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이야기 (- 바케모노가타리)를 읽고 흥미를 가지게 된 니시오 이신의 추리소설이다. 국내에서는 이 헛소리 시리즈로 유명세를 얻었다길래 대체 어떤 글인가 하고 선택을 했다.

절해의 고도 젖은 까마귀 깃 섬. 그 섬에는 분야를 가리지 않고 천재로 통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걸 인생의 유일한 즐거움으로 삼는 아카가미 이리아와 그녀를 보필하는 메이드들,그리고 초빙 받은 몇몇의 천재들로 구성 된 좁은 세계다.

세상과 단절 된 이 섬으로 초대 받은 친구 쿠나기사를 따라 며칠간 체류하게 된 헛소리꾼이 바캉스 기분을 내보는 것도 잠시, 목이 잘리는 연쇄 살인 사건이 발생하는데….


그런데... 추리의 트릭 자체는 그다지 느낌이 오지 않았지만, 주인공 및 주변인물들의 캐릭터가 정말 제대로 '중2병' 이라서 읽는 내내 불쾌감이 온몸을 자극했다. 기실 본인도 허세 혹은 비담백한 문장을 넣어서 시나리오 설명용 소설을 쓰긴 했지만 이건 기성작가에 의해 쓰인 추리소설로는 볼 수 없는 엄청난(?)작품이었다.

다만 니시오 이신에 대해서는 아직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일단 국내에 출판된 작품에 대해서는 자금과 시간이 허락하는 한도내에서 천천히 따라가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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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타노 쇼고의 중편집이다. 3개의 중편이 책 한 권에 들어있다. 표제작인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와 '생존자, 1명' 마지막으로 '관이라는 이름의 낙원에서' 이렇게 들어있다.

표제작은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는데 명탐정의 애환과 현실을 블랙유머를 섞어서 그리고 있다. 이것도 반전이라면 반전이 포함되어 있다. 두 번째 생존자 1명은 1인칭 시점의 무인도 이야기. 약간은 숫자놀음이 들어가 있지만 제목부터가 이미 독자를 속이기 위한 누설이고, 간간이 나오는 다른 시점의 떡밥에 그야말로 또 낚여버렸다.

마지막 관이라는...은 추리소설 연구회 OB들을 모아놓고 한 바탕 가상드라마를 펼치는 이야기다. 결말이 찜찜하긴 하지만 독자가 머리를 써가며 볼 수 있는 이야기다. 읽어가다가 트릭은 대강 눈치챘지만 어떻게 실행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생각보다는 간단했다.

역시 '클로즈드 서클'을 배경으로 한 추리소설은 읽기가 편하다. 전에도 쓴 바 있지만 배경이 한정적이고 등장인물도 -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초기작이 아닌이상 - 적기 때문이다. 일단 중편들이니 만큼 편하게 읽어내렸다. 역시 겨울엔 따뜻한 유자차와 추리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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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미 넉장..이라는 애니메이션을 보고 알게 된 작가 모리미 도미히코. 인상 깊었던 교토 러브스토리라서 이번에는 동 작가의 다른 소설을 읽어보았다. 원작 다다미..도 읽어보려고 했지만 혹시나 이 작가가 취향이 아닐지도 모르기 때문에 일단 안전하게 가장 유명한 작품을 선택.

애니메이션을 보면서도 느꼈지만 이 작가의 묘사나 장난스런 미사여구는 대단한것 같다. 번역자의 센스도 있겠지만, 괴팍왕 이라던가 규방조사단 청년부 등의 대학서클을 이야기에 이용하는 부분도 훌륭한 것 같다. 뭔가 느껴보지 못했던 대학의 낭만이 물신 풍겨나오는 기분.

어차피 교토와 교토대학이라는 배경을 사용한다는 점에서는 다다미..와 같고, 핵심이 되는 사건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일부 같다. 아마 이 인물들이 작가의 세계관을 연결하는 장치가 아닌 듯 싶다.

엄청난 묘사와 현실과 환상을 뒤섞은 듯한 세계 그리고 그 안의 자그마한 러브 스토리. 본인이 옛적에 쓰고 싶었던 소설들과 유사하다. 더군다나 작가 모리미는 현대 교토의 도서관 사서로 일하여 글을 쓰고 있다고 한다. 이건..wannabe가 될 수 밖에 없겠다. 그래 책을 또 지르자!

다음에는 작가의 데뷔작과 다다미..의 원작을 한 번 읽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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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X 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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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거리 : 5.6 km
시간 : 4시간 56분 10

평균 속도 : 1.13 km/h

산행지도



산행기

11국기봉 종주를 위한 탐방은 계속된다. 이번에는 육봉, 팔봉의 국기봉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과천 정부청사 방향에서 오르기로 했다. 하지만 전날 새벽까지 EPL을 보느라 약속한 시간 10분 전에 황급히 눈을 떠 재빨리 물을 끓이고 가방을 챙기고 머리를 감느라 약 15분 지각.

온갖 구토와 쓰레기의 흔적이 가득한 일요일 아침 신림역에서 만나 2->4호선 환승으로 과천정부청사 역에서 하차했다. 이미 신림에서 생수와 컵라면은 구입했고 과천에서 내려 김밥을 구입할 예정이었지만, 과천정부청사 주변은 허허벌판. 일단 역에서 부터 약 20분 걸어서 오늘의 들입에 도착하였다.

이정표까지 반듯하게 세워진 정상적인 루트가 있었지만, 육봉능선으로 바로 진입하는 단거리 코스로 진입 - 뒤에 알게 되었지만 역시 제대로된 등산로는 아니었다 - 하여 조금씩 올라가기 시작했다. 비 소식이 있는 것인지 날은 잔뜩 흐리고 바람도 제법 강하게 불었다.

멀리보이는 정부청사


오르막을 계속 오르고 올랐다. 예전과 다르게 급히오느라 아침을 먹지못해서, 벌써부터 힘이들고 전날 4시간만 자고 온탓에 체력이 일찍 방전되어 가는 기분. 그래도 '공복에 유산소 운동을 하면 지방이 소모된다'는 인터넷에서 주워들은 글귀하나를 마음에 새기고 발걸음을 재촉한다.

동쪽의 능선들


아무래도 정상 루트가 아닌 곳을 택한 탓인지 가는 곳마다 기암괴석이요, 발을 제대로 걸 곳이 없는 돌들이 앞을 가로막았다. 하지만 이미 30여분은 올라온터라 후퇴는 없는 법. 암벽등반을 하는 것 마냥 이곳저곳에 손발을 걸치고 힘들게 오른다. 생명유지에의 갈망에 의해 배고픔의 욕구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 상황들.

제법 큰 경사도의 암벽


겨우 평탄한 지형에 올라 주변을 둘러보니 과천 그리고 저 먼 발치에 안양이 보였다. 하지만 아직 올라갈 길은 첩첩이 암벽으로 구성된 공간. 애초에 무슨 생각으로 이 루트를 택했는지 모르겠다. 저 멀리 정상루트에 서 있는 사람들이 우리를 쳐다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뒤에 알았지만 당연하게도 무모한 등반객들을 보는 차가운 시선이었다.

안개 낀 과천을 배경으로 한 컷


계속 아무 생각없이 능선의 암벽을 오른다. 글을 쓰는 지금에서야 돌이켜보건데 참으로 무모한 짓이었던 것 같다. 그 당시야 일종의 '러너스 하이'같은 고양감에 휩싸여 착착 올라왔지만 말이다.

암벽능선을 오르는 친구


그리고 치솟은 여러 암벽을 넘거나 혹은 돌아서 드디어 도착한 국기봉 기점. 어이없게도 서쪽편에는 일반적인 등산루트가 곱게 자리잡고 있었다. 지하철 역까지 4km라는 이정표가 보인다. 아이폰으로 우리가 올라온 거리를 체크해보니 1.6km정도 그야말로 아무 생각없이 최단코스로 올라온 셈이다.

육봉능선 국기봉


탁 트인 국기봉 기점에서 주변을 둘러본다. 바람은 매우차고 막걸리를 파는 노점상은 아무리 봐도 고등학생들인 사람들에게도 술을 팔고 있었다. 이 곳에서 일단 숨을 고른다. 망할 아이폰 3G가 터지지 않아서 포스퀘어 체크인을 하는데도 한참을 애먹었다. 

육봉능선 국기봉의 동쪽


육봉능선 국기봉의 서쪽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능선을 따라 다음 국기봉으로 향한다. 이 능선들은 대부분 길이 좁고 바위가 많아서 확실히 다른 루트에 비해 힘이 많이 들었다. 11국기봉 종주 도전시에도 주의를 해야 할 것 같다.

팔봉능선 국기봉


드디어 다음 목적지 국기봉에 도착하였다. 이 국기봉은 일반적인 루트가 아니라 동쪽 방향의 봉우리에 위치해 있어서, 등산로를 벗어나 올라갔다가 다시 원 루트로 돌아와야 했다. 일단 목적이였던 두 개의 국기봉을 다 체크했으니 이제는 점심식사와 하산만 남아있는 상황.

거금을 들인 충전기기


이쯤에서 아이폰 배터리가 20%정도 밖에 남지않아서 드디어 충전기를 실전에 투입하였다. GPS체크를 위한 Runkeeper 그리고 갈림길과 좌표를 위한 네이버 지도 등을 가동했더니 확실히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배터리가 바닥을 드러내는 것이다.

아래에 보이는 연주암


하지만 지도도 소용없이 어디선가 길을 잘 못 들었는지 이상한 위치로 오고 말았다. 다음 기점이었던 연주암이 오히려 밑에 내려다보이는 위치까지 온 것 이었다. 머리 위로는 케이블카가 오르고 있었다. -  후에 검색해보니 KBS에서 설치한 방송장비 및 인력용 케이블카였다 - 봉우리를 감싸고 있는 요상한 레일을 따라 내려가보니 드디어 연주암에 도착할 수 있었다.

멀리보이는 연주대


연주암 자판기에 천 원을 지출하여 자판기 커피를 한 잔씩 하며 숨을 돌린다. 이제 정상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다. 무릎에 분명하게 좋지 않은 계단을 쉼없이 올라야 겠지만 머릿 속은 다시금 배고픔의 욕구가 자리잡아 입 밖까지 라면라면 이란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사람 많은 정상


12시가 넘은 시간에야 드디어 정상에 도착. 늦은 시간 탓인지 그야말로 사람들이 곳곳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정상석 뒤쪽 구릉에 자리를 잡고 고이모셔온 보온병과 컵라면을 꺼낸다. 아침부터 여기까지 오면서 아몬드 몇알 이외에는 먹은 것이 없으니 라면의 포장을 분해하는 손이 덜덜 떨린다.

돤대장이 기증한 보온병과 라면


작은 컵라면 두 개에 조금씩 물을 붓고나자 딱 맞아 떨어진다. 몇 분간 온몸으로 라면을 불리며 그 매콤한 스프의 향을 느낀다. 그리고 입 안으로 넘기는 그 국물의 맛. 아, 이것이 바로 시장이 반찬이라는 명언을 몸으로 체험하는 순간. 이것이 바로 라면 하나로 느끼는 작은 천국이었다.

먼 발치의 자운암 능선 국기봉


라면을 재빨리 비우고 자운암 능선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이미 저번 산행에 이 루트는 갔었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자운암으로 하산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또 어디부터 갈림길을 잘 못 들어섰을까. 저번에 삽질했었던 구간에서는 제대로 왔지만 또 갈림길을 놓쳐서 다른 루트로 들어서고 말았다.

등산로 페쇄 안내문


더군다나 한참을 내려가다 보니 등산로가 페쇄되어 우회를 권고하고 있었다. 하지만 눈 앞에 도로가 보이는데 공공질서를 지키려는 마음과의 올바른 부등호가 성립할 수 없는 법. 그냥 서울대 방향으로 계속 발걸음을 옮겼다.

K25 철탑.


그리고 드디어 푯말로 발견하고 계속 진행을 한다. 하지만 결국 철망이 서울대를 둘러싸고 진입을 막고 있었다. 여기저기 둘러보니 선객들이 이용한 개구멍을 발견. 철망을 넘어 서울대 안의 도로로 들어섰다. 그리고 서울대 안의 버스를 타고 집으로 무사히 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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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늘 마지막에 온다" 이 문장이야 말로 이 탐정들의 정체와 등장을 가장 잘 설명하는 것 같다. 이 소설은 여러 단편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단편들 임에도 불구하고 각 편들이 제법 많은 등장인물이 나온다. 거기에 범인과 의뢰인 그리고 클럽에서 나온 남자탐정과 그의 조수가 등장.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즐겨왔기에 이 책도 부담없이 구매하게 되었는데, 큰 재미는 없다. 요즘에 선택하는 그의 소설은 대부분 '가성비'를 만족시켜 주지 못하는 것 같다. 추측컨데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게되어 - 작가가 늘 완벽한 소설을 쓸 수 없는 것이니 - 평범한 작품도 앞뒤를 가르지 않고 여기저기 여러출판사에서 책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 아닐까.

그냥 도서관에서 천천히 읽어도 될 정도의 작품. 생각난 김에 서울대입구 옆에 있다는 관악도서관이나 가볼까하는 생각이 드는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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