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모치 아사미라는 작가를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온라인 서점의 추천기능에서 알게 되었을 확률이 높다. 여하튼 이름을 알게 되자 온라인 서점에서 검색을 통해 출간 리스트를 뽑고 그것을 도서관의 장서와 비교하여 비치되어 있는 책들은 대여예정 리스트에 올려놓았다.

작업까지의 긴긴밤동안 딱히 집중해서 할일도 없어서 회사와 분당에서 대기하는 시간동안 다 읽어버렸다. 이제 이사 전까지는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들을 반납할 수 있겠군. '아사미'라고 해서 여류추리 작가인줄 알았는데 검색해보니 딱 전형적인 얼굴의 일본 아저씨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도서 미스터리'라는 본격의 하위 장르를 알게 되었다. 이 도서 미스터리에서는 작품 서두에 범행이 묘사되고 독자에게 범인의 정체와 수법이 밝혀진다. 이걸 탐정 역할의 캐릭터가 간파가 나가는 것이 이 장르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그걸 좀 더 비틀어서 숨겨진 것은 범인의 살인 동기 즉 WHY이다.

범행이 일어난 공간은 밀실이고 그것은 한번 더 저택이라는 밀실안에 있다. 탐정은 이걸 논리적인 접근과 토론을 통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내려고 하고 범인은 그것을 방해하려 한다.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심리전이 제법 읽을만하다. 이 작품을 좀 더 빛나게 하는 것은 탐정 역할의 캐릭터 우스이 유카碓氷優佳 다.

작가가 이 후 3편의 시리즈물(2012년 2월 현재)로 썼을 만큼 애착도 있는 모양이다. 이 캐릭터의 특징은 냉정하고 차가움에 있다. 모든 감정을 이성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인간. 표현되는 감정도 이성의 산물. 환경에 맞춰 표정을 만들어내는 인간. - 쓰고 보니 덱스터에 여성버전의 사이코패스같군.. 막판에 자신이 원하는 바까지 성취하는 점이 그야말로 매력적.

도서 미스터리이니 만큼 길게 설명하면 사족이고, 다 읽고 나서 반추해보니 좀 헛점도 있는 것 같기는 하다만 심리 및 논리를 통한 추리에 접근하려는 지인이라면 일독을 권한다.

시리즈 두 번째인 네가 바라는 죽는 법君の望む死に方이 '살인자에게 나를 바친다'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어 있다. 광X도서관에도 나와있으니 조만간 볼 수 있겠다. 해설에도 나와있지만 이 책의 두 주인공인 그녀와 그가 어떻게 되었는지도 궁금하다. 두 책 모두 드라마도 나와 있는데 다 여배우 얼굴이 좀 부담스럽군...
Posted by 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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