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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거리 : 5km
시간 : 3시간 30분 15초
산행지도
산행기
수리산행을 결심하게 된 것은 어느 블로그에서 본 수리산 종주산행 지도와 글을 보고 난 후였다. 종주를 하며 최서단의 봉우리에 저녁즈음 오르면 날씨가 좋을 경우 서해의 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는 내용에 감탄한 것이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계획과는 무관하게, 아침 일찍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붉은 하늘은 볼 수 없었다.
친구와 신림역에서 만나 5535번 버스를 타고 안양으로 향했다. 유명 포털들에서는 40분 정도 소모된다고 했지만 그 수치보다는 적게 걸린 듯 하다. 전날 점심으로 부대찌개를 먹고 크게 체했기 때문에 속이 영 좋지않았지만 일단 산행은 결정.
안양 1번가에서 하차하며 도로를 건너 안양 10번 버스를 타고 안양 병목안 공원에서 하차했다. 토요일 아침이라 그런지 거리와 버스는 무척 한가했다. 멀리 먼저 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자취를 따라 계곡의 길을 오르기 시작.
관모봉 가는길
나중에 알게되었지만 우리가 간 길로 가면 관모봉과 태을봉 사이 - 관모봉에 더 가깝긴 하지만 - 로 나오게 되어 관모봉을 들렀다가 다시 내려와야했다. 가는 길은 계곡길이라 그런지 가파르기만 하고 그다지 운치가 있지는 않았다. 이른바 재미없는 길.
관모봉과 태을봉 갈림길
급체와 약간의 장염증세 탓에 얼마간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한 탓에 계속된 높은 경사도의 길을 오르느라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했을때야 봉우리간의 능선길에 오를 수 있었다. 확 펼쳐진 경관과 능선들을 보니 이제서야 산행할 맛이 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모봉의 국기
갈림길에서 조금만 오르자 관모봉이 나왔다. 관악/삼성 처럼 국기봉이 서있었다. 날씨는 그다지 좋지않아 주변이 전부 스모그로 가려져 있어 흥취는 오르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그당시 그다지 좋은 산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태을봉 정상석
관모봉을 내려와 태을봉 방향으로 가면서 얼어붙은 땅에 미끌어져 무릎이 심하게 안쪽으로 꺽였다. 반대로 꺽이지 않은 게 다행이긴 하지만 근육이 놀란 듯 한동안 통증이 있었다. 일정 부분 삼성산 칼바위 능선과 같은 구간이 있는데 바위위가 심하게 미그러워서 어쩔수 없이 일부 우회를 해야했다
수암터널, maybe
능선 구간 중 거의 유일하게 3G가 잘 잡히던 곳이다. 토요일이지만 택배 올 것이 있어 여기서 확인을 하니 구로에서 출발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마 산을 재미없다고 느낀 것이 언제쯤 올지 가물한 택배 - 3G가 안터져 전화를 받을 수 없으니 - 에 대한 걱정과 급체에 의한 체력고갈로 인한 외부요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잘 조성된 계단
확실히 이곳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 산인 듯 반대방향에서 아무리 보아도 회사에서 단체로 온듯한 일행이 끓임없이 지나갔다.
전망대가 있는 수암봉 방향에서 오는 사람들인 것 같았다.
슬기봉 정상
드디어 1차 목표인 슬기봉에 도착했지만 표지판 하나 서 있을 뿐이었다. 2차 목표인 수암봉과 전망대는 군부대를 우회하여 조금 더 걸어가야 한다. 일단 이곳에서 라면과 식은 밥으로 시장을 달래고 조금 고민을 하다가 택배와 체력을 생각하여 하산을 결정한다.
군포방향의 급격한 하산길
슬기봉에서 내려가는 길은 매우 급격한 계단길이었다. 내려갈때마다 무릎이 시큰거릴 정도. 최단코스이기 때문인지 이쪽 방향으로 오르는 사람도 제법 많았다.
알알이 언 얼음
산본방향으로 하산하여 버스를 타고 금정역까지 갔다. 거기서 4호선을 타고 집으로 귀가. 임팩트 있는 부분이 없어서 뒤에 총평을 해보자면 밋밋한 기분의 산이었다. 내장산도 봉우리들을 연결하여 걷는 산이었지만 뭔가 확트인 기분이 있었고 불암산도 비슷하게 밋밋했지만 그래도 괜찮았던 느낌이었는데 말이다.
아마도 수암봉까지 가지 못해서 그럴 수도 있고, 예상보다 시정이 나빠서 바다가 전혀 보이지 않아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다음은 아마도 가지 않거나 전망대의 낙조만 보러간다던지 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