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에 구입했던 미타라이 기요시 단편집. 거의 두 달간 책을 멀리했기에 주말에 시간을 내어 게임을 하다 지루해진 틈새시간이나 뭔가 기력이 다해 침대에 잠깐 누워있는 동안 틈틈히 읽었다. 단편집의 좋은 점이라면 이렇게 하나씩 잘라가며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숫자 자물쇠

- 가장 별로였던 작품. 너무 감성적이다.


질주하는 사자死者

- 이 작품은 기묘한 묘사이긴 한데, 범인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을 정도고, 그 트릭이 문제인데. 좀 억지스럽긴 했다.


시덴카이 연구 보존회

- 뭔가 홈즈의 빨간머리 클럽의 비밀을 연상시키는 작품. 읽기 시작했을때부터 그런 내용이 아닐까 짐작했는데 여지없었다.


그리스 개

- 개가 등장 + 배와 강을 이용한 트릭. 제목만으로는 메그레 경감 시리즈의 작품을 연상시킨다.



아무래도 1987년 작품이다 보니 3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고, 그 사이에 나온 많은 작품들을 접했고 트릭들이 알게 모르게 다른 매체에서 쓰였을 가능성도 있기에 보는 족족 트릭을 파악할 수 있었다. 물론 상세한 기술적인 부분은 아니고 범인이 누구냐거나 대략 어떤 방법으로 이런 트릭이 사용되었겠거니 하는 정도.


오히려 앞의 네 개 작품보다는 권말에 있는 작가의 일본인의 처세론 비판이 더욱 기억에 남는다. 자신이 미타라이 기요시 탐정의 영상화를 허락하지 않는 이유를 내세워서 제법 강도높게 글을 써놓았다. 미타라이 기요시는 작가가 혐오하는 일본인 사교술의 안티테제인 셈이라고 할 수 있겠다.


기발한 발상... 에서도 느꼈지만 이 작가의 대외인식이나 역사론은 열려있다고 해야하나.. 좀 특이한 편 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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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즈음 시마다 소지의 신작이 나왔다는 소식이 있기에 체크해 두었는데, 생각보다는 빠르게 도서관에 들어왔다. 야구가 주제이기 때문에 보지않으려고 했지만 미타라이 탐정의 출연작이었기에 일단 대여.


추석때 귀성하는 버스 안에서 다 읽어버렸다. 얼핏 책은 두꺼워 보였는데 다 보고나니 280p밖에 되지 않았다. 아무리 팬이라지만 이걸 1만2천원 주고 산다고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덕분에 나머지 시간은 꺼져가는 전화의 배터리를 부여잡고 아슬하게 웹서핑을 해야했다.


나오지 않은 다른 작품도 많은데 이게 갑자기 나온것을 보면 최근 틈틈히 나온 작가의 작품 + 야구 승부조작에 편승하려는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중반부터는 범인(?)의 독백 혹은 편지같은 형태로 이야기가 구성되는데 간단한 이야기를 한바퀴 빙돌아서 다가가는 접근법이 좋았다.


단순한 사건이지만 그것은 빙산의 일각이고 그 뒤에 다른 이야기가 숨어있는 형태. 어찌보면 추리소설이라기 보다는 사설금융을 비판하고 야구청년들의 땀을 그려넣은 작품같기도 하다.



Posted by 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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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시마다 소지의 작품으로 골라보았다. 전작의 서술방식과 트릭이 마음에 들어 다음 작품이라 할 수 있는 것도 대여해왔다. '점성술...' 과는 다르게 미타라이와 이시오카 콤비는 책의 2/3이 넘어가는 시점까지 등장하지 않았다. 그때까지 서술되는 것은 각 인물들의 묘사와 갈등 그리고 기울어진 저택의 묘사와 살인사건 등이다.

미타라이 콤비가 나타나서 사건을 해결하면서 풀어낸 트릭은 정말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인물들에게서 동기가 희박하다는 점에서 본인은 기껏해야 교차살인 정도일까라고 생각했는데 그야말로 '기울어진 저택'을 전부 이용한 것이었다. 국내 출간된 남은 미타라이 시리즈로는 '이방의 기사'가 남았고, 최근 다른 탐정 시리즈가 한 권 출간되었다.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전부를 영상화 반대해서 드라마, 영화가 하나도 없는 점이 조금 아쉽기는 하다.

Posted by 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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