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라 료의 세 번째 장편을 드디어 입수할 수 있었다. 이 전 두 작품 다 페이지가 많은 편이고 읽은 간격도 크게 차이가 나다보니 앞의 내용이 거의 기억나지 않는다. 다 도서관에서 대출했다보니 다 읽은 책은 심심할때 흥미있는 페이지만 보는 일도 없어서 더욱 그럴지도 모르겠다.


6년만에 나온 작품이지만 소설 속 시간은 1년 남짓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 사와자키 탐정이 지방에 갔다 다시 도쿄로 돌아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예의 담배사랑과 자동차 블루버드도 그대로.. 거대 휴대전화가 간신히 모습을 드러내던 시절이라서 전화응답서비스를 이용하여 소통하는 점까지도 그대로다.


탐정의 추리력과 내뱉는 대사에서 느껴지는 하드보일드함에 출퇴근 지하철에서 정신없이 읽어내렸다. 다만 폰트가 작다보니 오전과 저녁의 시간을 다 합쳐도 읽은 페이지 자체는 많지 않다.


오랜만에 돌아온 탐정 사무소에서 노숙자를 만나게 만나게 되는데.. 그 노숙자는 어떤 사람의 의뢰로 탐정의 복귀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결국 탐정이 의뢰인을 역추적하는 재미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결국 우여곡절 끝에 의뢰인을 만나 사건 해결에 뛰어들게 되는데.. 결론이 나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사건 뒤에 크나큰 비극과 반전이 숨어있었다.


하나 둘 씩 아이템(?)을 등장시킬때 어떻게 엮어갈지 기대했는데 훌륭하게 이야기를 마무리 지어버렸다. 탐정이 글 말미에 이름 모를 누군가에게 전화를 거는데.. 전 편들이 기억이 안나다보니 마지막 그 여운을 못 느낀 점이 안타깝다. 시간이 되면 시리즈를 한 번 더 챙겨봐야 할 듯.



작가의 전체 작품 리스트는 아래와 같다.


    そして夜は甦る, 1988  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
    私が殺した少女, 1989  내가 죽인 소녀
    天使たちの探偵, 1990 (단편집)
    さらば長き眠り, 1995  안녕, 긴 잠이여
    愚か者死すべし, 2004


이렇게 한 곳에 두고 보니 더욱 레이먼드 챈들러의 작품 제목을 섞은 듯한 느낌이로군.

Posted by 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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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밤은 되살아 난다 이후 하라 료의 두 번째 작품. 1년 만이라는 비교적 빠르게 나온 후속작이다.
이 작품 이후 6년만에 '안녕 긴 잠이여' 그 다음 9년 후에 '어리석은 자는 죽어야 한다'가 나온 것을 보면 말이다.

첫 작품에서는 그리 큰 감명을 받지 못했지만 두 번째에는 확실히 달랐다. 일단 진행되는 속도감이 굉장했다. 서울로 올라오는 버스 안에서 전부 읽어내렸으니 두께는 비해서는 진행감이 좋았다.

전작에서 틀이 잡힌 사와자키의 캐릭터는 여기서는 빛을 내는 것 같다. 유달리 담배를 피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소설의 인물들과 어울려서 두드러지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의 작가 하라 료의 장편소설로, 제102회 나오키상 수상작이다. <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에서 처음 모습을 선보인 탐정 사와자키가 다시 등장하는 '탐정 사와자키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천재 소녀 바이올리니스트의 유괴 사건과, 이에 휘말려 든 탐정의 이야기를 그린다.

사라진 가족 문제로 얘기하고 싶다는 한 통의 의뢰 전화. 하지만 탐정 사와자키를 만난 의뢰인은 느닷없이 6천만 엔을 그에게 안겨주며 하소연한다. 제발 딸을 돌려달라고. 영문도 모르는 사이에 유괴 사건에 얽혀버린 사와자키는 경찰서로 끌려가고, 유괴범의 요구로 돈 가방을 전달하는 역할마저 맡게 된다.

하지만 몸값을 전달하던 중 불량배에게 폭행당하고 돈은 증발해버린다. 유괴된 천재 소녀 바이올리니스트는 아직도 풀려나지 않은 상황. 경찰의 곱지 않은 시선이 더해지는 가운데, 사와자키는 유괴된 소녀의 외삼촌에게 어떤 의뢰를 받게 되고, 어느 폐공장의 하수구에서 참혹하게 부패한 소녀의 시체를 발견하게 되는데…!

마지막에는 약간의 반전도 준비되어 있다. 하라 료의 책은 국내에 두 권밖에 나와 있지 않지만 솔직히 전 작을 읽고 그다지 당기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작품을 읽고는 후속작이 기대되기 시작했다. 블로그들을 돌아다니다 보니 출판 계약은 된 것 같은데 그 후 감감 무소식인것 같다.


Posted by 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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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라 료의 데뷔작이다. 데뷔 후 19년 동안 네 편의 장편소설만을 발표한 그야말로 글을 오래도록 쓰는 작가다. 탐정 사와자키를 다룬 첫 작품인데 작가 스스로도 밝히기를 레이먼드 챈들러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되어있다.

레이먼드 챈들러의 선집은 국내에 소개되었다.
http://www.aladin.co.kr/shop/common/wseriesitem.aspx?SRID=11668
본인도 안녕 내 사랑과 빅 슬립은 출간 직후부터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두 권 다 사기만 하고 아직 읽지를 못했다. 당시는 추리소설에 끌리기 전이라 그런것도 있고, 아무래도 하드커버이다 보니 이동 시 보기가 쉽지 않아서 일것이다. 생각난김에 본가에서 가지고 온 빅 슬립은 조만간 읽어봐야 할 듯.

딱히 기묘한 트릭이나 사건을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드보일드란 장르에 맞게 시니컬한 중년 탐정이 나와 의뢰받은 사건을 끈질기게 수사하며 진실을 밝혀낸다. 딱히 감탄할 만한 소재는 없기 때문에 출판사에서 제공한 줄거리를 첨부한다.

오른손을 보이지 않는 사내, 사라진 르포라이터, 도쿄 도지사 저격사건
헝클어진 사건들이 하나로 이어질 때, 밤의 도시는 긴 어둠에서 깨어난다!

도쿄 도심, 고층빌딩 외곽의 허름한 사무소. 오른손을 주머니에 감춘 낯선 사내가 탐정 사와자키를 찾는다. 그는 어떤 르포라이터가 이 사무소를 찾은 적이 있냐고 묻고는, 20만 엔의 현금만 남긴 채 사라져 버린다. 알 수 없는 의뢰인, 영문 모를 의뢰지만 사건에 휘말리게 된 사와자키. 르포라이터의 실종은 당시 정계를 떠들썩케 했던 도쿄 도지사 저격사건과 관련 있음이 밝혀지고, 외로운 탐정의 고독한 수사가 시작된다.

<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는 하드보일드 스타일의 정점에 선 작품이다. 어둠 속에 잠긴 비정한 도시, 차가운 말을 툭툭 내뱉는 무심한 탐정, 간결하지만 깊이 있는 문체로 형상화된 등장인물, 가슴이 서늘해질 정도로 탁월한 리얼리티…….
데뷔 이후 20여 년 동안 장편소설로 단 네 권만을 발표했을 정도로, 한 문장 한 문장 혼신을 담아 써내려가는 문장의 장인 하라 료. 일본 추리소설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준 위대한 걸작과 만나다!

아무래도 최근은 이른바 본격추리소설만 1년 가까이 읽다보니 하드보일드 소설을 한 번 선택해 보았는데 그다지 매력을 느끼기가 힘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극찬을 한 것을 볼때 훌륭한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인데 크게 감명을 받지 못한 것이 장기간의 편독에서 온 부작용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본다. 역시 골고루 읽어야 한다.

2008년에 출간된 작품인데 과거 한번 번역되어 소개되었으나 그 후 절판되었고 최근 추리소설을 줄창 출간해주고 있는 '비채'에서 나왔다. 번역자도 잘 알려진 권일영. 아쉬운 것이 있다면 도서관에서 빌려갔던 누군가가 책을 많이 훼손시켰다는 것에 있다. 인기가 많아서 그럴 수도 있었겠지만 책 표지는 거의 너덜너덜 해지고 뒷 면은 절반이상이 없다. 빌려보는 책이라고 좀 함부로 다루지들 않았으면 좋겠건만.

Posted by 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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