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시리즈를 열심히 따라가고 있지만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시간이 제법 흐른 후에 보게 되었다. 그 사이 영화는 이미 천만을 넘어서 역대급 외화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그러나 멀티플렉스 극장에서만 보면 열풍이 한바탕 지나나서 상영시간이나 규모가 점점 밀리고 있었다.
석가탄신일 월요일 아침 조조로 예매했는데 알람에 일어났다가 잠시 눕는다는게 몇십분을 더 잠들고 말았다. 눈을 뜨니 상영 20분전. 급히 pc를 켜고 예매를 취소하려 했는데 2시간 전까지만 가능했다. 어쩔수 없이 5분 만에 초스피드 샤워를 하고 바지에 벨트에 하지 않은체 젖은 머리로 허겁지겁 1코스를 지하철을 탄후 겨우 극장으로 입성. 정확히 시작시간에 도착을 했다.
요즘 극장에서는 시간표에 기입된 시간 후에 약 10분은 광고 및 예고편을 틀어대니 시간 상으로는 safe. 생각보다 노년층이 많았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이야기 소리를 종합해보니 젊은 층은 이미 한,두번 보았고 부모님이나 가족과 함께 감상하러 온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미국식 유머장면에서 함께 웃는 소리가 별로 없어서 조금은 아쉬웠다.
스토리 자체야 뻔한 것이다. 위기와 고난이 있고 거기에 단체에서 언제나 오는 다툼 그리고 결합과 위기극복 마지막으로 적절한 자기 희생 및 각성으로 마무리된다. 이 장면들이 이어지는 부분이 조금은 조잡했다는 생각이 든다. 개별 슈퍼히어로 등장인물과 그와 연관된 카메오들도 넣어야 하고 배경 설명을 위한 대사도 있어야 하며 다음 작품을 위한 떡밥 및 연관인물도 보여줘야 하니.. 그 큰 흐름이 연결된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특히 울트론과 연관된 부분들을 보면 개연성이 조금은 부족하다는 생각이 크다. 크게 다가오는 것은 제임스 스페이더의 목소리뿐. 서울 촬영씬은 생각보다는 많이 나온것 간다. 카 체이싱씬과 격투씬에 집중된 탓에 배경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지만. 미국 드라마에서 보던 열대 우림의 포항이나 정글에서 뱀술을 마시는 국경지대 보다는 나은 편.
극 전체를 놓고 보자면 호크아이의 고민과 일상에 관한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인간을 아득하게 뛰어넘는 슈퍼히어로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매번 다치고 고생하는 인간으로서는 이야기가.
여하튼 이런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에는 대체 얼마나 자금이 들어갈까 생각이 들곤 한다. 엔딩 크레딧에서 올라가는 천에 가까운 인명을 볼때마다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또한 이런 전부 한 가닥씩 하는 배우들의 총집합이라면 개런티만 해도 장난이 아닐 듯 하다. 이제 다음 작품들을 기대해본다. 일단은 앤트맨이 비교적 최근이겠군.
논현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러 갔다가 노리즈키 린타로의 작품이 보여서 대출해왔다. 작품이 많지 않은 작가인데다가 국내 소개된 작품도 많지 않아서 금방 따라 잡아 버렸다.
작가의 초기 작품이라 그런지 니시무라 교타로의 작법을 따름을 설명하기도 하고, 여기저기 뭔가 잔뜩 눌러담은 듯한 느낌의 작품이다. 그 사이 작품은 번역출간되지 않아 알길이 없고 '잘린 머리에게 물어봐' 쯤 도달해야 자신만의 작풍을 확립한 느낌.
이야기는 오인유괴로부터 벌어지는 내용으로서 이후 줄줄이 인물들의 숨겨진 과거와 얽힌 관계를 다룬다. 뒤에 느닷없이 튀어나오는 인물이 한 명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복선과 설정은 나쁘지 않은 편. 다만 결말이 좀 찜찜하기는 하다.
작품 자체는 작가 자신이 후기에서 밝히기를 하라 료의 '내가 죽인 소녀'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고 그에 대한 오마주로 봐도 좋다고 쓰여있다. 그 작품도 읽기는 했지만 제법 시간이 흐른 일이라 사와자키 탐정의 느낌만이 남아있고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해 추리소설의 경우는 내용도 거의 포스팅에 포함하지 않다보니 이런 점은 조금 아쉽군.
[작품 리스트]
雪密室, 1989 誰彼, 1989 頼子のために, 1990 => 요리코를 위하여 一の悲劇, 1991 => 1의 비극 ふたたび赤い悪夢, 1992 => 또 다시 붉은 악몽 法月綸太郎の冒険, 1992 (단편집) 二の悲劇, 1994 法月綸太郎の新冒険, 1999 (단편집) 法月綸太郎の功績, 2002 (단편집) 生首に聞いてみろ, 2004 => 잘린머리에게 물어봐 犯罪ホロスコープI 六人の女王の問題, 2008 キングを探せ, 2011 => 킹을 찾아라 犯罪ホロスコープII 三人の女神の問題, 2012 (단편집)
특이하게도 상류층과 엮인 음습한 사건만을 여기서는 모아놓았다. 표제작인 백일홍...은 독살에 관한 사건인데 긴다이치가 전쟁에서 돌아와 바로 해결하게 되는 사건.
그 앞의 나머지 작품은 딱히 크게 기억남는 장면은 없다. 아마도 책을 읽기 시작한 시기와 완료한 시기의 기나긴 간극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을 구입한 것은 아마도 2013년 말.. 자기계발비 소진용으로 한꺼번에 책을 구입하는 시기와 겹친다. 그리고 오랜 시간 순서를 기다리고 읽다가 1년 후인 2014년 11월에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연말연시의 과도한 유흥이 지나가고 2월초에 회사가 애매한 위치로 옮김에 따라 출퇴근 시간에는 큰 차이가 없음에도 책을 읽기가 어렵게 되고 말았다. 그리하여 앞 세 개의 단편을 순식간에 해치우고도 6개월이나 지나서야 마지막 표제작을 읽었으니.. 그럴 것이다.
몇 개월 전 해리 보슈 시리즈를 아마존에서 드라마화 한다는 소식을 듣고 재빨리 파일럿을 구해서 보았다. 여러 인상깊은 조연을 했던 아저씨가 해리 보슈역을 했는데 처음에는 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드라마의 첫 편도 파일럿답게 뭔가 흐지부지 되면서 흘러같고.
그리고 시간이 흘러 정식 시리즈화 되면서 10편의 이야기를 즐길 수 있었다. 몇몇 조연들이 바뀌었다는데.. 주의깊게 보지 않아서 모르겠고 보다 보니 주인공의 모습에도 적응이 되어서 쉬지 않고 연달아 즐길 수 있었다.
어떠한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유골의 도시'가 첫 시즌으로 선택되었다. 다만 특정 등장인물의 운명에 대해서는 변경을 가했다. 지금 생각해보아도 그 인물의 소설에서의 결말은 너무 어이가 없었기 때문에 변경도 나쁘지 않았다. 책에서는 너무 극적이었달까. 또한 시리즈 중 반전이라고 할 수 있는 중요한 인물들도 이미 과거의 사건이 되어 대놓고 등장한다.
그리고 타 소설들의 배경이 되는 것들이 살짝 지나가기도 한다. '블랙 에코'는 이미 사건을 해결하고 영화화 되어서 헐리우드의 언덕에 집을 얻게 해주었고.. '엔젤스 플라이트'도 슬쩍 지나간다. '트렁크 뮤직'의 배경이 되었을 것 같은 언덕과 '라스트 코요테'를 연상시키는 코요테도 한 마리 지나가고.
부디 바다 건너에서도 인기를 끌어서 시즌이 이어지기를 바래본다. 2016년에 시즌2가 나올모양 이기는 하지만.
회사로 출근하는 길에 있는 논현도서관에서 강남구 통합 회원증을 만들고 바로 이 책을 대여해왔다. 링컨 라임 시리즈가 아니었다면 만들지 않았겠지만 일부 책에 한해서 논현도서관에서 구할 수 있으면 대여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기존 관악구 대여/반납함을 이용하려면 요즘은 잘 이용치 않는 2호선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책을 빌려놓고 한동안 갑질에 휘말려 한동안 보지 못하고 있었고, 출퇴근 시간에 조금씩 읽었다. 빌리고 나서야 책 뒷표지의 광고문구를 보았는데... 미국에 도착한 중국 불법이민자들의 내용을 다루고 있었고, 등장인물의 70%는 중국인이거나 중국계 미국인이었다.
그리고 2002년에 나온 작품치고는 인종적, 문화적 편견이 여기저기 들어있는 글을 읽고 있으니 작가에 대한 관심이 많이 사그러들었다. 아무리 자료조사와 문화에 대한 도움을 받더라도 본인의 문화적 배경을 벗어나서 해당 인종의 관점에서 글을 쓰기란 쉬운일이 아닌 것 같다.
중국인과 그 문화에 대한 부분은 제쳐두고 막판의 거듭되는 반전은 여전히 흥미로웠다. 이 부분은 딱히 중국이 아니고 중남미의 어느 독재국가를 설정해도 될 것 같았지만 말이지. 여하튼 시리즈 자체는 좀 더 따라가볼 생각이다.
본 컬렉터The Bone Collector (1997) 코핀 댄서The Coffin Dancer (1998) 곤충 소년The Empty Chair (2000) 돌원숭이The Stone Monkey (2002) 사라진 마술사The Vanished Man (2003) 12번째 카드The Twelfth Card (2005) 콜드 문The Cold Moon (2006) 브로큰 윈도The Broken Window (2008) 버닝 와이어The Burning Wire (2010) 킬 룸The Kill Room (2013) The Skin Collector (2014)
오랜만에 링컨 라임 시리즈를 잡았다. 본 컬렉터와 코핀 댄서를 볼 시기에는 지하철 역에서 책을 수령할 수 있는 보관함이 없었기 때문에 여기저기 흘어져 있는 합본책들을 찾아 헤매야 했다. 예전 기록을 보면 그 책들을 구할 수 있는 관악구내 도서관의 메모해 놓은 포스팅도 있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시간이 흐르고 구청장의 계획에 따라 지하철역에서 책을 수령하고 반납할 수 있는 보관/반납함이 생겨서 아주 잘 이용하고 있다. 몇 년째 관악구를 떠돌며 살고 있는 것에는 이러한 것도 30%정도는 반영되어 있지 않을까 한다.
시리즈의 1,2편을 읽고 세 번째 작품을 몇 년만에 잡은 지라 영 익숙하지가 않았다. 초반을 어느 정도 보다보니 배경이 되었던 뉴욕이 아니라 미국 남부 늪지대 소도시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였다. 거기다가 제목은 번역제목은 곤충 소년. 곤충 소년 하면 아주 옛날 만화책에서 연재되던 특이한 작품이 떠오른다.
차라리 원제목인 텅빈 의자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글 내에서 제법 의미를 가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무래도 초반에 이야기가 좀 늘어지기 때문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뉴욕과는 달리 남부 지방에서는 링컨 라임이 영 힘을 쓰지 못하는 걸로 그려지기 때문이다. 전개가 답답한 느낌.
그렇게 뭔가 가족의 비극과 여주인공의 이야기로 맥없이 흘러가는 듯 했으나 막판에 여러 번의 반전을 터트리며 지금까지 뭔가 습하고 나른한 이야기를 확 날려준다. 막판 80여페이지를 위해 그 앞의 400여페이지를 그런 식으로 전개한 느낌. 다만 이런 식의반전은 지금까지 보아온 많은 추리 영화/드라마에서 써먹은 터라 처음 한 번만 당황했고 나머지는 어느 정도 예측가능했다.
다음 작품인 돌원숭이 합본은 관악구 내에서는 구할 수가 없다. 예전 광진구에서는 있었지만 이제는 갈일이 없어졌다. 하지만 우습게도 강남구청에서 회사로 오는 길에 있는 논현도서관(논현동주민센터내)에도 합본이 있다. 다행히 서울시민이면 대출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알아봐야겠군.
본 컬렉터The Bone Collector (1997) 코핀 댄서The Coffin Dancer (1998) 곤충 소년The Empty Chair (2000) 돌원숭이The Stone Monkey (2002) 사라진 마술사The Vanished Man (2003) 12번째 카드The Twelfth Card (2005) 콜드 문The Cold Moon (2006) 브로큰 윈도The Broken Window (2008) 버닝 와이어The Burning Wire (2010) 킬 룸The Kill Room (2013) The Skin Collector (2014)
정신없이 일을 하며 살다보니 너무 여유가 없었다. 그나마 영화는 길어도 두 시간만 투자하면 되어서 이리저리 외근을 다니는 와중에도 두어편은 봐줬는데.. 책은 그렇지가 못하다. 광나루로 출근할때만 해도 2호선에 가만히 앉아있으면 되기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한 100페이지는 읽을 수 있었지만 회사 이전을 한 이후로는 시간은 비슷하게 걸려도 위치가 영 이상하기 때문에 출퇴근길 독서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여하튼 상당히 오래 책을 멀리하다가 두터운 크라임 스릴러 책을 잡았더니 글이 눈에 쉽게 들어오지도 않고 집중력도 떨어져서 글을 마음속으로 소리내어 읽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여하튼 변호사 미키 할러의 두 번째 이야기. 전 작에서 1년 이상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이번에도 형사사건의 변호사로서 얼떨결에 많은 사건을 떠맞게 되는 상황인데.. 기대했던 것 보다는 재미없게 흘러간다. 좀 더 좌충우돌 하는 이야기일줄 알았더니 메인스토리는 하나고 나머지는 대충대충 정리해버리는 편. 그래도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의뢰인을 만나고 판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법원에서 변호를 하는 부분은 여전히 재미있었다.
다만 이번에는 사건의 결말이 좀 억지스러운 기분이라 아쉬웠다. 이것은 의뢰인의 비밀을 엄수해야하는 변호사 캐릭터로서의 한계겠지. 그래서 해리 보슈가 마치 기계장치의 신처럼 등장해서 사건을 매조지 해주는지도 모르겠다.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를 영화로서 먼저 본지라 책을 읽는 도중에도 매튜 매커너히의 잘생겼던 얼굴과 꼬불꼬불한 금발 그리고 글렌피딕이 계속 해서 생각났다.
해리 보슈의 이야기도 아마존에서 10편짜리 이야기로 만들어졌다. 파일럿 프로그램을 보긴했는데 책을 읽으며 늘 상상하던 보슈의 모습과는 달라서 괴리감이 컸다. 첫 작품 블랙 에코에 나왔던 Nighthawks 그림 때문인지 이상하게 해리 보슈를 상상하면 중절모를 쓴 사나이를 생각하게 된다. 배경이 한 참 다름에도 불구하고.
이제 국내 출간된 작품을 거의 다 따라잡았다. 앞으로는 허수아비 하나만 남아있군. 그리고 또 지금까지 읽어왔던 표지의 책들이 절판되었다. 나름 개성있었던 표지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허연 바탕에 기존 표지의 그림을 작게 삽입하고 아주 크게 '보슈'라고 박아넣은 책들이 되었다. 그래도 아직 자기 계발비라도 아직 존재했으면 가짜 서재를 만든 김에 구비해볼텐데 아쉽다.
언덕배기에 있는 오래된 빌라로 이사를 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아직 한 달 밖에 지나지 않아서 많은 것들이 패턴화 되지는 않았지만 이전 원룸에 살때보다는 생활 환경이 쾌적해 졌다. 다만 그 반대급부로 여러가지 것들이 사람을 귀찮게 하고 힘들게 한다.
2.
장점을 먼저 적을까 하다가 별로 없는 것 같아서 단점부터 나열해 보자.
1) 어느 옆 집의 발 구르는 소리.
- 정말 무슨 발에 망치라도 달고 있는지 평일은 새벽부터 그리고 주말엔 시도때도 없이 쿵쿵거리는 소리가 장난이 아니다. 어떠한 장소에 있어도 들리는 것을 보니 그냥 바닥 혹은 벽을 타고 그대로 전달되는 것 같다. 초기에는 평일 아침만 신경쓰이게 하더니 이게 또 강제 기상에 따른 귀트임이 와서 스트레스가 은근하게 온다. 왜 행복할 수가 없는지 거기다가 오른쪽 집이 70이라면 30정도는 왼쪽 집에서도 그러는 것 같고.
2) 이웃집 남자의 화장실 노래 소리, 물 소리
- 지금 까지 얼 핏 들린 대사를 종합해보면 부모와 같이 사는 남자같은데 연령대는 잘 모르겠다. 매번 그러는 것은 아니고 샤워하면서 노래를 부르는 데 이 소리가 안방과 거실까지 들린다. 욕실이 집 중앙에 있고 서로 마주보고 있는 형태이다 보니 다 퍼지는 것 같은데 절로 짜증이 난다. 또한 가끔 뭔가 평소에는 잘 사용치 않는 수도가 있는지 그걸 이용하면 드릴 같은 소리가 안방으로 들린다.
3) 기울어진 바닥
- 안방 바닥이 외벽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베란다 확장공사를 하며 남긴 유산인것 같은데 덕분에 책상과 침대가 기울어져 있어서 수평계까지 구입해서 맞추는 중이다. 하지만 의자가 있는 부분은 어떻게 해야할지 감이 안온다. 덕분에 지금도 몸이 왼쪽으로 살짝 기울어진체 이 글을 쓰고 있는 중.
3.
발 구르는 소리는 대체 어느 집인지 감이 잘 오지 않아서 해결을 못하고 있다. 윗집 본인의 외부창고방이라 사람이 없으니 관계가 없고.. 오른쪽/왼쪽집 그리고 아랫집 마지막으로 대각선 아랫집 등이 있는데 원체 소리가 울려서 들리는지라 확신할 수가 없다. 예전 원룸에서 대각선 아랫집 의자 끄는 소리를 윗집으로 착각하고 항의한 적도 있고 하니 자신감 상실..
화장실 노래 소리는 소리가 유달리 잘 들리는 거실 책장과 TV장사이에 서서 '적당히 좀 합시다' 라고 한다던지 '명창이다. 가수가 따로 없네' 라고 빈정거린다던지 하고 있는데.. 언젠가 등에 칼 맞을지도 그때 만 조용해질 뿐 매번 그러는 걸 보니 근본적은 해결책은 아니다. 이것도 명확한 근원지가 어딘지도 모르겠고.
아무래도 모폐인이 업그레이드하여 알려준 25,000원 가격의 1m x 1m 폼을 잔뜩 사서 몇 군데 붙여보는 수밖에 없을 지도. 그리고 이외에도 외벽과 닿은 부분 천장의 긴 곰팡이 자국 그리고 방수문제로 오래동안 청소가 되지 않아 장난 아닌 형상의 뒷베란다 등이 있다.
4.
이제 장점을 쥐어짜내 보자. 이걸로 이 글을 마무리 하면서 자기합리화를 해야 할 것 같다.
1) 풍광
- 일단 안방의 대형창과 작은방의 베란다가 남쪽이라 관악산 연주대가 잘 보이고 햇살이 좋아서 마음에 든다. 더군다나 안방창에서 북쪽의 다른 베란다까지 일직선이라 이른바 바람의 길이 열려있어서 환기가 잘 된다. 여름에는 바람만 잘 불면 제법 시원할 듯.
2) 외부소음
- 지대가 높고 길/도로가 불편하다보니 배달 오토바이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노인 및 성인에 가까운 자녀들이 살아서 시끄럽게 하는 아이들도 없고. 큰 도로에서도 멀리 떨어져있어 교통소음은 거의 차단되어 있다. 물론 창문을 열어놓고 있으면 멀리서 올라오는 소리는 여전하다.
3) 서재
- 고시원 그리고 회사 기숙사에 살면서 그렇게 서재 겸 영상공간을 가지고 싶었는데.. 원룸생활을 하다보니 어림도 없었고 드디어 빌라에 와서 거실 한 켠에 그런 공간을 마련했다. 화장실 노래 소리가 들리지만 안락의자와 거실 깔개 그리고 칸막이와 방음 자재 등만 구축하면 될 것 같은데 문제는 역시 돈이다.
여하튼 이번 이사로 이사 시 유의할 교훈을 몇 가지 또 얻었다. 남들은 한 번만 우여곡절을 겪으면 좋은 집들로 가던데.. 왜 이렇게 집이나 이웃 운이 없는 지 모르겠다. 전생에 공덕이나 열심히 쌓을 것을 대충대충 유의미하지 않은 인생을 보냈는지도 모르겠다. 이사비용의 지출이 제법 컸던 만큼, 저러한 고통들에도 일단 1년 정도는 버텨봐야 할 것 같다. 계약이전에 나가며 주인측 복비까지 물려고 해도 역시 돈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니 말이다.
아카데미 8개 부문 후보에 오르고 각색상을 수상한 이미테이션 게임. 막연하게 앨런 튜링을 다룬 영화라고만 알고 있었다. 집 근처에서 볼까도 했지만 하필 비상등이 스크린 귀퉁이를 매우 심하게 번지게 하는 서울대입구 3관이라서 포기.. 그렇게 시간이 흘러서 다른 곳에서도 영화를 내리는 곳이 많아지고 있었다.
이 주는 특히 어느 이웃인지 아직은 명확하지 않은 아침 7시에 뒤꿈치로 쿵쿵거리는 소리로 월-금을 강제 기상했다. 짜증을 내고 소리가 가시면 다시 잠들거나 그냥 누워있거나 하는 경우도 있기는 했지만 대체로 그 소리가 귀를 파고 들었다. 마침 소음을 찾고 있던 예민해진 귀가 그 소리에 반응을 해버린 것이었다. 아무래도 보라매 병원 가봐야 할 듯.
여하튼 주중을 모두 그렇게 기상하고 나니.. 토요일은 그 소리가 나지 않았는데도 저절로 7시에 눈이 번쩍 뜨였다. 혹시나 하고 근처의 영화관들을 검색해보니 마침 신도림에서 이 영화를 조조로 상영하기에 부랴부랴 예매를 하고 집을 나서게 된것이다.
영화 자체는 일단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에 그냥 마음 편히 볼 수 있었다. 현지에서는 비슷하지 않은 인물 캐스팅 또는 사실 왜곡으로 논란이 있었던 모양이지만. 팀이 뭉쳐지는 과정과 주인공과 주변인의 갈등 그리고 해소, 암호해독의 성공과 좌절을 다룬다. 주위 팀원들의 비중이 크지 않아서 뭔가 합쳐져서 굴러간다는 느낌은 없지만 요소요소에서 한 두번씩은 부각시켜 주는 편.
극이 끝나고 크레딧을 한참 보고 있는데 성이 튜링이고 앞에 sir을 붙인 사람이 있어서 이름을 기억해 두었다가 검색해보니
튜링 준남작Turing baronets 이었다. 열두 번째 준남작의 삼촌이 앨런 튜링이라서 크레딧에 넣어 준듯 하다. 인물상에 대해 도움을 받았을 수도 있고.
8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 조연상, 편집상, 음향상을 수상한 작품. 이런 영화가 개봉한다는 것은 어느 게시판을 통해 알고만 있었다. 음악 영화라는 이야기만 알고 있었다.
그렇게 사전 정보 없이 보기 시작했을때에는 막연히 스쿨밴드 영화인가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여지없이 부서져 갔다. 독특한 방식으로 학생의 한계를 이끌어내는 지도자. 무언가 관객을 불편하게 하는 그러한 지점을 지나서 마지막에 뭔가 학생과 선생 둘이 화합하는 듯 했으나 또 다르게 숨겨진 무언가.
해석하기에 따라서 열린 결말이 될 것도 같았는데 어디선가 나온 감독 인터뷰 요약글을 보니 극한상황에 몰아붙여서 일석이조의 계략을 실행한 것이 아닌가 싶다. 너무 자세히 이야기하면 스포일러가 되니 여기까지만 하기로 하자.
재즈 밴드 연주와 드럼 비트에 너무 취해서 다른 서사는 당시에 의미깊게 다가오지도 않았다. 이렇게 시간이 지나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가족관계도 여자 친구도 버리고 드럼에 몰입해서 피나는 손을 얼음물에 담그며 연습하는 모습이 좀 무섭게 느껴지기도 하는군.
드디어 이사를 했다. 계속된 무계획적인 음주로 인해 짐을 쌀 시간이 없어서 금요일날 저녁부터 부랴부랴 짐을 쌌다.
술김에 층간 소음 항의를 하다 구멍을 낸 석고보드도 목공용 본드와 시트지로 잘 마무리를 해놓았지만, 막상 이사 당일에 건물주는 와보지도 않았다. 이후 들어올 세입자가 계약한 공인중개사를 통해 대신 살피기만 한 것이다.
부동산에서 잔금 처리가 끝난 후 이사가는 사람이 넘겨준 에어컨, TV장식장, 김치냉장고(-냉장고 구입시까지의 대용)를 재 위치시키고 짐을 풀기 시작했다. 몇 년간 풀옵션 원룸에 살다가 오니 필요한 가재도구가 너무 없어서 돈이 제법 들었다. 거기다가 미리 준비를 못해서 필요 가구나 가전의 배송이 늦고 인터넷도 아직 설치를 하지 못했다. 이번 주말부터 슬슬 구비해나갈 듯.
2.
그러나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이 조용한 집이 마냥 좋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상대적으로 너무 조용하기 때문에 들리는 잡소리가 많다. 문 여는 소리라거나 수도 관련 소리등이 여과없이 전달된다. 이거야 횟수가 많지 않으니 이전보다야 참을만 하다. 또한 오래된 빌라라서 수도/배관 관련쪽이 좀 취약한 듯 하다. 세탁기를 놓을 베란다도 이전 사람들이 청소를 안해서 엉망이고.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이웃 중 누군가의 발 뒤꿈치 소리다. 주말 아침에는 듣지 못했는데, 오늘 아침에는 뭔가 바쁘게 출근이라도 하는지 7시~8시 사이에 움직이는 소리가 장난 아니였다. 이건 침대가 아직 오지 않아서 바닥에서 자서 더 진동을 잘 느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일단 이 문제에 대한 대응은 침대사용 이후로 미뤄야 할 듯.
3.
하지만 가장 큰 스트레스를 느꼈던 "벽 하나를 두고 생생하게 느껴지는 옆 사람의 생활감"이 사라져서 너무 기분이 좋다. 주기적으로 싱크대 혹은 화장실 문 세게 닫는 소리, 끓임없는 마른 기침, 벽을 넘어오는 웅얼거리는 전화통화 소리, 종종 찾아와 자고가는 남친을 아침에 짜증스럽게 깨우는 소리. 마지막으로 아침저녁으로 화장대 위를 사정없이 구르는 화장품 뚜껑 소리.
처음엔 너무 신경을 쓴 나머지 본인이 소리를 찾는 상황도 있었지만, 일단 이틀 동안의 밤은 충분히 만족스러웠다.아침이 문제 물론 단독주택인 본가에서 느낄 수 있는 적막에는 못미치지만. 그리고 아직 가야 할 산이 많다. 미처 발견못했던 과거 커텐자리의 곰팡이라든지, 바닥 방수문제로 물청소를 안한지가 몇 년은 되었을 것 같은 베란다 그리고 창문이 없는 화장실 냄새.
이제 서서히 청소와 도구들을 장만하고 층간소음 관련 정신과 상담도 받고 하면서 새로운 장소에서의 소음과의 대결을 해보자.
유명 게임의 원작이 되는 소설이 나왔기에 기억나지도 않는 아주 오래전에 구입을 했었다. 이미 게임은 한글패치도 나오고 후속작인 라스트 나이트도 나온데다가 리덕스 판까지 나왔고 둘다 구입을 했지만 아직 한 번도 실행은 하지 않고 있다. 아무래도 원작을 읽고나서 즐겨야 좀 더 세계관에 몰입할 수 있고 원작과는 차이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
그리고 드디어 이사가 결정되고 소장가치가 떨어진 책들을 알x딘 중고서점에 팔아치우다가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딱히 소장하고 싶은 느낌은 들지않아서 팔려고 했지만 한 번도 읽지 않은 책을 팔 수는 없는 노릇. 그리하여 2015 설 연휴 귀향/귀경길 도서에 선정되어 오고가는 버스 안에서 제법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상호 핵전쟁으로 멸망해버린 세계를 기반으로 각 러시아 모스크바 지하철 역들이 각각의 공동체를 형성한 이후. 각자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세계관이다. 상업을 위주로 하는 역들도 있고, 어떤 역에서는 버섯이 또 다른 역에서는 돼지가 주요수출품이다. 정치적인 목적으로 뭉쳐진 역들도 있고, 도서관을 기점으로 종교같은 형태를 취한 곳도 있다.
이러한 세계를 한 청년이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여행을 하고 다시 출발지로 돌아오는 긴 여정을 그렸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에서 제법 흔하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설정. 책을 본 이후 7호선의 깊은 지하철 역이나 2호선의 지상역들을 보면서 좀비 아포칼립스에 적용시켜 좀비에 대항하는 망상을 해보기도 했다.
다만 존재 대 존재의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마지막 미션이 매우 사람을 찜찜하게 하는 결말로 끝이 난다. 후속작인 메트로 2034는 비슷한 시간대의 다른 지역 이야기라고 하니 이 결말이 어떻게 해소되는지는 좀 더 기다려봐야 할 것이다. 지금 생각같아서는 딱히 후속작을 안 읽어도 될 것 같군. 여하튼 이제 아주 오래 묵혀둔 게임을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
명절 부모님 위무용 영화. 가족이 다함께 영화를 본 것은 몇 년 만인지 모르겠다. 거기다가 본인도 동생도 그럭저럭 영화를 보는 편이다보니 명절이라도 인기작은 이미 본 경우가 많아서 더욱 기회가 없었다. 더군다나 이미 천만이 넘은 영화를 극장에서 보는 것은 매우 오랜만일 듯.
명량 - 개봉 직후 감상 국제시장 - 천만 이후 감상 아바타 - 천만 이후 감상 괴물 - 개봉 직후 감상 도둑들 - 미감상 7번방의 선물 - 미감상 광해, 왕이 된 남자 - 미감상 왕의 남자 - 미감상 태극기 휘날리며 - 미감상 해운대 - 미감상 변호인 - 개봉 직후 감상 실미도 - 미감상 겨울왕국 - 개봉 직후 감상 인터스텔라 - 개봉 직후 감상
이렇게 천만 영화들을 놓고 비교해보니 천만 영화 중에 보지 않은 것도 제법 많고, 천만이 넘은 이후에 본 것은 아바타 이후 두 번째이다. 영화의 스토리는 아주 전형적인 구조를 따라간다. 흥남 철수 - 파독광부 - 베트남전 - 이산가족 그리고 현재를 다루는 아버지 세대를 위한 헌정 영화. 다만 우리 가족 중 이야기에 만족한 사람은 어머니 뿐이었다.
파독 광부 면접장에서 애국에 대한 풍자 한번 그리고 국기 하강식때 또 한번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정치와는 크게 관계없이 이야기가 흘러간다. 위에서 다룬 사건들 이외에 세상을 관통하는 여러 사건들도 많지만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고 넘어간다. 거의 배경과 제목만 국제시장이다. 부산과 국제시장에서 일어나는 일보다는 한 인물의 인생역정을 파고드는 편.
편집 자체는 현재의 모습을 보여주고, 다시 과거로 돌아가 경험한 순간을 보여주는 형식으로 계속 진행된다. 중간 중간 실존 인물이 기반인 캐릭터를 등장시켜서 개그 코드로 써먹는다.
극장에서 볼만한 영화가 서서히 개봉하기 시작한다. 버드맨, 나이트크롤러, 위플래시 정도가 기대되는군.
콜린 퍼스가 첩보원으로 나온다는 정보 하나만 가지고 감상을 하러 갔다. 포스터도 본적이 없어서 사무엘 잭슨과 마이클 케인이등장하는 지도 모르고 있었다. 콜린 퍼스 탓에 막연하게 정보부를 배경으로 하는 영국식 블랙 코미디 일거라고 예상하고 갔는데 세계구급 악당도 등장하는 본격적인 액션물이었다.
물론 엔딩에 다와서 벌어지는 폭죽놀이(?)에서는 영국식 유머가 적나라하게 삽입되었지만 말이지. 총기 액션은 존 윅 그리고 이퀄라이저와 유사하게 주인공의 무쌍을 보여주는 형태였다. 멋진 수트를 입고 우산을 무기로 활약하기도 하고 어느 씬에서의 롱테이크는 제법 감명을 받을 정도로 멋지게 촬용되었다.
다만 젊은 주인공의 막판 액션은 좀 어설퍼서.. 마치 8,90년대 액션물의 정보원들처럼 총알이 알아서 피해가는 경지. 아.. 뒤늦게 생각해보니 이것도 감독이 의도한 바일지도 모르겠다. 꿈보다 해몽이 좋은..
그리고 기회가 되면 롱테이크 장면만 다시 보고 싶을 정도군.
이제 남은 기대작은 버드맨과 나이트 크롤러 정도인가 싶다. 그런데 이 영화들의 화제 레벨을 보면 분명 아주 보기 힘든 시간대에 배치될 것이 뻔해서 감상이 어떻게 될런지 모르겠다.
조선명탐정의 후속작이 드디어 개봉했다. 전 작의 웃음코드를 재미있게 보았고.. 김명민이란 배우에도 호감이 있는지라 아무 생각없이 선택. 이번에는 확실히 캐릭터의 이름도 정해졌고, 몇몇 대사와 소품을 통해 전 작과의 연관성도 살짝 넣어둔다.
또한 어드벤처'라는 포스터의 타이틀 답게 추리부분은 많이 약해졌다.
스토리라인은 거의 전 작의 복제판 같은 수준. 주인공 두 명을 제외하고 각 인물들이 나눠맞는 역할도 거의 동일하다. 그리고 영화를 볼때는 몰랐는데 핵심 조연 중 한 명이 나중에 크래딧을 보니 조관우였다. 사용하는 도구도 그렇고 배역 이름도 그렇고 노려서 캐스팅 한 듯.
문제는 대부분의 코믹 부분이 배우들의 애드립에 가까운 대사를 통해 전달된다는 것이 문제다. 몇 개는 이런저런 상황과 소품을 통해 웃음을 주는데.. 나머지는 오달수의 입을 통해 나오는 코믹대사들. 그리고 전체적으로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예상가능한 방향으로 스토리가 흘러간다.
전 작도 설 즈음에 개봉했던것 같은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설 특수를 노리고 가족관객을 모으는 방향으로 잡은 듯 하다.
배우 인터뷰를 보니 3편도 생각은 있는 것 같은데, 일단 추리물의 팬으로서 기대를 해본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 <파프리카> 등의 작품으로 잘 알려진 쓰쓰이 야스타카의 아이큐는 178. 아이큐 측정 이후 학교에서 그를 위한 별도의 교육 과정을 만들었을 정도이다. 일본의 3대 SF 거장으로 불릴 만큼 쓰쓰이 야스타카는 SF 작가로 명성을 얻었지만, 미스터리에 속하는 작품도 세 권 발표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로트레크 저택 살인 사건>이다.
한적한 교외에 위치한 독특한 서양식 저택. 그곳에 미모의 아가씨들과 청년들이 모인다. 로트레크의 작품들로 둘러싸인 저택은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곳곳에 숨어 있는 비밀 통로와 복잡한 저택의 구조는 본격 미스터리의 배경을 충실히 따른다. 그리고 곧이어 울려 퍼지는 총성과 연이은 살인. 불가사의한 범죄가 미궁에 빠지는 가운데 용의자는 점점 좁혀지는데
검은숲 브랜드에서 나온 것을 확인하고 구입한 이후에 제법 오래 방치해놓고 읽지 않았던 책이다. 천재작가가 쓴 본격 미스터리 작품이라고 해서 구입한 것은 좋았으나 하드커버인 탓에 지하철에서 보기에는 조금 불편했던 탓이 크다.
이사를 대비해서 소장가치가 줄어든 책들을 알x딘 오프라인 중고서점에 팔아치우고 있다. 작년 초 이사를 결심했을때 제법 많은 은 양을 팔았고, 올해 이사가 결정되고 나서도 짐을 줄이기 위해 옛날에 구입했던 라이트 노벨이나 만화책 그리고 한번 보고 보지 않는 추리 소설들을 해치웠다.
그렇게 해도 책 짐이 많아서 큰일이다. 가장 큰 공간을 차지하는 엘러리 퀸 전집류는 정말 구입만하고 한 번도 보지않았고, 소장할 생각이기 때문에 제외되지만 몇몇 흥미가 떨어진 책은 빨리 보고 팔아치울 생각이라서 이 책도 그 대상이 된것이다. 전 주에 창원으로 내려가는 KTX에서 절반 정도를 읽었고, 서울로 올라오는 KTX에서 나머지 반을 읽었다.
이 책에 숨겨진 트릭은 설명하려하면 들통나기 때문에 자세히 설명할 수 없는 점이 안타깝다. 아마 절대로 영상화 할 수는 없을테지. 글을 읽는 동안 기묘한 위화감 - 어쩌면 사람의 편견을 계속해서 자극하는 - 이 있었는데.. 여하튼 뒤통수는 제대로 맞은 것 같다. 이런 트릭의 책은 두번 읽을 것 같지는 않으니 이번 주말의 판매도서눈물의 똥꼬쇼에 포함될 듯 하다.
한글 패치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2012년 경 구입했던 데드 아일랜드. 첫 게임을 시작한 것이 2012년 4월쯤 이었던 것 같은데 엔딩은 2015년 2월에 보았다. 세 번의 윈도우 재설치를 그 사이에 겪는 바람에 캡쳐한 스크린 샷도 다 사라졌다 세이브 파일도 사라질줄 알았으나 다행히 온라인에 저장하는 방식인지 살아남아 있었다.
네 명의 선택가능한 캐릭터
이 게임을 처음 시작한 것은 수갈단 고문과 예비신랑과의 멀티 플레이 였다. 당시에는 가장 우측의 중국인 칼잡이 여자를 골라서 몇 번 멀티플레이를 한 것 같다. 도전과제 중에서도 co-op으로 퀘스트를 몇 개 이상 해야 하는 것이 있는데 몇몇 과제가 클리어되어 있는 것을 보니 초반에는 제법 같이들 진행한 듯.
그리고 co-op이 시들해진 다음에는 가장 좌측의 도구 잘 사용하게 생긴 아저씨로 다시 싱글을 시작했다. 이사온 새 방에서의 아름다운 시작을 함께 잘 할 수 있었으며 이 게임은 처음으로 좀비 게임에 빠지게 해 주었다. 정신없이 도전과제와 퀘스트를 달렸고 튀어나오는 좀비때문에 긴장해서 몸에 너무 힘이 들어가서 어깨 근육이 뭉칠정도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퀘스트가 유사하고 생존이 아닌 심부름 위주라 잠시 쉬었다 한다는게 거의 2년 가까이 게임을 손에서 놓게 되었다. 그 사이에 더 재미있는 좀비 게임들을 많이 알게 되었고 클리어 한 것도 제법 있다. 이 게임의 후속작이 올해나오고 정신적 후속작은 벌써 나왔다. 더이상 버려둘 수 없어서 반나절을 투자해서 클리어했다. 다행히 FPS 멀미는 나지 않았다.
게임시간은 스팀 기준으로 45시간. 도전과제는 32/48.. 제법 했다고 생각했는데 co-op과제도 있고 각 캐릭터별로만 할 수 있는 것들도 있어서 수치로는 모자라 보인다. 그리고 스크린샷이 날라간게 너무 아쉽군..
- 하정우, 공효진 그리고 친분이 있거나 오디션을 통한 배우들 십여명이 땅끝마을로 국토대장정을 하는 내용. 이른바 하정우 사단의 인물들을 대부분 볼 수 있다. 그들의 진솔한 - 얼마간은 또 포장이 되었겠지만 - 모습을 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다만 특정 배우의 욕설이 너무 여과없이 나와서 기분나쁜 부분이 있기도. 그래도 볼만은 했다
- 하정우의 필모그래피를 한번 따라 가보기 위해서 선택. 우습게도 영화 초반 장면부터 위에 언급된 일원들이 엑스트라로 등장해서 뿜었다. 특히 매니저는 헤어스타일이 특이해서 바로 알아보기도. 극 자체는 헐리우드에서 많이 보던 스타일이다. 소재는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나 '프라이멀 피어'와 유사하기도 하고.. 장혁의 연기는 인상적이었지만 언제나처럼 뭔가 오버하는 듯해서.
- 페르세우스와 안드로메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얼핏 보면 제법 화려한 캐스팅이다. 아바타의 샘 워딩턴과 유명한 리암 니슨, 랄프 파인즈라니. 하지만 스토리가 재해석으로 인해 산으로 흘러가고 마는데.. 안드로메다의 비중은 그야말로 안드로메다로 날라간지 오래고 페르세우스는 뜬금 없이 이오와 썸씽을 일으킨다. 더군다나 페가수스도 묘사와는 다르게
흑마. 메두사는 말할 것도 없다. 여하튼 괴물을 물리치고 남들은 죽들만든 페르세우스와 이오는 행복하게 살겁니다로 마무리. CG이외에는 임팩트가 없음.
- 007 시리즈의 현재까지는 최신작. 전작 퀀텀 오브 솔라스가 너무 졸작이라 별로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감독빨도 있고 해서 상당히 훌륭한 작품이 나왔다. 다니엘 크레이그의 전작들에서는 몸을 쓰는 액션위주의 신참처럼 그려졌는데 이번 작품은 50주년 기념작품이라서 그런지 뭔가 시간이 한 참 지난 노장처럼 나온다. 기존 007시리즈처럼 화려한 추격전과 여러무기들은 여전히 등장하지 않고 본드 개인의 역량에 의존하는 편. 오히려 옛날 작품들을 오마주하거나 블랙유머로 써먹는다. 후속작이 기대된다. 물론 감독역량에 따라달라지겠다만.
- 스필버그 감독이라서 별 기대는 하지 않고 감상했지만 의외로 이스라엘 만세 내용이 아니라서 놀랬다. 아니 따지고 보면 잘 포장한 것일지도 모르고. 칼로 흥한자는 결국 칼로 망할지어니.. 여하튼 올림픽 테러 보복 암살단원들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다니엘 크레이그의 나름 풋풋한 모습도 일품.
- 문득 레드포드와 피트가 합작했던 이 작품이 생각이 났다. 아주 오래전에 본적은 있는 것 같은데.. 기록에는 남아 있지 않아서 재감상. 확실히 빵횽은 선글라스가 매우 어울린다. 또한 로버트 레드포드도 할아버지 임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인 포스를 뿜어낸다. 생각해보면 이때도 제법 나이가 많은 편일텐데.. CIA 소속의 두 사람의 24시간 정도를 다룬다. 물론 중간중간 과거로 돌아가는 회상씬이 제법이고.. 마치 유즈얼 서스펙트 같은 반전도 약간은 들어있다.
- 한 번씩 위키에서 영국 귀족들의 링크를 따라올라가서 기원이나 현재의 삶등을 찾아보곤 하는데.. 문득 이 영화가 떠올라서 찾아서 보았다. 확실히 헬렌 미렌은 대단한 것 같다. 윈저 가문의 역사도 참 찾아보면 재미있는데.. 이건 좀 더 지식이 무르익으면 포스팅해 볼 생각이다. 영화 자체는 다이애나 비가 사망한 직후의 왕실과 총리의 이야기를 다룬다.
- 역사 실화를 원작으로 한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 전국시대 유명한 농성전을 다루고 있다.
남자 주연 배우가 낯이 익지 않은 사람이라 좀 찾아보니 일본 전통극 같은 뭐 그런 걸 세습하는 사람인 모양이다. 예전의 풍림화산도 그렇고 역사쪽이 배경이 되면 발성이나 그런 것 때문에 이쪽 인물들을 많이 끌어다쓰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는 매체에 잘 나오지 않는 우리 전통문화가 아쉽기도 하다.
- 이 영화는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고 라이언 고슬링에 대한 입소문(?)은 커뮤니티 등에서 많이 들었지만
그의 출연작을 보기는 처음이다. 영화 초반의 분위기와 깔리는 음악은 무난한 차량 액션 일줄 알았는데.. 급격히 피를 쏟아내며 하드한 장르의 영화가 된다. 내용 자체는 국내에서도 몇 번은 본듯한 범죄자의 사랑과 자기희생. 거기다가 전갈과 개구리 우화를 차용했고, 주인공의 자켓에 전갈이 크게 새겨져 있다. 어쩌면 아저씨와 냄새가 비슷하기도 하군. 여자 주인공 캐리 멀리건도 매력적이고 고슬링의 연기도 마음에 들어서 다른 작품도 따라가볼 생각이다.
구매해놓고 제법 오래 방치했던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최신편. 최근 작가가 집중하고 있는 호러쪽의 느낌이 너무 강해서 개인적으로는 아주 별로인 작품이었다. 이미 이 정도로 시리즈를 이어오면 건물 자체에 뭔가 트릭이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예측할 수 있고 그 다음은 범인의 알리바이 부수기 정도인데.. 그 동안의 스타일과는 달라 매우 찜찜한 느낌.
책 말미의 작가의 변을 보면 그간 캐릭터들에 대한 지적을 많이 받아 오히려 몰개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인물들을 구성했다고 한다. 사건이 진행과 풀이를 보면 확실히 인물의 특색보다는 살짝 내뱉는 대화나 행동에서 범인을 캐치하게 해놓았다.
작가가 전 10권을 공인했던 시리즈도 이제 한 권 밖에 남지 않았다. 시리즈 사이의 간극이 너무 커서 기면관이 출간된 2012년에도 책 속의 세상은 90년대에서 벗어나지 않은 느낌이다. 휴대전화의 보급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보면 90년대 초 인듯.
관 시리즈의 핵심인 트릭들을 유지하려면 당연히 쉽게 전화를 접할 수 없는 공간이어야 하니 그럴 것이다.
출간된 책 중에 남은 것은 암흑관인데 세 권짜리라 구매를 망설이는 사이 절판되어 버렸다. 열심히 사 모았는데 이가 빠진 걸 보는 것은 유쾌한 기분은 아니다. 어쩔 수 없이 도서관을 이용해야 할 듯.
2015년의 첫 영화. 대부분의 주말에는 각 잡고 앉아서 방 보러 오는 사람을 기다리거나 전화를 대기하고 있었기 때문에 문화생활을 마음대로 즐기지 못했다. 영화보는 동안에는 또 전화기를 꺼놓기 때문에 더욱 그렇고.. - 나중에야 알았지만 중개사들은 사전 연락없이 그냥 문 몇번 두드려보고 인기척이 없으면 알고 있는 비번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이었다.
전쟁영화는 몇 가지 세부주제를 빼놓고는 좋아하는 편이기 때문에 개봉 소식이 들리자마자 예매를 하려고 했는데 비교적 멀쩡한 시간에는 볼 수가 없었다. 영화체인을 가지고 있는 배급사들이 각자 자신들의 영화를 풀로 돌리고 있기 때문이었다. 어쩔 수 없이 자정넘어서 끝나는 시간대로 예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영화는 '스페이스 카우보이', '블러드워크'에 이어서 세 번째이다. 이번 영화 자체는 이라크에서의 군인의 삶과 가족 그리고 PTSD에 시달리는 주인공을 다룬다. 이미 스나이퍼를 다룬 영화들에서 많이 다룬 스나이퍼끼리의 대결도 당연히 포함된다.
자국의 군인들을 다루는 시선에 비해 이라크인들에 대한 시선은 조금 편협하게 느껴진다. 기본적으로는 자국인들을 위한 헐리우드 산 영화이니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영화의 마지막에 나오는 실제 장면은 그야말로 천조국을 지탱하는 힘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노감독의 콧대가 올라가는 것이 그래서일지도 모르겠다.
길예르모 델 토로가 쓴 소설을 기반으로 한다기에 별 생각없이 보기 시작했다. 공항에 착륙했지만 생존자는 아무도 없어보이는 비행기 사건부터 시작. 그 후에 사자死者들이 움직이기 시작해서 괜찮은 좀비영화일거라 기대했지만 그것과는 크게 관계없는 뱀파이어 물이었다.
하지만 세부적인 전개는 좀비물과 유사하다. 벌레에 감염되면 사망해서 뱀파이어 노예로 부활. 아무래도 좀비보다는 의식을 가지고 있다보니 전기를 차단한다던지 포위와 매복을 한다던지 하는 상황이 나온다. 상처를 입어서 벌레가 돌아다니는 게 몸에 보이는 친구에게 자비를 베푸는 장면 등도 기존 장르와 다를 바는 없다.
뱀파이어들은 낮에는 빛을 피해서 잠들기에 주인공들에게 행동의 자유가 보장된다는 것도 특이점이다. 그리고 이 사태의 경우 일종의 '마스터'가 있고 이 자를 처치하면 혼돈의 상황이 해결된다는 점이랄까. 어디선가 본 듯한 배우들이 잔뜩 나온다. 반지의 제왕에 나온 샘이 조연으로 나오는데 확실히 그 이후의 필모그래피는 특색이 없군.
우연찮게 얻어걸린 좀비 아포칼립스 드라마. 실험대상이 되어 특정한 백신을 투여받고 좀비한테 물려도 변하지 않고 살아난 한 남자를 일반 시민들이 뉴욕에서 캘리포니아까지 호송하는 내용을 그렸다. 워킹데드는 1시즌을 보다 말았는데.. 이건 뭔가 좀비보다는 그러한 상황에 처해진 인간군상을 그리는데 더 중점이 있는 것 같아서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뭔가 좀비영화나 게임을 많이 해본 사람이라면 그렸을 상황들을 적절하게 배치하여 나아가고 있다. 살아남은 자들의 캠프, 식인종들과 광신도들, 약탈과 보급 그리고 물물교환, 병원과 군부대 등이 나온다. 문제라면 주인공들 때문에 사건사고가 이어져 몇몇 곳을 제외하고는 피바다가 된다는 점일까..
syfy 유료케이블 채널에서 방송한지라 본 사람은 많이 없었던 것 같고.. 아무래도 배우들의 인지도 차이가 있다보니 네이티브가 아닌 본인이라도 어색한 연기를 느낄 수 있다는 점과 특정 여자배우는 아무리 여행을 해도 깨끗한 얼굴을 유지한다는 점이 옥의 티 정도가 되겠다.
이틀 만에 1시즌을 다 달렸다. 그래봤자 열 두 편이니 통상적인 경우의 절반에 불과하지만... 이제 어느 정도 버그패치가 이루어진 Dead State를 다시 해봐야 겠군.
배우 이성민의 필모그래피를 타고가다 걸린 훌륭한 작품. 한참 이 작품이 이슈가 되던 2012년에는 인지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2012년 여름이니까 모 프로젝트때문에 분당에서 밤샘을 줄기차게 하며 썩고 있을 시기였겠군. 탐횽이나 빵횽 그리고 타마키 히로시의 예를 볼때 한번 특정 배우에게 관심이 가면 접할 수 있는 작품을 만족할때까지는 봐줘야 직성이 풀린다.
일단 메디컬 드라마라서 볼만하기도 했지만 어줍잖은 사랑놀음이 나오지 않아서 또한 마음이 든다. 작가는 좀 찾아보니 악명이 높고 배우들과 연기방향 문제로 충돌이 많은 사람인것 같다. 연이어서 본 시청자의 입장에서 볼때는 이 드라마를 그냥 이선균의 성장 드라마로만 끌고 갔으면 이렇게 재미있지는 않았을 것 같다.
배경이 부산이라 일부 캐릭터의 사투리가 좀 어색해서 거슬린 것을 제외하고는 만족스러웠다. 악의 사총사 같은 과장들의 연기도 재미있었고.. 드라마 초중반은 요즘 유행하는 말로 하면 그야말로 이성민의 하드캐리. 다만 작가와의 힘싸움 탓인지 연장방영된 탓인지 후반에는 등장이 이전보다 많지 않아서 아쉬웠다.
그리고 필모를 따라 가고 있다 보니까 골든타임에 등장했던 단역들이 이후 이성민의 영화나 드라마에 단역으로 자주 등장하는 것이 흥미롭다. 연극을 하며 긴 무명생활을 할때의 동지들인건지.. 십수년째 홈페이지와 설치형 블로그 그리고 티스토리로 데이터를 이어오면서 한국드라마 관련 포스팅을 하기는 처음인것 같다.
집주인한테 3월초나 2월말에 나간다고 통화를 했다. 묵시적 계약인 상태라서 3개월 전에 통보를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통화를 할때마다 느끼지만 언제나 여유가 있는 것 같다. 의도적인 걸 수도 있지만. 이번에도 그러냐고.. 그럼 부동산에 방을 내놓고 날짜를 정해서 연락을 달라고 한다. 가진 자의 여유인가.. 뭐 이러다가도 어찌할지 모르니 긴장은 해야겠지만.
2.
회사가 강남권으로 이사를 할 수도 있어서 계속 고민중이었지만, 어젯밤에는 드디어 결심을 하게 되었다. 위층에서는 새로 이사온 녀석들이 가구 끄는 소리를 냈고, 새벽 한 시에 세탁기를 돌렸다. 옆방에서는 완전한 동거라도 시작했는지 새벽까지 뭔가 묘하게 시끌시끌하다. 특히 자려고 누운 시간에 벽 하나를 두고 세 사람이서 동거하는 듯한 그 생활감을 점점 견딜 수 없다.
올 초에 이사왔고, 처음에 좀 시끄럽다가 한 동안 조용했는데 새로 사람을 사귄건지.. 연말이라 한가해진건지. 낮에야 둘 다 집에 없으니 알 길이 없고, 일반적인 저녁이라면 화장실 문을 세게 닫는 것 이외에는 괜찮았는데 최근에는 시끄러운 횟수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 더군다나 둘이서 싸우기라도 할때 여자가 목소리를 조금만 높이면 다 들리는 형국이니..
3.
예의 의자소리로 오랜 시간 고통을 줬던 대각선 아래 아저씨는 현장근무라도 하는 건지 집에 잘 안들어와서 좋긴 한데.. 한번 들어오면 난리가 난다. 얼마 전에는 지인들을 데리고 와서 새벽까지 술파티를 벌였고 - 이게 건물하자상의 문제로 벽을 타고 소리가 올라온다 - 어제는 새벽에 들어와 또 청소 및 정리라도 하는지 난리법석이었다.
4.
결국 이 세가지 합창을 참지 못하고 한 시간 가량 뒤척거리다 침대에서 일어났다. 싸구려 등산자켓을 걸치고 편의점으로 가서 술이라도 마시려고 했지만 주말에 위스키로 무리를 한 건지 계속 위액을 토하다 약을 먹고 겨우 정신차린 탓에 이후 내장기관이 영 좋지가 않아 땡기지가 않았다.
그래서 실로 오랜만에 돈을 주고 담배와 라이터를 샀다. 건물 앞 엄청난 오르막길을 올라가면 있는 작은 공원에 앉아 연이어 두 대를 피고 내려오니 옆 집과 대각선집은 드디어 불이 꺼졌고 옥탑방만 남아있다. 손과 입을 씻고 잠을 청해보지만 올리가 없다. 해가 밝으면 나가겠다는 전화를 하겠다는 결심과 함께 어쩌다 재미를 붙인 웹툰 하나를 정주행 하다가 드디어 피곤해져서 기절.
몇 년 전에 떡밥이 나돌때부터 기대하고 있던 작품. 반드시 아이맥스로 보리라 다짐했지만.. 다크나이트 때와 같은 광풍이 불어서 결국 상영기간 동안에는 보지 못하고 결국 화면 아래위가 많이 잘려나간 일반 영화관에서 보게되었다.
놀란 감독이라서 좀 기대를 하긴 했는데 인셉션에서 보여준거 같은 잘 이어지는 이야기를 보여주지는 않는다. 아무래도 초반에 세계관을 설명하기 위한 지구편이 너무 길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지구편을 찍기 위해 직접 옥수수도 재배하고 콩가루를 이용해 황사까지 직접 연출했다고 하는데 들인 성과에 비해서 미끈하게 빠지지 못했다는 느낌.
이는 우주편에서도 마찬가지라서 CG대신 모형을 제작했다는 우주선의 일부는 심하게 모형 티가 난다. 이런 부분은 좀 CG를 발라도 좋을 것 같은데 감독의 고집이 있다보니 퀄리티가 들쭉날쭉한 느낌. 할 수 있다면 블랙홀도 직접 만들었을 사나이라..
그래도 우주로 나간 이후부터는 제법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광속에 가까운 이동과 그런 행성에서의 생활 그리고 지구와의 시간차는 여러 SF에서 많이 다루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조 홀드먼의 영원한 전쟁. 지구의 서재와 블랙홀 안이 연결되는 부분을 조금만 더 매끄럽게 했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아쉬움이 남는다. 너무 이야기를 이어가기 위한 작위적인 연출같아서.. 그나마 좋아하는 장르인 SF를 봤으니 한편으로는 흡족하다.
결말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는 느낌이 들무렵 허벅지에 진동이 오기 시작했다. 전화기를 꺼놓는다는데 깜빡한 모양이다. 슬쩍 바닥으로 내려서 점퍼로 가리고 확인해보니 회사였다.
일말의 불안한 감정이 머리를 지배하고 잠시 영화에 집중을 못했으나 다시 연락이 오지 않은 것으로 볼때 별다른 문제가 아니라고 스스로를 진정시켰다.
영화관을 빠져나오며 찬란한 햇살과 시원한 풍경을 보며 업무통화. 귀찮은 적용관려 문서를 작성해야 하는 일이다. 예전에는 업무의 '겨울 방학'이 확실하게 있었는데..
점점 매출관련 문제때문인지 연말에 급격한 개발이나 적용이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
1층으로 나와서 나름 많이 팔아준 세계주류전문점을 방문한다. 어쩐일인지 나름비싸서 취급안한다는 글렌리벳을 구비해두었다. 글렌피딕으로 할까하다가 색다른 걸 먹고 싶어서 지금까지 먹어보지 않았던 걸 홈파티용으로 사왔다.
사전 정보를 거의 모르고 있던 영화 빅매치. 주조연중에 끌리는 배우는 이성민 한 명 밖에 없었지만 일단 아무 생각없이 보러 가기로 했다. 그래도 연기를 인정받은 배우가 몇 명 있으니 본전은 찾겠다 싶었다. 하지만 반전
집 앞 골목길.
조조를 위해 잠을 청했는데 새벽에 갑자기 들리는 큰 대화 소리. 마침 눈도 오고 해서 잠깐 나가보니 복도에 가득한 술내음과 기름 냄새 그리고 담배연기까지. 밖에서 건물을 올려다보니 불켜진 곳은 대각선 아랫방 뿐..
다시 올라오는데 복도에 울리는 술주정 소리. 다행히 전부 술에 빨리 취했는지 크게 울리는 소리는 좀 있다 그쳤지만 참 이 건물의 구조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때가 새벽 두 시 반. 이내 프로젝트 적용시간이라 칼같이 전화가 왔다. 적용실수 반, 문서에 하나를 빼먹은 내 실수 반. 그러고나니 새벽 네 시가 훌쩍 넘었고, 이미 잠은 달아난지라 비축해둔 싸구려 와인을 꺼내어 세 잔을 들이키고 다섯 시에야 잠을 잘 수 있었다.
맥모닝을 포장해와 대기실에서 대충 먹고 커피를 들고 입장. 영화에 대한 스토리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었는데.. 아뿔싸.. 헐리우드에서 많이 본듯한 시나리오. 거기다가 캐릭터가 너무 많아서 좀 산만하기도 하다. 이걸 잘 조합하면 좋았을텐데 다 따로 노는 느낌. 편집의 문제인가..
최호 감독의 영화는 후아유, 고고70을 재미나게 봐서 기대를 하기도 했는데 액션 쪽에는 그다지 인 것 같다. 그리고 오락 액션이라고 광고했는데.. 웃을 수 있는 부분은 하나도 없었고, 액션은 주인공이 너무 강력하다보니 박진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거기다가 보아의 발연기까지.
마지막으로 극장 음향의 문제인지 영화의 녹음문제인지.. 일부 배우들의 소리치는 대사가 거의 무슨 말인지 들리지 않았다. 대사를 치는데 알아들을 수가 없는 상황. 관심깊게 보던 이성민의 대사에서 이런 부분이 많아서 아쉬움.
구입해둔지는 오래된 D현경 시리즈의 비교적 최신 출간작. 경찰 소설이지만 딱히 일선의 형사가 주인공이 아니라 조직 관리자 등급이 주인공으로 많이 다뤄지는 작품. 이 시리즈의 화자는 대부분 다른 인물이지만 거의 공통적으로 '후타와타리'란 인물이 등장해서 동일한 세계관임을 짐작케 한다.
일단 '그늘의 계절'이나 '동기'에서 느꼈던 그 기분을 다시 한번 즐겨보고자 귀향길 도서로 선정했다. 다만 페이지 수가 좀 많고 KTX는 버스보다는 1시간 이상 일찍 도착하는지라 결국 귀향시간뿐 아니라 집에서의 저녁과 밤까지 모두 투자하여서 완결을 낼 수 있었다.
주인공은 형사부쪽에서 이름을 날리다 알 수 없는 이유로 홍보부에 배치되어 어려움을 겪는 인물. 그래서 사건이 깊숙히 진행되기 전까지는 기자들과의 마찰 그리고 자신이 원래 적을 두던 형사부와의 마찰 등을 다룬다. 국내의 경찰조직은 알지 못하지만 이 D현경 시리즈를 계속 읽어오다 보니 작가가 조직을 그 간에 두고 무슨 이야기를 할지는 어렴풋이 감이 왔다.
그러니까 작가의 경험을 비롯해서 시리즈들의 일부 이야기는 끓임없는 자기복제의 결과물이다. 잠시 이야기가 딴곳으로 빠지지만 오늘 읽던 추리소설에서 주인공이 계속 같은 말을 반복하는 인물에게 '헤밍웨이'란 별명을 붙여준다. 그 별명의 이유인즉슨 헤밍웨이 처럼 타인들이 자신의 글을 칭찬해줄때까지 계속 반복한다는 의미로. 결국 그는 노벨문학상을 받기도 했고.
이 D현경 시리즈도 어찌보면 위의 조크와 같이.. 큰 주제의식을 두고 그 변주만 작가의 손에서 이루어지는 것 같기도 하다. 그게 경지에 이르면 동 작가처럼 인정을 받는 것이고. 그리고 재미는 있으니 계속 따라가고 있다.
2차 세계대전은 관심있는 거기도 하고, 거기에 빵횽의 영화이니 만큼 휴가 두 번째 날에 바로 감상을 하러 가줬다. 영화 자체는 좀 뭐랄까 하나의 주제에 집중하지 못하고 겉돈다는 느낌을 받았다. 딱히 전차전을 소재로 한 블록버스터라고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전쟁의 참혹함을 크게 부각하는 것도 아니고.. 뭔가 중간에서 타협점을 찾은 느낌.
셔먼 대 티거의 싸움은 한 번 밖에 나오지 않고 나머지는 전차+보병의 합동전술과 도시전, 전차 한 대로 얼마만큼 보병들을 막을 수 있는가 정도. 그리고 결국 누구나 예상한 슬픈 결말이 찾아오지만 말이지. 전차 한대와 그 주변만을 다루고 있기에 딱히 팍스아메리카나 같은 MSG는 없는 것 같고, 그 영웅적인 행위만은 잘 그려내고 있다.
매번 신림에 가서 복도 바로 앞에 앉으면서 한 칸 앞인 F열에 가서 앉으면 더 입장감을 느끼고, 뒤에 걸리적 거리는 인간도 없을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다음에는 그냥 넘어가고 만다. 더군다나 이번에는 의자가 고장이라도 났는지 약간 옆쪽으로 기울어져 있어서 영화에 몰입하기 전까지는 제법 불편했다.
그리고 옆옆 자리에는 여자 두 명이 있었는데 영화를 보는 내내 일부 장면을 제외하고는 자기들끼리 소근거리거나 감탄사 및 추임새를 넣는 통에 집중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그 두 여자로 인한 본인처럼 홀로 감상하러 온 옆자리 아저씨의 짜증과 한숨소리까지 감당해야 했기에 더 신경에 거슬렸는지도 모르겠다.
매튜 스커더 시리즈의 첫 작품을 회사 근처의 도서관에서 빌려왔다. 이 작품도 상당히 얇다. 이 후 작품인 죽음의 한가운데는 신림역의 자동대출기에서 빌려봤었는데 그때도 같은 기분을 느꼈다. 70년대의 작품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시리즈 작품이지만 매튜 스커더의 정체성과 그 트라우마에 대해서는 책 마다 계속 설명하기 때문에 부담없이 순서를 따라가지 않고 읽을 수 있었다. 현재까지는 겹치는 중요 인물은 여자 정도인 것 같고.
최근 개봉한 리암 니슨 주연의 툼스톤은 이 시리즈 중 무덤으로 향하다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원작을 먼저 볼까 영화를 먼저 볼까는 고민중이지만 딱히 영화를 알기 전에 상상했던 모습과는 일치하지 않는다.
이미 일어난 살인사건의 뒷이야기를 피해자 부모의 요청으로 조사하는 이야기라서 긴박감보다는 한꺼풀씩 이야기를 벗겨나가는 것에 재미가 있다. 주인공의 고뇌와 그 주변 이야기는 확실히 '800만 가지..'에서 더욱 깊게 다가온다. 가장 유명한 작품이 된것은 역시 가장 재미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국내 출간된 시리즈 중 한 권은 나온지가 너무 오래되어서 아마 국립중앙도서관이라 가야 있을 듯 하다. 그러니 시리즈를 이어주고 있는 최근 두 권을 빨리 읽고 영화 원작은 그때의 기분에 따라 고려해 보아야 할 듯.
[매튜 스키더 시리즈 목록]
The Sins of the Fathers (1976) => 아버지들의 죄 In the Midst of Death (1976) => 죽음의 한가운데 Time to Murder and Create (1977) => 살인과 창조의 시간 A Stab in the Dark (1981) => 어둠 속의 일격 Eight Million Ways to Die (1982) => 800만가지 죽는 방법 When the Sacred Ginmill Closes (1986) Out on the Cutting Edge (1989) A Ticket to the Boneyard (1990) => 무덤으로 향하다 A Dance at the Slaughterhouse (1991) => 백정들의 미사 A Walk Among the Tombstones (1992) The Devil Knows You're Dead (1993) A Long Line of Dead Men (1994) Even the Wicked (1997) Everybody Dies (1998) Hope to Die (2001) All the Flowers Are Dying (2005) A Drop of the Hard Stuff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