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게임, 2011
유희/영화 2011. 12. 31. 15:27 |마산에서 태어나 자란 나에게 있어 역시 야구란 땔 수 없는 요소다. 어린 시절의 많은 기억들이 야구에 연관되어 있기도 하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축구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멀어지게 되었고 요즘은 시즌 막바지의 경기나 챙겨보는 수준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선택한 것은 순전히 후아유를 보고 난 이후부터 조승우의 팬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1987년 5월 16일 4시간 56분에 걸친 두 투수의 대혈투를 그리고 있다. 물론 경기 이 전의 상황이나 주변인들의 삶도 그리고 있기는 하다. 연장까지 15회동안 최동원 209개, 선동렬 232개라는 21세기의 야구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투구수를 하는 사람들의 뜨거운 이야기이다.
영화를 모큐멘터리 형식으로 했으면 어떨까 싶기도 한데, 거의 실명과 경기결과만 가져다 쓰고 나머지는 창작에 가까운듯 하다. 특히 영화에서 기자의 시선과 포수의 상황부분은 사족이 아닐까 싶다. 두 사람에게 집중해야할 포커스가 흐트러지는 기분. 너무 작위적인 설정인것도 같고. 애초에 포수가 등장할때부터 결말이 예상되는 부분이었으니.
그리고 간간히 유머를 넣은 장면들이 있는데 그것도 너무 진부하다. 그걸 표현하는 클리쉐라는 단어가 있는데 유머 장면이 나올때마다 주워들은 그 단어가 머릿 속에서 계속 맴돌았다. 그래도 본격적으로 두 사람의 대결이 펼쳐지는 순간부터는 확실하게 뜨거워지는 영화가 된다. '그것만이 내 세상' 노래가 흐르는 순간에는 그 게 정점을 찍는 것 같고..
야구란 스포츠의 장점은 아무래도 대결구도와 그 것을 뒷받침하는 상세한 기록이 아닐까 싶다. 이런 부분은 축구에서는 찾아볼수 없겠지. 여하튼 감상을 마치고 난 뒤 간만에 뜨거운 영화를 봤다는 느낌이 강하다.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에서는 찾을 수 없는 점이겠지. 어쩌면 이해할 수 있는 대사들을 들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2011년 12월 31일(토) 09시 20분.
롯데시네마 신림 5관 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