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친구가 적다 1~3
유희/서적 2011. 4. 13. 10:47 |이 블로그를 방문하는 지인들은 대부분 크게 공감할 제목의 라이트 노벨이다. 이걸 처음에 어디서 알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아마 알X딘 새로나온책 코너를 둘러보다가 알게 되었던것 같기도 하다.
첨언하자면 요즈음은 라이트노벨 카테고리가 따로 생겼고, 판타지나 SF도 절반 이상은 '라노베'란 녀석들이 점령하고 있다. 일면 무섭기도 하다. 그만큼 상상할 필요도 없는 - 삽화가 가득 들어있으니 - 가벼운 이야기가 잘팔리고 있다는 거겠지. 이런 글을 쓰는 본인도 이미 네,다섯권 이상은 사본 듯하다. 그리고 국내 작가들도 이 분야를 파고 들고 있다. 시장성이 그만큼 있는 건가..
하지만 대부분의 일본산 학원물이 그렇듯 이 소설의 진짜 제목은 '나는(동성)친구가 적다' 이다. 친구가 적은 이들이 동호회에 모여서 이것 저것 이벤트를 벌이며 서로를 알아가고 일상의 사건을 즐기는 내용. 그러한 '일상'적인 고교생활을 전혀 즐기지 못한 나로서는 있지도 않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볼만한 글이었다.
소설의 등장하는 이벤트와 그나마 관계있는 기억나는 학창생활은.. 없군. 애초에 공학이 아니었으니. 참으로 임팩트 없는 학창시절을 보냈다. 지금 막 떠오르는 거라면 어느 주말 세 명의 친구들과 아침부터 저녁까지 비를 맞으며 농구를 한 기억이 나는군, 아마 그 때문에 그나마 없던 머리카락이 더 줄었을거야...
돌이켜보아도 '국민학교' 시절의 교우들과는 연락하고 지낸적이 없다. 집 앞에 모교가 있고 몇몇은 근처에 옹기종기 모여살고 있었지만 대부분 이사를 갔고, 가끔 동창인 엄친아, 엄친딸의 결혼소식이 본가에 갈때마다 들려오곤 한다. 중학교는 마찬가지다 완전히 전멸. 애초에 내가 다닌 고등학교로 온 사람이 몇 명 되지도 않았다. 고등학교때는 그나마 몇명이 있다.
함께 이것저것을 하여 3년을 보낸 소수의 친구들은 아직 연락이 된다. 등산을 가기도 하고 가끔 얼굴을 보니까. 공교롭게도 지금은 다 서울에 와있군. 전자의 친구들과 다르게 TR을 함께 하던 멤버들은 역시 모두 연락두절이다. 상경한 후로는 얼굴을 본적 이 없는 것 같다. 010과 스마트폰 바람이 불며 번호도 다 바뀌었고.
대학교야 말할 것도 없군. 연락이 되는 사람은 수갈멤버밖에 남지 않았다. 그것도 연애중인 놈들은 얼굴 보기도 힘들군. 동아리 사람들이야 대부분 근거가 부산이라 역시 힘들다. 내가 먼저 연락을 이리저리 하는 타입도 아니고 하니.
역시 이렇게 과거를 회상하며 현재의 나를 보니 '나는 친구가 적다'라고 단언할 수 있을 것 같다. 서글픈 일은 아니건만 현재의 한국사회에서는 교우관계가 넓은 마당발이 점수를 더 받는 구조다. 결혼식에 온 지인수로 인간을 평가 하기도 하고 - 그거 돈으로도 되지만.
여하튼 떠돌아 다니는 여러 웹상의 글들에 의하면 조만간 애니메이션이 나올 모양이다. 최근작 발매 때 드라마CD를 같이 준다니 그야말로 그 절차를 밟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