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G 치환증후군

잡담/잡설 2005. 8. 11. 12:59 |

최근 비가 오는 날이 많아져서 인지 애초의 마음가짐과는 달리 현실도피를 하는 일이 많아졌다. 쓸데없이 .pdf 파일들을 열어 번역거리를 찾는다던지, DVD만 줄창 빌린다던가, 사놓은 책들을 쌓아놓고 활자의 향연을 벌린다던가 하는 것 들이다.

그런 와중에서도 가장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것은 여러 매체들을 통해 얻은 각종 이야기들을 TRPG적으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얼마 전 대학병원 의국조직을 다룬 만화를 봤다면, 그것을 판타지 월드의 가상기구로 옮겨놓고 만화의 스토리라인을 판타지적으로 변형해 보는 것이다.

이 증후군은 군대시절 활자에 목말라 하며 근대문학부터 시덥잖은 소설들까지 무작위로 탐방할때 생긴 병인데, 사회에 나와서도 현실도피 측정게이지가 MAX에 이르면 활성화되는 것으로서 글쓰기와 TR에 대한 욕구를 증가시키는 심각한 증상이다.

고로 오늘도 뇌내에서 심각한 갈등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시간들을 죽이느니 뭐라도 두들기는 편이 낫지 않을까하는 자기합리화적인 기분도 있고, 어줍잖고 발전없는 고만고만한 글을 적느니 이제 정신 좀 차려야 한다는 기분도 있고.

뭐, 그렇다는 거다. 비가 와서 기분이 가라앉은 모양이다. 라고 썼는데 창으로 햇빛이 들어오는 군. 이리저리 휘둘리는 내 기분마냥 종잡을 수 없는 날씨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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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라이프 vol.1

유희/영화 2005. 8. 7. 23:46 |

<달콤한 인생>
극장에서 꼭 감상하고 싶었던 영화였지만, 결국 귀차니즘과 자금 탓에 소원을 이루지 못하고 늦게나마 DVD로 보게되었다. 초반은 이병헌에 감정이입되어 신민아의 매력에 도취되어 멍하게 보다 갑자기 급전개. 이후로는 피와 총이 난무하는 복수극. 하지만 아직도 결말을 이해할 수가 없다. 마지막 장면에서 그저 '절대 이룰 수 없는 꿈'을 꾸었던 것을 나타낸 것인지, 아니면 단지 그 모든 사건이 일어나기 전으로 돌아가 평범한 그를 잠시 보여준 것인지. 어떻게 해석하면 좋을까? 개인적인 관념에서라면 독자는 그리고 관객은 작가나 감독이 보여주고자 하는 그리고 느껴주었으면 하는 것을 어느 정도는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애초에 '너희들 뜻대로' 란 마인드로 만든것이 아니라면 말이지. 아무튼 감상이 완료된 후에도 무언가 끈적하고 다른 매체를 통한 정보를 더 찾아보게 만드는 영화였다. 보통 잘 알지 못하는 미녀가 등장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넷net을 탐방하지 않는데 역시 이 경우는 개운치 못한 느낌이 스스로의 룰을 넘어서 버렸다고 할까. 아, 역시 끈적끈적해.

<고하토>
신전조와 그들의 사랑을 다룬 것이다. 감독의 이름이 아무리 생각해봐도 들은적 있다고 생각했더니, 얼마전 국내를 강타하고 p2p와 ftp를 점령했던 감각의 제국의 감독이었다. 신선조에 꽃-소년이 들어오면서 조직 내부에 분란이 생긴다는 내용이다. 19세기의 일본에서는 동성애가 약간 다른 취미로 대접받았다는 글을 본 기억이 있는 만큼 여기에서도 심각하게 다루고 있지는 않다. 다만, 영화는 설명을 하지 않는다. 인물들의 심리도, 사건의 개요와 결말도, 심지어는 들리지 않는 대사까지도. 고로 영화를 본 나도 설명할 말이 없다. 그저 그들이 눈앞에 어른거릴뿐.

 
<본 슈푸리머시>
본 아이덴티티의 후속작. '본 시리즈'도 원작소설이 있다고 본 기억이 있는데, 첩보물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한 번 구해보고 싶은 심정이다. 물론 번역 출판본이 있다면 말이지. 전작에서 남겨두었던 아련한 본의 기억들도 이번에는 화끈하게 해소해버린다. 트릴로지를 기획했다던 출처분명의 기록이 생각나는데, 만약 후속작이 나온다면 전작들과의 연결고리가 별로 없을거라는데 백만스물 두표를 내겠다. 아, 어쩌면 부모를 잃은 러시아 금발소녀가 킬러가 되어 복수를 하기 위해 나타날 수도 있겠다. '니나' 의 브리지트 폰다 필feel로서. - 그러고보니 나는 그녀를 굉장히 좋아했었는데, 헐리우드에선 그다지 '뜨지'못하고 말았다. - 물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아무튼 전작을 본 사람이라면 남겨진 잔상들의 답을 위해 한번 봐주는 것이 궁금즘 해소에 도움이 될것이다. 다만, 나처럼 '본 아이덴티티' 와의 간극이 너무커서 다른 영화처럼 느껴진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곤란한 일이겠지만.


PS2를 산후로는 .avi파일보다 오히려 DVD로 영화를 보는 경우가 늘고있다. 아니, 정확히 표현하자면 PS2가 손에 들어온 후로는 .avi를 내려받아본 기억이 없다. 이 재미난 기계를 좀 더 전에 손에 넣었으면 더욱 좋았으렸만, 그랬다면 지금쯤 더욱 사회적 불량인이 되어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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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에 본 최초이자 최후의 영화. 영화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것을 보려주려 하다보니 급박하게 전개되는 감이 없잖아 있었지만, 범선시대의 낭만이라면 충분히 만족할만한 수준. 물론 낭만과는 거리가 무척이나 먼 선저의 생활도 적당히 묘사되고 있다.

더군다나 해군 출신인 나는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바다에 대한 동경을 주입받았기 때문에, 더욱 몰입하고 말았다. 두 척의 배가 벌이는 추격과 포격 그리고 백병전까지.

다만, 영화를 보는 와중에도 한가지의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그것은 바로 이곳의 주인이 집필하겠다고 공언했던 여왕의 창기병 2부 - 정확히 하자면 같은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 였다. 두 제국의 함선들이 국경선에 있는 호수에서 격돌하게 되고 그 선원들의 유쾌한 일상을 그리는...어쩌고 하는 내용이었던 기억이 있다.

드림워커에서 잠시 다른 글을 연재한것 같았지만, 역시 게임기획자란 생업탓인지 현재는 지지부진하다. 여왕의 창기병은 정말 마음에 드는 작품이었는데, 상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그 작가의 다른 작품을 볼 수 없다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더군다나 요즘의 대세는 이계전이와 게임이라는 모 군의 증언이 있기까지 하였으니 그 안타까운 마음은 배로 늘어나는 것 같다.

글이 잠시 자유연상을 타고 딴곳으로 달아나버렸다. 여하튼 그렇다는 거다. 영화는 재미있었고, 내가 읽고 싶은 글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그래서 피.마.새 다음 권을 사야할지도 모르겠다.



Posted by 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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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 젤라즈니의 새로운 국내 출판작. 물론 그는 이미 세상을
떠나고 없지만, 번역되지 않은 수많은 글들을 기다리며 미래를
기다리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영어를 잘했다면, 기다림의 미학따위는 폐기처분하고 이국어가
모국어로 변환했을때의 미묘한 차이점은 느끼지도 못한체
신나는 젤라즈니 월드에 빠져있을테지만.

김상훈씨의 번역도 굉장히 재미있었다. 어차피 앞으로도 원서를
읽을 기회는 없을 것 같지만, 원작자가 어떠한 위치에 어떠한
느낌의 단어를 사용하였는지 궁금하기는 하다.

시간적으로 약간씩의 공존을 하는 11개의 중/단편. 한때는 나도 저러한 하나의 월드 위에서 단편들을 쓴 아련한 습작의 기억이 있다. 컴퓨터로 할 것도 없고, 빌려온 DVD로 이미 보고만 시점에서 책을 펼치자 마자 단숨에 다 읽어버렸다. 가격을 줄이기 위해 그랬는지 페이퍼백 형인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10,000원.

너무나 오랜만에 글을 두드리는 거라 머리와 마음이 정리가 되지 않는다. 아직 아련한 감동의 기운이 책장을 넘기던 손끝에 남아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괜시리 습작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는 비온 뒤의 시원한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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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FC Köln 34 20 7 7 62:33 67
2 MSV Duisburg 34 19 5 10 50:37 62
3 Eintracht Frankfurt 34 19 4 11 65:39 61
------------------------------------------ 승격
4 TSV 1860 Munchen 34 15 12 7 52:39 57
5 SpVgg Greuther Fürth 34 17 5 12 51:42 56
6 TSV Alemannia Aachen 34 16 6 12 60:40 54
7 FC Erzgebirge Aue 34 15 6 13 49:40 51
8 1.FC Dynamo Dresden 34 15 4 15 48:53 49
9 SV Wacker Burghausen 34 13 9 12 48:55 48
10 SpVgg Unterhaching 34 14 3 17 40:43 45
11 Karlsruher SC 34 11 10 13 46:47 43
12 1.FC Saarbrucken 34 11 7 16 44:50 40
13 LR Ahlen 34 10 9 15 43:49 39
14 FC Energie Cottbus 34 10 9 15 35:48 39
------------------------------------- 강등
15 SV Eintracht Trier 34 9 12 13 39:53 39
16 Rot-Weiß Oberhausen 34 8 10 16 40:62 34
17 Rot-Weiss Essen 34 6 15 13 35:51 33
18 FC Rot-Weiß Erfurt 34 7 9 18 34:60 30

마지막 라운드에서 Burghausen을 3:0으로 완파하고, 경쟁자였던 1860 Munchen이 Ahlen에 3:4로 패배함으로 인해 드디어 승격이 확정되었다. KBS SkySports에 분데스리가 중계권이 있다고는 하지만, 접시를 달지 않고서야 볼일이 없으니 역시 시즌 중의 동영상에 만족해야 할테지. 아버지가 뛰었던 팀에서 다시 뛰며 팀을 승격으로 이끄는 활약을 한 DR.CHA에게 영광이 있길.

그건 그렇고, 이기지 못하면 승격이 없었던 프랑크푸르트도 힘냈겠지만, 역시 이기고 프랑크푸르트의 패배를 바래야했던 뮌헨이었는데 하필이면 상대팀이 이기지 못하면 강등인 아렌이어서야. 3:4라는 엄청난 스코어를 보아도 역시 '강등'이란 무서운 것이다. K-리그는 몇년 후에 승격/강등제를 실시한다고 하던데 잘 될런지 의문.
Posted by 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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