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쯤 산마처럼...을 읽으며 예전에 체크해 두었던 책인데 드디어 광x도서관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자세히 조사하지 않고 그냥 빌려왔던 거라 지하철에서 처음 책을 펴는 순간, 기대와는 많이 다름을 느꼈다. 왜 이 책이 단편집이라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알x딘의 소개페이지나 책 뒤의 소개에도 그런 말은 한마디도 적혀있지 않는데 말이다.


여하튼 예의 패턴으로 집에서 오고가며 조금씩 읽었다. 카페에서 꾸역꾸역 완독했던 산마처럼..과 프로젝트에 치여 결국 다 보지 못하고 반납했던 잘린머리 처럼..보다는 확실히 못한 작품이다. 데뷔작이라니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기괴한 느낌의 집에 이사온 작가의 일상과 그가 쓰는 소설이 교차로 편집되어 있고, 주인공의 이성과 일상이 점점 붕괴되어 가는 묘사는 그럴듯 하다.


다만 그 정통적인 기괴함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막판에 벌여놓은 상황을 수습하는 게 좀 어이없고 불친절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러고보니 인물에 대해 반전을 하나 넣어 놓기도 했다. 이른바 스토리를 즐기는 것이 아닌 느낌을 즐기는 책인 것이다. 특정 인물이 점점 맛(?)이 가면서 웃음을 '히히'로 바꾸는데 확실히 그 부분은 좀 섬찟했다.


최근 ..처럼 시리즈가 새로 번역되어 나온 것 같다. 기다리면 몇 군데의 도서관 중에 하나는 언젠가 들어오겠지.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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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미쓰다 신조의 추리소설. 국내에 번역된 세 권의 책 중 하나다. 기담수집가인 도조 겐야가 등장하는 ㅇㅇ처럼 ㅇㅇ 한것 시리즈로는 국내에 두 번째로 나왔다. 그의 이름은 미스터리 사이트에서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기담에 가까운 이야기들은 너무 왜색이 강해서 재미도 없고 이해도 잘 되지 않는 편이었다. 애초에 신작에 속하기 때문에 대출하기도 쉽지 않아 리스트에 들어 있지 않았다.

같은 이유로 교고쿠 나쓰히코의 책도 보지 않고 있는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국내에서의 인기는 참 좋은 모양이라 제법 많은 책이 번역되어 나와있다. 하지만 저번의 도서관 방문때 예상치 못하게 이 책이 대출상태가 아닌 것을 발견하고 집어들고 말았다. 언제 또 기회가 올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덕분에 이영도의 단편이 실린 책을 포기했지만 그 쪽은 언제든지 빌릴 수 있을 터.

펼쳐보니 예상대로 처음부터 일본 어느 지역의 전설 혹은 기괴한 이야기로 시작했기 때문에 흥미를 제법 상실한체 책 반납 기한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야 집어들었다. 반쯤은 이왕 빌려온 거라는 의무감으로 시작했을 것이다. 1/3쯤 읽은 상태에서 오늘 조조 영화를 보고 집으로 걸어오면서 그냥 어디선가 다 읽어버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대형쇼핑몰 안의 커피전문점들.. 사람이 너무 많고 소란스러웠다. 영화관 앞의 커피전문점.. 2층에서 꼬나보는 어떤 녀석이 마음에 들지 않아 지나친다. 한 참 걸어와 집 앞의 가게.. 좀 푹신해보이는 의자가 없어서 역시 패스. 더 걸어서 옛 날 다이소가 있던 자리에 생긴 가게를 찾아가보았다. 흡연실에 두 명. 내부에는 한 명뿐이다. 결국 거기서 자리를 잡고 다 읽어버렸다.

배경으로 펼쳐지는 기담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중반부터는 그러한 요소는 많이 배제되고 살인이 펼쳐지게 된 동기와 트릭 등을 추리하는 것들이 계속 이어져서 그나마 마음 편히 볼 수 있었다. 물론 마지막은 또 기담으로 끝나게 되었지만. 읽는 내내 딱 한 군데 작가의 복선을 눈치챈 곳이 있기는 했지만 실상은 수박 겉 핧기였다. 예상치 못한 진상이었고 작가에게 약간 감탄.

다른 작품들도 이 정도 선에서만 일본식 기담이 배치된다면 읽어볼만할 듯 하다. 번역된 나머지 두 권인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과 '기관'도 리스트에 올려둬야 겠다.


Posted by 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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