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 마운틴. 판타지 세계관의 지명으로 등장해도 어울릴 것 같은 이 영화는 예전부터 보려고 벼르고 벼르던 영화였다. 일요일 낮에 방송되는 5분만 보면 영화 한 편을 다 본것 같은 느낌을 주는 소개 프로그램에서 접한 이후로 기대하고 있다가 시기를 놓치고, DVD와 비디오로도 감상할 시기를 놓치고 어둠의 루트에서 구하는 것조차 포기하고 있던 찰나에 우연히 TV의 예고를 보고
방영시간을 기다려 감상하게 되었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뭔가 대단히 찾아헤매고 기다리다 본 것 같은데 정보를 접한 처음과 감상을 하고 난 끝의 간극은 망각과 무관심이라는 존재에 의해 나타난 것이다.

영화는 크게 두 가지의 흐름을 따른다. '인먼'이 전장터에서 콜드 마운틴으로 돌아오는 모험자 이야기와 '에이다'가 '루비'와 함께 콜드 마운틴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다.

인먼은 병원에서 탈영하여, 추격자를 피하고 북군을 만나고, 간음을 저지른 목사와 동행하고 위기에 처한 여자를 구해주기도 하고, 배반자로 인해 다시 잡히기도 한다. 그러다 우연히 구원받기도 하고, 상처를 치료하거나 먹을 것을 얻는다. '사랑 일직선'에 의해 그는 많은 사람들과 그렇게 스쳐가면서 콜드 마운틴으로 향한다.

에이다는 목사의 딸로 요리조차 제대로 못하는 도회지 아가씨였지만,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친다. 루비를 만나게 되면서 사냥을 하고 밭을 갈며 돼지와 양을 키우는 농부로 거듭난다. 그녀의 사랑은 그런 인고의 시간 속에서 기다림의 연속이다. 하지만 두 사람의 마지막 만남은 처음이 그랬던 것처럼 짧기만 하다.

아름답지만, 닭살스러운 대사와 함께하는 콜드마운틴.
여운은 많지만 그걸 표현못하는 내 쓸데없이 긴 문장이 한탄스러울 뿐.


2006년 1월 7일 오전 12시 50분.
MBC 주말의 명화.
Posted by 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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