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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거리 : 6.54 km
시간 : 2시간 59분 47초


산행지도




산행기

관악산을 최근 너무 자주 갔기에, 이번에는 예전에 구룡-대모 방향으로 넘어간 산들을 반대로 가보기로 했다. 3주 가량 이런저런 일정들로 쉬었기에 이런 낮은 산들이 알맞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새 자켓에 새 등산화를 신고 집을 나섰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이때 등산양말을 조금 잘 못 신어서 오른발에 물집이 잡히고 말았다.

토요일에 등산을 간 것은 정말 오래간만이었다. 어쩌면 거의 기억에 없는 듯 싶다. 신림역에서 라면과 물을 사고 다시 지하철을 타고 수서역까지 갔다. 출구를 잠깐 착각하기는 했지만 무사히 입구에 진입.


거의 1년 만에 이곳에 왔다. 그 전과 달라진 점이라면 아이폰을 조금 더 잘 사용하게 되었고, 몸무게가 4kg이상 늘었으며 상하의 복장에 제법 많은 돈이 들어갔다는 사실이다.


대모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이 낮은 산들을 동서로 길게 뻗어 있어서 이 루트를 타고 올라가면 제법 길게 걸어올라가야 한다. 즉 고도는 났지만 걷은 길이는 관악산과 다를 바가 없다.


얼마 전에 크게 내렸던 눈들이 아직도 녹지 않고 있었다. 1년 전 올랐을 때에도 이와 유사한 상황이었다. 그래도 그때는 무언가에 희망을 품고 속으로 바랐던 기억이 있다. 지금은 누구나 알다시피 all over. 역시 밤늦은 시간에 홀로 술을 마시며 글을 두드리고 있으니 뭔가 뭉클뭉클 생각난다. 아침의 민망함을 느끼지 않기 위해 여기까지.


가다보니 예전 산행에는 체크하지 못한 안내판이 있어 촬영을 했다. 그때는 I2와 I6만 흔적에 남아있었다. 분명 예전과 같은 코스인데 왜 보지 못했을까 아마도 올라오는 방향에서 좀 더 눈에 잘 보이는 위치여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대모산을 올라가는 동안 눈이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제법 크게 흩날리며 오르는 바위위를 하얗게 만들어 갔다. 관악산을 오르기보다 여기를 선택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악산을 갔으면 오르기 급급했겠지만 이 곳 대모산에서는 내리는 눈을 즐기며 고즈넉하게 산행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눈 오는 순간의 동영상을 한 번 촬영해 보았다. 10초짜리 인데도 파일이 커서 어쩔 수 없이 유투브에 업로드 해야했다.


보지 못했던 대모산 정산 표지판을 촬영했다. 이곳에서 잡히지 않는 3G를 찾아가며 4sq를 체크인 하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모르겠다. 낮은 산이라 그런지 이미 장소는 만들어져 있었고, 메이어도 제법 체크인 수가 있었다.


대모산 삼각점을 촬용하고 재빠르게 다음 산으로 향한다. 날씨가 흐려지면서 제법 바람이 불고 차가웠다. 어쩔 수 없이 다이소에서 구매한 비니를 착용했다. 원체 힘이 없는 머리카락이라 이렇게 한번 모자를 쓰면 이제 집에 갈때까지는 벗을 수가 없다. 완전 산발이 되기 때문이다.


다시 구룡산으로 향한다. 거의 온만큼 다시 걸어가야 다음 산의 정산에 도착할 수 있다. 슬슬 시간이 지나면서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도 있다. 아마 구룡산에서부터 오거나 대모산을 남쪽 가면서 오르는 루트를 탄 사람들일 것이다.



그리고 배고픔을 느끼며 어서 정상에 가서 라면을 먹어야 겠다는 일념하나로 열심히 올랐다. 대모산과는 다르게 여기는 정상 직전에서 조금 가팔라 지는 곳이 있다. 벌써 몇 개월 간 꾸준하게 수영을 한 친구는 그렇게 수다를 떨면서도 숨 하나 헐떡거리지 않는다. 운동 부족의 나는 조금 말이 없어지기 시작했는데 말이다.


그리고 다시 구룡산 정상에서 잡히지 않는 3G를 찾아 4sq 기록을 하려 노력한다. 확실히 세월이 흘러가면 갈 수록 이런 것에 더 집착하게 되는 것 같다.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유전적 기질일 거라고 합리화한다.


돤 대장이 기증한 보온병은 오늘도 여전히 활약을 하고 있다. 정상의 벤치에 앉아 라면을 먹고 친구가 가져온 식은 밥까지 말아서 시장을 해소한다. 정말 이 순간만큼은 어떤 산해진미도 부럽지 않은 순간.



식사를 마치고 하나 둘 올라오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하산하기 시작했다. 역시 제법 많은 거리를 걸어가야 한다. 이 산들의 장점이라면 급하게 내려가거나 올라갈 필요없이 천천히 산책하듯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1년 전 홀로 올랐던 입구에 도착했다. 그로부터 벌써 1년이 흘렀다니 믿기지가 않는다. 그 당시에도 딱히 장미빛 희망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지만 과거와 오늘을 돌이켜 보건데 지금도 별반 달라진 것은 없다. 그저 한 살 더 먹었을 뿐이다. 다음에 언제 오를 지 기약할 수 없는 순간을 뒤로하고 마을버스와 지하철로 신림으로 돌아왔다.

Posted by 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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