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라 료의 데뷔작이다. 데뷔 후 19년 동안 네 편의 장편소설만을 발표한 그야말로 글을 오래도록 쓰는 작가다. 탐정 사와자키를 다룬 첫 작품인데 작가 스스로도 밝히기를 레이먼드 챈들러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되어있다.

레이먼드 챈들러의 선집은 국내에 소개되었다.
http://www.aladin.co.kr/shop/common/wseriesitem.aspx?SRID=11668
본인도 안녕 내 사랑과 빅 슬립은 출간 직후부터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두 권 다 사기만 하고 아직 읽지를 못했다. 당시는 추리소설에 끌리기 전이라 그런것도 있고, 아무래도 하드커버이다 보니 이동 시 보기가 쉽지 않아서 일것이다. 생각난김에 본가에서 가지고 온 빅 슬립은 조만간 읽어봐야 할 듯.

딱히 기묘한 트릭이나 사건을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드보일드란 장르에 맞게 시니컬한 중년 탐정이 나와 의뢰받은 사건을 끈질기게 수사하며 진실을 밝혀낸다. 딱히 감탄할 만한 소재는 없기 때문에 출판사에서 제공한 줄거리를 첨부한다.

오른손을 보이지 않는 사내, 사라진 르포라이터, 도쿄 도지사 저격사건
헝클어진 사건들이 하나로 이어질 때, 밤의 도시는 긴 어둠에서 깨어난다!

도쿄 도심, 고층빌딩 외곽의 허름한 사무소. 오른손을 주머니에 감춘 낯선 사내가 탐정 사와자키를 찾는다. 그는 어떤 르포라이터가 이 사무소를 찾은 적이 있냐고 묻고는, 20만 엔의 현금만 남긴 채 사라져 버린다. 알 수 없는 의뢰인, 영문 모를 의뢰지만 사건에 휘말리게 된 사와자키. 르포라이터의 실종은 당시 정계를 떠들썩케 했던 도쿄 도지사 저격사건과 관련 있음이 밝혀지고, 외로운 탐정의 고독한 수사가 시작된다.

<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는 하드보일드 스타일의 정점에 선 작품이다. 어둠 속에 잠긴 비정한 도시, 차가운 말을 툭툭 내뱉는 무심한 탐정, 간결하지만 깊이 있는 문체로 형상화된 등장인물, 가슴이 서늘해질 정도로 탁월한 리얼리티…….
데뷔 이후 20여 년 동안 장편소설로 단 네 권만을 발표했을 정도로, 한 문장 한 문장 혼신을 담아 써내려가는 문장의 장인 하라 료. 일본 추리소설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준 위대한 걸작과 만나다!

아무래도 최근은 이른바 본격추리소설만 1년 가까이 읽다보니 하드보일드 소설을 한 번 선택해 보았는데 그다지 매력을 느끼기가 힘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극찬을 한 것을 볼때 훌륭한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인데 크게 감명을 받지 못한 것이 장기간의 편독에서 온 부작용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본다. 역시 골고루 읽어야 한다.

2008년에 출간된 작품인데 과거 한번 번역되어 소개되었으나 그 후 절판되었고 최근 추리소설을 줄창 출간해주고 있는 '비채'에서 나왔다. 번역자도 잘 알려진 권일영. 아쉬운 것이 있다면 도서관에서 빌려갔던 누군가가 책을 많이 훼손시켰다는 것에 있다. 인기가 많아서 그럴 수도 있었겠지만 책 표지는 거의 너덜너덜 해지고 뒷 면은 절반이상이 없다. 빌려보는 책이라고 좀 함부로 다루지들 않았으면 좋겠건만.

Posted by 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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