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 라이프 vol.2

유희/영화 2005. 8. 19. 11:13 |
<하나와 앨리스>
확실히 모니터보다 TV의 색감과 화질이 나은 것 같은 생각이 든다. DVD에 맛을 들인 후부터는 영화는 내려받기로 보지 않게 되버렸다. 물론 DVD로도 구하기 힘든 작품이라면 사정은 달라지겠지만.
좋은 자막 제작자를 만나지 못해 반 이상은 "....." 으로 처리된 조악한 녀석으로 본지라 DVD가 나온 김에 다시 보게 되었다. 특히나 서플먼트중 제작일기가 마음에 들었는데, 이와이 슌지 감독의 얼굴을 제대로 본것은 여기에서 였다. 부산국제영화제에 아오이 유우 와 함께 온다고 했을때 어찌나 가보고 싶던지, 물론 학업에 치여 꿈만 꾸고 말았었지만. 스즈키 안 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점점 부담스러운 외모로 성장해가고 있다. 이 처자도 아마 혼혈이 아닐까 생각되는 외모인데 처음 보았던 김전일(2000)에서는 그러한 느낌이 적었는데 말이지. 20대가 되면 또 달라진 모습이 나타날지도 모르지만. 서플먼트 혹은 스페셜 피쳐가 잘 꾸며져 있으니까 여유가 되는 사람들은 한번 혹은 다시 한번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거라 생각된다.

<내셔널 트레저>
이야기의 흐름 자체는 배신-경쟁-승리로 이어지는 뻔한 것이지만, 오직 다이안 크루거 누님의 미모에 이끌려 영화를 선택했다는 것이 반쯤은 확실한 사실이다. 트로이에서는 살을 불려 나왔으니 번외로 치고 이번 작품에서는 시종일관 눈길을 계속 주고 있었다. 물론 조명과 화장에 의해 달라지는 모습을 선보이기는 하였으나 매력적인것은 틀림없는 사실. 그나저나 숀 빈 아저씨는 최근 줄창 악당역 혹은 다크 포스를 풍기는 역할만 하고 있다. 007부터 인지하기 시작해서, 반지의 보로미르, 이퀼리브리엄 그리고 트로이의 오디세우스까지. 최근 개봉한 아일랜드까지. 라고 생각했는데 이미 영화전문가가 이에 대해 지적한 부분이 있었다. 바로 엔키노의 듀나가 쓴 이 부분 이다. 아무튼 DVD의 서플먼트도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으니 집어들어도 후회는 없을거라 생각된다. 숨겨진 것들을 찾는 재미도 있었고.

<혈의누>
극장에서 볼거라 다짐했었지만, 결국 우유부단 아니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귀차니즘으로 인해 DVD를 이용해야 했던 나에게만 비운의 작품. 20분도 넘어가지 않아 범인이 누군지 감이 와서 'who?' 보다는 'why?' 에 초점을 두고 봐야했었다. 뭐, 이건 나뿐만 아니라 영화를 본 대부분이 그러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또한 차승원이 수사관에 조금 어울리지 않았다는 느낌. 단지 이미지 일터이지만, 그렇게 진지하게 연기를 하다 갑자기 특유의 너털웃음을 터트리지 않을까 하는 이상스런 느낌이 영화를 보는 내내 들었다. 결국 한번도 웃지 않았지만. 더군다나 초기 발매판이어서 그런건지 실수로 뭔가를 두고 왔었는지 서플먼트가 전혀 없었다. 국내에도 이런 역사를 배경으로 한 여러종류의 장르들이 시도되었으면 좋으련만. 늘 동시대나 약간의 과거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만 나오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당연히 본인이 역사물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셀룰러 폰과 기관총과 비행기가 나오지 않는다면 더욱 좋다.


몇 주 혹은 얼마 전에 본 작품들이지만, 딱히 감상이 떠오르지 않아 천천히 두들겼다. 이제 또 뭘 보고 사나. 이 더운 여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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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기에는 드디어 학생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글들은 처참히 망가져간다. 아니 애초에 스스로 자기 글을 재단한다는 것이 조금 우습군. 그냥 그렇다는 거다. 학업을 다시 경험함으로 인해 주제와 소재가 극렬하게 좁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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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 카페에 갔다가 한동안 'new'의 빨간 불이 들어온적이 없는 '정컴99카페' 에 들르게 되었다. 1년전 이때만 하더라도 어느정도는 사람이 있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황폐해져 그저 기록의 보관소로서 그 존재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냥 죽 둘러보다 자신이 쓴 글이 하나 눈에 들어왔다. 읽는동안 그 문장이 담고 있는 치졸함과 어리광에 얼굴이 달아오를 정도였다. 언젠가는 저곳도 없어질수도 있고, 또한 나의 자괴감을 후일 그릇된 방향을 바로잡는 척도로 삼기 위해 그곳에 내가 두드렸던 헛소리들을 일부 옮겨온다. - 너무 엄청난 헛소리들은 그냥 그곳에서 사장시키기로 했다. 뻔뻔함에도 정도가 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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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Ji Sung, Debut

유희/FOOTBALL 2005. 8. 16. 01:22 |

박지성은 레프트-윙 으로 선발 출장했다.


(아마도)긱스와 호나우도의 부상으로 선발투입된 그는 전.후반 85분을 소화했으며, 두 번의 찬스를 무산시켰다. 하지만, '산소탱크' 답게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다. 몇번의 볼 트래핑 미스와 좀 많은 듯한 백패스를 했지만, 데뷔전이니 감독과 현지팬들은 어느정도 만족한 모양이다.

프리미어리그를 접한 것은 작년이었고, 스콜스와 루니탓에 맨-유는 좋지 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지만 이제는 어쩔수 없다. 박지성이 꾸준하게 나와 골을 터트려주기를 바랄 수 밖에.

- 한국시간. 2005년 8월 13일 8시45분. vs에버튼. 구디슨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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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8시. 어느사이에 어둠이 내린 거리로 폰과 3000원을 보유한체 집을 나섰다. 사무실을 정리한 이모부 회사에서 얻어온 에어컨디셔너만 가동하면 온 몸에서 발진이 나타나는 기괴한 현상때문에 낮의 햇빛과 열로 뜨거워진 집을 식히는 동안에는 어김없는 그리고 원치않는 외출이다.

양말도 없이 발은 집어넣은 신은 한동안 밑창을 계속 비벼오지만, 어느 순간부터 얌전해졌다. 터벅터벅 걸어 횡단보도 저 편의 대여점으로 향한다. 이미 주변 대여점에서 보통의 사람이 볼만한 DVD는 다 해치웠기 때문에 집에서 좀 멀리 떨어진 곳에 새로 거점을 마련하였다.

이미 .avi파일로 본적이 있는 '하나와 앨리스' 를 빌려 다시 오르막길을 내려온다. 남은 시간은 아직 1시간 32분. 동네의 유일하게 남은 오락실로 걸어들어가 500원을 다른 오브젝트들로 환원한다. 버츄어 스트라이커2 98버젼. 시간은 2분, 로즈타임도 페널티 셧아웃도 없는 난이도 극악의 오락실주인 수정판.

최초의 100원으로 첫 판에서 무승부, 다음의 100원으로 게임엔딩. 30분을 소모했다. 세 번째의 100원으로 이름모를 다른 축구게임. 네 번째의 100원으로 길티키어 이그젝스. 생전 처음해본 것이었지만, 다섯 스테이즈를 손쉽게 넘어가버렸다. ↓↘→ + A로 승승장구. 다섯 번째 100원으로 던젼즈 앤 드래곤즈 : 쉐도우 오브 미스타라 전사 플레이. 스틱이 먹지 않아 고블린들의 먹이감으로 놔둔체 그냥 일어서버렸다.

아직 1시간. 길 근처의 슈퍼에서 400원으로 녹차음료 한 캔. 그걸 들고 심야의 건달마냥 동네 주변을 어슬렁 거리며 산책한다. 동네 분위기가 어울리지 않게 화려하게 개축한 몇몇 주택을 유심히 살펴보다 사전정찰하는 도둑을 보는듯한 몇몇 아주머니들의 눈빛에 다시 공설운동장쪽으로 진입한다.

시원한 바람에 야구장을 두 바퀴 돌고, 줄넘기 하는 아가씨를 감상한후 바람에 걸음을 맡긴체 시간을 소모한다. 나도 모르게 십여년 전의 기억이 대화형식처럼 흘러나온다. 깡통을 산업쓰레기 위에 얌전히 올려놓고 돌아온다. 가로등 없는 길목만큼이나 머리도 마음도 어둠의 극치를 달린다.

훌륭히 미션을 완수하고 들어서는 현관문 너머로 느껴지는 기온의 이질감 만큼이나, 걷는다는 행동자체가 생경했던 저녁. 그리고 그동안 수없이 스쳐지나갔던 묵은 감성들이 날뛰는 여름날의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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