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받은 자 딜비쉬Dilvish, The Damned.
유희/서적 2005. 7. 30. 19:25 |로저 젤라즈니의 새로운 국내 출판작. 물론 그는 이미 세상을
떠나고 없지만, 번역되지 않은 수많은 글들을 기다리며 미래를
기다리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영어를 잘했다면, 기다림의 미학따위는 폐기처분하고 이국어가
모국어로 변환했을때의 미묘한 차이점은 느끼지도 못한체
신나는 젤라즈니 월드에 빠져있을테지만.
김상훈씨의 번역도 굉장히 재미있었다. 어차피 앞으로도 원서를
읽을 기회는 없을 것 같지만, 원작자가 어떠한 위치에 어떠한
느낌의 단어를 사용하였는지 궁금하기는 하다.
시간적으로 약간씩의 공존을 하는 11개의 중/단편. 한때는 나도 저러한 하나의 월드 위에서 단편들을 쓴 아련한 습작의 기억이 있다. 컴퓨터로 할 것도 없고, 빌려온 DVD로 이미 보고만 시점에서 책을 펼치자 마자 단숨에 다 읽어버렸다. 가격을 줄이기 위해 그랬는지 페이퍼백 형인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10,000원.
너무나 오랜만에 글을 두드리는 거라 머리와 마음이 정리가 되지 않는다. 아직 아련한 감동의 기운이 책장을 넘기던 손끝에 남아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괜시리 습작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는 비온 뒤의 시원한 주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