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te of Decay
유희/게임 2013. 12. 30. 16:46 |얼마 만의 게임 클리어 일까. 좀비물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지만 올해에 좀비 어포칼립스 소설을 몇 권 읽고 났더니 흥미는 많이 생겼다. 더군다나 이 게임은 평소에 잠들기 전에 머리 속으로 생각하던 'TRPG 시나리오 설명용 RPG 게임(?)' 의 이상과 많이 닮아있다. 아지트 건설 + 캐릭터 개개인의 설정과 교체사용 + 여러 형태의 NPC집단 등.
여하튼 스팀에 처음 입문했을 때에는 십몇 달러의 게임도 많이 질러줬는데 그 이후에 정신을 차리고 나서는 75%할인 및 8달러 넘어가는 게임을 산 적이 거의 없다. 하지만 이 게임은 50%할인데 9.99$. 가을세일에도 이 정도였지만 유혹을 겨우 뿌리쳤는데 8일의 휴가라는 여유와 겨울할인데는 결국 버티지 못하고 지르고 말았고 그야말로 약 나흘간 정신없이 달렸다.
최초의 주인공 두 명. 사실 이 게임은 주인공이라는 의미가 없지만.
좀비의 범람속에 살아남기 위한 사투가 시작된다. 아이템을 수집하고 인벤토리를 늘리기 위해 큰 가방을 찾고 적을 해치우며 경험치를 쌓아 능력을 키운다. 각 인물마다 여러 특성이 있어서 성장에 도움이 되거나 방해가 되는 점은 재미있다.
일반적인 능력치 화면.
캐릭터마다 능력치 카테고리가 다른 점도 좋다. 대부분의 경우 슛팅까지는 동일하고 아래의 두 항목은 없거나 캐릭터의 특성을 나타낸다. 예를 들면 이 캐릭터의 경우 건장한 사람과 리더쉽이 특기지만 어떤 경우는 카운셀링같은 이전 직업에 맞는 특기를 가지는 경우도 있다. 건장한 사람의 경우 더 많은 무게를 들고 동일한 아이템의 보유갯수도 기존 3개에서 5개 정도가 되는 등의 특이성을 가진다.
저널 화면.
캐릭터의 성장과 미션 기록 그리고 각 인물들의 친분변화 등이 기록된다. 연관관계가 있는 미션을 처리하거나 도와주거나 해서 친구관계가 된 캐릭터는 switch 해서 조종할 수 있다. 물론 게임 후반에 가면 캐릭터가 많아져서 친구관계인 다른 인물로 먼저 바꾸었다가 다시 바꾸면 되어서 친구라는 의미가 퇴색되지만.
저용량이 믿기지 않게 그래픽은 볼만하다.
특정 미션을 제외하고는 위 처럼 두 명이 다니는 경우는 많이 없다. '영향력' 점수 - 자원을 수집해오거나 아이템을 수집해와서 공용락커에 넣으면 오르는 점수 - 를 모은 후 100점을 소모하여 같이 다니자고 하거나 개별 미션에서 해당 캐릭터와 같이 다니는 경우 등을 제외하면 좀비 세상의 고독함을 온몸으로 느끼게 된다. 재수없으면 죽기도 하고.
가끔은 대화로 이벤트가 일어난다.
동영상 컷신같은 돈은 많이 들고 쓸데는 없는 부분이 없는 것이 마음에 든다. 그런 돈이면 차라리 게임성을 높이는데 더 투자를 하는 것이 나을텐데 말이다. - 시나리오 부분은 글자수마다 예산이 들어가서 돈때문에 스토리가 날아가는 경우도 제법 많은 듯하다.
처음엔 황량한 지도.
거의 시작직후 찍은 화면이라 별다른 점이 없다. 주변에 흩어진 건물을 탐색하여 자원(식량, 의약품, 총탄, 건자재, 유류)과 아이템들을 모은다. 그리고 살아남은 사람들을 찾아서 세력을 강화하고 그 들의 기술을 이용하여 아지트를 더욱 성장시키고 안전을 확보한 후 각종 미션을 해결한다. 이게 참 모티브는 좋은 것 같은데 솔직히 게임자체는 2% 부족하다. 후속작을 기대해본다. 제발.
아지트의 상태.
영향력을 높여햐 한다. 자원/아이템을 락커에 넣거나 미션을 해결하면 오르고 다시 아이템을 가져갈때는 소모되며 이를 소모하여 특수한 이벤트를 벌일 수 있다.
창문에 못질도 한다.
처음엔 컨셉을 잘 몰라서 밤에는 아무 건물이나 들어가 창문을 못질하고 버텼는데 쓸모없는 짓이었다. 밤에도 그냥 영원히 가는 손전등을 들고 돌아다니면 된다. 이런 점은 또 아쉽군.. 화면 아래 하얗게 빛나는 부분은 아이템/자원이 있는 것이다. 다행히 무한 조사는 아니고 어느정도는 안내를 해준다.
밤에도 잘 돌아다닌다.
물론 밤에는 손전등 딸랑 하나들고 움직이는 거라 주변도 잘 안보이고 왠지 좀비들의 수도 많아지는 것 같은 위험이 있긴 하다.
초반 주인공 3명의 마을로의 이동..
차를 타고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차를 이용해 좀비를 으깨는 공격 - 물론 차 자체도 타격을 입는다 - 을 하거나 운전석쪽 문짝으로 공격도 가능하다.
물품 락커의 화면 별표가 붙은 숫자는 출입시 보충/소모되는 영향력이다.
살아남은 자들에게 합류하여 아지트를 가진 이후부터가 더욱 재미나진다. 필사적으로 식량을 구해오고 마을 여기저기를 좀비의 위협울 무릎쓰고 아이템을 찾아온다. 또 초반에는 캐릭터도 약해서 더욱 아슬아슬. 다만 후반에는 캐릭터 레벨도 모르고 뭔가 기술을 쓰는 등의 조작도 익숙해져서 무쌍을 찍게되지만..
높은 곳에 올라가 주변을 탐색..
캐릭터가 많이 늘었다. 물론 NPC적인 캐릭터도 있지만.
자세히 보면 해당 여캐릭터는 eagle-eyed특성이 있어서 슈팅 특기가 잘 오른다. 초반에는 총알도 많이 없고 소음기 제작도 힘들어서 거의 총 사용해본 적이 없지만 말이지.
점점 빼곡해지는 저널.
능력치의 상승이 기록되고 자원의 보충이 기록되고 미션의 성공여부가 기록된다. 어느 시점부터 마이너한 미션은 거의 무한 도돌이표다. 좀비에게 포위된 인물을 구하러가거나, 특정 엘리트 좀비를 해치우거나, 어떤 지점을 탐색하거나. 물론 메인 스토리 미션도 있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이런 미션을 하는 부분일 거다.
좀비를 해치우는 컷씬 아닌 컷씬.
무한정 마우스 클릭 공격이 아니라 특수한 기술들도 있다. 다운된 좀비는 다른 키를 눌러서 무릎으로 박살내거나 위에서 밟거나 무기로 머리를 박살내는 특수공격이 있다. 또한 공격을 회피하고 반격하는 것도 있고 레벨이 올라가면 키를 조합하는 특수공격이 unlock 되기도 한다. 잘 안썼지만.
점점 넓어지는 지도.
한 마을의 자원이 다 소진되어 차 타고 이동하는 거리가 길어지거나 메인미션의 주 목적지가 바뀌면 아지트 이동을 하게 된다. 초반에는 좁아서 건물(?)을 몇 개 지을수도 없지만 점점 넓은 아지트를 구할 수 있어 또 꾸며가는 재미가 생긴다.
감시를 위해 황혼에 오르는 조명탑
차를 타고 이동. 등에 맨 불룩한 가방은 자원을 모은 경우다.
영향력 점수를 모아 특수 이벤트를 할 수 도 있다.
자원 및 아이템을 같이 들고갈 동료를 호출하거나 전진기지 - 좀비무리horde를 함정으로 불태운다 - 를 설치하거나 건물을 빨리 짓거나 하는 등의 행동이 가능하다.
여러 형태의 생존집단들을 만나게 된다.
형제끼리 오래된 집에서 버티고 있는 집단도 있고 왠 양아치 같은 집단, 법원을 중심으로 한 공무원들이 살아남은 집단, 군인집단 등 여러형태의 생존자끼리 교류하게 된다.
비기 날아올라 머리찍기.
사망하는 경우..
아무래도 주로 혼자 움직이게 되는 특성상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다. 회복 아이템을 충분히 보유하고 동료도 잘 데리고 다녀야 하는데 방심하다가 좁은 곳에서 둘러쌓이게 되면 SALHAE 당한다. 게임을 하면서 총 다 섯 명의 캐릭터를 잃었다. 마지막 한 명은 도전과제 때문에 일부러 그랬지만 잘 키운 캐릭터가 가는 것은 정말 허무하다. - 이 게임은 load가 없다.
하도 좀비를 들이받아 피 칠갑에 연기가 피어오르는 경찰차.
오의. 무릎으로 두개골 박살내기
좀비와의 조우는 이런 느낌이다.
한 마리 정도야 왼쪽 마우스 클릭 몇 번과 다운 후 머리박살키만 잘누르면 해치울수 있다. 문제는 소음 등을 듣고 사방에서 몰려올 경우 능력치가 좋은 경우야 한 방에 머리를 박살내는 경우도 빈번하며 쉽지만 저레벨의 경우 아까운 스태미너 아이템과 체력아이템을 소모하며 버텨야 한다. 하필 또 스태미너 시스템이 들어가 있어서 무작정 휘두르다간 지쳐서 당한다.
세부 스킬 화면.
파이팅 항목의 세부항목이다. 레벨이 오르면 반격 등이 unlock되고 특정 무기의 전문화나 특수한 스킬 등을 쓸 수 있게 된다. 처음에 총알과 소음기를 아끼느라 너무 직접공격 위주로 캐릭터들을 키운게 조금은 아쉽다.
건장한 사람 항목의 세부항목.
이 스킬은 초반에 많은 능력을 제공한다. 짐도 많이 들수 있고 같은 아이템을 여러개까지 가지고 다닐 수도 있다.
가끔은 좀비를 달고 주행.
정면은 이런 느낌이다.
슛팅 부분의 세부항목.
앞에 보이는 아지트
위 화면은 어느 공장부지에 건설한 경우다. 스팀의 과장광고처럼 아지트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강제로 제시된 위치들이 있다. 처음에는 좁지만 나중에는 넓어서 이런저런 건물들을 건설할 수 있다. 위 화면에는 감시탑 - 근처의 좀비에 사격과 캐릭터 들에게 사격 추가 경험치 제공 - 과 임시병원 그리고 책을 모아둔 도서관 등이 보인다.
좋은 요리사가 필요한 화면.
물론 시설만 지었다고 알아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위 화면과 같이 해당 시설의 특정 기능을 쓰기 위해서는 요리사 특기가 있는 생존자가 필요하다. 그런데 이 생존자 위치추적을 요청해서 구해오는 이벤트는 영향력 점수를 소모하면 계속 활성화 할 수 있지만 이 생존자들의 스킬이 랜덤이라서 결국 게임 끝날때까지 부엌을 위한 '요리사'와 도서관을 위한 '연구자'는 찾지 못했다.
지역 탈출을 위한 마지막 벽.
스토리야 대부분의 좀비물이 그렇듯이 실험 및 오염이 어쩌고 군대에 의한 차단이 실패하고 결국 봉쇄된 이 마을 너머에서까지 일이 벌어지고 그 봉쇄때문에 생존자들이 탈출에 실패하다가 겨우겨우 길을 찾아간다는 내용이다. 영어라서 절반 이하밖에 해석못했기 때문에 사실과 다를 수가 있다... ㅠㅠ
벽 너머의 상황이 잠시 보여지고는 엔딩.
좀 더 시스템을 가다듬어서 후속작이 나왔으면 좋겠다. 캐릭터도 더욱 다양화하고 시설의 수도 좀 더 늘리고 아이템도 늘리고 반복미션은 좀 줄이고 하면 기반 플랫폼은 같아도 재미있을 듯.
한 사나흘간 어찌나 달렸던지 raptr 기준 35시간이나 즐겼다. 도전과제는 30/30으로 게임 인생 최초로 100%달성.
무리하지 않고도 대부분 할 수 있는 것들이고 게임이 너무 재미있던 나머지 부담없이 해결했다. 이제 스팀의 범주에서 옮기고 후속작을 기대해 보아야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