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문月の扉

유희/서적 2012. 9. 15. 19:45 |



이시모치 아사미의 책을 더 읽어보고 싶어서 빌려온 작품. 이번에도 서울대입구역의 무인대출기를 이용했다. 앞 서 읽은 두 작품다 도서 미스터리라서 이번 작품도 그러한 방향성을 기대하고 읽기 시작했지만 아쉽게도 그냥 일상 탐정물이었다.


공항에서 비행기를 납치하여 한 인물의 석방을 요구하는 세 사람. 그 안에서 발생한 살인사건. 그리고 가까이에 앉아있다는 이유로 납치범들에게 살인사건을 해결할 것을 요구받은 남자.


초반에는 인물들의 배경이 되는 소재가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아서 떨떠름한 기분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계속 읽다보니 상황에 몰입하여 재미나게 볼 수 있었다. 비행기 안의 인물들에 대해서는 한 명에 대해서만 심리적인 묘사가 있고 나머지들은 관찰자적인 시점으로 서술된다.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은 작가의 이전 작품들처럼 논리있게 펼쳐진다. 다만 이번에는 사건이 종결되고 나서 약간의 판타지 혹은 호러가 포함되어 있다. 


국내에 출간되어 있는 작가의 책 다섯 권중 세 권을 읽었다. 이제 '물의 미궁'과 '귀를 막고 밤을 달리다'만 남았군. 전 자는 지금까지의 노선과 비슷하고 후자는 색다르다고 하니 기대되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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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한 집은 서울대입구역에서 걸어서 올 수 있기 때문에 역에 있는 보관함을 이용하는 횟수가 늘고 있다. 예전이라면 원하는 책을 빌리기 위해 관악구에 있는 대여섯개의 도서관에서 발품을 팔아야했겠지만 하루 정도만 기다리면 책을 퇴근하면서 가져올 수 있으니 제법 좋다.


살인자에게 나를 바친다의 원제는 내가 바라는 죽는 방법이다. 원제만 가지고 검색을 해서 우스이 유카 시리즈의 두 번째는 나오지 않은 줄 알고 실망했던 기억이 나는 군. 과거 [문은 아직 닫혀 있는데]를 소개할때도 언급했지만 범인과 탐정이 이미 밝혀져 있고 그 두 사람의 심리와 행동 그리고 대결을 보는 도서미스터리.


작가와 트릭을 가지고 대결하는 것이 아닌 인물간의 대결을 보는 것이라 독자로서는 방관자적인 입장이 되어 오히려 마음이 약간 편하다. 본작에서는 범인 + 탐정 + 희생자까지 세 명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서술된다. 국내 제목을 보면 느낌이 오겠지만 희생자가 오히려 살해되고 싶어서 음모를 꾸미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전작의 범인+탐정 커플이 어떻게 되었나 궁금해서 후속작을 선택한 것도 있다.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여탐정 우스이만 등장하지만 인물들간의 대사로 남자쪽도 잘있고 아직도 사귀고 있는 것으로 나온다. 결성부터가 비틀어져 있어서 세 번째 작품에서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여전히 흥미가 간다.


내친김에 이시모치 아사미의 글들을 검색해봐야 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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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모치 아사미라는 작가를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온라인 서점의 추천기능에서 알게 되었을 확률이 높다. 여하튼 이름을 알게 되자 온라인 서점에서 검색을 통해 출간 리스트를 뽑고 그것을 도서관의 장서와 비교하여 비치되어 있는 책들은 대여예정 리스트에 올려놓았다.

작업까지의 긴긴밤동안 딱히 집중해서 할일도 없어서 회사와 분당에서 대기하는 시간동안 다 읽어버렸다. 이제 이사 전까지는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들을 반납할 수 있겠군. '아사미'라고 해서 여류추리 작가인줄 알았는데 검색해보니 딱 전형적인 얼굴의 일본 아저씨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도서 미스터리'라는 본격의 하위 장르를 알게 되었다. 이 도서 미스터리에서는 작품 서두에 범행이 묘사되고 독자에게 범인의 정체와 수법이 밝혀진다. 이걸 탐정 역할의 캐릭터가 간파가 나가는 것이 이 장르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그걸 좀 더 비틀어서 숨겨진 것은 범인의 살인 동기 즉 WHY이다.

범행이 일어난 공간은 밀실이고 그것은 한번 더 저택이라는 밀실안에 있다. 탐정은 이걸 논리적인 접근과 토론을 통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내려고 하고 범인은 그것을 방해하려 한다.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심리전이 제법 읽을만하다. 이 작품을 좀 더 빛나게 하는 것은 탐정 역할의 캐릭터 우스이 유카碓氷優佳 다.

작가가 이 후 3편의 시리즈물(2012년 2월 현재)로 썼을 만큼 애착도 있는 모양이다. 이 캐릭터의 특징은 냉정하고 차가움에 있다. 모든 감정을 이성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인간. 표현되는 감정도 이성의 산물. 환경에 맞춰 표정을 만들어내는 인간. - 쓰고 보니 덱스터에 여성버전의 사이코패스같군.. 막판에 자신이 원하는 바까지 성취하는 점이 그야말로 매력적.

도서 미스터리이니 만큼 길게 설명하면 사족이고, 다 읽고 나서 반추해보니 좀 헛점도 있는 것 같기는 하다만 심리 및 논리를 통한 추리에 접근하려는 지인이라면 일독을 권한다.

시리즈 두 번째인 네가 바라는 죽는 법君の望む死に方이 '살인자에게 나를 바친다'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어 있다. 광X도서관에도 나와있으니 조만간 볼 수 있겠다. 해설에도 나와있지만 이 책의 두 주인공인 그녀와 그가 어떻게 되었는지도 궁금하다. 두 책 모두 드라마도 나와 있는데 다 여배우 얼굴이 좀 부담스럽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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