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무협에 대한 욕구가 다시 크게 증가하여, 2004년 이후로 거의 보지도 않던 양산형 무협지를 빌려보기도 하고, 아직 국내에 정식으로 소개되지는 않고 있는 CCTV 무협드라마를 찾아서 보기도 하고 있다.

최근은 김영사에서 영웅문 3부작의 개정판을 새로 내놓았는데, 그 중 의천도룡기가 비교적 최근에 나왔고, 결말의 변경이 있다고 하여서 자금의 여유가 허락하는 한도내에서 한,두 권씩 개정판을 구매하고 있는 상태다.

어차피 알고 있는 내용이고 해서 서점에서 선체로 마지막 권을 빼서 결말부분만 대충 훝어보는데 확실하게 첨언된 부분이 많다. 김용의 작품이라면 역사 속에 녹아든체로 진행되는 상황도 좋아했지만 그 결말에서 나타나는 여운과 여백의 미를 좋아했던 나로서는 뭔가 충격스럽다.

다른 두 작품인 사조영웅전과 신조협려는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작품들도 결국에는 개정판을 다시 구매하게 될 것 같다. 풍문에는 신조협려에서 윤지평의 역할을 하게 되는 인물이 새롭게 추가되고, 황약사의 러브라인이 들어간다고 하는 등의 말도 있는데 사서 읽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아직 출간되지는 않았지만, 녹정기에서는 위소보의 부인 수가 줄어들고, 천룡팔부에서는 단예와 왕어언이 이어지지 않는다는 등의 확인되지 않은 정보만 웹을 주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단예와 왕어언이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더 충격적인 일이라 그 소문을 처음 듣는 순간 약간의 팬으로서의 패닉에 빠져 여기저기 말을 하고 다녔는데..

천룡팔부 개정판의 그 소문은 적어도 2-3년전에 들은 내용인지라 아직도 구체화된 것이 없는 걸 보면 누군가의 낚시글일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오늘 CCTV 천룡팔부의 몇 편을 감상하다 보니 왕어언이 모용복에게 에둘러 사랑을 고백하고 모용복은 황제가 되면 꼭 황후로 삼겠다는 말을 하는 장면이 있다.

원작을 읽은 지가 벌써 10년전의 일이라, 실재로 드라마와 같은 대사를 하는 장면이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 장면을 보고 있노라니 왜 인지 모용복이란 대업병환자가 불쌍해지고, 왕어언의 십수년의 지고지순한 사랑이 결국 보답받지 못하고 스토커 단예에게 가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10년 전 질풍노도의 시기를 가까스로 벗어나면서 그 시기의 읽었던 나와, 아직 철은 들지않았지만 이리저리 사회생활을 하면서 변해버린 내 자신과의 일종의 갭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문득 들어 글을 남기는 중이다.
그건 그렇고 역시 유역비는 사극(?)이 참 어울리는 것 같다.

신조협려에도 출연했었는데 그 원작 특유의 답답하고 우울한 느낌이 없다면 진작에 드라마를 감상했을 것이다. 그러나 어린시절 읽었던 그 '정화'같은 스토리에 트라우마가 형성되었는지 책이나 드라마나 게임이나 쉽사리 손이 가지 않는 것 같다.

그나저나 또 일요일은 뭘 하며 보낸다.
Posted by 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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