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카타케 나나미의 하자키 시 시리즈 두 번째 소설이다. 전작 '빌라 매그놀리아의 살인'을 재미있게 읽은 탓에 두 번째 작품도 별다른 생각없이 대여해왔다. 조사를 하다가 이 작품의 범주라고 할 수 있는 코지 미스터리란 단어를 처음 알게되었는데 아래와 같다.

코지 미스터리,
실종된 남편 찾기, 보험사기 폭로 등 일상 속의 사건을 다루는
유쾌하면서도 현실적인 추리물로, 장르소설계의 마이너리티인
젊은 여성 독자들을 공략하는 타깃 마케팅의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film 2.0

이번 작품도 별다른 저항없이 술술 읽어갈 수 있었다. 몇 군데 전작과의 접점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이 아주 잠깐 언급되는데 사건에 영향을 끼치는 정도는 아니다. 여성인물군들 중에 이미지가 겹치는 사람들이 있어 초반에 조금 헷갈리기는 했는데 이건 역시 막판의 반전을 위해서였던 것 같다.

다만 이거 이 시리즈 자체의 통일성인지 작가의 버릇인지 모르겠는데 늘 끝에다 사족이라 느낄 정도의 이야기를 하나 정도 배치한다. 물론 이로서 등장했던 일부 인물들이 가치를 지니기는 하지만 말이지.


어제 오랜만에 BnL서점에서 1시간 정도를 소모해서 이리저리 책을 둘러보았다. 그 전까지는 별달리 신경쓰지 않던 서가가 있었는데 미스터리 소설을 보기 시작하면서 추리 커뮤니티를 들락거리면서 알게 된 추천도서들의 대여예정 리스트와 유명 작가군들의 이름이 그 서가에 아름답게 나열되어 있었다.

정말 하나도 놓칠 수 없는 책들이었다. - 그렇기에 오프라인 판매대에 나와있는 것이겠지만 - 정말 아는 만큼 보인다는 오래된 격언을 다시 한번 상기하며 최근의 추리소설 외길인생을 스스로 합리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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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자키 시라는 가공의 도시를 배경으로 한 연작 작품 중 첫 번째이다. 바다가 보이는 언덕의 경사면에 10채의 빌라가 오손도손 모여있고 그 중 빈 건물에서 사체가 발견되는 바람에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등장인물이 만만치 않게 많아서 초반에 조금 헷갈리기도 했지만 중반정도 가자 머릿 속에서 인물들이 정리되어 술술 넘어갈 수 있었다.

지나가는 듯한 대사와 묘사도 뒤로 가면 어느정도 사건의 개요와 연관이 있다는 점 - 복선을 잘 설치한다는 것은 이런 거겠지 - 그리고 인물들의 배치가 적절했다는 점도 나쁘지 않았다. 번역자가 후기에 '뒷맛이 나쁘지 않은 미스터리' 라고 기입해 놓았는데 그말 그대로 뒷 맛은 괜찮았다.

예를 들면 보통의 미스터리의 경우 사건이나 그 자체의 설명을 위해 인물들의 갈등을 독자 앞에 조성하거나 파헤쳐 놓고는 봉합하지 않고 버려둔 체 실은 이러했습니다. 하고 끝내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반해 에필로그를 할애하여 어느 정도 감정이입이 된 소설 속의 캐릭터들의 갈등을 해소하고 사건 이후의 모습도 조명한다는 점에서는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다.

막판의 자그마한 반전은 조금 사족같은 기분이었지만, 그게 있음으로 인해서 '살인'이라는 제목이 완성되는 셈이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된다. 이 하자키 시리즈의 다른 두 작품도 살펴봐야 겠다.


Posted by 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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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은 와카타케 나나미의 추리 소설. 서점에서 그녀의 소설들이 한 켠에 가득 쌓여있는 것을 보았지만 집어들지는 않고 있던 중이었다. 하지만 너무 신본격파만 파는 것도 지루함을 유발할 것 같아서 도서관에서 그녀의 책을 한 권 빌린 참이었다. 그러다 우연히 들른 고향의 청소년 문고에서 그녀의 초기작이라 할 수 있는 책을 발견하고 바로 대여해왔다.

두 명의 주인공이 각각 하나의 단편적인 사건들에서 행동하고 마지막 단편에서 그 둘이 만나게 되는 단편으로 이어지는 독특한 구성을 한 작품으로 그녀의 본격적인 작품을 읽기 전에 안성맞춤일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일본 여성 추리작가의 작품은 처음으로 읽는 것 같다. 국내에도 유명한 온다 리쿠,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은 아직 하나도 접하지 못했다. 이쪽은 이상하게 손이 가지 않는데 아마도 더 파고 들곳이 없다보면 이동해갈지도 모를 일.

작품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어쩌면 소소하다가 할 수도 있는 사건들이 이어지는 것이지만 크게 긴장을 하지 않고 글 뒤에 숨겨진 트릭을 즐길 수 있는 작품.

국내에 출간된 작품목록을 나열해보면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
네 탓이야
다이도지 케이의 사건 수첩
의뢰인은 죽었다
빌라 매그놀리아의 살인
헌책방 어제일리어의 사체
네코지마 하우스의 소동
명탐정은 밀항중

이다. 이 중 두 가지는 품절상태이지만 도서관에서는 구할 수 있으니 다행인 셈이다. 여러 곳의 출판사에서 이 책 저 책이 나오고는 있지만 그나마 두 곳의 출판사에서 시리즈들을 차례차례 출판했었다. 국내에 나온 작품 수가 많지 않은 만큼 금방 따라잡을 수 있을 듯.

Posted by 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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