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 출신의 작가 아즈마 나오미의 데뷔작. 이후 12편이나 더 후속작이 나올 정도로 인기를 끌게 된다. 얼마 전에는 이 시리즈의 두번째 작품이 영화로 만들어 흥행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1992년 작품이 20년이나 지난 지금에서야 국내에 소개가 되는 것은 아마 영화의 흥행과 관계가 있지 않은가 한다.

역자의 후기에도 써있지만 92년 작품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이고 요즘의 캐릭터 소설에도 뒤쳐지지 않을 정도다. 유머도 적절하게 들어가 있고 특히 아래와 같은 세련된 문장들은 특히나 마음에 든다.


우수 어린 뺨이 만들어내는 단정한 얼굴을 정말이지 아름다웠다. 그러나 가장 마음에 든 것은, 코트 주머니에 찔러넣은 두 팔의 팔꿈치가 만드는 차가우리만큼 날카로운 각도였다. - 74p


탐정 나는 조금 우락부락한 이미지 이지만 작가의 분신이니만큼 가끔 나와주는 일견 어울리지 않는 이런 대사들이 좋다.
다만 소설의 단점이라면 조금 상황묘사에 약하다. 아무래도 1인칭 시점의 한계가 있는 데다가 몇몇 부분에서는 원작이 그런지 번역의 문제점인지 액션신이 전혀 매끄럽게 읽히지가 않는다. 속편들에서는 좀 개선되었기를 바란다.

발로 뛰어다니는 탐정이니 만큼 기발한 트릭이라던지 추리가 등장하지는 않고 그야말로 우직하게 사건을 쫓아가는 타입이다. 8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휴대전화, 인터넷 등이 등장하지 않는 점도 마음에 든다. 하드보일드는 왠지 그런 느낌이라서. 하라 료의 탐정과도 느낌이 비슷하다 이쪽은 뼈속까지 하드보일드라서 차이가 나긴 하지만.

그리고 이상하게 이름도 나오지 않는 사건 관계자 중 한 명인 '화이트 레이디 칵테일의 여인'이 계속 뇌리에 남아있다. 위에 인용된 문장의 대상자인데 등장도 많지 않고 소설 막판에 탐정에 의해서 약간 폄하되기는 하지만 느낌이 좋다. 미도리 샤워녹색설탕물를 한 동안 마신 이유는 노르웨이의 숲 미도리 때문인데, 다음 번에는 이 술을 한번 마셔볼지도..


이 '나' 탐정을 다룬 시리즈는 아래 12편이 나와있다. 후속작들도 소개가 되어주기를 기대해 본다.

탐정은 바에 있다.  1992
バーにかかってきた電話 1993
消えた少年 1994
向う端にすわった男 1996
探偵はひとりぼっち 1998
探偵は吹雪の果てに 2001
駆けてきた少女 2004
ライト・グッドバイ 2005
探偵、暁に走る 2007
旧友は春に帰る 2009
半端者-はんぱもん 2011
猫は忘れない 2011
Posted by 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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