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발할 연대기 1,2
유희/서적 2008. 2. 16. 22:48 |설을 맞이하여 내려간 본가에서 무료한 시간들을 보내다가, 몇년만에 그곳에서 소설을 빌려보았다. 다행히도 아직 계정이 남아있어 번거로운 절차는 거치지 않을 수 있었다. 그곳에서 약 30여분을 무엇을 볼까 고민을 하다가 제목이 마음에 들어 일단 뽑아들게 되었는데..
살짝 훓어본 바로는 일종의 중세판타지 배경의 국가간 전쟁물 같았다. 집단 전투가 나오고, 기사와 작위들이 나오는 것이 더욱 흡족하여 1,2권을 빌려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아뿔싸! 시작부터가 조금 심상치 않았다. 바이발할이란 저 고유명사틱한 단어는 먼치킨 주인공의 이름이었던 것이었다.
첫 문장만 읽어보아도 저 바빌로니아 신화를 가져다 쓴 내용이 잠깐 나와 주인공의 각 종족의 진수를 받고, 현자에게 이것저것을 배워서 강하다라고 넘어가더니, 주인공-바이발할이 어느 공작의 기사를 하게되는데 갑자기 독백으로 자신의 전생이 기억난다는 소리를 하면서 김치를 담구더니 이계전이깽판물로 살짝 변한다.
그리하여 전투를 마치고 영지를 받았는데 이번에는 전생체의 미래의 지식을 살려 한동안 영지경영물로 변신을 한다. 솔직히 이쯤에서 그냥 책을 접고 싶었으나 2권까지 빌려버린게 아까워서 눈물을 훔치며 책을 마저 읽어야 했다. 조금 더 보다보니 어이쿠, 소드 마스터가 어쩌고가 등장한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판타지 소설류가 바로 저렇게 인간의 강함을 계측하여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것인데 단단히 걸려들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이야기의 배경이 글 몇 줄로 건너뛰더니 귀족가문에 얽히는 정계물이 나오네? 하아.. 그리고 마법은 Dnd것을 가져다 쓴 것 같은데 '폴리모프 셀프' 주문을 타인에게 시전하는 건 또 뭔지. 애초에 뒤에self란 단어는 차라리 적지나 말것이지..
작가의 머리에서 나오는 멜팅팟에는 경의를 표하나, 좀 잘 살리면 좋을 듯한 주제들을 줄줄 늘어놓다보니 이도저도 아닌 작품이 된 것 같다. 캐릭터도 주인공 이외에는 그냥 대충 쓴 것 같고 말이지. 제목은 정확하게 들어맞는구나 단지 주인공의 연대기니까 말이다.
후회막심이로고, 잠이나 더 잘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