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uromancer

유희/서적 2005. 12. 13. 08:45 |


"하늘은 텔레비전의 죽은 채널같은 회색 빛이었다."

대충 저러한 뜻의 첫 문장으로 시작하는 윌리엄 깁슨의 뉴로맨서는 군대 시절 알게된 한 인트라넷 동호회에서 접하게 되었다. 어쩌면 그곳은 내 책읽기의 새로운 한 장을 열어준 곳일지도 모른다. 은희경, 커트 보네거트, 폴 오스터, 윌리엄 깁슨 등 장르문학에 대한 길을 열어준 곳이었다고 할까.

매트릭스와 사이버 스페이스의 창시자격인 이 소설은 솔직히 정신이 없었다. 끓임없이 새로운 공간으로 이동하고, 새 인물이 등장하며, 적을 제거하고, 동료를 모은다는 점에서는 환상문학의 끝자락을 밟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역시 정체는 새로운 지평의 SF다. 번역의 난제인지 원작의 시적이라는 대사는 느낄 수 없었지만, 뭔가 새로운 것의 시발점이 되는 것을 알고 싶다면 권할 만한 책이다. 물론 관심이 있다는 대전제 하에서지만.

틈틈히 책을 읽었지만, 완독하는데는 3주나 걸렸다. 적어도 하루에 두 시간은 자신을 위해 투자해야 발전할수 있다는 모 기업인의 말이 허공에 뿌려지는 종이조각 같이 들리는 순간이다.

Posted by 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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