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보슈 시리즈 열 번째 책이지만 국내에는 시리즈 중 가장 먼저 번역되었던 '시인의 계곡'을 드디어 보았다. 아무래도 '시인'이 먼저 소개되었기에 스토리가 이어지는 이 책이 그 다음에 나왔던게 아닌가 싶다.
그러고 보면 본인처럼 작가가 쓴 순서대로 본 사람이 아니고 국내 출간 순서를 따라갔던 사람은 이후 작품이 일종의 프리퀄이 되어버린 셈이다. 해리 보슈의 이후 상황을 알고 시리즈 첫 편부터 본다는 것은 확실히 재미를 반감시킬 것 같다. 당장 엘리노어 위시와의 스토리만 보아도 그럴 듯 하다.
'시인'의 범인이 다시 돌아와 사건을 일으킨다. 그 와중에 제법 비중이 있었던 시리즈 캐릭터 하나는 이미 장막 뒤로 사라지고 - 은퇴자 관련 스토리 쓰기 귀찮아서 그런가.. - 보슈가 사건을 의뢰받아 추적해 나가고 시인에 등장했던 레이첼 월링이 다시
돌아와 사건을 파헤쳐 간다. 그리고 어느 시점에서 1인칭 서술의 보슈와 3인칭 서술의 월링이 만나서 이야기가 합쳐치고...
레이첼 월링은 시인에서만 써먹을 줄 알았는데 코넬리의 전체 출간작을 보니 이후에도 계속 등장 하는 모양이다. FBI와의 연결점을 유지해줄 캐릭터가 필요했던 걸까. 여하튼 책을 따라가는 사이에 '클로저'와 '에코파크'까지 번역되어 작가의 이야기를 쉬지 않고 따라갈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