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7일


3번째 산행. 무슨 바람이 불었을까, 산행대장이 불참한다는 통보가 있은 이래로 산행을 준비하게 되었다 - 물론 약간의 부추김이 포함되었지만 - 관악산을 가보기로 하였다. 예전에 만남의 광장 입구와 호수공원은 가본 적이 있어서 이번에는 사당역 방향에서 올라가기로 하고, 돤의 도움을 받아 이리저리 자료를 찾게 되었다.

그 와중에 관악산에 84개의 표지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를 알게되어 다시 흥미가 돌아온 돤이 합류를
결정하여, 이번에도 2인의 배남자와 1인의 주당이 산을 오르게 되었다.

배남자 기본자세



술이 덜깬 주당


산등성이를 따라 오르는 길이라서 시작부터 경사진 길이 계속 이어졌다. 갑자기 높아지는 '깔딱고개'가 아니라
완만하게 높아지는 느낌.


사용자 삽입 이미지

관악산 관음사


관음사 오르는 길. 관음사는 신라시대 말기에 창건된 비보사찰 이라고 한다. 국사시간에 무척 많이 들은 도선국사와 음양풍수설에 따라 지어진 사찰이었다. 물론 1000년도 더된 건물일리는 없고 대부분 20세기에 개축.

시정 좋지 않은 서울 하늘


이 날도 마찬가지로 시정이 좋지 않았다. 빌딩 숲들을 내려다보는 개운한 기분은 느낄 수 있었지만 여전히 안개인지 스모그인지 먹구름인지 모를 것들이 풍광을 해치고 있었다.

첫 K표지판


첫 목표지점인 K4 선유천 약수터. 그냥 산길을 걷는 것보다 다음의 K를 노리며 목표의식을 두는 것이 좀 더 재미있는 산행이 되지 않을까 해서 집착을 해보고 있다.

국기봉


관악산의 11 국기봉 중 처음으로 방문한 곳이다. 그러나 견문이 좁아 이곳이 관음사 국기봉인지 선유봉 인지 알 수가 없다. 분명 해당 코스에서 처음 나온 국기봉이긴 한데, 위치적으로는 선유봉인것 같기도 하고 해서 그저 정황상 선유봉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

하마바위

마당바위



분명 비슷한 모양의 바위가 있어 붙여 놓은 것일텐데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리고 우회로는 거의 이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샛길에 있는 표지판은 체크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다. K7 마당바위약수가 그런 경우다.

헬기장(하)

헬기장


이 경로에는 두 개의 헬기장이 있는데, 첫 번째 헬기장은 무사히 찾을 수 있었지만, 그 때부터 약간 꼬이기 시작했다. 배남자 2 인이 약간 높은 돌산을 오르다 길을 우회하고 만것이었다. 본디 두 번째 헬기장을 거쳐 옆 능선으로 내려와야 했지만, 어찌저찌 옆 길을 파고들어 다시 길로 나오기는 했었다.

관악문(하)

남자의 뒷태


관악문은 이름 그대로 문처럼 생긴 바위 틈이었다. 사당, 남태령 방면으로 오르거나 내리는 사람들은 문을 거쳐 산에 가게 되는 것이다. 흐린 날씨 탓에 - 이날 밤에는 결국 비가 왔다 - 크게 덥다고 느끼지는 않았지만 가득찬 습기때문에 땀은 있는대로 쏟아지고 있었다.

도촬돤

관악문(상)


관악문을 지나고 나니 시원한 바람과 멋진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무언가를 남기고 싶은 마음에 급하게 동영상 촬영을 했지만, 휴대전화 카메라의 저화질에 좌절하고, 화면이 세로로 찍혀 다시 한번 좌절.

연주대


정상 근처의 경사는 점점 심해졌는데, 알고보니 선정했던 코스가 관악산 정상의 뒷쪽으로 가는 것이어서 더욱 그런 것이었다. 마지막 돌더미를 넘고나자 탁트인 경관이 나오고 드디어 정상석이 있는 연주대가 나왔다.

드디어 정상


관악산 정상석 인증


수많은 사람들이 이 돌 앞에서 사진을 촬영했고, 우리도 그 무리에 끼여서 몇 컷을 찍고 잠시 숨을 돌렸다. 토요일 오후의 유명한 산이라서 그런지 많은 사람이 산으로 오르고 있는 가운데 다시 내려와 연주암에서 휴식을 취했다.

가을이 저문다


다시 하산을 재촉하여 길을 가다가 이번에도 방향을 잘 못 잡아서, 다시 길을 틀어서 내려가기 시작했는데, 결국 본래 선정한 하산길이 아닌 곳으로 진입하고 말았다.

헐떡헐떡


결국 산행대장의 음모에 빠져서, 깔딱고개를 내려가게 되었다. 애초에 오르지 않은 것이 다행이긴 하다만 내려가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길이 아닌 계곡으로 갔었던 데다가 가득한 습기로 인해 바위와 낙엽들이 다 젖어있었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샘

드디어 마지막


본디 공학관으로 내려오려고 하기는 했지만, 제3 깔딱고개를 통한 길은 아니었었다. 어찌된 영문인지는 모르지만, 도착하고 보니 공학관. 아스팔트 길을 걸어서 내려온 후 서울대 안에서 버스를 타고 입구역까지 온 다음 귀가.

그리고 이 날 저녁에는 조촐한 생일 파티가 있어, 실컷 글렌피딕을 마시고 집으로 돌아왔다.


산행도, 훝으면 커짐



Posted by 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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