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 산행기2

기록/산행기 2013. 2. 27. 00: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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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거리 : 약 10km (삼가아영장 - 비로봉 - 삼가야영장)
시간 : 약 6시간


산행지도




대충 캡쳐한 지도로 대체한다. gpson에 따르면 티스토리 등에서 외부링크를 다 차단했기 때문이라 한다. 이제 gpx파일을 웹에 올려서 그리는 것은 못하겠군. 예전 산행기들도 지도가 다 깨졌던데 수정하기는 귀찮고.


2013년 4월부터 외부링크가 허용 되었는지 예전에 태깅한 지도들이 잘 나오길래 급하게 만들어서 추가. 오랜만에 해서 좀 헤맸는데 작성 완료.


GSPON이 악성코드 사이트가 되어서 제거하느라 힘들었다.


산행기


친구의 요청으로 간만에 또 외유를 나갔다. 이번에도 전과 같은 소백산. 이번에는 한 명이 더 늘었는데 예전과는 달리 전부 고향으로 돌아간지라 혼자 서울에서 내려가고 나머지 둘은 올라오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토요일 새벽 6시에 기상해서 급샤워를 하고 황급히 짐을 챙겨서 강남의 고속터미널로 향했다. 이전에 단양으로 갔을때에는 동서울까지 가야했고 버스도 일반고속버스 였지만 이번에는 강남 센트럴시티에서 우등을 타고 출발. 걸리는 시간은 2시간 30분 정도. 친구들은 창원역-마산역-동대구역(기차)-영주(버스)라는 방법으로 도착.


이날을 대비하여 모 군에게 구입한 중고psp가 드디어 활약할 차례가 왔다. 출발하고 잠시 졸았다가 정신을 차려 psp를 꺼내고 전원을 켰지만 안타깝게도 umd(-게임디스크)를 서두르느라 가져오지 않아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다시 가방속으로.


10시40분쯤 영주터미널에서 일행이 모두 모였다. 목적지인 '삼가'까지는 버스 시간대가 애매했기때문에 (9시대, 13시대) 계획대로라면 풍기로 이동한 다음 다시 거기서 택시로 야영장까지 가려고 했지만 막상 가니 귀차니즘이 앞서서 터미날 근처에서 택시비 2만원으로 삼가야영장까지 바로 갔다. 중간에 편의점에 들러 라면을 구입하고 뜨거운 물도 보온병에.


속였구나! 블로거!



예전에 '천동'방면에서 올른적이 있었고 이번 계획은 "삼가-비로봉-연화봉-희방" 코스를 타는 것이었다. 하지만 한 녀석이 갑자기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이라도 생겼는지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서 다리가 고장났기 때문에 진도가 상당히 느렸다. 더군다나 천동방향과는 다르게 진짜 헉 소리가 날 정도의 경사도가 끝에서는 펼쳐졌기 때문에 결국 시간문제로 원점회귀.


라면의 참 맛.



늘 느끼지만 산에서 먹는 라면은 어찌 그리 맛있는지 모르겠다. 겨울산에서 느낄 수 있는 별미이겠지. 이때가 1시즈음 이었던것 같다. 정상에서 내려오면서 먹을 플라스틱 소주와 족발은 아껴두고 국물까지 전부 흡입.


비로봉에 선 필자(...)



2년 만에 다시 정상에 섰다. 예전에 느꼈던 능선의 참 맛은 방향문제로 느낄 수 없었지만 정상의 매서운 칼바람만은 여전. 그때는 플라스틱 소주 뚜껑을 따는 순간 소주가 천천히 얼어붙고 배낭옆에 넣었던 물이 전부 얼 정도의 추위였지만 이번에는 다행히 칼바람이외에는 따뜻했던 편.




그때 저곳에서 참 많은 결의를 다지고 왔는데 지금은 다 공염불이 되었다. 그래서 올해는 별다른 것 없이 사진만 좀 촬영하고 그대로 하산.


정상의 입구에서.

정상에는 사람이 많아서 다시 조금 내려와 눈이 펼쳐진 능선에서 개인사진 및 단체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중턱 즈음에서 소주와 족발을 서둘러서 먹고 다시 하산을 시작. 일행의 부상과 모두의 체력적인 문제 그리고 빠듯한 시간때문에 원점회귀.


아무래도 너무 유명한 산이고 초입까지 민박집이 있다보니 막판의 2km정도는 시멘트 길이라서 아쉬움 크다. 그 길을 내려오면서 무릎하고 발끝이 부서지는 줄 알았다. 산길이 끝나는 곳에 괜히 택시 들이 진을 치고 있는게 아닌 듯.


일단은 탐방센터까지 17시즈음에 내려왔지만 역시나 버스는 막차인 18시차 밖에 없어서 이번에는 2만2천원을 주고 택시로 영주터미널까지 왔다. 본디 희방센터 앞에는 깔딱고개가 있고 오르막이 심하다 해서 - 위 지도 참조 - 이 루트를 선택한 것인데 오히려 재미로는 희방쪽이 더 나았을거 같다. 고개만 넘으면 연화봉과 천문대를 볼 수 있고 이 후는 능선길이라 편했을 듯.


영주터미널 옆의 마트에서 산 맥주와 과자로 약간의 아쉬움을 달래고 각자 18시40분, 19시차로 대구와 서울로 출발했다. 예전에는 마산으로 가는 직통도 있었는지 표지판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한때 7대도시로서 잘나갈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시市로서의 명칭은 사라지고 구區이름으로만 남아있다.


서울에 도착하니 이미 9시경. 배남자를 위한 햄버거를 하나 흡입하고 집으로 땀내풍기며 돌아와 서둘러 샤워를 하고 취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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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거리 : 4.41km
시간 :
2시간 1분 55초

산행지도



산행기

다녀온지 일주일이 훌쩍 넘은 산행기를 쓰려니 기억이 희미하다. 본디 불암산을 가기로 하였으나 친구 녀석의 사정으로 인해 비교적 가까우면서도 금방 다녀올 수 있는 우면산으로 변경했다. 최초의 홀로 산행이었던 우면산은 처음에 가는 방향을 잘 못잡아서 그야말로 마구잡이로 오른 기억이 있어 이번에는 그나마 잘 아는 방향에서 오르기로 결정.

서울대입구역에서 만나 사당역을 거쳐 남태령에서 하차했다. 2번 출구로 나와 출구방향으로 조금 걷다보면 들어갈 수 있는 입구가 보인다.

남태령 옛길


이런저런 사정때문에 근 한 달 만에 하는 산행이라 묵혀둔 이야기도 많고 여러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사진 촬영에 소홀했다. 그러고보니 남태령 옛길부터 산의 본격적인 진입로까지는 군부대도 있어서 어차피 사진을 찍지않는 것이 더 낫기도 했다.

어디인지 모를 공터


지난 번 반대로 걸어간 길이지만 몇몇 부분은 기억이 나서 쉽사리 갈 수 있었다. 어차피 길만 따라가면 되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는 산. 거기다 군부대 탓에 일정부분까지는 다 포장되어 있어서 운치는 덜 하지만 수월했다.
 

D4 유정약수


지난 겨울에 왔을때에는 더 풍광이 멋있었던것 같은데, 이번에는 여름의 태풍이 할퀴고 간 자욱이 아직 복구가 안되었고 또 여기 저기 등산로 개보수를 하는 곳이 많아 전체적으로는 조금 아쉬웠다.

전에는 못 본듯한 계단


기억에서 지워진 것인지 정상까지 오르는 길에 나무 계단이 나타났다. 전에도 있었다면 이 길을 내려왔을 것이니 기억에 있을 법도 한데 역시 떠오르는 것이 없다. 여하튼 이 계단 덕에 더 힘들게 올랐다.

소망탑


지난 겨울과는 다르게 밋밋한 인상이다. 그땐 체력적으로도 힘들었고 최초의 산행이라 보정효과가 있었는지도 모를일이다. 딱히 소망도 떠오르지 않아서 그냥 사진만 촬영하고 돌아선다.

안개낀 조망명소


아침이라 그런지 안개 혹은 스모그가 잔뜩 끼어있다. 어쩌면 황사의 일부일지도. 친구의 약속으로 인해 오전 중에 귀가해야 하기 때문에 땀만 조금 식히고 다시 걸음을 재촉한다. 하산 구간은 위 사진에도 보이는 예술의 전당으로 향하는 거의 직진코스. 계단 때문에 무릎이 고생해야 했지만 하산 시간은 정말 짧았던 것 같다.

그후 남부터미널역으로 가서 버스를 타고 방배역에서 하차. 방배역 맥도널드에서 브런치로 맥모닝 세트를 급하게 먹어 준후 2호선으로 환승하여 각자의 집으로 돌아왔다. 기억을 추스려 보건데 집에 왔을때도 아직 일요일 오전이었던 것 같군.


* 2011/05/02 수정
- GPS ON이 복구되었다. 일단 티스토리에 한해 완료된 듯. 잽싸게 지오태깅한 지도를 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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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산 산행기

기록/산행기 2011. 2. 17. 11: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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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거리 : 5km
시간 : 3시간 30분 15초


산행지도




산행기

수리산행을 결심하게 된 것은 어느 블로그에서 본 수리산 종주산행 지도와 글을 보고 난 후였다. 종주를 하며 최서단의 봉우리에 저녁즈음 오르면 날씨가 좋을 경우 서해의 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는 내용에 감탄한 것이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계획과는 무관하게, 아침 일찍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붉은 하늘은 볼 수 없었다.

친구와 신림역에서 만나 5535번 버스를 타고 안양으로 향했다. 유명 포털들에서는 40분 정도 소모된다고 했지만 그 수치보다는 적게 걸린 듯 하다. 전날 점심으로 부대찌개를 먹고 크게 체했기 때문에 속이 영 좋지않았지만 일단 산행은 결정.

안양 1번가에서 하차하며 도로를 건너 안양 10번 버스를 타고 안양 병목안 공원에서 하차했다. 토요일 아침이라 그런지 거리와 버스는 무척 한가했다. 멀리 먼저 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자취를 따라 계곡의 길을 오르기 시작.

관모봉 가는길


나중에 알게되었지만 우리가 간 길로 가면 관모봉과 태을봉 사이 - 관모봉에 더 가깝긴 하지만 - 로 나오게 되어 관모봉을 들렀다가 다시 내려와야했다. 가는 길은 계곡길이라 그런지 가파르기만 하고 그다지 운치가 있지는 않았다. 이른바 재미없는 길.

관모봉과 태을봉 갈림길


급체와 약간의 장염증세 탓에 얼마간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한 탓에 계속된 높은 경사도의 길을 오르느라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했을때야 봉우리간의 능선길에 오를 수 있었다. 확 펼쳐진 경관과 능선들을 보니 이제서야 산행할 맛이 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모봉의 국기


갈림길에서 조금만 오르자 관모봉이 나왔다. 관악/삼성 처럼 국기봉이 서있었다. 날씨는 그다지 좋지않아 주변이 전부 스모그로 가려져 있어 흥취는 오르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그당시 그다지 좋은 산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태을봉 정상석


관모봉을 내려와 태을봉 방향으로 가면서 얼어붙은 땅에 미끌어져 무릎이 심하게 안쪽으로 꺽였다. 반대로 꺽이지 않은 게 다행이긴 하지만 근육이 놀란 듯 한동안 통증이 있었다. 일정 부분 삼성산 칼바위 능선과 같은 구간이 있는데 바위위가 심하게 미그러워서 어쩔수 없이 일부 우회를 해야했다

수암터널, maybe


능선 구간 중 거의 유일하게 3G가 잘 잡히던 곳이다. 토요일이지만 택배 올 것이 있어 여기서 확인을 하니 구로에서 출발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마 산을 재미없다고 느낀 것이 언제쯤 올지 가물한 택배 - 3G가 안터져 전화를 받을 수 없으니 - 에 대한 걱정과 급체에 의한 체력고갈로 인한 외부요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잘 조성된 계단


확실히 이곳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 산인 듯 반대방향에서 아무리 보아도 회사에서 단체로 온듯한 일행이 끓임없이 지나갔다.
전망대가 있는 수암봉 방향에서 오는 사람들인 것 같았다.

슬기봉 정상


드디어 1차 목표인 슬기봉에 도착했지만 표지판 하나 서 있을 뿐이었다. 2차 목표인 수암봉과 전망대는 군부대를 우회하여 조금 더 걸어가야 한다. 일단 이곳에서 라면과 식은 밥으로 시장을 달래고 조금 고민을 하다가 택배와 체력을 생각하여 하산을 결정한다.

군포방향의 급격한 하산길


슬기봉에서 내려가는 길은 매우 급격한 계단길이었다. 내려갈때마다 무릎이 시큰거릴 정도. 최단코스이기 때문인지 이쪽 방향으로 오르는 사람도 제법 많았다.
 

알알이 언 얼음


산본방향으로 하산하여 버스를 타고 금정역까지 갔다. 거기서 4호선을 타고 집으로 귀가. 임팩트 있는 부분이 없어서 뒤에 총평을 해보자면 밋밋한 기분의 산이었다. 내장산도 봉우리들을 연결하여 걷는 산이었지만 뭔가 확트인 기분이 있었고 불암산도 비슷하게 밋밋했지만 그래도 괜찮았던 느낌이었는데 말이다.


아마도 수암봉까지 가지 못해서 그럴 수도 있고, 예상보다 시정이 나빠서 바다가 전혀 보이지 않아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다음은 아마도 가지 않거나 전망대의 낙조만 보러간다던지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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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거리 : 9.04km
시간 : 4시간 2분 50초


산행지도



K48국기봉에서 점심을 먹느라 조금 앉아 있었더니 런키퍼의 좌표가 그 이후로 흐트러졌다. 이건 조금 GPS의 문제인듯 하다. 작년에 검단산을 갔을때에도 정상에서 시간을 지체했더니 그 이후로 좌표가 제대로 기록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으니 말이다.

산행기

이번에는 다시 근처의 낮은 산으로 방향을 잡았다. 오후의 특정시간까지는 하산을 무조건 해야했기에 선정한 코스는 삼성산 5국기봉 종주 코스. 11국기봉의 절반이기도 하고 시간상으로는 가능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행하기로 친구 녀석이 늦잠을 자는 바람에 예정시간에서 1시간이나 늦은 8시즈음에 어영부영 출발하게 되었다.

K71 용화배드민턴



관악산 입구에서 출발하여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하며 삼성산 방향을 오르기 시작한다. 전에도 칼바위 능선을 타는 산행을 같이 한적은 있지만 그때는 다른 방향에서 오는 코스여서 돌산을 올라보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정석적인 코스를 선택. 조금 걷다보니 돌산 표지판이 나왔지만 정작 국기봉은 보이지 않아 오르는 코스를 뒤로하고 반대로 가보니 돌산이 보였다.

K72 돌산


한참을 수다를 떨면서 걷다보니 오른쪽 발가락 끝이 알 수 없이 저린 것이 아닌가. 아침의 일을 반추해보건데 샤워를 하다가 슬리퍼를 밟아 가볍게 넘어지면서 오른쪽 허리부분이 땅바닥에 부딪혔는데 그 통증의 일환이 아닌가 싶었다. 그 생각의 효과때문인지 등산 내내 오른쪽 다리의 여러부분이 번갈아 가면서 저려오는 부분이 있었다.

돌산 국기봉, 뒤에 63빌딩이 보인다



드디어 관악/삼성산을 오르기 시작한 뒤 최초로 돌산국기봉에 도착. '국기봉에 선 필자'의 모습으로 몇 컷을 촬영하였으나 친구의 전화기에 있는 탓에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한다. 그냥 일단 국기의 모습만 포스팅.

칼바위 국기봉


두 번째로 찾은 칼바위 능선의 국기봉이다. 눈이 많이 와서 능선이 전부 촉촉하게 젖은 탓에 정방향에서 오르지는 못하고 우회하여 간후 하산방향에서 진입을 했다. 이때까지는 외길이라서 순조롭게 코스를 갔으나 이후에는 조금 길을 헤매게 된다.

칼바위를 지나 계속 가다보면 저 멀리 우측으로 민주동산과 국기봉이 보이는데 정상으로 가는 코스를 벗어나 우측으로 갔다가 가야해서 초행길이다보니 조금 헤매게 된 것이 아닌가 한다.

민주동산 국기봉



일단 계속 우측으로 틀러서 가는 방향을 잡아 다행히도 민주동산에 도착했다. 국기봉에서 서로 한 컷씩 촬영하고 전망대로 가서 저 멀리 보이는 여의도와 삼성동을 조금 감상해주고 다음 국기봉으로 재빨리 향한다. 1시간 이상 늦게 출발했기 때문에 서둘러야 시간을 맞출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국기봉 위를 지나는 비행기 촬영이 늦어 이미 지나간 후


다음 국기봉은 깃대봉 혹은 K48국기봉이라 불리는 곳인데 여기서부터 방향을 착각하여 조금 헤매기 시작했다. 호압사 방면으로 가는 길을 타는 바람에 조금 하산하다가 다시 올라와 네이버 지도를 참조하면서 길을 찾아갔다.

정상으로 가는 길


확실히 여름과 겨울의 산은 풍광이 전혀 달라서 헷갈리게 된다. 나무로 인해서 가리는 부분이 적다보니 전에는 가려서 보이지 않던 길도 시야에 들어오는 바람에 혼란을 가중시키게 된다.



정상으로 가다가 서쪽방향으로 다시 틀어야 국기봉을 방문할 수 있다. 처음부터 험한 길을 택하면 정방향으로 올 수도 있지만 이 봉우리 자체가 눈 때문에 미끄럽기도 하고 해서 일단 안전을 생각해서 우회후 다시 오르는 길을 택했다.

멀리보이는 삼성산 정상과 능선의 국기봉


여기까지 오니 시간이 애매해졌다. 1시간 정도만 더 여유가 있으면 전파탑을 찍고 능선을 따라서 국기봉을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시간이 부족했다. 어쩔 수 없이 일단 깃대봉을 내려와서 그 밑 양지바른 곳에 짐을 풀고 점심을 먹기 시작했다.

늘 먹는 라면과 커피 한 잔의 여유.


지각으로 인해 친구가 식은 밥을 가져오지 않은 탓에 일단 라면만 먹고 계속 깜빡하던 커피를 본인이 이번에는 챙겨와서 식후의 따뜻함을 연장했다. 그리고 계속 정상방향으로 걸어가다 직전의 나무 계단이 연결된 곳에서 하산을 결정. '무너미 고개'로 내려갈까도 하다가 일단 시간이 촉박하여 내려오기 시작했다.

서울대 방향에서 보이는 철조망


한참을 내려오기 시작했지만 이 하산 코스가 워낙 길기도 하고 또한 막판에 공원 및 광장과 연결되는 아스팔트 코스가 있어서 시간을 더 소모하게 된다. 내려오다 보니 서울대 옆의 철조망 너머로 사람들이 다닌 길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더군다나 철조망 사이의 문도 열려있었다.

길을 따라 서울대로 진입



길을 따라 오니 다행히도 서울대 안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여기서 버스를 타고 가면 되기에 시간 상으로는 제법 절약이 될 듯하다. 앞으로도 이쪽 방향으로 하산하게 되면 쓸데없이 광장쪽으로 내려가야 하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듯 하다.

4개의 국기봉을 돌았고, 하나를 시간때문에 눈 앞에서 놓쳤기에 아쉬움이 크다. 그래도 코스를 한 번 답사해 보았다는 점이 유일한 수확이라면 수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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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 산행기

기록/산행기 2011. 1. 26. 23: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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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거리 : 약 12km
시간 : 알 수 없음


산행지도



산행기

친구의 요청으로 간만에 원정산행을 떠났다. 동서울에서 단양까지 버스를 타고 간후 터미널에서 다시 시내버스를 타고 소백산 자락까지 이동하고 반대로 돌아오는 제법 긴 여행이라면 여행. 개인적으로 교통비 등의 자금상의 문제로 크게 즐기지는 않지만 한번쯤 눈꽃을 다시 보는 것도 좋을 듯하여 동참.

아이폰으로 런키퍼를 작동시키며 갔으나, 정상에 가서 마지막 사진을 촬영하자마자 전원이 나가버렸다. 충전기로 충전을 시도했지만 엄청난 강추위 탓에 그것도 잘 작동되지 않았다. 결국 하산길은 아무런 기록을 남기지 못했다.


초입에서 촬영,  급하게 배낭을 싸면서 아이젠을 챙겨오지 않아서 한동안 굉장히 힘들게 올랐다. 일반적인 서울 산들을 다닐때는 잘 몰랐는데 확실히 조금씩 미끄럼을 느끼면서 긴 거리를 오르니 체력소모가 더 심한 것 같았다. 어쩔 수 없이 산 중턱에 있는 매점에서 저렴해보이는 아이젠을 울면서 바가지를 쓰고 사야했다.


저 멀리 넘실대는 산들을 촬영해본다. 여기까지는 참 좋은데, 정말 좋은데 뭐라 설명할 방법이 없네.

능선에 오르기 전의 구간


사진의 대부분을 친구의 수동카메라로 촬영한 터라 포스팅에 쓸만한 사진은 몇 없다. 워낙 손이 시려웠던 탓에 전화기를 꺼내기 귀찮은 탓도 있었고.

                             

능선을 오르기 직전에 주변을 한 번 동영상으로 촬영해보았다. 하지만 이것은 능선 위에서 불어닥치는 돌풍에 비하면 정말 소소한 것이었다. 아이폰을 꺼낼 수 없을 정도로 바람이 부는 능선은 그야말로 지옥.

눈 폭탄을 맞은 듯한 나무





능선 위에 펼쳐진 길고 긴 계단을 바람에 맞서며 올라간다. 어쩔때는 뒤에서 밀어주는 바람에 거의 날듯이 계단을 올라가기도 하고, 뒤 대각선에서 불어올때는 잠깐이나마 두 발이 지면에서 뜨기도 했다. 계단 옆의 밧줄을 잡고 있지 않았다면 큰일이 날 수도 있었던 상황.


위 사진을 촬영하자마자 전원이 나가버렸기 때문에 마지막 사진은 친구의 아이폰으로 촬영을 해야했다. 바람이 너무 세차게 불어서 급히 촬영 후 경사진 곳으로 내려와 바람을 피해야 했을 정도다.

거기서 작은 플라스틱 병에 든 소주를 각각 한병씩 육포를 안주삼아 비웠다. 술이 조금 들어가니 몸이 살짝이나마 녹아서 살만했다. 급히 내려와 중턱에 있는 나무로 된 감시소 안의 바글거리는 사람들 틈에서 뜨거운 물을 잠깐 마시고 컵라면을 하나씩 먹었다. 발끝에는 감각이 거의 없었고 눈썹과 속눈썹은 얼어붙어 버석거리고 있었다. 이것이 power극기

그리고 서울로 오는 막차 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날듯이 내려와 서울로 돌아오니 이미 8시가 넘은 시간. 간만에 토요일을 밖에서 다 보냈다.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는 단점을 제외하고는 소백산은 한 번 올라볼만한 산으로 생각된다. 살을 에이는 바람탓에 주변 풍광을 감상할 여지가 별로 없었던것이 안타깝다. 다음에 올 기회가 있다면 날이 풀릴때 와서 확 펼쳐진 능선을 느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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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거리 : 6.54 km
시간 : 2시간 59분 47초


산행지도




산행기

관악산을 최근 너무 자주 갔기에, 이번에는 예전에 구룡-대모 방향으로 넘어간 산들을 반대로 가보기로 했다. 3주 가량 이런저런 일정들로 쉬었기에 이런 낮은 산들이 알맞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새 자켓에 새 등산화를 신고 집을 나섰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이때 등산양말을 조금 잘 못 신어서 오른발에 물집이 잡히고 말았다.

토요일에 등산을 간 것은 정말 오래간만이었다. 어쩌면 거의 기억에 없는 듯 싶다. 신림역에서 라면과 물을 사고 다시 지하철을 타고 수서역까지 갔다. 출구를 잠깐 착각하기는 했지만 무사히 입구에 진입.


거의 1년 만에 이곳에 왔다. 그 전과 달라진 점이라면 아이폰을 조금 더 잘 사용하게 되었고, 몸무게가 4kg이상 늘었으며 상하의 복장에 제법 많은 돈이 들어갔다는 사실이다.


대모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이 낮은 산들을 동서로 길게 뻗어 있어서 이 루트를 타고 올라가면 제법 길게 걸어올라가야 한다. 즉 고도는 났지만 걷은 길이는 관악산과 다를 바가 없다.


얼마 전에 크게 내렸던 눈들이 아직도 녹지 않고 있었다. 1년 전 올랐을 때에도 이와 유사한 상황이었다. 그래도 그때는 무언가에 희망을 품고 속으로 바랐던 기억이 있다. 지금은 누구나 알다시피 all over. 역시 밤늦은 시간에 홀로 술을 마시며 글을 두드리고 있으니 뭔가 뭉클뭉클 생각난다. 아침의 민망함을 느끼지 않기 위해 여기까지.


가다보니 예전 산행에는 체크하지 못한 안내판이 있어 촬영을 했다. 그때는 I2와 I6만 흔적에 남아있었다. 분명 예전과 같은 코스인데 왜 보지 못했을까 아마도 올라오는 방향에서 좀 더 눈에 잘 보이는 위치여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대모산을 올라가는 동안 눈이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제법 크게 흩날리며 오르는 바위위를 하얗게 만들어 갔다. 관악산을 오르기보다 여기를 선택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악산을 갔으면 오르기 급급했겠지만 이 곳 대모산에서는 내리는 눈을 즐기며 고즈넉하게 산행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눈 오는 순간의 동영상을 한 번 촬영해 보았다. 10초짜리 인데도 파일이 커서 어쩔 수 없이 유투브에 업로드 해야했다.


보지 못했던 대모산 정산 표지판을 촬영했다. 이곳에서 잡히지 않는 3G를 찾아가며 4sq를 체크인 하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모르겠다. 낮은 산이라 그런지 이미 장소는 만들어져 있었고, 메이어도 제법 체크인 수가 있었다.


대모산 삼각점을 촬용하고 재빠르게 다음 산으로 향한다. 날씨가 흐려지면서 제법 바람이 불고 차가웠다. 어쩔 수 없이 다이소에서 구매한 비니를 착용했다. 원체 힘이 없는 머리카락이라 이렇게 한번 모자를 쓰면 이제 집에 갈때까지는 벗을 수가 없다. 완전 산발이 되기 때문이다.


다시 구룡산으로 향한다. 거의 온만큼 다시 걸어가야 다음 산의 정산에 도착할 수 있다. 슬슬 시간이 지나면서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도 있다. 아마 구룡산에서부터 오거나 대모산을 남쪽 가면서 오르는 루트를 탄 사람들일 것이다.



그리고 배고픔을 느끼며 어서 정상에 가서 라면을 먹어야 겠다는 일념하나로 열심히 올랐다. 대모산과는 다르게 여기는 정상 직전에서 조금 가팔라 지는 곳이 있다. 벌써 몇 개월 간 꾸준하게 수영을 한 친구는 그렇게 수다를 떨면서도 숨 하나 헐떡거리지 않는다. 운동 부족의 나는 조금 말이 없어지기 시작했는데 말이다.


그리고 다시 구룡산 정상에서 잡히지 않는 3G를 찾아 4sq 기록을 하려 노력한다. 확실히 세월이 흘러가면 갈 수록 이런 것에 더 집착하게 되는 것 같다.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유전적 기질일 거라고 합리화한다.


돤 대장이 기증한 보온병은 오늘도 여전히 활약을 하고 있다. 정상의 벤치에 앉아 라면을 먹고 친구가 가져온 식은 밥까지 말아서 시장을 해소한다. 정말 이 순간만큼은 어떤 산해진미도 부럽지 않은 순간.



식사를 마치고 하나 둘 올라오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하산하기 시작했다. 역시 제법 많은 거리를 걸어가야 한다. 이 산들의 장점이라면 급하게 내려가거나 올라갈 필요없이 천천히 산책하듯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1년 전 홀로 올랐던 입구에 도착했다. 그로부터 벌써 1년이 흘렀다니 믿기지가 않는다. 그 당시에도 딱히 장미빛 희망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지만 과거와 오늘을 돌이켜 보건데 지금도 별반 달라진 것은 없다. 그저 한 살 더 먹었을 뿐이다. 다음에 언제 오를 지 기약할 수 없는 순간을 뒤로하고 마을버스와 지하철로 신림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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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X 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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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거리 : 5.6 km
시간 : 4시간 56분 10

평균 속도 : 1.13 km/h

산행지도



산행기

11국기봉 종주를 위한 탐방은 계속된다. 이번에는 육봉, 팔봉의 국기봉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과천 정부청사 방향에서 오르기로 했다. 하지만 전날 새벽까지 EPL을 보느라 약속한 시간 10분 전에 황급히 눈을 떠 재빨리 물을 끓이고 가방을 챙기고 머리를 감느라 약 15분 지각.

온갖 구토와 쓰레기의 흔적이 가득한 일요일 아침 신림역에서 만나 2->4호선 환승으로 과천정부청사 역에서 하차했다. 이미 신림에서 생수와 컵라면은 구입했고 과천에서 내려 김밥을 구입할 예정이었지만, 과천정부청사 주변은 허허벌판. 일단 역에서 부터 약 20분 걸어서 오늘의 들입에 도착하였다.

이정표까지 반듯하게 세워진 정상적인 루트가 있었지만, 육봉능선으로 바로 진입하는 단거리 코스로 진입 - 뒤에 알게 되었지만 역시 제대로된 등산로는 아니었다 - 하여 조금씩 올라가기 시작했다. 비 소식이 있는 것인지 날은 잔뜩 흐리고 바람도 제법 강하게 불었다.

멀리보이는 정부청사


오르막을 계속 오르고 올랐다. 예전과 다르게 급히오느라 아침을 먹지못해서, 벌써부터 힘이들고 전날 4시간만 자고 온탓에 체력이 일찍 방전되어 가는 기분. 그래도 '공복에 유산소 운동을 하면 지방이 소모된다'는 인터넷에서 주워들은 글귀하나를 마음에 새기고 발걸음을 재촉한다.

동쪽의 능선들


아무래도 정상 루트가 아닌 곳을 택한 탓인지 가는 곳마다 기암괴석이요, 발을 제대로 걸 곳이 없는 돌들이 앞을 가로막았다. 하지만 이미 30여분은 올라온터라 후퇴는 없는 법. 암벽등반을 하는 것 마냥 이곳저곳에 손발을 걸치고 힘들게 오른다. 생명유지에의 갈망에 의해 배고픔의 욕구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 상황들.

제법 큰 경사도의 암벽


겨우 평탄한 지형에 올라 주변을 둘러보니 과천 그리고 저 먼 발치에 안양이 보였다. 하지만 아직 올라갈 길은 첩첩이 암벽으로 구성된 공간. 애초에 무슨 생각으로 이 루트를 택했는지 모르겠다. 저 멀리 정상루트에 서 있는 사람들이 우리를 쳐다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뒤에 알았지만 당연하게도 무모한 등반객들을 보는 차가운 시선이었다.

안개 낀 과천을 배경으로 한 컷


계속 아무 생각없이 능선의 암벽을 오른다. 글을 쓰는 지금에서야 돌이켜보건데 참으로 무모한 짓이었던 것 같다. 그 당시야 일종의 '러너스 하이'같은 고양감에 휩싸여 착착 올라왔지만 말이다.

암벽능선을 오르는 친구


그리고 치솟은 여러 암벽을 넘거나 혹은 돌아서 드디어 도착한 국기봉 기점. 어이없게도 서쪽편에는 일반적인 등산루트가 곱게 자리잡고 있었다. 지하철 역까지 4km라는 이정표가 보인다. 아이폰으로 우리가 올라온 거리를 체크해보니 1.6km정도 그야말로 아무 생각없이 최단코스로 올라온 셈이다.

육봉능선 국기봉


탁 트인 국기봉 기점에서 주변을 둘러본다. 바람은 매우차고 막걸리를 파는 노점상은 아무리 봐도 고등학생들인 사람들에게도 술을 팔고 있었다. 이 곳에서 일단 숨을 고른다. 망할 아이폰 3G가 터지지 않아서 포스퀘어 체크인을 하는데도 한참을 애먹었다. 

육봉능선 국기봉의 동쪽


육봉능선 국기봉의 서쪽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능선을 따라 다음 국기봉으로 향한다. 이 능선들은 대부분 길이 좁고 바위가 많아서 확실히 다른 루트에 비해 힘이 많이 들었다. 11국기봉 종주 도전시에도 주의를 해야 할 것 같다.

팔봉능선 국기봉


드디어 다음 목적지 국기봉에 도착하였다. 이 국기봉은 일반적인 루트가 아니라 동쪽 방향의 봉우리에 위치해 있어서, 등산로를 벗어나 올라갔다가 다시 원 루트로 돌아와야 했다. 일단 목적이였던 두 개의 국기봉을 다 체크했으니 이제는 점심식사와 하산만 남아있는 상황.

거금을 들인 충전기기


이쯤에서 아이폰 배터리가 20%정도 밖에 남지않아서 드디어 충전기를 실전에 투입하였다. GPS체크를 위한 Runkeeper 그리고 갈림길과 좌표를 위한 네이버 지도 등을 가동했더니 확실히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배터리가 바닥을 드러내는 것이다.

아래에 보이는 연주암


하지만 지도도 소용없이 어디선가 길을 잘 못 들었는지 이상한 위치로 오고 말았다. 다음 기점이었던 연주암이 오히려 밑에 내려다보이는 위치까지 온 것 이었다. 머리 위로는 케이블카가 오르고 있었다. -  후에 검색해보니 KBS에서 설치한 방송장비 및 인력용 케이블카였다 - 봉우리를 감싸고 있는 요상한 레일을 따라 내려가보니 드디어 연주암에 도착할 수 있었다.

멀리보이는 연주대


연주암 자판기에 천 원을 지출하여 자판기 커피를 한 잔씩 하며 숨을 돌린다. 이제 정상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다. 무릎에 분명하게 좋지 않은 계단을 쉼없이 올라야 겠지만 머릿 속은 다시금 배고픔의 욕구가 자리잡아 입 밖까지 라면라면 이란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사람 많은 정상


12시가 넘은 시간에야 드디어 정상에 도착. 늦은 시간 탓인지 그야말로 사람들이 곳곳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정상석 뒤쪽 구릉에 자리를 잡고 고이모셔온 보온병과 컵라면을 꺼낸다. 아침부터 여기까지 오면서 아몬드 몇알 이외에는 먹은 것이 없으니 라면의 포장을 분해하는 손이 덜덜 떨린다.

돤대장이 기증한 보온병과 라면


작은 컵라면 두 개에 조금씩 물을 붓고나자 딱 맞아 떨어진다. 몇 분간 온몸으로 라면을 불리며 그 매콤한 스프의 향을 느낀다. 그리고 입 안으로 넘기는 그 국물의 맛. 아, 이것이 바로 시장이 반찬이라는 명언을 몸으로 체험하는 순간. 이것이 바로 라면 하나로 느끼는 작은 천국이었다.

먼 발치의 자운암 능선 국기봉


라면을 재빨리 비우고 자운암 능선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이미 저번 산행에 이 루트는 갔었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자운암으로 하산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또 어디부터 갈림길을 잘 못 들어섰을까. 저번에 삽질했었던 구간에서는 제대로 왔지만 또 갈림길을 놓쳐서 다른 루트로 들어서고 말았다.

등산로 페쇄 안내문


더군다나 한참을 내려가다 보니 등산로가 페쇄되어 우회를 권고하고 있었다. 하지만 눈 앞에 도로가 보이는데 공공질서를 지키려는 마음과의 올바른 부등호가 성립할 수 없는 법. 그냥 서울대 방향으로 계속 발걸음을 옮겼다.

K25 철탑.


그리고 드디어 푯말로 발견하고 계속 진행을 한다. 하지만 결국 철망이 서울대를 둘러싸고 진입을 막고 있었다. 여기저기 둘러보니 선객들이 이용한 개구멍을 발견. 철망을 넘어 서울대 안의 도로로 들어섰다. 그리고 서울대 안의 버스를 타고 집으로 무사히 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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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 6.06 km
시간 : 3시간 55분 30초





국기봉 순례를 위한 준비작업인 등산은 계속된다. 이번에 친구와 사당역에서 7시에 만나기로 했다. 하지만 전 날 책을 읽다가 1시즈음에 잠드는 바람에 6시에 맞춰놓은 알람은 듣지도 못하고 황급히 6시 20여분 일어나 머리만 감은체로 사당에 도착. 물과 김밥을 사서 사당역 뒤쪽의 관음사를 통해 올라가기 시작했다.

작년에 수갈멤버와 온 적이 있어서 그런지 생경한 느낌은 아니었지만 너무 오랜만에 온지라 가는 길이 크게 자신이 없었다. 계속 일을 따라 걷다보니 결국 '관음사위 국기봉'은 지나치고 말았다. 대체 이곳은 어디에 있는 지 알 수가 없다. 길을 따라 가다보니 다른 일행이 국기봉 위치를 물어왔지만 본인도 모르기 때문에 알려줄 수가 없었다.

멀리보이는 사당능선 국기봉



초반코스는 조금 가파르긴 하지만 능선에 진입하고 나면 평탄하기 때문에 힘들이지 올라 갈 수 있었다. 작년에 칼바람을 맞으며 올랐던 것 같은데 오늘은 바람이 조금 덜하다. 그리고 별로 힘들이지 않고 2차 목표인 사당능선 국기봉에 도착했다.

사당능선 국기봉




본래 K-를 촬영한 이유는 표지판 지도와 비교하여 자신이 지나온 위치를 정확히 알고자 함이었는데 아이폰을 사면서 GPS를 유용하게 쓰다보니 거의 의미없는 일이 되었다. 다음 산행부터는 처음오는 곳이거나 특별한 의미가 없으면 촬영하지 않을 생각이다.

멀리보이는 연주대


능선을 따라 빠르게 올라간다. 이번에도 오후에 동행의 결혼식 참석이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표지판 상으로는 초입부터 정상까지 4KM - 약 2시간을 예상. 이번에도 잡담을 하면서 갔기때문에 시나브로 하나 하나 봉우리들을 넘을 수 있었다.

못보던 구조물


봉우리 하나를 올라가다 보니, 분명히 전에는 못보던 구조물이 나타났다. 넓은 공간을 나무에서 좌우로 둘러싸 만든 것으로 벤치가 형성되어 있었다. 어떤 중년커플이 언뜻보였는데 아줌마의 허벅지를 베고 누워있던 아저씨가 황급하게 일어선다. 어림짐작이지만 정상적인 관계로는 보이지 않았다. 이런 커플들은 등산 내내 구석구석에서 보이게 된다.

관악문


예전 돤대장에게 뒷모습 도찰을 당한 적이 있는 관악문을 올라간다. 힘들어하는 친구를 앞으로 한, 두 봉우리만 더 넘으면 된다는 거짓말을 계속 반복하여 넘어간다.

지나온 능선길들


중간 중간 쉬면서 귤과 초콜렛 그리고 아몬드로 에너지를 보충한다. 앞쪽에 능선들은 거의 끝나고 이제 마지막이라 할 수 있는 암벽하나만 남았다.

마지막 암벽




한가한 정상



정확한 시간은 기억나지 않지만, 출발한지 2시간 20여분 만에 정상에 도착했다. 중간중간 쉰 시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페이스에 맞게 도착한 것이다. 아직 이른 시간인지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인증샷


각자 정상과 정상석을 배경으로 인증사진을 촬영한 후 대충 자리를 잡고 김밥을 한줄씩 흡입한다. 아까부터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같이 온 커플은 보온병으로 따뜻한 라면을 먹고 있었다. 잠시 군침이 흘렀지만 이곳에서의 라면 가격은 삼천원. 마음을 다스리며 돤대장이 주기로 한 보온병을 다시 한번 떠올린다.

인증샷2


하산을 준비하는데 한 남녀가 기상대 철조망 너머의 기상대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보인다. 서울대입구 방향에서부터 걸어서 온것 같은데 설마 출근을 등산하듯이 하는 것일까? 아니면 얼마 단위로 숙식을 건물에서 해결하는 걸까. 정상방향에서 보면 작아보이는 기상대지만 뒤에서 보니 6-7층 정도의 건물이었다.

제법 큰 기상대 건물


재빠른 하산을 위해 자운암 능선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예상대로라면 국기봉 하나를 거쳐 서울대학교 안쪽으로 떨어지게 된다. 그리고 거기서 버스를 타면 되기에 동행의 일정에 무난하게 맞출수 있을 듯 했다.

멀리 보이는 자운암능선 국기봉


제법 험한 길을 따라서 내려가게 된다. 바위가 많아서 내려가는 동안 무릎에 제법 무리가 온다.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하산길로는 적합하지 않은 것 같다. 경사가 심한 바위가 많았기 때문이다.

자운암능선 국기봉


국기봉은 하산방향에서는 도저히 올라갈수 없어 보였다. 일단 뒤로 돌아가자 어느정도 바위가 이어져 있어 올라갈 수 있어 보였으나 위험해 보여서 그냥 멀리서 촬영만 하고 하산을 재촉했다.

지도에 의하면 삮바위 근처에서 갈림길이 나오게 되고 서울대 신공학관이나 자운암으로 내려올 수 있게 되어있었다. 그러나 어디선가에서 갈림길을 잘 못 들었는지 정상적인 코스가 아니라 계속 밑에서 수북하게 쌓인 낙엽을 밟으며 오게 되었다. 간신히 계곡에서 지도에 있는 능선 위의 길로 진입했지만 사람들이 잘 이용하지 않는 길인지 일부 표식은 있었지만 낙엽이 가득한걸로 볼때 잘 이용하지 않는 길 인듯 했다. 앞으로 이 길로는 등,하산은 자제해야 할 듯 했다.

힘겹게 서울대 유전공학 연구소 앞으로 도달하여 버스를 타고 귀가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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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 6.12 km
시간 : 2시간 30분 33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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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 전 날 박지성 출전경기를 본 이후 새벽에 잠 든 탓인지 6시에 맞춰놓은 알람을 거의 듣지 못하고 기절해 있었다. 다행히도 30분 즈음 눈을 떠서 황급히 po샤워wer를 하고, 피자 지뢰가 가득한 신림역에서 동행을 기다렸다. 하지만 그쪽도 마찬가지로 늦잠을 자서 결국 5522A 버스를 타고 산의 초입에 도착했을때에는 이미 7시 40여분 가량.

이번에는 돌산과 칼바위를 가보기 위해 앞 선 산행들보다 더욱 북쪽에서 코스를 시작했다.  사진 위쪽에 보이는 육교를 건너, 초등학교와 건물 사이의 작은 길로 들어가다가 샛길을 타면 삼성산쪽으로 진입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주택가쪽에 위치한 코스이니 만큼 제대로된 등산로 이외에도 사방으로 이어진 샛길들이 많아 지도만 믿고 가기에는 힘든 감이 있는 코스였다.


'돌산'을 향해가서 그런지 대부분의 등산길은 돌로 이루어져 있었다. 1차 목표는 돌산 국기봉을 찾아가는 것이었는데, 갈래길이 너무 많아서 약간 헤매다보니 돌산을 지나쳐서 칼바위로 향하는 능선에 도달하고 말았다. 결국 돌산 국기봉은 후일을 기약하며 다시금 산을 오른다.



제법 길을 헤맨 끝에 드디어 위치를 비교할 수 있는 K64 용암천이 나왔다. 사실 이 표지판을 보고서야 돌산을 지나쳐왔다는 것을 제대로 알게 되었고, 두 대의 아이폰을 가지고도 3G가 터지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통신사를 원망했다.



일단 이 후의 길은 국기봉으로의 능선을 탄 일직선. 별 다른 어려움 없이 농담을 주고 받으면서 쉬엄쉬엄 산을 오른다.



그리고 국기봉이 있는 칼바위 바로 앞의 표지판을 발견. 아슬아슬하게 솟은 바위 위에 국기봉이 서있다. 일단 기록 및 도전과제(?)벽을 위해 좁은 곳에 발을 디뎌가며 힘들게 오른다. 9시가 가까이 됨에도 해는 안개에 가려있고, 차가운 바람이 지나가서 땀에 젖은 목덜미에 한기가 스며든다. 더군다나 바위는 어찌나 차갑던지, 결국 중간에 털장갑을 꺼내서 꼈다.


그리고 드디어 두 번째 목표에 도달. 국기봉은 가뜩이나 좁은 바위 위에서도 더 좁은 곳에 솟아있었다. 일단 사진을 찍어보았지만, 안개에 가린 햇빛에도 불구하고 역광을 받아 잘 알아볼 수 없게 나와버렸다.


처음에는 봉에 의지할 생각으로 좁은 곳에 발을 내밀었으나, 예상 이외로 국기봉이 헐겁게 박혀있었다. 조금 힘을 주자 좌우로 조금씩 흔들려서 급하게 찍고 돌아왔다. 건너편 바위로는 바로 건너가기가 힘들것 같아서 결국 본래의 추천등산로로 복귀를 결정.





바위 틈을 내려오면서 각자 서로를 한 컷씩 촬영을 하고, 다시금 바위로 이루어진 능선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삼성/관악산 코스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아슬한 기분과 밧줄을 잡고 바위를 오르는 코스. 이 산이 가진 여러가지 모습에 역시나 다시 마음을 빼앗겨버렸다. 최근 줄창 이 곳만 오르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서 기인할 것이다.


일단 목적인 국기봉을 체크하고 코스를 마저 올라 주변에서는 제법 높은 곳에 올라오니 저 멀리 국기봉이 다시금 보였다. 아이폰이 제대로 수신되지 않아 위치는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지만, 장군봉 주변이 아니었을까 짐작해본다.


일단 목적한 코스를 올랐으니 이제 하산을 결정. 어차피 오후에는 동행인의 약속이 있어서 빨리 하산해야 했다. 일단 마음속으로는 호압사 방면으로 하산할까 했지만, 이 후 아무 생각없이 길을 따라 걷다보니 철쭉동산으로 가는 방향의 삼거리가 나와서 이번 산행도 서울대 방면으로 하산.


일전에 돤대장과 산을 한번 올랐다가, 출근 문제로 삼막사까지 가지 못하고 이 루트를 통해 내려온적이 있었다. 가을은 산에 마지막 흔적을 아름답게 남겨놓고 있었고, 10시가 다되어가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마주오는 등산루트는 수많은 등산객들로 붐비고 있었다.

비록 하나의 국기봉만 탐방하고 정상에는 들르지 않았지만 10시 전에 이미 산을 내려가고 있으니 무척 부지런한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좋은 착각을 하며 6512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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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10년 10월 24일 07시 ~ 11시
거리
: 8.12 km
시간 : 3시간 50분 23초
평균 속도 : 2.11 k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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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 전날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반쯤 보고 잔 터라 제법 피곤했지만, 그래도 6시 알람에 눈이 번쩍 뜨였다. 적당히 샤워를 하고 집을 챙겨 걸어서 신림역으로 향한다. 7시에 만나기로 했기 때문에 근처의 편의점에서 차가운 캔커피로 아직 완벽히 깨지않은 몸에다 카페인을 집어넣는다.

일요일 아침의 신림역은 그야말로 난장판. 도처에 구토피자를 만든 흔적이 있고, 아침의 추위에 몸을 감싸안으며 귀가길을 서두르는 사람들도 발견할 수 있다. 역 앞에서 같이 산을 오르기로 한 친구를 만나서 버스를 타고 '삼성산 성지'까지 갔다.

이 루트를 통해서 오르는 것은 역시 처음이었지만, 신림 방향에서 오르면 나타나는 호압사 앞의 '구름발치길'을 이번에는 우회하기 위해서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길은 너무 힘들다.



일단 삼성산 성지를 지나 계속 올라가자 삼호 약수터가 나온다, 지도와 비교하지는 않았지만 처음 가는 길이 틀림없었다. 하지만 조금 더 올라가자 호압사가 눈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구름발치길을 우회하겠다는 당초 목표대로라면 계속 좌측의 길을 타고 갔어야 하는데 어느 시점부터 우측의 길을 타는 바람에 결국 힘든 고개 앞으로 도착하고 만 것이었다.


늘 힘든 고개길이었지만 그래도 친구와 시시껄렁한 옛날 이야기 혹은 농담따먹기를 하면서 올라가니 예상이외로 가뿐하게 올라갈 수 있었다. 일단 고개를 올라 주위를 바라보니 새벽녘의 안개와 스모그가 여전히 서울을 감싸고 있었다. 그 와중에도 멀리 북한산이 보며 일단 한 컷 촬영.

 


가장 자주 들르게 되는 국기봉에서 친구와 한 장씩 포즈를 취한다. 아마 이게 '민주동산 국기봉'이었나 그랬던 것 같다. 초행길인 친구와 일부러 전망대까지 한 번 갔다가 다시 정상쪽으로 향한다. 삼성산은 자주 오는 편이지만 이상스레 올때마다 길이 헷갈리는 것 같다. 조금만 주위 기후가 변하면 예전의 기억가 제대로 일치를 시키지못하는 내 탓일지도 모르겠다만.



깃대봉(K48국기봉)이라 불리는 좁은 곳까지 잠깐 서있다가 뒤에 오는 사람들이 많아서 자리를 비켜주었다. 그 밑의 바위 위에 아슬하게 앉아서 카스테라를 나눠먹는다. 커피라도 있으면 좋았겠지만 그냥 작은 생수 한 병으로 목메임을 넘긴다.

충분히 해가 올랐을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하늘은 여전히 흐리다. 본래 구룡,대모를 전 과는 반대의 방향으로 올라보려고 하다가 60%의 강우확률이 있다는 기상청의 소식에 가까운 삼성산으로 변경했던 것이다. 하지만 결국 비는 오지 않았다.


삼성산의 철제구조물 위에 올라서 저 멀리 하늘을 한 번 촬영한다. 동행한 친구는 아이폰4로 파노라마 영상을 만들어 뭔가로 일치시키는 신기한 작업을 하고 있다. 국기봉들의 정확한 명칭을 찾기 위해 검색하다가 본 장면같은데 국기봉과 함께 삼성산 정상석이 있는 사진을 본 것도 같다. 지금 다시 검색해보니 나오지 않지만.


새벽 일찍 시작했기 때문에, 무너미 고개를 통해 관악산 자락으로 가기로 해본다. 원래 계획은 연주대로 가는 것이었지만 생각보다 고개가 가팔랐다. 능선구간이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짐작했지만 결국 산을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는 것과 다름없었다. 후에 경로를 조사하다가 본 바로는 국기봉 순례코스로 쓰이는 능선구간이 있다고는 했지만 아직은 어디쯤인지 감이 오지 않는다.


일단 산을 내려오자 초행인데다가 무릎의 피로를 호소하는 친구로 인해 하산을 결정한다. 하산길은 어쩔 수 없이 서울대로 빠지는 방향, 본인이 제일 싫어하는 쓸데없이 길고 지루한 길이다. 이미 점심무렵이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에 마주오는 길은 사람들로 가득차 있다. 갑자기 숨이 턱턱 막히는 기분.


그러고보면 이 길은 늘 하산만 했지 이쪽방향으로 올라가본 적은 없다. 가장 사람들이 많이 찾는 길이기도 하지만 그 만큼 운치도 없고 짜증만 난다. 조금 더 내려와서 사온 김밥으로 점심을 먹고 아스팔트 길을 터덜터덜 걸어서 내려온다. 아직 삼성-관악 종주의 길은 아직 멀기만하다.


* GPSON을 통해 사진과 GPX파일을 지오태깅하고 나니, 아직 버그가 있는 모양이다. 사진 하나는 엉뚱한데 박혀버렸다. 그리고 RunKeeper에서 가져온 GPX도 시간이 엉터리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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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산 산행기 - 1
삼성산 산행기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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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일요일. 전 날은 집의 PC를 포맷하고, 윈도우즈를 업그레이드 하느라 하루를 전부 책상 앞에서 소모하고 나니 바람이 쐬고 싶어졌다. 알람은 7시에 맞춰놓고 잤지만 전혀 듣지 못하고 눈을 뜨니 9시. 서둘러 사워를 하고 짐을 챙겨 집을 나섰다. 도로 건너의 정류장에서 5522A번 버스를 타고 전과 같이 '삼성산주공아파트'에서 하차.


횡단보도를 건너 삼성산으로 진입하는 샛길에 선다. 대충 몸을 조금 푼 후에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들입에서만 해도 비는 전혀오지 않고, 땅도 조금만 젖어있을뿐 이었다. 우의는 아직 사지않았기 때문에 일단 비가 오면 젖을 요량이었다.


태풍 곤파스가 이곳도 휩쓸고 지나갔다. 초입부터 몇 분 가지도 않아, 무척이나 커다란 나무들이 쓰러져 길을 막고 있었다. 대자연의 힘 앞에 다시 한번 경이를 느낀다. 묵묵히 걷고 있다보니 걷고 있다는 자체에만 집중하게 되고 스트레스를 주는 외부요인들을 잠깐이나마 잊게 되었다. 역시 이런 맛에 산을 계속 타고 있는 것이다.


예의 그 고개는 여전히 힘들다. 그간 체력이 전혀 향상되지 않은 것도 있고, 중량도 늘어났을 것이기에 땀이 비오듯 흐른다. 거기다가 비가 조금씩 흩날리기 시작했고 습기도 가득하기에 이미 머리는 다 젖었고, 얼굴도 땀으로 범벅이었다. 헉헉 소리가 절로 나오는 가운데 고개를 넘어 잠시 휴식한다. 이미 안개가 자욱하여 제대로 보이는 곳이 없다.


여러 번 왔던 구간임에도 안개로 인해 주변을 제대로 살필 수 없어서 마치 다른 곳에 온 기분이었다. 그만큼 아차하면 길을 헤맬수도 있었겠지만, 사람들이 많이 찾는 산이니 만큼 항시 주위에 다른 산객이 있어서 조난의 우려는 그나마 덜했다.


운동장 바위 쯤에서 다시 물을 마시며 휴식을 취한다. 이때 쯤에는 다시 호흡도 정상적으로 돌아왔고, 젖은 몸도 가져간 스포츠 수건 (수영용)으로 대충 닦은 다음 모자를 뒤집어써서 한결 체온이 유지되는 기분. 점점 안개가 심해져서 대체 여기가 어딘지 감이 오지 않아 결국 국기봉을 들르는 것은 포기하고 삼막사로 향했다.


목탁소리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경내를 잠깐 돌아보고 사람들이 줄을 서있는 곳으로 향했다. 아침부터 물 이외에는 아무 것도 먹지 않아 허기가 졌기 때문이다. 그 사이 부족해진 카페인을 섭취하려고도 했지만 지갑에는 만원짜리 밖에 없어 실패. 잠시 포스퀘어와 트위터를 하며 차례를 기다린다.


몸이 젖은 상태라 따뜻한 것을 기대했지만, 아쉽게도 시원한 김치국수였다. 시장이 반찬이라고 한 그릇을 재빨리 비우고 다시금 길을 나선다. 안개가 더 심해졌기 때문에 무너미고개를 통과하며 관악산 연주대로 가려는 계획은 다음으로 미룬다. 초행길이기 때문에 날이 좋을때 다시 삼성-관악 종주를 하기로 결심.


포장된 길을 따라 안양방면으로 터덜터덜 하산한다. 중간중간 바위에 고여 흐르는 물들이 있었지만, 끈적한 얼굴을 씻을 생각을 하지는 못했다. 산의 물에서 달팽이를 1차 숙주로 삼아 지내며, 사람의 손이나 발이 물에 담길때 재빨리 파고드는 기생충의 이야기를 괜히 어디선가 읽어서이다. 모르는게 더 좋을때도 있는 법이거늘.


계속 걸어내려와서 경인교대 앞에서 6-2버스를 타고 관악역 앞에서 내렸다. 지하철을 타고 귀가할까 했으나 그 앞 버스정류장을 살펴보니 5530 버스가 지나다니는 것을 확인하여 다시 도로 반대편으로 가서 버스를 타고 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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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산 산행기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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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디 토요일 새벽에 우면산을 가려했으나, 전 날의 자전거 주유에 따른 피로감으로 알람도 듣지 못하고 늦잠을 자고 말았다. 그리하여 일요일로 연기했는데, 새벽같이 일어나 창밖을 보니 비가 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행장을 챙겨서 밖에 나갔는데 조금씩 떨어지는 빗방울에 어쩔수 없이 다시 집으로 들어왔다. 오후에 날이 흐리기는 하지만 괜찮아 보여서 그냥 삼성산으로  출발.

집 앞에서 5522A번 버스를 타고 신림역을 지나 '삼성산주공아파트' 까지 갔다. 사전 조사를 통해 이쪽을 통해 삼성산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내리고 보니 어디로 진입해야 할지 막막했다. 하지만 다행히 반대편의 버스에서 내린 한 아저씨가 휘적휘적 샛길로 들어가길래 따라서 삼성산으로 진입.


첫 표지판



시작하자 마자 계단을 실컷 걷고 나니 표지판이 호압사 방향을 가리키는 것이 나온다. 예전에 호압사에서 올라본적이 있으니 새로운 길로 와본 셈이다. 시작한 시간은 거의 두 시 였지만 날이 흐린 탓에 별로 덥지도 않고 바람이 제법 불었다.

등산로. 이번에는 샛길로 온셈이다



호압사를 지나 삼막사로 가는 길


약 5개월간 부상으로 인해 등산을 쉰 탓이었을까, 아무리 경사가 40도 이상이었다지만 초반부터 숨이 턱턱 막힌다. 예전의 수영과 등산으로 다져진 체력도 도로아미타불. 적절하게 부풀어오른 배를 부여잡고 헉헉 대면서 경사를 올라간다. 여기서부터 이미 땀을 한바가지 쏟아냈다.

호압사. 겨울과는 다른 느낌


호압사는 이전에 봤기 때문에 들르지 않고, 지나갔다. 철조망 너머로 나무들을 많이 쳐내서 이번의 등산길로도 경내가 들여다 보이기는 했다.

흐린 날씨


중간에 가다가 국기봉을 들르기 위해 약간 방향을 틀었다. 바람이 점점 세차게 불어 땀이 식으면서 약간 추위를 느낄 정도였다.

                         

국기봉


지난 겨울에는 돤대장과 이곳에서 한 컷씩 찍고 갔지만, 이번에는 홀로와 덩그러니 국기만 촬영하고 지나간다. 좀 더 진행하여 수리를 한듯한 조망대에서 조금 쉬고, 이 곳에서 포스퀘어 체크인도 한다.

정상.



삼막사를 지나 포장된 도로를 걷고 있으니 자전거를 타고 숨소리를 거칠게 내며 많은 사람들이 지나간다. 여유가 되면 이런 마운틴 바이크도 도전해 보고 싶다.

관악산이 보인다.



삼성산을 세 번째 왔지만 이 정상의 구조물에 올라가보기는 처음이다. 첫 번째 돤대장과 왔을때는 삼막사만 보고 출근하기 위해 내려왔고, 두 번째는 얼음이 얼어 길을 올라가기가 쉽지 않아서 그냥 내려왔었다. 세 번째 등정(?)만에 정상을 본다. 포스퀘어에 정상은 등록되어 있지 않은 것 같아 생성하여 체크 인.

녹슨 기둥에 새겨진 정상표식.


그리고 풀 밭위에 앉아 행동식을 먹고 물을 마신다. 지금껏 겨울에만 산을 갔기 때문에 물은 작은 것 한병으로 충분했는데 확실히 수분소모가 많은 여름에는 한 병이 조금 부족한 느낌이다. 돤대장의 가입 1주년 기념 물통을 기대해본다.

자촬인증.



호압사 쪽으로 내려가볼까 하다가, 결국 다시 서울대쪽으로 향한다. 올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이쪽 길은 너무 길어서 시간낭비를 하는 느낌이다. 내려가는 사람도 많고 올라오는 사람도 많은 길. 북적북적한 느낌때문에 기분이 상쾌하지 만은 않다. 주차장에 당도하니 5시. 3시간 정도 걸린셈이다.

이번에는 motionX Gps를 사용치 않고, RunKeeper로 해봤는데 큰 차이는 느낄수 없었다. motion은 메일을 통해 gpx파일을 받을 수 있는 반면, r.k는 일단 홈페이지에 올리고 거기서 다시 gpx를 다운받아야 한다는 점 차이일까. 칼로리 소모량을 기록해 주는 점에서는  r.k가 더 나은 것도 같다.

버스를 타고 신림역으로 와서 걸어서 귀가. 이렇게 일요일이 저물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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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산  632m     O
구룡산  283m     O
남산  262m
남한산  606m    
대모산  293m     O
도봉산 740m     O
백련산  216m     O
북한산  837m
불암산  508m     O
삼성산  481m     O
수락산  638m     O
아차산  287m     O
안산  296m     O
오봉  660m
우면산  293m     O
인왕산  338m     O
천마산 250m
청계산  618m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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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산 : 2009년 11월 07일
구룡산 : 2010년 01월 17일
남한산 : 2010년 02월 06일
대모산 : 2010년 01월 17일
도봉산 : 2008년 09월 06일
백련산 : 2010년 01월 24일
불암산 : 2010년 01월 31일
삼성산 : 2009년 11월 21일
수락산 : 2008년 10월 11일
아차산 : 2009년 10월 10일
안   산 : 2010년 01월 24일
우면산 : 2010년 01월 10일
인왕산 : 2010년 01월 16일
청계산 : 2009년 11월 28일


* 2010년 07월 10일 기준. 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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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단산 산행기

기록/산행기 2010. 5. 16. 12:20 |

gumdan.gpx



시작시간 : 2010년 5월 14일 오전 10시 40분 14초
총 거리   : 4.39km
소요시간 : 1시간 53분 53초
최고고도 : 697m



회사 워크샵으로 다녀온 하남의 검단산. 상품이 걸린 탓인지 쉬어가지도 않고 끝까지 가는 사람도 있었고, 느긋하게 오르는 사람도 있었지만, 조 별 경쟁이라 타의에 의해서라도 재빠르게 올랐어야 하는 산이다. 초반에 선두그룹이 치고 나가고 두번째 그룹에서 조금 관망하다가 선두가 쳐지는 틈을 노리려 했는데. 전체 순위로만 하면 7등 정도 일 듯.

중간의 약수터에서 얼굴 한번 씻거나, 계단에서 잠시 숨을 고르는 사이에 한 두명 정도 보내고 뭐 그러다 보니 등수가 쳐졌다. 아, 진짜 계단을 오르는 동안에 그 내장산에서의 악몽이 다시금 떠올랐다.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지 못하고 무조껀 앞으로 앞으로 가야하는 순간들.

정상에서 본 풍경



약 3개월 만의 운동인지라 저질체력을 원망하면서 끝까지 오른 후 마시는 막걸리 한 잔은 정말 어딘가에 비교할 수가 없는 맛.
허리를 다친 이후로 오르지 않은 산이지만 이제는 다시 허리가 좀 좋아진 것도 같다. 무리를 해서 오른 편인데도 그다지 통증이라던가 불편함은 오지 않았으니, 서울 근교산 탐방을 다시 재개해 보아도 좋을 것 같다.


지옥같았던 계단



그나저나 오랜만에 motionX 를 돌렸는데, 좀 엉망으로 나온 듯 하다. 고도도 안 맞고 좀 내려오는 페이스가 빨랐던 구간은 그냥 직선으로 표기해 버리고. 얼마 전 떨어뜨려서 액정에 금이 갔을때 GPS도 뭔가 맛이 간건지.. 아니면 아직은 motionX의 한계인 건지 모르겠다.


정상석


정상석만 촬영했지만, 회사 관리팀용 카메라에 인증 두어장 남겨졌으니 후에 포스팅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산행을 하면 내려와서는 뭘 먹지 않는 편이다 보니 이상하게 음식은 잘 들어가지 않더라 간만의 고기님이었는데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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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학산 산행기

기록/산행기 2010. 2. 16. 00: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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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ionX GPS를 정지시켰다가 켜지 않는 바람에 종료시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무학산행을 추진하게 된 것은 고향을 방문한 연휴의 첫 날에 별다른 일정이 없기도 했지만 오른 지가 벌써 몇년은 지났기 때문이었다. 어린 시절에 부모님을 따라 가거나, 서마지기로 소풍을 가거나 하는 것들은 빛바랜 앨범의 사진 속에만 남아있고 기억에는 없는 일. 동아리 동기들과 땀을 흘리며 오른 것이 아마도 2003년. 벌써 7년의 세월이 흘렀다.

무한식 입구, 서원곡


돤대장과 서원곡 입구에서 만나기로 하고, 느즈막히 나갔다. 아쉽게도 집 근처에서 이곳으로 가는 버스는 존재하지 않고 시간도 애매하여 등산최초로 택시 이용! 하지만 전체 요금 2700원.(..) 그래 여기는 고향이지.

어느 사이 개발된 둘레길


산 밑에 주차장까지 만들어져 있지만 일단 초입부터 걸어서 가기 시작. 늘 체육복으로 버티다 제대로 된 등산복(+1 자켓, 아버지의 위엄)을 차려입으니 땀 배출이 되는 둣한 착각이 들면서 천천히 올라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전 날 7시간이 넘게 차안에서 앉아있어 체력고갈에 밤에 잠을 잘 못 잔 탓인지 허리도 약간 좋지 않은 상태.

약 2km가면 정상인 최단코스.


포장도로를 벗어나 산을 오르기 시작하자, 일주일이 넘게 비가 계속되었다는 최근 탓인지 땅이 질퍽하기 그지없다. 스패츠도 없는 바지에 이미 흙이 튀고, 등산화 바닥에도 달라붙어 발을 무겁게 한다.

못 보던 다리가 설치


웰빙 열풍과 관련하여 무학산도 모습이 많이 바뀌었다. 그냥 계속으로 내려가 바위를 건넜어야 하는 길 위로 긴 나무다리가 설치되어 있고, 험한 바위 사이사이로 줄을 단 철봉들이 박혀 있었다.

follow me라고 tweet하는 돤 대장


조금씩 길을 따라 산을 오르자 점점 가파라지기 시작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계곡 길을 바로 차고 오르는 것이라 무척 힘이 들었다. 입에서 헉헉 소리가 절로나지만 트위터에 대한 수다를 떠느라 알게 모르게 힘든 구간을 넘어갈 수 있었다.
바위 무덤.물의 순환


힘겨운 길을 돌파하고 나자 탁 트인 전망대가 나타났다. 비가 그친 날 답지 않게 시정이 그리 좋지는 않았지만, 마산시내가 네 개의 눈에 내려다 보였다. 이미 공업화 되버린 터라 부두의 백사장 따위는 볼 수 없지만 하늘과 산 그리고 바다가 어우러진 그럴싸한 풍경.

고향산하


구름 사이 내리는 빛


역광을 받기때문에 제대로 보이지도 않은 화면으로 일단 촬영을 했다. 이곳에서 찍는 야경도 제법 볼만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생각해보니 차량통행도 작고 건물 수도 많지 않아서 어두운 부분이 더 많을지도 모르겠군.

전망대



전망대를 떠나 조금만 가면 기존의 바위 구간이었을 곳 위로 길고 긴 계단이 설치되어 있었다. 몇 년전에 왔을때는 없었던 것 같은데 역시 대대적인 보수가 행해진 모양이다.

얼마남지 않은 정상사랑365계단


이곳을 연인 혹은 가족과 함께 오는 사람들은 1년을 차분하게 같이 걸어갈 수 있는 셈이다. 그리고 이것 뿐이라면 오산. 이 후에는 '건강 365계단'이 준비되어 있다. 사랑과 건강의 계단 2년.

다시 흐려지는 날씨.


점점 위로 갈수록 바람이 거세지고 날씨가 흐려지기 시작했다. 산은 산이긴 모양인지 위로 갈수록 눈이 전혀 녹지 않고 남아있었다. 기존 일주일 간 왔다는 비는 이곳에서 눈이 되어 내리고 있었을 터였다.

시작되는 눈꽃산행


우면산, 구룡/대모산, 인왕산을 서울의 폭설 후에 올랐지만 눈꽃을 보지는 못했고 강원도에 가보지도 못한 상황에서 이 따뜻한 남쪽나라에서 눈꽃산행을 하게 된 것이다.

서마지기의 산행대장


정상방향, 건강365계단이 보인다.


길고 긴 계단을 오르고 나자 드디어 정상 밑의 서마지기가 나왔다. 올라갔을 때는 날씨가 극히 나빠져서 바람이 마구 불어대고 주변은 안개로 자욱해 마치 강원도의 어느 산에 와 있는 기분이었다. 고 쓰려했지만 강원도 산은 가본적이 없잖아?


                           
daum에서 10M이 넘는 파일은 업로드를 허용하지 않아서 아이폰에서 유튜브로 바로 전송.


눈꽃바람의 흔적


서마지기에서 잠시 풍경을 감상하고, 다시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이번에도 365개의 계단. 개인적으로 계단은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청계산같이 경사도가 심한 계단이 아니여서 그럭저럭 오를 수 있었다.

정상으로 향하는 그의 뒷모습


마지막 계단을 올라서자 헬기장을 덮어버린 눈이 보이고 저만치 얼어버린 태극기를 단 국기봉과 정상석이 보였다. 몸을 파고드는 칼바람을 뒤로하고 정상으로 접근.

정상에 선 필자(...)


정상석을 배경으로 정상에 선 필자 놀이를 하고 라면을 먹기로 하였다. 자신만만하게 물을 준비해온 산행대장은 라면은 준비해오지 않아서 일단 작은 컵라면을 둘이서 나눠먹었는데 그 맹추위 속의 따뜻한 라면이란!! 그리고 식후 커피를 마셔준 뒤에 주변을 둘러보았다.

춤추는 학 모양의 무학산.


정상 주변에 제대로 눈꽃이 피어난 나무가 있어 배경으로 삼아 촬영을 하고 하산을 하기 시작했다. 물론 귀하신 몸인 아이폰을 눈에 던져 씻어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강원도라 해도 믿을 수 있을 듯.



하산 길은 계단 탓에 빠르게 내려올 수 있었는데 바위가 너무 미끄럽고 둘 다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은지라 몇 번이나 비틀대면서 겨우 내려올 수 있었다.

변화무쌍한 날씨


하늘과 산과 바다


날이 조금 개이는 듯해서 아까의 전망대에서 몇 장의 사진을 찍어보았으나 너무 변화가 심한 날씨 탓에 이렇다 할 사진을 건지지는 못했다. 아이폰으로는 한계도 있는 것이고. 연휴이고 시간도 넉넉치 않은 탓에 원점회귀 한 후 산 밑의 가게에서 트윗질을 하면서 라면을 먹고 버스에 몸을 실어 귀가.


별첨.

그리고 정상에 선 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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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시간 : 2010년 2월 6일 오후 1시 06분
총 거리   : 5.98km
소요시간 : 2시간 16분 27초
최고고도 : 534m

namhan.gpx


본디 서울근교 산행은 일요일에 계속 하고 있었지만, 남한산은 돌아볼 것이 많고, 시간도 많이 걸리겠다는 생각에 토요일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전 날의 회식에서 과음을 하고 돌아와 정신을 차리니 8시가 훌쩍 넘은 시간. 숙취가 심하지는 않았지만 울렁거리는 속 탓에 집에서 휴식키로 생각하고 일단 계속 누워있었다.

하지만 정오 전에 급작스럽게 상경소식을 전하는 지인. 분명 저녁에 술을 먹게 될 것인데 이러면 산행계획에도 타격이 있을 듯 싶어 서둘러 씻고 짐을 챙겨 집을 나섰다. 애초에는 벌봉만 오를 계획을 세우고 자료를 찾아두었는데 지하철을 타고 잠실방향으로 가면서 오만가지 경우가 머리 속을 헤집었다.



잠실에서 내려서, 3314 버스를 타고 마천역을 지나 남한산성 입구까지 향하려고 했으나 알고보니 3313 버스를 잘 못 타서 거여역에서 하차해서 조금 걸어서 마천역 방향으로 간후 다시 버스로 환승했다. 11시 즈음 집을 나섰건만 남한산성 초입에 내려 수많은 등산용품 점과 음식가게를 지나는 시간은 이미 1시가 되어 가는 시간. 초반부터 알바를 제대로 했다.


산행 경로


계속 좁은 길을 따라 올라가다 근처의 가게에서 물과 행동식을 사고, motionX gps를 가동. 하지만 2월부터 5월까지 산불방지 기간이라 개방된 등산로가 제한되어 있었다. 물론 발각되면 범칙금을 물겠지만 대충 보건데 사람들은 개의치 않고 이용하고 있는 듯 했다. 여기서 계획을 좀 잘 세웠어야 했는데 일단 성문부터 보고 싶은 마음에 3번 등산로를 택해 오르기로 했다.


서문 방향으로.



남한산성 가는 길은 험하지는 않았지만, 돌이 거의 없는 형태라 먼지가 많았고 더군다나 최근의 강추위로 길 밑이 얼어있고 그 위에 흙이 덮혀있는 형태가 많아 조금은 위험했다. 눈이 와서 하얗게 되었을때 왔으면 정경이 더 고왔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올라가는 길은 어찌나 갈래가 많은지, 늦게 출발해서 여기저기 숲 사이로 사람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앞이 막힌 적은 없었다.

계단의 연속계속 계단


아침부터 올라서 내려오는 사람들과 스쳐가며 끓임없이 계단을 오르고 올랐다. 지금껏 사람 없는 한가한 시간에 오르다 이렇게 되니 조급하기도 하고 시간도 부족하고 해서 페이스를 조금 잃어버리기도 했다. 과연 오르기 쉬운 산인지 어그부츠를 신고 내려오는 여성분이 있는가 하면, 운동화에 화장까지 한 어려보이는 학생들이 바위 틈에 앉아서 숨을 고르고 있기도 했다.

계단 너머의 성문


계속 되는 계단과 내려오는 사람들을 피하며 가자 드디어 서문이 보이기 시작했다. 여기까지 왔으면 거의 다 온것이나 다름이 없다고 할 수 있다.

남한산성 우익문


문 근처에 이르자 많은 등산객들이 그야말로 '널부러진 체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문 안으로 들어가 수어장대를 가볼까 아니면 연주봉 부터 갈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애초에 1등산로를 택했으면 연주봉을 찍고 여기를 오는 것이니 시간적으로는 모르겠지만 행동반경 상으로는 절약되는 것이였다.

벌봉 이냐 수어장대 냐.


일단 후일을 위해 문 안으로 들어가 안내도를 촬영하고, 연주봉 옹성 방향으로 성 바깥길로 해서 가기 시작했다. 시간이 시간이니 만큼 많은 산객들이 앉아서 점심식사를 하고 있었다. 아침에 해장라면을 하나 먹은 후로는 지금껏 물 밖에 마시지 않았으나 그다지 배가 고프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청계산, 관악산, 구룡/대모산이 보인다.


연주봉을 가는 길에는 망원경까지 설치된 조망명소가 있었다. 대부분 그렇겠지만 이날도 시정이 좋지않고 또 잔뜩 낀 스모그 탓에 희미하게 구분이 갈 뿐이었다. 이곳 야경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다시금 발걸음을 재촉한다.

아차산. 그 뒤의 산들은 스모그에 보이지 않는다.


성곽들은 이미 정비가 잘 된 상태여서 딱히 옆의 길을 걸어도 위험한 것은 없었다. 성 안으로 진입한 상태라면 성곽 안의 정비된 길을 걸어서 무난하게 옹성까지 당도할 수 있을터.

성곽 안 길과 바깥 길.



능선. 도봉산, 불암산은 역시 스모그에 가렸다.


바깥 길로 갔기 때문에 옹성이 설치된 계단 위로는 가지 않고 바깥 밑쪽에서 사진을 찍었다. 낮은 성곽 너머로 옹성 부분을 촬영할까 했는데 한 가족이 거기를 점령하고 점심을 먹고 있어서 그냥 포기.

북문 방향의 성곽


여기서 북문을 거쳐 벌봉으로 갈까 하다가 그래도 처음 온것인데 수어장대는 보고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다시 반대쪽 성곽 바깥 길을 통해 서문 방향으로 향한다. 남한산을 오기 위해 자료를 이것저것 보면서 청량산, 한봉, 벌봉 단어를 참 보았는데 도립공원 측의 자료를 보니 청량산 위에 지은 것이 수어장대라고 한다.

수어장대.


이 곳으로 오르는 길에 성 너머를 보니 성 옆에 붙은 샛길을 통해 바깥쪽으로 종주를 하고 있는 듯한 분들이 보인다. 수어장대를 보고 싶은 마음이 아니었으면 나도 이렇게 잘 다져진 길이 아닌 바깥을 걸어서 가고 있을 것인데. 어차피 남한산성은 한 번에 다 보려하는 마음은 좀 욕심인것 같고 다음에는 벌봉코스를 짜와서 가보지 못한 다른 부분들을 가야겠다.

그림자로 자촬.


dawn대장이 왔으면 '수어장대에 선 필자'를 했을텐데 주변에 딱히 촬영해줄 분도 안 보여서 그냥 대 주변을 한바퀴 둘러보았다. 그리고 벤치에 앉아서 준비해온 행동식과 물로서 늦은 점심식사.

전설이 는 매 바위.


식사를 마치고 남문 방향으로 향한다. 바깥쪽 길로 걷고 싶었지만, 남문까지 가거나 다시 서문으로 가지 않는 이상 나갈 방법은 없다. 성곽을 따라 걷는 분들이 점점 많아지기 시작한다. 내가 원하는 운치있고 조용한 산행은 역시 일요일 아침에나 가능할 것 같다.

남한산성 남문/지화문.


이미 남문에 도착했을때는 3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여기서 고민을 좀 하다가 일단 남문으로 나가지 않고 동문 방향으로 가보기로 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남한산성 내의 다섯 가지 코스.


그리고 걸어가다 보니 그 쪽 방향에서 더욱 많은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동문과 남문 사이에는 광장도 있고 버스가 거기까지 들어오기에 그냥 산성을 보러 온 관광객 - 복장을 보건데 - 인 듯 싶었다. 코스를 안내하는 표지판 앞에서 조금 고민하다가 벌봉과 동문은 다음에 가기로 하고 다시 남문으로 향했다.

이미 늦겨울의 짧은 해는 붉은 기운을 내뿜고, 내려가는 길에도 산책나온 복장의 사람들이 계속해서 남문으로 올라오고 있었다. 이른 아침에 조용한 산행을 하다가 이렇게 인파가 많아지니 정신도 사납고 산을 다녀온다는 기분도 제대로 들지 않았다. 저녁에는 만나기로 했기때문에 하산 후의 교통까지 생각해 본다면 시간은 아슬할 듯 하여 서둘러 하산을 한다.

얼어붙은 물줄기.


남문에서 내려오는 길은 대부분 딱딱하게 포장이 되어있어, 무릎에 무리가 가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밑쪽은 여러가지 공원 시설이 되어 있다. 이쪽 남문 성남시 방향만은 등산 뿐만 아니라 시민의 여유공간으로 되어가는 듯.

드디어 하산 완료.


공원을 빠져나와 우측 길에서 버스를 타고 8호선 지하철로 온 다음 잠실에서 환승 후 집으로 돌아오니 이미 5시가 넘었다. 서둘러 다시 샤워를 하고 곧 있을 음주를 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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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의하면 산악사고 안내 표지판 180개(수락24, 불암8, 관악83, 아차12, 청계15, 우면5, 용마13, 안산5, 인왕5, 대모5, 구룡5)를 설치했다고 한다. 이미 관악산 위치는 알고 있고, 대모, 구룡, 안산에서도 유사한 표지판을 '발견'했었다.

최초 등산시에는 위치를 파악하기 위한 용도로 촬영하고는 했지만, GPS가 생긴 지금으로선 의미가 퇴색한 편이다. 불암산은 재현중고 뒷길로 해서 정상을 오른 후 천보사 방면으로 내려왔는데 본부에서 제공하는 지도와는 조금 차이가 있다. 내가 본 표지판은 F4와 F6. 정암사 길로 가다가 중간에 깔딱고개로 가지않았으니 앞의 것들은 못 볼 수 있었다고 생각이 든다.

다만 F6은 천보사 앞에 설치되어 있는데 이 지도에는 천보암에 있다고 표시되어 있다. 이건 지도가 잘못된 것이 확실. 아니면 설치하는 사람들이 비슷한 명칭에 헷갈려서 잘 못 했을 수도 있다. 그리고 F7을 못보고 하산한 것을 보면 역시 길이 아닌 곳으로 내려왔음이 틀림없다.

현재 소방재난본부에서 게시물을 통해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 불암산만 제공하고 있다. 떠돌아 다니는 관악산 지도를 분명히 보았는데 설마 산객들에 의해 제작된 것은 아니겠지. 홈페이지 개편전에 제공했을 지도 모르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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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암산 산행기

기록/산행기 2010. 1. 31. 14:21 |

시작시간 : 2010년 1월 31일 오전 8시 14분
총 거리   : 3.35km
소요시간 : 1시간 55분 33초
최고고도 : 548m

bulam.gpx



불암산은 서울의 북동쪽에 위치하고 있어서, 집에서 가는데만도 지하철로 1시간 이상 걸리는 곳이라 조금은 망설여 졌다. 하지만 결국 주말의 음주 약속이 캔슬되면서 일요일 아침을 등산에 투자하기로 결심하고 6시 10분에 기상 그리고 샤워를 하고 2-4호선 환승으로 상계역에 도착하니 이미 7시 40여분.

편의점에서 물을 사고 근처의 김밥x국에서 김밥 한줄로 아침을 대신한 후 재현 중학교를 찾아 아이폰 다음지도에서 검색한 후 길찾기로 이동했다. 등산 안내도를 보고 거기서 부터 motionX GPS를 가동한 후 산을 오르기 시작.



등산 안내도. 상계에서 들어가 당고개 나올예정이다.


조금 걸으니 정암사를 가르키는 문구가 나왔다. 정암사를 좀 찾아보려고 사파리에서 검색을 해보는데 강원도의 정암사만 나올뿐 그다지 다른 정보가 나오지 않았다. 그냥 스쳐가도 좋을 것 같아서 올라가지 않고 오른쪽의 등산로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정암사 가는 길. 오른쪽 길로 가야 등산로가 나온다.



요 얼마간 날이 또 추워서 그런지 눈이 녹다 말고 다시 얼어서 돌로 된 길은 온통 얼음투성이. 어차피 없는 아이젠이니 아쉬워 할 것도 없이 산을 차고 오른다.

기괴한 느낌을 주는 바위.



조금 오르다 보니 깔딱고개와 불암산 정상을 가리키는 푯말이 나뉘어져 있다. 이 부분이 아마 산 밑의 산행지도에서 본 5등산로에서 4등산로로 갈 수 있는 부분인것 같았다. 깔딱고개 방향은 바위로 촘촘히 되어있고 잔뜩 얼어 있어서 도저히 아이젠 없이는 안될 것 같아서 왼쪽의 다른 등산로로 이동회피기동하여 계속 정상으로.

폭포 약수터는 하산 길에 들르기로 하고 정상으로



조금 오르다 보니 흙으로 된 구간이 거의 없어지고 돌산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나무가 자라지 않는 부분들은 햇빛을 많이 받은 탓인지 얼음이 전부 녹아있어 오르는데에 불편함은 없었다. 문득 뒤를 돌아보니 자욱한 안개와 여전한 스모그 아래로 노원구의 모습이 보였다. '아파트의 숲'이라는 생각 이외에는 떠오르게 없었다.

시정이 좋지않다. 보이는 것은 아파트뿐.



그러는 사이 정상 부분의 나무 계단이 눈에 들어왔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되겠다는 생각에 다시 힘이나는데 갑자기 하늘에서 무언가 소리를 내며 쏟아지기 시작한다. 진눈깨비가 날리기 시작한 것이었다. 날이 풀려버리면 그대로 비가 되기에 고어텍스는 커녕 저어텍스도 없는 몸이 어떻게 될것은 당연지사. 더욱 서둘러서 정상으로 향한다.

여전히 잘 쓰는 홍대길표 3천원 장갑.



몇 개의 큰 바위를 넘어가자 드디어 보이는 정상의 국기봉. 이 계단을 올라서면 또 하나의 산에 오른다는 마음에 뿌듯했다. 다행히도 흩날리던 눈발은 사그러들었지만 좋지 않은 시정 탓에 탁 트인 기분을 느끼기는 부족할 듯.

정상으로 가는 108번뇌 계단.


그리고 계단을 올라가는 와중에 친절하게 푯말까지 설치한 2개의 기묘한 바위가 있었다. 이름을 먼저 보고 바위를 보게 되기때문에 그러한 효과가 나는 지는 모르겠지만 역대 올라가본 산 중에서 가장 이름과 비슷한 바위들 이었다.

두꺼비 바위.쥐 바위.


막판의 계단을 올라 다시 밧줄을 잡고 바위를 하나 넘어 올라서면 정상. 국기봉과 삼각점 등이 좁은 바위 위에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아쉽게도 특별한 정상석은 없었고, 바위 옆 면에 올랐던 사람들의 이름들이 어지럽게 새겨져 있다. 최근에야 이런 일들을 하는 사람이 없겠지만 옛날에 오른 사람들이 도구를 가지고 새긴 흔적들일 것이다. 정비를 좀 하면 좋을 것 같다.


정상 바로 옆 움푹 패인 바위에 몇 개의 과자 부스러기가 던져져 있고, 겨울잠도 없는 청솔모가 부지런히 먹이를 모으고 있었다. 이 녀석으로 인해 토종 다람쥐는 멸종단계라는 소문을 들은 것 같은데 그래도 아장거리며 과자를 어디론가 운반하는 모습이 햄스터사육인으로서귀여웠다.

또 하나의 국기봉.


국기봉을 잡고 에베레스트 포스로 인증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마땅히 찍어줄 사람도 없고 어설픈 셀카를 하다 좁은 바위 위에서 아이폰이라도 떨어뜨리면 그야말로 잠을 이루지 못할 것 같아서 태극기만 찍었다.

안개 속의 노원구.


그리고 정상 바위에 서서 찬 바람을 맞으면 주변을 둘러본다. 깔딱고개 방향에서 온 듯한 등산객들이 서서히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해서 좁은 정상에서 긴 여운을 느끼지는 못하고 서둘러 몇 컷을 촬영 후 자리를 비켜주기 위해 내려간다.

별내 신도시 지역


동쪽은 별내지구의 공사로 인해 완전히 헐벗은 모습이었다. 본디 이쪽 방향으로 하산해 볼 생각이었지만 지하철 역도 없고 교통이 매우 불편하여 어쩔 수 없이 다시 서쪽 방향으로 경로를 잡았었다. 여기가 완공이 되면 지하철이 연결되고 버스 노선도 생길지도 모르겠다.

불암산 507M



누군가 국기봉을 잡고 서 있길래 촬영.


당고개 쪽으로 방향을 잡고 산을 내려오기 시작했다. 내려오면서 봐두었던 다른 봉의 광장을 지나서 길을 따라 가는데 앞에 선 3분의 어르신들이 당고개 방향으로 간다는 말을 얼핏 듣고 뒤따라서 가기 시작했는데. 아뿔싸 이 분 들도 초행길인지 우회로를 두고 길이 아닐 것 같은 큰 바위위로 가는 바람에 내려서지 못하고 있었다.

익숙한 디자인의 푯말. 불암산은 F 로군.힘들여 찾은 표지판.


먼저 가라고 길을 비켜 주길래 거의 바위에 붙어서 미끄러지듯이 내려와 막판에는 경사를 달리면서 내려와 멈추었다. 뒤를 돌아보니 3분이 멀거니 바라보고 서 계신다. 거기다 당고개 혹은 덕릉고개 방향에서 오는 분들도 내려오는 것을 구경하고 있었던 듯. 졸지에 스턴트 맨이 되어버렸다. 길을 재촉해서 내려왔는데 그 3분 어르신 무리하게 내려오시지는 않았기를 바래본다.


길을 따라 가려다가 덕릉고개 푯말밖에 보이지 않아 마주오는 한 분께 여쭤보고 폭포약수터 길로 들어섰는데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길인지 구분이 애매하고 바위가 많아서 길을 찾기가 힘들었다. 어찌저찌 계속 내려가다 보니 위의 푯말을 발견했는데 폭포약수터를 보고 다행이라는 생각부터 먼저 나왔다.

얼어붙은 폭포.


약수터에서 물이나 한잔 하려했더니 폭포는 얼어붙어 있고 약수터는 음용부적합 딱지를 달고 있었다. 청솔모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었기에 이 시점에서 돤 군에서 트위터로 현 위치 질문이 와서 답을 하고 다시 내려가기 시작한다.

F6. F5가 비는데 어느 방향일까.


천보사쪽을 통해서 내려가는 길과 계단은 모조리 두껍게 얼어있었다. 아이젠이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오른쪽 철제 난간을 붙잡고 한 걸음 한 걸음 힘겹게 내려가기 시작한다. 이쪽 루트로 올라갈까 생각한 적도 있었는데 그냥 상계 쪽으로 오른 것이 다행일 듯 하다.

천보사를 거쳐 아파트 쪽으로 나와서 당고개 역까지는 제법 거리가 있어서 10여분을 걸은 후 4-2호선 환승으로 집으로 귀가.


자작 토스트.


그리고 점심은 집에서 자작 토스트(탄 식빵 + 치즈 + 마늘스팸 + 달걀)와 우유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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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baek.gpx



이번 주의 산행은 서대문구와 은평구에 걸친 안산-백련산 연계산행이다. 본격적으로 GPS에 지오태깅으로 사진을 포함시키려고 motionX에서 지원하는 사진 기능을 사용하지 않고, 따로 촬영 후 gpson에서 설명을 읽고 했는데 사진이 전혀 태깅되지 않았다. -_- 리사이즈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다른 절차가 있는지 모르겠다. 일단 그냥 포스팅. 수정 후에 겨우 완성.



무악재역에서 안산 가는 무악재1길



잠시 정신줄을 놓는 바람에 약속시간인 8시가 아닌 8시 반에야 무악재 역에 도착했다.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물 한병을 산 후에 무악재역 3번 출구로 나가서, 안산초등학교 뒷 길로 오르기 시작했다.

정상으로 가는 길


연계산행을 위해서 일반적으로 잘 가지않는 루트를 오르는 것이기 때문에, 산 입구에는 안내판도 없고 길도 거칠어서 초반에 조금 헤매게 되었다. 더군다나 얼마간 날이 풀려서 눈들이 녹았다가 다시 얼었기 때문에 낮은 산이라고 아이젠도 없이 - 물론 아직 사지 않았음 - 방심했기 때문에 오르는 데 힘이 제법 들었다.

조망명소. 인왕산이 보인다.



더군다나 동네주민들을 따라 길을 잘 못 들어서, 정상과는 관계없는 약수터/체력단련장 쪽으로 가고 말아서 20여분은 복귀하는데 소모한 것 같다. 동행의 생리적 현상에 의해 지체된것도 있긴 했지만 연계로 해서 2시간에 주파할 계획은 이미 물거품.

안산의 산행지도.



바위 사이사이로 철봉과 끈이 박혀 있고, 그 옆에는 계단이 줄지어 만들어져 있다. 계단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옆 쪽의 샛길로 걷긴 했지만 계속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쉽사리 정상에 도달할 수 있다.


정상의 봉수대정상에 선 돤


낮은 산이라 역시 따로이 정상석 등이 있지는 않았다. 주변 경관을 둘러보고 머리를 식힌 후 곧바로 백련산으로 가기 위해 하산하기 시작했다.  올라온 길에 비해 하산 길은 주 등산로가 그런지 잘 정비되어 있었다. 서대문 구청 쪽으로 가기 위해 안내판과 아이폰 GPS 그리고 다음daum 지도를 총동원해 부족한 방향감각을 보충했다.

서대군구청 방향에서 오르는 길은 잘 정비되어 있다


전 주에 올랐던 구룡/대모산과는 달리 안산-백련산은 능선으로 연결되어 있는 산들은 아니다. 그리하여 서대문 구청방향으로 하산하여 다시 백련산으로 도심을 지나가야 한다.

백련산 가는 길. 홍연교


서대군구청을 지나쳐 길을 따라 걸어가다 보면 홍연교가 나온다. 다리를 건넌 후 서쪽 - 좌회전 - 으로 방향을 틀어 길을 따라가면 홍연초등학교가 나오고 이 학교 뒷 길인 '백련사길'을 따라 언덕을 계속 올라가면 백련산의 초입이 나온다. 알고보니 입구까지 오는 마을버스도 있는 모양이니 급경사가 부담스러운 분은 이용해도 좋을 것 같다.

백련산. 야트막한 능선을 따라 길이 이어져 있다


입구의 정자에 앉아 잠시 숨을 돌린 후, 다시금 발길을 재촉한다. 이미 시간은 10시가 훌쩍 넘어 있었기 때문이다. 산행 전 조사에서 1시간 40분 정도에 주파가능 하다는 글도 보았는데 안산을 다녀오는 데만 1시간 이상이 걸렸다.

조망명소. 앞에 보이는 안산.


백련산은 더욱 '동네뒷산' 같은 느낌이었다. 오르다가 만나는 사람 대부분이 그냥 편안한 복장으로 천천히 오르고 있었다. 주택가에 상당히 밀착되어 있고 경사도 높지 않은 산이라 주말에 운동삼아 천천히 오르기는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도시락은 도시락


점심시간은 멀었지만 - 직장인 기준 마인드-_- - 중턱의 벤치에 앉아서 참을 먹기로 했다. 전날 마트에서 구입한 라면에 돤이 준비해온 온수를 넣어서 일시적으로 배고픔을 달랜다. 물론 국물까지 다 비우고 쓰레기는 각자의 가방에 넣었다가 후에 내 방의 쓰레기 통으로 들어갔다.(응?)

백련산 정상의 은평정


산을 지나다 보니 서대문구에서 은평구로 넘어오게 되었다. 정상의 정자는 그래서 은평정이 아닐까 생각된다. 정자에 올라 주변을 둘러보니 막힌 곳이 거의 없이 탁 트였다. 야간 촬영에 안성맞춤이라는 말에 다음 야간산행은 여길 다시 와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보니 그럴려면 헤드랜턴도 구입해야 할 듯.
 

날은 흐리지만 조망은 제법 시원했다


사진을 찍긴 했지만 부족한 전화기 카메라라 내 눈으로 본 느낌을 전혀 살려주지 못한다. 이래서 사람들이 카메라를 사기 시작하는 걸까 싶기도 하다.

멀리 북한산이 보인다.


정자를 내려와 다시 하산을 시작하는데, 쏜살같은 속도로 자건거 한 대가 지나간다. 제법 날카로운 계단에다가 경사가 있는 지형인데 몇 번 통통거리더니 눈 앞에서 사라져버렸다. 오를 땐 힘들어도 내릴 때는 저런 재미가 있어보이는 것이 산악자전거인가. 호기심이 슬그머니 고개를 드는데 아직 등산도 제대로 하지 못하니 차후에 생각할 일이다.


길이 아닌 것 같은 길을 따라 하산하여, 아파트 뒤 쪽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녹번역으로 향하며 오늘의 연계산행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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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dae.gpx



서울 근교산을 빨리 소화하여 체력을 증진하고 최종적으로는 올해 안에 '청광'을 도전하고자 노력중인 가운데 이번에는 구룡/대모산을 다녀오기로 했다.


양재역에서 4432 - 물론 다른 버스도 있다 - 를 타고 하나로마트/코트라 앞에서 내린 후에 신호등을 건너 국제협력센터로 갔다. 정문에서 바로 왼쪽길을 따라 진직하면 아래와 같이 철망이 있는 가운데 산으로 들어가는 길이 보인다.

통행 시간 제한이 있어 야간산행엔 안될 듯


여기도 햇빛이 잘 드는 지형이 아닌지라 눈은 거의 녹지 않았고 먼저 간 등산객들의 발로서 길이 다져져 있었다. 딱히 길을 조사해오지 않았지만 GPS도 있고 잘 구성된 표지판에다가 이렇게 선객의 자취가 있으니 가기는 어렵지 않을듯 싶었다.

              

뽀드득 거리는 눈소리가 좋아서 아이폰의 동영상 기능도 확인해볼겸 올라가는 길의 일부를 촬영했다. MOV파일로 나오는데 블로그에 업로드하고 보니 상하가 반전되어 나오는 것이 아닌가. 어쩔수 없이 동영상편집기를 통해 상하반전을 수정하고 avi로 올리니 왜인지 화질이 조금 감소한 기분?

나무 위로 뜨는 해.


아무 생각없이 길을 따라 가다가다 보니 얼마 가지도 않아 내려가는 길이 아닌가. 또 다시 우면산의 악몽이 떠올랐지만, 다행히도 길을 되돌아가서 위로 가는 길을 찾을 수 있었다. gps를 가지고 있어도 확인치 아니면 소용이 없는 것.

첫 표지판


그래도 맞는 길로 가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던 찰나 첫번째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다. 정상이나 구룡산 등의 내용은 없었지만 사전 조사 중에 감시초소에 관한 글을 블로그에서 읽은 기억이 있어서 안심하고 다시 올라가기 시작했다.

감시초소


그리고 얼마를 갔을까 계속되는 오르막길에 심신이 조금씩 지쳐갈때쯤 감시초소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미 날은 완전히 밝아졌고 다른 쪽 길에서 오른 듯한 사람들이 부근에 여기저기 서 있었다.

조망명소의 자욱한 스모그


산에 오를때마다 느끼지만 서울 하늘은 말끔한 적이 없는 것 같다. 시커먼 띠가 푸른 하늘과 도심의 빌딩 사이를 가르고 있다. 잠시 이곳에서 쉬면서 물을 마시고 다시 발걸음을 재촉한다. 오전 중에는 산행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기 때문이다.

관악산 K, 구룡산 J


정상으로 향하다 보니 낯익은 색의 표지판이 나타났다. 관악산에서 자주보던 소방재난본부의 산악표지판이었다. 관악산이 K였다면 이곳 구룡산은 J였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관악산이야 표지판 지도가 있을 정도지만 웹을 찾아보아도 구룡산 지도는 찾을 수가 없었다.

드디어 정상 표지판?


계속 걷다보니 정상 표지판이 나왔는데 약 2km는 떨어져 있는 대모산 정상을 나타내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여기까지 오면서 구룡산 정상을 나타내는 표지판은 보지 못한 것 같다.

구룡산 정상 306M


약 9시. 이미 정상에는 몇몇 사람들이 몸을 풀고 있었다. 굳은 눈에 덮힌 표지를 털어내고 사진을 찍었다. 바닥에 있기 때문에 셀카로도 할 수 없었던 상황.

정상 표지판


다리를 조금 풀고 땀을 식힌 다음에 대모산 방향으로 걷기 시작하는데 얼마가지 않아 표지판이 나타났다. 양재 방향으로 가는 구간이 4번이었고, 정상이 3번. 모두 몇 개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관악산 만큼 경로가 복잡하지는 않으니 그 수가 많지는 않을 듯 하다.

개암약수터 삼거리천의약수터 갈림길


일단 대모산 방향으로 계속 내려가니 역순으로 4-3-2-1의 번호판이 이어지게 되었다. 모두 4개인지는 정확하지 않다. 정상으로 오는 길이 몇 개 더있기 때문이다. 이건 다른 경로로 다시 올라와 보아야 확인할 수 있을 듯 싶다.

대천약수터


대모산은 'I' 였다. I(대모) J(구룡) K(관악)으로 이어지는 것인데 생각해보니 청계산과 우면산에서는 보지 못한 것 같다. 설치 기준이 무었인지 조사해보지는 않았지만 이걸 찾아서 위치를 표기하는 것도 산행의 잔잔한 재미가 될 수 있을 듯 하다.


그리고 다시 걷고 걸어 대모산 정상. 능선을 따라 가기는 하지만 많은 계단을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야 해서 저질체력의 한계를 다시 한번 실감했다. 정상에서는 저 멀리 북한산, 수락산 등이 보인다.

대모산 삼각점


대모산도 구룡산과 마찬가지로 따로 정상석은 없었다. 일단 아쉬운대로 삼각점을 대신 촬영. 그리고 이미 시간은 약 10시.  거의 여기까지 올라온 만큼 다시 내려가야 한다.
 

수서역 가는 길


수서역을 목표로 계속 길을 따라 간다. 약 2km. 이상하게 배가 고프기 시작해서 다른 방향의 하산길이 나올때마다 유혹을 느끼기도 했으나 일단 정한 목표니 만큼 계속 진행.

그림자 인증


온 김에 그림자로 인증을 하기로 하고 그나마 발길이 닿지 않은 눈 위를 찾는데 좀 처럼 발견이 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일단 해를 등지고 촬영.

넙적바위


지나오면서 다른 표지판을 못 본것 같은데, 6번에서 2번으로 건너뛰었다. 아마 다른 방향의 하산 길에 이 사이의 번호 표지판이 있지 않을까 싶다.

장난스러운 눈사람


하산을 재촉하는데, 어느 산객이 만들어 놓았을 눈 사람이 마치 손을 흔드는 것 같아, 다시 다가가 촬영. 그리고 마저 길을 내려가는데 오르막 길을 달려오는 두 명의 등산객과 마주치게 되었다. 천천히 걸어도 오르막을 계속 가면 숨이 턱에 차는데 그 길을
뛰어오르다니.


계속 내려가자 번호를 단 사람들이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한다. 상의를 하나도 걸치지 않아 쳐다만 보아도 살이 떨릴듯한 차림으로 가는 사람도 한 둘 보였다. 길이 좁은 편이라 뛰어오르는 사람들을 위해 조금씩 비켜주다 보니 약간 시간이 지체.

수서역 약 1km


드디어 수서역이 1km 안으로 들어왔다. 이미 기분은 다온듯 하다. 허기를 심하게 느끼지 않았다면 좀 더 주변을 둘러보며 갔겠지만 지금은 이미 욕구에 지배당한 상태. 다리를 나르듯이 움직이며 하산을 재촉한다.

수서역에서 오르는 길


점점 맞은 편에서 오르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아마 9시나 9시반 정도에 집합을 하여 산행을 시작하는 것 같다. 드디어 마지막의 긴 계단을 내려온 최종 하산 시간은 10시 정도였다. 2개의 산을 연계하여 무사히 마쳤다는 생각에 뿌듯하다.

수서역 6번 출구


수서역에서  6번 출구로 나와서 몇 미터만 가면 대모산으로 오르는 길이 나타나니 다음에는 이 곳에서 반대 방향으로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후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하여 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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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 산행기

기록/산행기 2010. 1. 17. 14:01 |

inwang.gpx



2010년 01월 16일

거리 : 2.54 mile
시간 : 1시간 41분 42초 (2010-01-16 20:43 ~ 2010-01-16 22:25)
평균 속도 : 1.5 mph

(km으로 설정하는 것을 깜빡하고, 가는 바람에 mile로 나오고 말았다)



출처 : 돤돤의 등산만세 직링크


첫 야간산행이다. 등산을 본격적으로 시작한지 이제 4개월 정도. 초기에는 지인들과 거의 매 주 돌아다녔지만, 점점 바빠지면서 주말에 뭉치기가 쉽지않았다. 그리하여 잠이 많은 사람도 합류할 수 있도록 야간산행이 계획되었고 아직 초보자이니 만큼 비교적 가기 쉬운 인왕산으로 결정.

독립문역에서 8시에 합류하기로 하고 토요일 오전/오후를 편안하게 즐긴뒤에 버스를 타고 가면서 '트립 저널'을 다시 테스트 해 보았다. 확실히 이 어플은 등산보다는 평지에서 여행할때 사진과 기록을 남기는 용도로 쓸만할 것 같다. 공유는 제대로 지원되지 않으니 여행일기 정도랄까.

독립문역.독립문. 처음 와보았다. -_-


집 앞에서 버스를 타고 호기 있게 서울역까지 간 것은 좋았는데, 환승센터에서 갈아 탈 방향을 헤매다가 아이폰 구글맵의 힘을 빌어서 겨우 다음 버스로 환승. 이러다 아이폰 없어지면 어떻게 살까 몰라.



가장 일찍 온 윤회장. 언빌리버블!


독립문 역에 도착하여 일행과 합류했다. 기나긴 외도를 마치고 돌아온 윤회장이 이미 도착해 있었다. 관악산 이후에 처음이니 그에게는 3번째 산행일까 싶다. 그리고 편의점에서 캔 커피로 손을 녹이고 30분이나 기다렸음에도 산행대장이 도착하지 않았다. 헤드랜턴을 두고 와서 헤매고, 지하철 역을 잘 못 내려서 그렇다고는 하는데 과연.

지.못.미 사진이라 캐릭터로 대체



마트에서 부터 motionX를 켜고, 길을 찾아 올라가기 시작했다. 아스팔트 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야 하고 유명한 루트 중 하나가 공사로 폐쇄되어 있기때문에 2개의 초소를 지나야 인왕산으로 올라가는 길을 찾을 수 있었다.

서울 성곽


인왕산 구간에도 성곽이 남아있었다. 본래의 서울은 이렇게나 아담하게 되어있는데 어느사이에 2천만에 가까운 인구가 '서울'을 둘러싸고 오밀조밀 살아가고 있다. 국토 균형 발전론자는 아니지만, 산에 오를때마다 스모그를 보면 이 거대한 도시의 기능을 분리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아래 쪽은 아직도 눈이 녹지 않아서 아이젠도 없는 등산화로는 걷기가 힘들었다. 바위 위의 얼음구간에서는 미끄러지기 일수. 일단 약수터에서 목을 축이고 다시금 길을 재촉한다.

남산타워와 야경 그리고 스모그


조금 올라가자 햇빛이 잘 드는 구간인지 눈이 녹은 땅과 바위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남쪽을 보자 남산과 그 주위를 둘러싼 수많은 불빛들이 눈에 확 들어온다. 그럴싸한 카메라가 있으면 아름답게 담겼겠지만 아이폰 카메라에다가 수전증이 있는 사용자라면 이 정도가 한게 인 듯. 카메라 어플을 사용하면 좀 더 잘 나올런지도 모르겠다.

북서쪽의 전경


선두의 헤드랜턴 하나에 의지한체 어둠 속을 계속 걷고 또 걷는다. 짧은 코스라더니 당연히 그에 비례하여 경사도가 올라가는 것이다. 30대 저질체력은 이미 바닥이 드러나서 숨을 헐떡이고 차가운 공기가 빨려들어와 몸을 떨리게 한다. 군데군데 탁 트인 조망명소가 있었지만, 딱히 사진을 찍지는 않았다. '돤돤의 등산만세'에 명장면을 기대해본다.

호두/잣죽(?)


드디어 정상의 바위 위에 올라가 주변을 둘러보았다. 북/서쪽으로는 탁 트인 전경이 보이고 저 멀리까지 도로가 뻗어있다. 동쪽은 줄지어선 가로등 사이로 보이는 북악스카이웨이. 남쪽으로는 남산과 그 주위의 전경. 30대 남정네 셋이서 잠시 '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돤대장이 준비해온 뜨거운 물에 차를 한 잔씩 마신다.

산행의 끝


그리고 다시 내려오는 길은 추위가 한층 더 강해졌다. 가방 옆에 끼운 플라스틱 병의 생수가 얼어있을 정도니. 얼음에 미끄러지기도 하고 점점 식어가는 땀에 약간의 추위를 느끼며 시작점인 아스팔트 길로 돌아왔다. 그리고 다시 독립문역으로 와서 간단한 회합을 하려 했으나 각자 환승역이 다르고 11시가 다 되어 열차시간이 애매한지라 후일을 기약하며 파했다.

산행기니 만큼 믹시와 다음뷰에 보낼까도 하다가 그냥 그만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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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1월 10일

거리 : 5.06 km
시간 : 2시간 3분 38초 (2010-01-10 07:48:36 ~ 2010-01-10 10:36:01)
평균 속도 : 2.46 km/h



지인들이나 직장동료와 함께하지 않은 최초의 홀몸 산행으로 선택한 것은 그나마 만만한 우면산이었다. 본래는 토요일에 갈 예정이었으나, 오전 6시에 일어나보니 그야말로 강 추위. 동계절 등산복도 없는 상태에서 대충 겹쳐있고 나갔다가는 울면서 집으로 돌아오기 십상이라 그냥 다시 들어와 노트북 앞에나 앉았다.

그리고 날이 풀린다는 뉴스를 보고 다시 일요일 오전 6시 20분에 일어나 몸을 풀기 위해 샤워를 하고 운동복 3종세트를 걸치고 나가보니 할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착용한 방한 아이템은 아래와 같다.

비니 : 다이소 1천원
장갑 : 홍대길표 3천원
바지 : 청계산 예솔 5만원
등산화 : 아웃도어닷컴 3만원
상의 : 포스코 사원배포 0원
바람막이 : MF 7만원
배낭 : 학생 시절 시장제품 ?원
자리 : 돤대장 기념품 0원

그리고 마지막으로 귀하신 몸 흠집날라 늘 조심히 들고다니는 탓에 저절로 몸에 열이 생기는 아이폰. (스킨을 빨리 해야 할 듯)

해도 뜨지 않은 시간, 칼만 들면 강도나 다름없는 형상으로 버스에 올라 신림역으로 간후 2-3호선 환승으로 양재에 도착하니 이미 역 주변은 하나 둘씩 산객들로 채워지고 있었다. 청계산에 가는 사람들이던가, 아니면 길가에 늘어선 버스를 타고 전국에 있는 산으로 퍼져나갈 사람들.

문득 언제던가 윤회장과 맥모닝 세트에 대해서 나눈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스키장을 갔다 돌아오는 그 날 아침에 서울대입구역의 맥도널드에서 두툼한 녀석으로 맛있게 먹은 것이 떠올랐는데, 정작 윤회장은 분당서현점에서 부실한 계란에 실망한 이야기. 그리하여 마침 일찍 일어나 이미 출출해진 배를 패스트푸드로 기름지게 하기 위해 양재점으로 향했다.

내가 아는 넌 이렇지 않았어.

그러나 산행버스에 오르기 전의 많은 산객들에게 시달려서 일까, 생애 두번째의 맥모닝은 처참한 모양이었다. 빵은 눌러져서 구워져있고 계란도 예전의 도톰한 모양이 아닌 찌그러진데다가 치즈도 삐져나왔다. 일단 배가 고프니 먹어치워주고 커피를 들고 밖으로 나왔다. 장근석식으로 하자면 양재 스테이션에 수많은 마운틴가이들을 뚫고 걷는 나, 뉴욕 해럴드 트리뷴!!

커피를 마시며 목적지인 예술의 전당쪽으로 걷고 있는데, 이때만 해도 "물"을 준비하지 않았다는 생각을 전혀 못하고 있었다. 치명적인 실수. 서초구청을 지나 걷고 있는데 산쪽으로 이어진 언덕길로 몇 명의 산객들이 오르고 있는것이 아닌가. 이때 아무생각 없이 이 뒤쪽부터 우면산으로 연결되어 있을 것이라 생각한 것이 화근이었다.

산길을 따라 걷고 있는데 그제서야 물을 사오지 않은 것이 생각났지만 내려갈 수는 없는 노릇, 약수터를 지도에서 본 기억이 나서 그곳에서 해결하기로 하고 길을 재촉한다. 눈이 와서 길을 다 덮어버린 탓에 앞서간 사람들의 발자국만이 길을 인도하는 것인데 곳곳에 갈림길이 많아 이런 곳에서 몇번을 헤맨다. 그러나 이리저리 가본 모든 길들이 금새 내리막길들로 변한다.

발자국의 갈림길

그제서야 이상한 생각이 들어, 아이폰의 GPS어플을 열어 구글지도를 보니.... 이곳은 우면산이 아니라 그 옆의 산이었다. 옛날에는 연결되어 있었을지 모르나 지금은 경부고속도로에 의해 갈라진 지류. 어쩔수 없이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본 결과도 그 사실을 뒷받침했다. 이미 여러 길들을 빙빙 도느라 시간은 40여분을 소모한 상태.
 

여긴 어디 나는 누구.

허탈한 마음에 그냥 귀가를 할까도 했으나, 아이폰 어플 중 로그기록기인 GPS LTE-MotionX를 사용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 어플을 start하고 길을 따라 다시 하산하기 시작했다. 어느 아파트 뒷길로 나와서 주차장을 빠져나와 앞 쪽의 상가건물들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아뿔싸! 급한 마음에 이번에는 양재 쪽이 아니라 시민의 숲 쪽으로 내려와버린 것이다.'

눈내린 양재천

어쩔 수 없이 양재천을 따라 길을 걸으며 우면동 쪽으로 가기 시작했다. 관악산 근처 4년 경험상 분명 산에 근접한 주택가 뒷쪽에 올라가는 샛길이 있을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체되는 급한 마음에 그냥 막 걷다가 결국 빙 돌아서 산에 도착. 눈이 쌓이기 전에는 빗물통로 였을 것 같은 길을 따라 등산로로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집에서 나온지 2시간만에 등산로.

어딘지도 파악이 안되는 등산로의 중턱부터 시작하게 되었지만, 일단 높아보이는 방향으로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저번 산은 우면산이 아니었지만, 이번은 GPS로도 확인하였으니 맞을거라 짐작하면서. 그리고 조금 걷기 시작하자 드디어 소망탑 표지판이 보였고, 그제서야 다시 생각이 났다. 그 많은 상점들을 지나치면서 또 물을 안 사왔구나.

소망탑의 위엄

시간에 쫓겨 이리저리 움직이고 급경사를 빠르게 올라온 탓에 알게 모르게 숨은 이미 턱 차올라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중턱의 벤치에 앉아 숨을 고르고 배낭을 뒤져보았지만... 활동식도 사오지 않았다. 그리고 물은 당연. 어쩔 수 없이 앉아서 숨만 고르고 다시 올라가기 시작했다. 다시 내려가 사올까도 했지만 그냥 전진. 나에겐 슈퍼히어로가 있지 않은가. 도와줘요 돤대장 그러면 최신장비인 아이폰으로 무장하고 물을 들고 나타나는 산악인의 히어로.

아이폰으로 인증 샷

그 사이 잔뜩 흐려져있던 하늘 사이로 보이지 않던 해가 떠올랐다. 이미 시간은 9시가 넘은 시간. 어떻게든 오전 내에 등산을 끝내야 겠다고 다짐한지라 꾸역꾸역 올라가기 시작한다. 등산로는 전부 눈으로 덮혀있었지만 오히려 미끄럽지 않고 눈이 쿠션역할을 해서 무릎이 덜아픈 착각마저 들기 시작했다.

205m 역시 낮군.

슬슬 소망탑에 다 와가는 분위기에서 올라간 곳은 지적점이었다. 소망탑을 본 적이 없어서 처음에는 눈속에 파묻혀 있는 저 돌덩이가 그것인줄 알고 눈을 치우고 보니, 허망한 글씨 뿐. 결국 눈 치운 기념으로 사진만 찍고 다시 길을 재촉했다. 드디어 마지막 계단들을 올라가자 한 눈에 보아도 알 수 있을 법한 탑이 나왔다. 이렇게 생긴 것이었군...

개인적인 바람과 평화를 빌었다
조망명소에서 한 컷

잠시 앉아서 숨을 고르고, 풍경을 감상했지만 흐린 날씨 탓에 N타워까지는 보이지도 않았다. 어설프게나마 서쪽끄트머리로 한강과 무슨 대교인지 모를 다리가 보일뿐. 그래도 탁 트인 편이라 야경은 멋질거로 예상된다. 그리고 하산 길. 고생을 한지라 이번에는 어느 아저씨의 뒤를 따라서 GPS로 확인 하면서 가기로 했다.

하지만 아이폰 배터리가 간당간당한 탓에 GPS는 중간부터 제대로 수신을 못했고, 가면서 찍었다고 생객했던 사진은 검정화면 뿐이었다. GPS LTE-MotionX에도 사진 위치 추가 기능이 있는데, 무료버전이라 그런지 2장의 사진밖에 위치가 지정되지 않았다. 결국 또 질러야 하나.

아저씨를 열심히 따라 남태령 방향으로 온 것 까지는 좋았는데 막판에 앞서간 아저씨를 놓쳐버려 황급히 길로 나오고 보니, 열심히 제설을 한 듯한 군부대 앞 통행로가 나왔다. 이쪽 길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그 길은 산 밑의 도로까지 이어져 있어서 걸어온 후 드디어 남태령 역에 도착. GPS를 껐다.

선바위역은 가본 적이 있지만, 남태령은 처음이었던 듯. 본디 이름은 여웃재로, 선조가 사도세자의 능으로 가기 위해 고개를 넘다가 쉬면서 근처의 이방 변씨에게 물었는데 속된 이름을 고할 수 없어 남쪽으로 가면 제일 처음 나오는 언덕이란 뜻의 남태령으로 고한 후 그렇게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출처, 날입의 비석 -_-)

4-2호선 환승을 통해 집으로 온후, 그제서야 냉장고를 열어 페트병의 물을 벌컥벌컥 마시며 해갈을 한다. 무엇이든 처음이 어렵지 그 다음부터는 실행하기가 어렵지 아니할 것 같다. 주중에 다시 눈이오고 강추위가 온다는 소식이 있긴 하던데, 다음에는 가보지 못한 또 다른 낮은 산을 찾아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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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산 산행기

기록/산행기 2009. 12. 21. 19:38 |

2009년 11월 28일


이동 경로와 그 풍광은 '돤돤의 등산만세'에 상세히 기술되어 있으니 참조하도록 하고.
이미 쇠퇴해진 기억을 되집어 약간의 감상만 적어볼 생각이다.


본디 예정은 북쪽 혹은 동쪽의 높은산 이었으나, 서울에 있는 산들 중 낮은 곳부터 빨리 올라보고 싶은 마음에 청계산을 돤대장에게 건의했다. 이미 전 직장에서 두번이나 오른 적이 있지만, 시간문제로 인해 최고봉까지는 가지 못하고 돌아온 기억만 있다.

이번에는 들입을 다르게 선택했다고 하여 흥미가 더욱 일었다. 전날 수영을 하고 다시 일을 하느라 거의 막차를 타고 집에 들어와서 수면시간은 6시간 정도였을까. 확실히 몸은 점점 피곤이 누적되고 있어서 일어나기가 힘들었다.  2-3호선 환승으로 양재로는 얼마만에 가보는 것일까. 전 직장을 그만둔 후로는 처음일 것 같다.

아슬하게 일어나느라 시간이 빠듯했지만, 열심히 달려 역에서 내리면서 문자 보내기 신공 지각은 면했다. 인원을 전부 기다려서 버스를 타고 청계산으로 향한다. 돤 산악회가 수갈단 산하로 편입된 이후 최초의 여자사람 동행. 돤 대장의 여자사람 권유 피트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풀셋의 돤대장


산행대장의 겨울 산행 풀셋-2번을 보고 TR인 답게 약간의 장비 업그레이드에 시달렸으나, 무사히 넘어 갈 수 있었다. 기존 2번의 산행과는 다른 들입이기에 확실히 사람도 적고, 길도 한산편이었다. 겨울 산행이지만 날씨도 그렇게 춥지 않아 산행을 하기에는 좋았다.

이수봉 가는길, 옆의 미남자는 괘념치 말자


능선을 따라 걷기에, 완만한 길들이 계속 이어졌고 눈이 내려있었으면 좋았을 길들이 계속 나타났다. 겨울 산행의 묘미는 역시 이런 일견 황량해 보이는 풍경에서 느끼는 아릿한 감정이 주축이 아닐까. 중간 중간 제법 많이 쉬어가기는 했지만, 착실하게 경로를 따라 진행해 나갔다.

변함없는 간만의 은군


이 날은 은군이 산악회에 첫 발을 내밀었다. 향후 행보는 알 수 없지만 이렇게 조금이나마 주변의 사람들이 참석해준다는 것은 기쁜 일이다. 그리고 수갈단의 정신적 지주인 수고문은 어서 서울 정기산행에도 참석하여 밥을 삼으로서 단원들의 사기를 북돋아 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수봉의 흐뭇한 돤대장


이른 시간부터 시작하여 이수봉에 오르기는 했지만, 회사에서 온듯한 단체 산객이 많아 급하게 인증샷을 찍어야 했다. 마지막 돤대장의 차례일때는 이미 사람들로 북적거려 옆의 아저씨를 잘라내느라 요상한 컷의 사진이 나오고 말았다. 하지만 돤대장의 심정을 잘 표현한 수작으로서 2009 산행기 인증샷 므훗상에 노미네이트 되어있다.

드디어 매봉

3번째 산행만에 드디어 매봉을 올랐다. 유명한 산답게 봉우리 주변은 산객들로 뒤덮혀 있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이효리와 전지현은 보이지 않고, 저 멀리 계단에서부터 꾸역꾸역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급하게 인증을 하고 바위 위에 아무렇게나 둘러앉아 간단한 요기를 했다.

매바위에 선 돤대장과 필자(..)


하산 길에 매바위에 들러서 촬영을 했다. 여기도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마치 등을 떠밀리듯 사진을 찍고 황급하게 하산을 계속했다. 오후에는 모 양의 상경으로 인해 일정이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서둘러 보았자 걸음의 한계는 있는 것이고, 특히 청계산은 계단이 많아서 그야말로 무릎지옥!

힘겹게 내려와 산하에서 점심으로 간단히 비빔밥을 먹고 다시 차로 양재로 온 후에 귀가하였다.
날입에서 버스를 탈때 은군만 혼자 버스를 타고 나머지 3인은 다른 버스로 오게 된 것은 작은 에피소드.
그리고 글을 마무리 하며, 등산만세로 트랙백을 테스트 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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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로, 비비면 커짐



2009년 11월 21일


삼성산을 오르게 된 것은, 지인의 집들이 때문이었다. 처음 계획은 여러 명이 합류하여 거창한 모임이 될 것 같았으나 하나 둘씩 회사 및 개인사정으로 낙마하고 결국 남은 것은 산행의 지주와 초보. 그나마 초보도 회사일로 인해 기존의 코스를 갈 수 없게 되어서 결국 단기속성 코스를 선택하게 되었다.

호압사


이전 관음사와 비슷하게 이 호압사도 비보사찰과 관계가 깊다. 호랑이의 꼬리를 누르기 위해 이곳에다 사찰을 건립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지리멸렬한 이야기를 써두는 것 보다 관심있는 사람은 여기를 눌러 글을 읽어보자.


푸르다?


위는 돤의 휴대전화로 촬영한 것이고, 아래는 내 것이다. 시간도 같고 각도도 크게 차이가 없는데 색감은 굉장한 차이가 난다. 아래쪽은 마치 새벽녘에 촬영한 것처럼 나왔는데, 8시가 훌쩍 넘은 시간이었다. 저질 전화기 같으니.

산문, 옆에 영령이 보인다


해가 비치는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날씨는 유달리 쌀쌀했다. 별달리 동계절 준비를 해오지 않아서, 어쩔수 없이 겨울옷 한벌을 빌려서 걸치고, 장갑까지 가입기념품으로받았다.

호암산이라 주장된다


삼성산은 관악산의 지산이지만, 갖가지 이름으로 불리고 있었다. 안양쪽으로는 가보지 않아 어떻게 표기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호압사

찬우물


여느 산과 마찬가지로 몸이 덜풀린 초반에는 힘들다. 더군다나 공기가 매우 차서 숨쉬기가 편치 않았다. 초입의 호압사 표지판을 지나 계속 걸어가자 슬슬 땀이 나고 날이 어느정도 풀리기 시작한다.

큰 형이 없는 나날에 오늘도 동생들은 라면을.


사진 상의 순서와는 다르지만, 호압사와 찬우물 사이의 어느 한적한 곳에 자리를 잡고, 이날의 아침을 먹었다. 추운 산자락에서 찬바람을 맞으며 자그마한 온기에 유지한체 먹는 라면의 맛이란. 건강에 반드시 좋지 않을 국물까지 모조리 비워버렸다. 따뜻한 것을 먹고나니 확실히 몸이 확살아나서 돤에게 빌린 겨울옷은 다시 가방으로 들어갔다.

운동장바위위

국기봉


운동장바위부터 국기봉까지의 길은 비교적 평안하게 갈 수 있었다. 밤 사이 내린 눈이 녹지 않고 있었지만, 별다른 대설장비 없이도 문제가 없었다. 쌓인 눈 사이로 난 호젓한 바위계단은 상당히 몽환적인 느낌을 주었다. 꾸역꾸역 모여 살아가는 대도시의 복잡함이 아니라 마치 다른 세계에 온듯한 색다름.

푸른 눈 나라의 돤


멀리 보이는 연주대


슬슬 날이 완전히 풀려 해도 비치기 시작했다. 공기가 찬 것은 그대로 였지만, 길목에 사람도 보이고 우리와는 다른 방향에서 오는 등산객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저 멀리 보이는 연주대가 지난 번의 산행을 떠올리게 해주었다. 그 때는 역시 유명한 산이라 날이 밝아오기 시작하면 사람들이 많아졌지만, 삼성산은 적은 편이었다.

눈바위길


눈을 차분히 밟으며 해가 비치는 세상으로 들어가자 눈은 거의 녹은 상태였고, 첫 목표라고 할 수 있을 국기봉에 드디어 도착. 길을 몰라 옆을 빙돌아 거꾸로 올라가긴 했지만, 두 번째 국기봉 등정이다.

국기봉에 선 필자(...)



에베레스트 등정 포스의 돤


국기봉을 내려와 삼막사 방향으로 가기 시작했다. 본디 계획이라면 이곳을 본 후 삼성산 정상으로 간 후 안양으로 하산을 시작해야 겠지만, 출근을 위해 스쿼드를 분리할 예정이었다.

눈에 쌓인 호압사


등산로부터 삼막사까지는 차량용 길이 잘 정비되어 있었다. 물론 이 날은 눈이 온터라 쉽지는 않았겠지만 말이다. 우리가 내려오는 동안에도 한 대의 차량이 기를 쓰고 길을 오르고 있었다. 사찰을 둘러보고 조금 멀리있는 남녀근석은 후일을 기약하기로 하고 다시 산으로 돌아왔다.

삼막사의 조는 견공


삼성산 정상 길로 향하지 않고, 서울대 쪽으로 빠지는 길을 택해 하산을 하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초보를 우려한 산행의 지주가 동행을 결심해 주었다.

거북바위

제2삼거리


하산 길은 사람들이 많이 오르는 길인 탓에 마주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졌다. 그냥 가기도 심심하고 해서 지나가는 이들의 등산복을 살피면서 내려가기 시작했다. 미디어의 힘이랄까, 확실히 광고를 많이 하는 브랜드가 압도적이었다. 적당한 가격도 그 분포에 포함되기는 하겠지만.

삼거리약수터

용천수


내려오는 길은 마주치는 사람들 이외에는 평탄했다. 중간에 전화가 걸려와 출근이 오후 2시 즈음으로 연기된 탓에 오히려 편안한 마음으로 하산 할 수가 있었다.

제4야영장

아카시아동산


점점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이 아래에 있는 만남의 광장과 호수공원은 거의 관악산 정석루트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이기 때문에 날이 밝아질 수록 등산객들이 계속 오를터였다. 그 아래에 있는 짧은 추억 한 자락 때문에 잠시 우울해지기는 했지만, 이미 과거이니 거기에 망상의 이자를 지불할 필요는 없을 터.

아카시아숲


이 산행로의 마지막 표지판이다. 이후부터는 길고 긴 시멘트/아스팔트 길을 걸어 출구로 계속 향했다. 버스를 타고 서울대 입구역으로 돌아온 후 돤과 맥도널드 햄버거로 늦은 점심식사를 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 1시간 거리의 회사로 힘든 출근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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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7일


3번째 산행. 무슨 바람이 불었을까, 산행대장이 불참한다는 통보가 있은 이래로 산행을 준비하게 되었다 - 물론 약간의 부추김이 포함되었지만 - 관악산을 가보기로 하였다. 예전에 만남의 광장 입구와 호수공원은 가본 적이 있어서 이번에는 사당역 방향에서 올라가기로 하고, 돤의 도움을 받아 이리저리 자료를 찾게 되었다.

그 와중에 관악산에 84개의 표지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를 알게되어 다시 흥미가 돌아온 돤이 합류를
결정하여, 이번에도 2인의 배남자와 1인의 주당이 산을 오르게 되었다.

배남자 기본자세



술이 덜깬 주당


산등성이를 따라 오르는 길이라서 시작부터 경사진 길이 계속 이어졌다. 갑자기 높아지는 '깔딱고개'가 아니라
완만하게 높아지는 느낌.


사용자 삽입 이미지

관악산 관음사


관음사 오르는 길. 관음사는 신라시대 말기에 창건된 비보사찰 이라고 한다. 국사시간에 무척 많이 들은 도선국사와 음양풍수설에 따라 지어진 사찰이었다. 물론 1000년도 더된 건물일리는 없고 대부분 20세기에 개축.

시정 좋지 않은 서울 하늘


이 날도 마찬가지로 시정이 좋지 않았다. 빌딩 숲들을 내려다보는 개운한 기분은 느낄 수 있었지만 여전히 안개인지 스모그인지 먹구름인지 모를 것들이 풍광을 해치고 있었다.

첫 K표지판


첫 목표지점인 K4 선유천 약수터. 그냥 산길을 걷는 것보다 다음의 K를 노리며 목표의식을 두는 것이 좀 더 재미있는 산행이 되지 않을까 해서 집착을 해보고 있다.

국기봉


관악산의 11 국기봉 중 처음으로 방문한 곳이다. 그러나 견문이 좁아 이곳이 관음사 국기봉인지 선유봉 인지 알 수가 없다. 분명 해당 코스에서 처음 나온 국기봉이긴 한데, 위치적으로는 선유봉인것 같기도 하고 해서 그저 정황상 선유봉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

하마바위

마당바위



분명 비슷한 모양의 바위가 있어 붙여 놓은 것일텐데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리고 우회로는 거의 이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샛길에 있는 표지판은 체크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다. K7 마당바위약수가 그런 경우다.

헬기장(하)

헬기장


이 경로에는 두 개의 헬기장이 있는데, 첫 번째 헬기장은 무사히 찾을 수 있었지만, 그 때부터 약간 꼬이기 시작했다. 배남자 2 인이 약간 높은 돌산을 오르다 길을 우회하고 만것이었다. 본디 두 번째 헬기장을 거쳐 옆 능선으로 내려와야 했지만, 어찌저찌 옆 길을 파고들어 다시 길로 나오기는 했었다.

관악문(하)

남자의 뒷태


관악문은 이름 그대로 문처럼 생긴 바위 틈이었다. 사당, 남태령 방면으로 오르거나 내리는 사람들은 문을 거쳐 산에 가게 되는 것이다. 흐린 날씨 탓에 - 이날 밤에는 결국 비가 왔다 - 크게 덥다고 느끼지는 않았지만 가득찬 습기때문에 땀은 있는대로 쏟아지고 있었다.

도촬돤

관악문(상)


관악문을 지나고 나니 시원한 바람과 멋진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무언가를 남기고 싶은 마음에 급하게 동영상 촬영을 했지만, 휴대전화 카메라의 저화질에 좌절하고, 화면이 세로로 찍혀 다시 한번 좌절.

연주대


정상 근처의 경사는 점점 심해졌는데, 알고보니 선정했던 코스가 관악산 정상의 뒷쪽으로 가는 것이어서 더욱 그런 것이었다. 마지막 돌더미를 넘고나자 탁트인 경관이 나오고 드디어 정상석이 있는 연주대가 나왔다.

드디어 정상


관악산 정상석 인증


수많은 사람들이 이 돌 앞에서 사진을 촬영했고, 우리도 그 무리에 끼여서 몇 컷을 찍고 잠시 숨을 돌렸다. 토요일 오후의 유명한 산이라서 그런지 많은 사람이 산으로 오르고 있는 가운데 다시 내려와 연주암에서 휴식을 취했다.

가을이 저문다


다시 하산을 재촉하여 길을 가다가 이번에도 방향을 잘 못 잡아서, 다시 길을 틀어서 내려가기 시작했는데, 결국 본래 선정한 하산길이 아닌 곳으로 진입하고 말았다.

헐떡헐떡


결국 산행대장의 음모에 빠져서, 깔딱고개를 내려가게 되었다. 애초에 오르지 않은 것이 다행이긴 하다만 내려가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길이 아닌 계곡으로 갔었던 데다가 가득한 습기로 인해 바위와 낙엽들이 다 젖어있었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샘

드디어 마지막


본디 공학관으로 내려오려고 하기는 했지만, 제3 깔딱고개를 통한 길은 아니었었다. 어찌된 영문인지는 모르지만, 도착하고 보니 공학관. 아스팔트 길을 걸어서 내려온 후 서울대 안에서 버스를 타고 입구역까지 온 다음 귀가.

그리고 이 날 저녁에는 조촐한 생일 파티가 있어, 실컷 글렌피딕을 마시고 집으로 돌아왔다.


산행도, 훝으면 커짐



Posted by 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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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10일


기억도 희미한 200X년에 시작한 '수갈단 놀이'가 서른을 넘어, 30대 중반을  향해 조금씩 나아가는
시점에도 이어지고 있다. 그 와중에 시작된 산악회. 체력증진과 체지방 감소에 대한 욕구로
등산장비 하나 없이 시작된 일명 수갈단 산하 돤 산악회의 첫 산행이다.

아차산입구에서 윤회장과.



돤/옹



아차산이 선택된 것은 단지 가까웠고 낮았기 때문이다. 해발 287m. 제대로 된 운동이라고는 한 적이 없는 30대의 두 남자가 처음 오르기에는 훌륭할 터. 산에 익숙한 30대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한 남자가 있어 널 너무 사랑한 무리가 될 것 같진 않았다.

아차산


장대한 스모그,



산을 오르는 것은 얼마만의 일일까. 2006년 즈음 청계산, 그리고 2009년에 또 청계산. 그러나 두 번 모두 회사에서 단체로 간 것이기 때문에 정상은 가보지도 못했다. 인원과 시간의 압박 때문이다. 아차산도 풍광은 청계산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후자는 훨씬 상업화 되어있어 소란스러운 반면 전자는 그야말로 동네 뒷산.

고구려정



제법 돌이 많아서 흙 길을 선호하는 나로서는 편지 않은 산행이었다. 등산화가 아니라 미끄러짐에도 취약했었다.
아마 이 즈음에서부터 등산화는 하나 사야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강의 동쪽


강의 남쪽



오르면 오를수록 시정이 좋지 않은 것이 느껴졌다. 동쪽이건 남쪽이건 저 멀리 보이는 도심 속의 하늘은 뿌연 띠로 덮혀있었다. 인구 천 만의 도심 속 에서 지낸 지 어언 4년이 훌쩍 넘었으니 얼마나 남은 오염물질을 축적했는지 알 길이 없다. 아니 서서히 나온 뱃 살과 두꺼워진 등 살 만큼 건강도 나빠지고 있는 것이겠지.

윤회장과

돤대장과



저질체력에 의해 땀을 잔뜩 흘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별다른 고통없이 정상에 도착했다. 300m가 되지않는 고지라도 그 것을 오르고 걷는 동안에는 아무런 잡 생각없이 외부의 풍광을 즐기면서 갈 수 있었다. 적어도 산을 오르는 동안에는 내 안에서 생성하고 들려오는 번뇌들에 신경을 쓸 수 없어 마음이 가벼워진 것 같다. 그것이 처음에는 산행을 약간 마뜩잖아 하다가 마음이 돌아선 계기다.

동네 뒷산 전망대


비록 스모그 가득한 도시 풍경이기는 하지만 버스 창 밖이나 지도상에서만 본 지리를 내 눈으로 바라본다는 것은 기분좋은 일이었다. 마지막으로 윤회장의 동네 뒷쪽으로 내려와 가볍게 순대와 동동주를 먹고 7호선을 타고 귀가.


Dwan은 산악인 5레벨/산행대장 1레벨이 되었다!!
- skill 산행 리더쉽 +1
- skill 산행물품 구매 충동하기 +2
- feat 미모 여자사람 권유

Chio는 배남자 만-1레벨/산악인 1레벨이 되었다!!
- skill 동네지리 +2
- feat 동네뒷산 탐방가



언젠가의 불수사도북과 삼관우청광을 위해.

Posted by 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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