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왕산 산행기

기록/산행기 2010. 1. 17. 14:01 |

inwang.gpx



2010년 01월 16일

거리 : 2.54 mile
시간 : 1시간 41분 42초 (2010-01-16 20:43 ~ 2010-01-16 22:25)
평균 속도 : 1.5 mph

(km으로 설정하는 것을 깜빡하고, 가는 바람에 mile로 나오고 말았다)



출처 : 돤돤의 등산만세 직링크


첫 야간산행이다. 등산을 본격적으로 시작한지 이제 4개월 정도. 초기에는 지인들과 거의 매 주 돌아다녔지만, 점점 바빠지면서 주말에 뭉치기가 쉽지않았다. 그리하여 잠이 많은 사람도 합류할 수 있도록 야간산행이 계획되었고 아직 초보자이니 만큼 비교적 가기 쉬운 인왕산으로 결정.

독립문역에서 8시에 합류하기로 하고 토요일 오전/오후를 편안하게 즐긴뒤에 버스를 타고 가면서 '트립 저널'을 다시 테스트 해 보았다. 확실히 이 어플은 등산보다는 평지에서 여행할때 사진과 기록을 남기는 용도로 쓸만할 것 같다. 공유는 제대로 지원되지 않으니 여행일기 정도랄까.

독립문역.독립문. 처음 와보았다. -_-


집 앞에서 버스를 타고 호기 있게 서울역까지 간 것은 좋았는데, 환승센터에서 갈아 탈 방향을 헤매다가 아이폰 구글맵의 힘을 빌어서 겨우 다음 버스로 환승. 이러다 아이폰 없어지면 어떻게 살까 몰라.



가장 일찍 온 윤회장. 언빌리버블!


독립문 역에 도착하여 일행과 합류했다. 기나긴 외도를 마치고 돌아온 윤회장이 이미 도착해 있었다. 관악산 이후에 처음이니 그에게는 3번째 산행일까 싶다. 그리고 편의점에서 캔 커피로 손을 녹이고 30분이나 기다렸음에도 산행대장이 도착하지 않았다. 헤드랜턴을 두고 와서 헤매고, 지하철 역을 잘 못 내려서 그렇다고는 하는데 과연.

지.못.미 사진이라 캐릭터로 대체



마트에서 부터 motionX를 켜고, 길을 찾아 올라가기 시작했다. 아스팔트 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야 하고 유명한 루트 중 하나가 공사로 폐쇄되어 있기때문에 2개의 초소를 지나야 인왕산으로 올라가는 길을 찾을 수 있었다.

서울 성곽


인왕산 구간에도 성곽이 남아있었다. 본래의 서울은 이렇게나 아담하게 되어있는데 어느사이에 2천만에 가까운 인구가 '서울'을 둘러싸고 오밀조밀 살아가고 있다. 국토 균형 발전론자는 아니지만, 산에 오를때마다 스모그를 보면 이 거대한 도시의 기능을 분리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아래 쪽은 아직도 눈이 녹지 않아서 아이젠도 없는 등산화로는 걷기가 힘들었다. 바위 위의 얼음구간에서는 미끄러지기 일수. 일단 약수터에서 목을 축이고 다시금 길을 재촉한다.

남산타워와 야경 그리고 스모그


조금 올라가자 햇빛이 잘 드는 구간인지 눈이 녹은 땅과 바위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남쪽을 보자 남산과 그 주위를 둘러싼 수많은 불빛들이 눈에 확 들어온다. 그럴싸한 카메라가 있으면 아름답게 담겼겠지만 아이폰 카메라에다가 수전증이 있는 사용자라면 이 정도가 한게 인 듯. 카메라 어플을 사용하면 좀 더 잘 나올런지도 모르겠다.

북서쪽의 전경


선두의 헤드랜턴 하나에 의지한체 어둠 속을 계속 걷고 또 걷는다. 짧은 코스라더니 당연히 그에 비례하여 경사도가 올라가는 것이다. 30대 저질체력은 이미 바닥이 드러나서 숨을 헐떡이고 차가운 공기가 빨려들어와 몸을 떨리게 한다. 군데군데 탁 트인 조망명소가 있었지만, 딱히 사진을 찍지는 않았다. '돤돤의 등산만세'에 명장면을 기대해본다.

호두/잣죽(?)


드디어 정상의 바위 위에 올라가 주변을 둘러보았다. 북/서쪽으로는 탁 트인 전경이 보이고 저 멀리까지 도로가 뻗어있다. 동쪽은 줄지어선 가로등 사이로 보이는 북악스카이웨이. 남쪽으로는 남산과 그 주위의 전경. 30대 남정네 셋이서 잠시 '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돤대장이 준비해온 뜨거운 물에 차를 한 잔씩 마신다.

산행의 끝


그리고 다시 내려오는 길은 추위가 한층 더 강해졌다. 가방 옆에 끼운 플라스틱 병의 생수가 얼어있을 정도니. 얼음에 미끄러지기도 하고 점점 식어가는 땀에 약간의 추위를 느끼며 시작점인 아스팔트 길로 돌아왔다. 그리고 다시 독립문역으로 와서 간단한 회합을 하려 했으나 각자 환승역이 다르고 11시가 다 되어 열차시간이 애매한지라 후일을 기약하며 파했다.

산행기니 만큼 믹시와 다음뷰에 보낼까도 하다가 그냥 그만둔다.
Posted by 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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