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처 완료하지 못한 일에는 언제나 아쉬움과 잔상이 남는다. 모 주간 만화잡지에 번역연재되었던 '주장 날개翼'는 그런 부류중에 하나이다. 고등학생 주제에 슛은 야구의 변화구를 방불케 하는 곡선들을 그리며, 동물의 환영이 보이는가 하면, 200km를 넘는 속도의 슛이 등장한다. 분데스리가, 세리에A는 완전 일본 고등학교 학생의 별천지같이 그려진다. 일본 청소년 대표팀의 공격수와 미드필더들은 거의 모두 '필살기슛'을 가지고 있는 점도 우습다. 이런 말도 안되는 만화를 그래도 재미있다기 보다는 끓어진 기억을 이어가자는 결의에서 보게되었다. 언제인지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일본과 태국이 예선전을 했었고, 태국은 무려 '세팍타크로'와 '무에타이'를 이용한 축구를 했었다. 그것이 내 기억의 끝. 이후부터 연재되지 않았던 것인지 그 책을 사지않았던 것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기억에 남아있는 것은 중국선수의 필살기 슛 '반동축신포'. 대충 저러한 이름이었다. 상대팀 선수의 필살슛을 다시 받아쳐서 그 슛을 자기걸로 해버리는 무시무시한 기술.

은근한 기대감을 품고, 다시보게 되었는데. 약간의 실망감을 가지게 되었다. 축구를 보러오는 여자는 교통사고를 당한다.그리고 한국과 일본은 어떤식으로든 경기를 하지 않는다.는 사실만 남긴체 일본의 우승으로 마무리를 짓는다. 아무리 우수한 천재들이 있는 외국팀이라도 일단 일본 앞에서는 무릎을 끓는다. 그들은 한번도 지지 않는다. 즉, 개개인의 선수들이 축구 외적으로 겪는 좌절과 고통은 있어도 필드에서의 좌절은 없다. 이 점이 일본인이 아닌 독자들에게는 찜찜함을 남겨주는 부분이 아닐까 한다. - 대체 너희들 Team Work는 뭘로 다지는 거냐. - 판타지 축구만화지만, 저 '츠바사' 만화가 축구에 기여한 바는 크다고 들었다. 저 만화로 인해 많은 소년인재들이 축구에 투신하였고, 그것은 J리그의 토대가 되는 풀뿌리 축구의 기반이 되었고, 그 세대는 세계청소년축구 준우승, 올림픽 동메달로 이어지는 쾌거가 된것이다. 라고 어디선가 주워들었다. 물론 출처불명의 불확실한 지식이겠지.

아무튼 이로서 내 어린 날의 끓어졌던 기억의 조각을 다시 채워넣었다. 이제는 이것들을 전부 지워낼 차례인가 싶다. 다음 기억의 재생은 아마도 어떤 영화를 찾는 것이 될듯한데. 정말 찾기가 어렵다. 기억나는 것이 단 한장면 뿐이기 떄문이겠지만.
Posted by 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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