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올 4월 글을 쓰며 위층의 의자소리(?)에 대해 언급을 한 적이 있다. 그 동안은 천장을 두드리는 정도의 항의로 만족했었는데 어쩌다가 천장의 석고보드를 파손하게 되어서 더 짜증이 나는 바람에 위를 찾아가 항의를 한 것이 최근이다.
비오는 어느날 쓰레기를 버리러 가다가 복도에서 그 소리를 듣게 되었고, 땀을 비오듯 흘리며 복도에서 잠복 끝에 특정 호실을 확정하여 다음 날 출근하면서 쪽지를 붙여놓았지만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2.
처음부터 크게 신경이 쓰인 것은 아니었다. 짜증나지만 견딜만한 소리가 고통이 된것은 천장을 부순 후의 본전심리도 있겠지만 몸이 안좋았던 평일 저녁. 10시 이전에 잠자리에 들었다가 그 소리 때문에 두 번이나 깨서 일종의 '귀트임'이 생겨버린 것이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도 그 소리때문에 기상했으니 - 평소에는 늦게자서 숙면을 취하니 들리지 않았다 - 뭔가 심리적인 요인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이 틀림없다.
3.
길고 긴 설 연휴동안 본가에서 소음공해없이 편하게 지냈고, 그 다음 주 동안은 격일 간격으로 새벽까지 술을 먹거나 외박을 해서 특유의 '드르륵' 소리에서 해방되어 있었다. 토요일도 외출을 했는지 조용해서 좋았는데 일요일은 정말 고역이었다.
점심무렵부터 시작된 그 머리와 가슴을 후벼파는 듯한 날카로운 소리가 - 예전에 좀 소리가 둔탁하게 변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대로였다 - 자정까지 불규칙하게 이어졌다. 특히 점심때 그 첫 소리를 들을때는 심장쪽이 뜨끔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스트레스.
4.
그냥 그 집을 찾아가서 항의해도 된다. 그런데 좀 꼴이 우스운게 아래층도 아니고 위층에서 그 소리가 들린다고 항의하는 것도 이상하고, 이미 옥탑방 사람에게 잘못된 항의를 한 전력이 있어서 좀 더 확실해질 때를 기다리다 보니 이리 되고 있다.
어쩌면 그 소리 자체가 찾아낸 그 집 의자/가구 문제가 또 아닐지도 모르겠다. 배관이나 그런 부분이 이상하면 소리가 난다고 하는데... 여하튼 일요일 내내 시달렸더니 외출을 하자 급속도로 지친 상태다. 대충 쓴 항의글을 프린트해서 준비나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