출판 기준이니 일본에서는 더 일찍 시작했겠지. 항간에 듣기로는 작품을 내던 세주출판사의 문제로 앞선 번호의 단행본들은 절판되었다고 하던데, 과연 인터넷 서점 등지에서는 무한의 주인이 거의 품절이다. 완결되면 무삭제판 등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중이기도 하다.

작품의 내용은 마치 영화같이 정보를 잘 드러내지 않는 편이다. 오히려 전형적인 일본영화 같은 느낌이기도 하고. 데뷔작이 시대물이고 계속 그것만 그려오고 있으니 현대물은 어울리지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잘 어울렸던 점도 나쁘지 않다. 다만, '이사' 에 나온 캐릭터들이 무한의 주인 등장인물들의 잔영과 닿아있다면 나의 크나큰 착각일까.

그것은 아마도 좀 더 작품수가 다양화되면 나아지겠지. 아다치 아저씨 처럼. 어쩌면 이노우에 처럼 될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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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책들.

유희/서적 2006. 3. 25. 18:17 |

컴퓨터를 숙소에서 하지 못하게않게 된 탓인지 도서수집과 독서에 관한 욕구가 크게 증가했다. 주로 헤매는 곳은 '알라딘'인데 특정도서에 대한 연관 카테고리를 제공하기 때문에 자주 이용하는 곳이다. 물론 배송료 때문이기도 하고.

최근 관심이 가는 것은 'E.M.포스터' 다. 학창시절, 친구의 추천으로 '전망좋은 방'을 읽고 그 감동의 연장선을 이어가기 위해 영화를 내려받기 위해 웹을 유랑한 기억이 있다. '모리스' 도 추천받아 흥미롭게 읽었었다. 작년말부터 某출판사에서 전집을 내주고 있는데 가격도 적당하다. 전집류는 저렇게 한번 나오면 같은 출판사나 혹은 타사에서 재간하기 까지는 절판도 잘 되지 않는편이니 기나긴 목표로 삼고 다시 하나하나 읽어나갈 만하다.

알라딘, E.M.포스터 검색결과


두번째는 바로 시간여행자의 아내란 SF+로맨스 물이다. SF물을 찾던중 눈에 들어온 것인데. '나비효과' 의 적극적 개입이 아닌 흘러가는 삶에 대해 다루고 있다고 한다. 물론, 광고만 보고 두드리는 것이니 어떤 책처럼 정작 사보고는 크게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시간이 나면 꼭 보고싶은 책

시간 여행자의 아내


얼마 전에 돌아가신 한 신문사의 논설위원은 지하실에 자신만의 서재를 가지고 하루에도 몇시간씩 그곳에서 시간을 보냈다 한다. 급여의 1/3을 책을 사는데 썼다고 하는 그가 나는 어찌나 부럽던지. 어서 나머지 2/3로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을만한 급여를 받고 싶다는 빗나간 욕망이 들었다. - 그러고보니 기억났다. 예병일의 경제노트에서 그것을 읽었지 싶다.

여하튼 집에 오니 좋다. 지금 이 방을 가진것이 아마도 중학교 1학년때. 군대와 현재의 취직시기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일을 이곳에서 해왔다. 그만큼의 추억이 담긴탓인지 편안하기 그지없다. 쉬어가자, 이곳에서 그리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자. 저 책들을 목표로 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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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책 지름.

유희/서적 2006. 3. 16. 21:41 |


비밀


아쿠타가와 상과 나오키 상을 수상한 작가들의 테마소설집이다. 12편의 주제를 가지고 남.여의 입장에 바라본 24편의 글 들. 상을 받는 소설이란 어떤것인가도 궁금하기도 했고, 요즘에는 장편을 읽을 기력이 딸리기 떄문에 단편에 더욱 손이 간다. '행복한 책읽기'의 책이라 신뢰가 갔다. 알라딘에서 구입하면 다른 책을 하나 더주기도 하고.

여섯가지 사건


환상문학의 한 자락에 닿아있는 보르헤스. 그가 처음으로 공동작업을 통해 출간한 추리소설. 감옥안의 앉아있는 탐정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중 제일 기대하고 있는 소설.

황제를 향해 쏴라


원제는 "마왕전생 -Redemption" 이었지만, 출판사에서 퇴짜맞았다고 한다. 대중화 선언이후의 작품이기에 실망스럽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일단 도전이다. 가벼운 글이 읽고 싶기도 하고.

Y의 비극



퀸의 소설은 '이집트 십자가의 비밀'밖에 읽은 것이 없다. 그것도 현재는 2000원에 판매되고 있고, 배송기간은 5일이나 걸리는 해문의 문고판이었다. 하지만, 문득 추리소설이 읽고싶어 이것저것을 뒤지던중 세계 3대 추리소설의 하나로 평가받는 이 작품이 선택되었다. 오후무렵엔 배송이 될것같다. '일토'인 짧은 주말이지만, 풍족한 하루 하루가 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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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ed

유희/서적 2006. 3. 6. 21:06 |


가네시로 가즈키金城一紀 의 최신작. 레볼루션 넘버3와 플라이 대디 플라이에서 이어지는 3번째 작품이다. 자신들, 중년아저씨에 이어서 이번에는 여자아이가 주인공이라는 점을 제외하고는 더 좀비스만의 재미나고 시원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놓고 읽을 시간이 없어 회사에서 화장실 가는 틈새시간에 읽다 결국 한번 날을 잡아 새벽녘까지 시간을 들여 완독. 저, 가네시로 가즈키와 그의 소설들에 대해서는 쓸 이야기가 많다. 나와 이상스럽게 밀접한 연관을 가지게 되었달까.

처음 그의 '글'을 접하게 된것은 영화 GO 였다. 이 영화는 내 27년 생애중 '나홀로 집에' 를 제외하고 가장 많이 본 영화다. 작가 자신의 성장이야기이기도 한 이 소설은 영화를 몇 번인가 보고 나서야 학교도서관에서 읽었다. 영화를 보고 원작을 읽는다는 것은 그 이미지에 제한당하는 것이지만, 오히려 그점에서 부담없이 읽어나갔던 작품.

그리고 다른 두 작품인, 레볼루션 넘버.3와 플라이 대디 플라이. 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이 두 소설은 완독을 제외하고도 각 부분만 수십번은 읽은 것 같다. 모 폐인의 자취방에서 한 달간 생활할때 내가 가진 책은 저 두 권뿐이라, TCM2004의 지루한 경기로딩 시간에 계속 읽었던 것이다. 플라이..는 일본에서 영화화되었다. 한번 보려고 어둠의 루트를 찾고 있지만 아직은 눈에 띄지않고 있다. 혹 어둠의 탐색자 중 이것이 발견되면 열렬한 제보를 바란다. 그러고보니 국내에서도 영화화 한다는 말이 있던데 잘 이루어지기를.

또 다른 작품, 연애소설. 지금까지의 글들과는 노선이 달랐다. 죽음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 그러고보니 이 작품의 등장인물 하나와 배경이 '스피드' 에서 사용되기도 했다. 단편집인데 그 중 하나인 '꽃' 이 영화화되었다. Forget Me Not. 저 단어가 가슴에 맴돌게 되는 서글픈 단편이었지만. 글이 중구난방이 되어가고 있다. 이제 슬슬 여기서 마무리 준비. 그의 인터뷰 기사에 따르면 더 좀비스를 본격적으로 영화화 하는것을 자신이 하고 싶다고 했는데 한시바삐 나와주기를 기대한다. 더이상 그들에게서 느낀 감정이 세월과 사회에 길들여져 사그러들기전에.

http://www.cine21.com/Magazine/mag_pub_view.php?mm=005001001&mag_id=32348
http://www.cine21.com/Magazine/mag_pub_view.php?mm=005001001&mag_id=3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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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처 완료하지 못한 일에는 언제나 아쉬움과 잔상이 남는다. 모 주간 만화잡지에 번역연재되었던 '주장 날개翼'는 그런 부류중에 하나이다. 고등학생 주제에 슛은 야구의 변화구를 방불케 하는 곡선들을 그리며, 동물의 환영이 보이는가 하면, 200km를 넘는 속도의 슛이 등장한다. 분데스리가, 세리에A는 완전 일본 고등학교 학생의 별천지같이 그려진다. 일본 청소년 대표팀의 공격수와 미드필더들은 거의 모두 '필살기슛'을 가지고 있는 점도 우습다. 이런 말도 안되는 만화를 그래도 재미있다기 보다는 끓어진 기억을 이어가자는 결의에서 보게되었다. 언제인지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일본과 태국이 예선전을 했었고, 태국은 무려 '세팍타크로'와 '무에타이'를 이용한 축구를 했었다. 그것이 내 기억의 끝. 이후부터 연재되지 않았던 것인지 그 책을 사지않았던 것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기억에 남아있는 것은 중국선수의 필살기 슛 '반동축신포'. 대충 저러한 이름이었다. 상대팀 선수의 필살슛을 다시 받아쳐서 그 슛을 자기걸로 해버리는 무시무시한 기술.

은근한 기대감을 품고, 다시보게 되었는데. 약간의 실망감을 가지게 되었다. 축구를 보러오는 여자는 교통사고를 당한다.그리고 한국과 일본은 어떤식으로든 경기를 하지 않는다.는 사실만 남긴체 일본의 우승으로 마무리를 짓는다. 아무리 우수한 천재들이 있는 외국팀이라도 일단 일본 앞에서는 무릎을 끓는다. 그들은 한번도 지지 않는다. 즉, 개개인의 선수들이 축구 외적으로 겪는 좌절과 고통은 있어도 필드에서의 좌절은 없다. 이 점이 일본인이 아닌 독자들에게는 찜찜함을 남겨주는 부분이 아닐까 한다. - 대체 너희들 Team Work는 뭘로 다지는 거냐. - 판타지 축구만화지만, 저 '츠바사' 만화가 축구에 기여한 바는 크다고 들었다. 저 만화로 인해 많은 소년인재들이 축구에 투신하였고, 그것은 J리그의 토대가 되는 풀뿌리 축구의 기반이 되었고, 그 세대는 세계청소년축구 준우승, 올림픽 동메달로 이어지는 쾌거가 된것이다. 라고 어디선가 주워들었다. 물론 출처불명의 불확실한 지식이겠지.

아무튼 이로서 내 어린 날의 끓어졌던 기억의 조각을 다시 채워넣었다. 이제는 이것들을 전부 지워낼 차례인가 싶다. 다음 기억의 재생은 아마도 어떤 영화를 찾는 것이 될듯한데. 정말 찾기가 어렵다. 기억나는 것이 단 한장면 뿐이기 떄문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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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uromancer

유희/서적 2005. 12. 13. 08:45 |


"하늘은 텔레비전의 죽은 채널같은 회색 빛이었다."

대충 저러한 뜻의 첫 문장으로 시작하는 윌리엄 깁슨의 뉴로맨서는 군대 시절 알게된 한 인트라넷 동호회에서 접하게 되었다. 어쩌면 그곳은 내 책읽기의 새로운 한 장을 열어준 곳일지도 모른다. 은희경, 커트 보네거트, 폴 오스터, 윌리엄 깁슨 등 장르문학에 대한 길을 열어준 곳이었다고 할까.

매트릭스와 사이버 스페이스의 창시자격인 이 소설은 솔직히 정신이 없었다. 끓임없이 새로운 공간으로 이동하고, 새 인물이 등장하며, 적을 제거하고, 동료를 모은다는 점에서는 환상문학의 끝자락을 밟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역시 정체는 새로운 지평의 SF다. 번역의 난제인지 원작의 시적이라는 대사는 느낄 수 없었지만, 뭔가 새로운 것의 시발점이 되는 것을 알고 싶다면 권할 만한 책이다. 물론 관심이 있다는 대전제 하에서지만.

틈틈히 책을 읽었지만, 완독하는데는 3주나 걸렸다. 적어도 하루에 두 시간은 자신을 위해 투자해야 발전할수 있다는 모 기업인의 말이 허공에 뿌려지는 종이조각 같이 들리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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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1 (德川家康)

유희/서적 2005. 10. 30. 17:42 |


너무나도 무료한 탓에 XML 관련서적을 사러갔지만,
입이 벌어지는 가격에 유희거리에 가까운 책을 구입했다.

이미 군시절에 30여권의 책을 탐욕스럽게 읽어치운 바 있지만, 그때는 사실 책을 읽는다는 기분이 아니었다. 그리하여 동서문화사에서, 나온 열 두권의 복간판을 구매하기로 결정. 시간을 두고 다시 차분히 읽어가기로 했다. 제발 무의미하게 지나가는 자투리 시간들이 잘 활용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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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딜비쉬 연대기의 종장이자 유일한 장편. 젤라즈니는 떠났기 때문에 더이상의 딜비쉬는 만날수가 없겠지만, 이 소설이 나에게 준 감명은 앞으로 이 책을 펼칠 때마다 계속 다가오게 될 것이다. 단편들도 훌륭했지만, 자세히 출판 순서를 살펴보면 연대기의 결말이 되는 이 장편이 쓰인 후에도 계속적으로 단편이 등장했음을 알 수 있다. 그만큼이나 젤라즈니 자신도 이 작품에 애착이 강했음을 나타낸다고 할까.

관심을 가지고 기다리던 작품도 드디어 읽어버렸고, 이제 '황금가지'든 '너머'든 아니면 '시공사' 또는 '행복한책읽기'에서 다른 젤라즈니의 책을 내 주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 거듭 부연하는 것이지만 영어가 된다면 원서라도 사서 읽어보고 싶을 정도로 그의 작품에 목말라 있는 셈이다.

또 얼마나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할까. 모두 두 권씩 사서 판매를 촉진해 다른 작품들도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하지만 극악하게도 이 책은 페이퍼백 형에 재질도 저급한 주제에 10,000원 이나 한다. 면접을 보러 서울로 간덕에 인쇄된 출판일보다 이틀이나 빨리 입수할수 있었다. 인터넷으로 주문을 하거나 시내 대형서점에서 사려면 몇일은 더 기다려야 했겠지. 왠지 씁슬한 느낌이 가슴 한 구석에 생기는 것은 어쩔수 없는 기다림의 목마름의 일종이지 싶다.

돈이 생기면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를 새로 구입하고, '내 이름은 콘라드' 복간을 구한 다음 중고서점을 뒤져 '앰버 연대기' 를 모으는 일을 해보자. 그러기 위해 - 홀라당 - 한번에 취직이 되면 좋겠다만. 어찌하였든 취업과 도서수집은 별개의 문제니까, 도서수집 스킬트리의 궁극목표인 서고창설을 위해 노력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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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제130회 아구타가와상(芥川賞)' 수상작 '蹴りたい背中'


학기 중, 일본 최연소 문학상 수상자란 그녀의 타이틀에 이끌려 뽑아들었던 도서. 현지에서는 10대의 감성을 잘 어쩌고.. 였지만, 이미 약간 유사한 소재를 줄창 썼었던 무라카미 브라더스에 한참 경도했었던 나는 특별히 감명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스무살의 나이에 저만큼이나 타인들에게서 호응을 얻어낼수 있는 문장을 쓸수 있다는 것에 감탄먹고 말았다. 더군다나 더 대단한 것은 그녀는 이미 17세의 나이에 상을 수상했었던 것이다.


2001년 '제38회 문예상(第38回文藝賞)' 수상작 'インスト-ル'


어쩌면 일본 문학계와 출판계가 동시에 웃을 수 있는 그러한 - 의혹이있는 - 목적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잠시 스쳤으나, 아무래도 그녀의 대단함은 '저 나이'에 '그러한'글을 쓸 수 있는 것에 있는 것 같다. 현재는 와세다 대학에 재학중이라 하는데 문득 국내에서 무려 두 편이나 영화화된 궁극의 연애소설을 쓰는 '이윤세' 가 떠올랐다. 이 처자는 조사해본바 성균관 대학이다. 물론 국적도 언어도 목적도 다른 두 사람을 비교하는 것은 무리겠지만, 씁쓸함이 드는 것은 어쩔수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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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 젤라즈니의 새로운 국내 출판작. 물론 그는 이미 세상을
떠나고 없지만, 번역되지 않은 수많은 글들을 기다리며 미래를
기다리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영어를 잘했다면, 기다림의 미학따위는 폐기처분하고 이국어가
모국어로 변환했을때의 미묘한 차이점은 느끼지도 못한체
신나는 젤라즈니 월드에 빠져있을테지만.

김상훈씨의 번역도 굉장히 재미있었다. 어차피 앞으로도 원서를
읽을 기회는 없을 것 같지만, 원작자가 어떠한 위치에 어떠한
느낌의 단어를 사용하였는지 궁금하기는 하다.

시간적으로 약간씩의 공존을 하는 11개의 중/단편. 한때는 나도 저러한 하나의 월드 위에서 단편들을 쓴 아련한 습작의 기억이 있다. 컴퓨터로 할 것도 없고, 빌려온 DVD로 이미 보고만 시점에서 책을 펼치자 마자 단숨에 다 읽어버렸다. 가격을 줄이기 위해 그랬는지 페이퍼백 형인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10,000원.

너무나 오랜만에 글을 두드리는 거라 머리와 마음이 정리가 되지 않는다. 아직 아련한 감동의 기운이 책장을 넘기던 손끝에 남아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괜시리 습작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는 비온 뒤의 시원한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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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rden Muder Case

유희/서적 2005. 3. 28. 01:09 |

S.S. Van Dine(Willard Huntington Wright), 1888 ~ 1939

해문출판사에서 파일로 반스 시리즈로 처음 내놓은 작품.
작년 가을에 학교 도서관에 신청했다가 올해에야 겨우 들어와서
빌릴 수 있었던 작품. 차라리 사볼 것을 그랬다. 언제 들어오나
오기로 버티다 읽어야 할 시리즈만 더 늘어나 버렸다.

작가 반 다인은 학자였지만, 정신병력과 관련해 학술서적에 관한 독서금지를 받고는 수 천권의 추리소설을 읽고 소설가가 된 사람이다. 그런 경력 탓인지 기존의 추리 시나리오와 힌트를 사용하지 않으려한 노력이 뚜렸하다. 하지만, 먼 미래의 독자인 내가 보기에는 이 사람의 추리 작법도 결국 범인에게 한정된 연결고리를 가진 구시대의 유물이 되고 말았다. 그래서 소설의 중반에 가서는 대충 범인의 윤곽이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치밀한 심리추리는 일반적인 증거/증언 수집에 질린 사람이라면 매력적이게 느껴질 것이다. 주로 애거서 크리스티나 코넌 도일을 읽은 나는 당연히 더욱 빠져들었다. 책 자체의 분량도 작긴 하지만 이렇게 책을 빨리 읽은 것은 정말 오랜만의 일이다.

이번 참에 나머지 두 권의 책도 도서관에 신청해볼 참이다. 이번에 신청하면 여름방학 전엔 들어오겠군. 그건 그렇고 동네 도서관에 걸린 50일 대출정지가 빨리 풀려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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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귀환.

유희/서적 2005. 3. 13. 22:21 |

 
'들녘'에서 나온 '판타지 라이브러리'의 다섯 번째 도서다. 이 책은 아마도 2000년 초기에 학교 밑 서점에서 장만하여 장기간 친구녀석의 집에 출장을 가 있다 오늘 돌려받았다. 나도 녀석의 김용 소설 몇 권을 장기체류 시키고 있으니 그다지 상관은 없지만, 돌려받고 보니 무척이나 새로운 기분이 든다. 이 시리즈들은 주로 일본 작가들의 저서들을 번역한 것인데, 나도 다섯 권 정도를 가지고 있다. 한참 TRPG에 빠져있을때 구매한 것들이라 즉각 써먹을 수 있는 주제들에 치중해 있는 점이 흥미롭달까.

이 녀석 외에도 지옥에서 온 살인청부업자(가츠메 아즈사 / 동하 / 1994.06), 에로스 훔쳐보기(이섭 / 심지 / 1996.01)가 돌아왔다. 이 두권은 중학생 시절에 산 고만고만한 도서들인데 딱히 시간살해 이상의 의미는 없는 것들이지만, 내 어린 날의 도서구입의 한 축을 확실히 차지하고 있는 녀석들이다.

그리고 이 녀석이 다시 출장을 갔다. '가네시로 카즈키'의 첫 소설집으로 영화 'Go' 를 보고 그를 알게 되었고, 그 후 원작소설, 동작가의 다른 소설 순으로 가지를 뻗어나간 경우다. 가지고 있는 것은 이 녀석을 포함해 '연애소설' , '플라이 대디 플라이' 이 세 권인데 모두 다 작년 여름에 수십번은 읽었을 것이다. 이유는 우습게도, 지난 여름 막 숙사에서 나와 친구의 자취방을 빌려 한 달간 생활한 적이 있는데 그때 TCM2004의 지겨운 로딩시간을 기다리며 읽고 또 읽고 다시 읽고 한 결과물인 셈이다.

최근은 다시 책을 너무 읽지 않아서 큰일이다. '귀차니스트'에게는 독서를 통한 간접경험이야 말로 유일한 삶의 지배수단인데 말이다.
Posted by 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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