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us Ex Jirum

잡담/잡설 2008. 3. 12. 00:08 |

겨울옷 2세트, 여름옷 2세트, 봄/가을 옷 2세트의 궁핍함에서 벗어나보고자 지름을 결의했다.
나이도 어느 사이에 20대의 극후반. 언제까지나 어린시절 입던 옷의 재코디에 머무를 수는 없겠노라고
자신을 합리화하며 드디어 지난 주말 멀고 먼 아울렛 단지로 행차를 하였다.

마지막으로 옷을 사본 적이 언제인지도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그간 의류구입에 무심했었다. 현재 갖추고 있는 의류세트는 동생의 선물 혹은 친척들의 기부에 가까웠다. 그러니 직접 상점에 행차하여 가격표들을 보는 순간 멀고먼 기억속의 가격들과 현재와의 엄청난 gap에 입을 다물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어쩔 수 있겠는가. 5년전부터 입던 옷을 2008년에 다시 입을 수는 없는 법 - 자신의 의지대로든, 허리둘레의 힘이든 간에 - 결국 차례차례 카드를 긁다보니 어느사이에 스스로 결정한 버퍼에 다다르고 말았다. 오호 통재라. 옷 3벌. 구두 1켤레를 샀을 뿐인데 벌써 심리적 마지노 선에 다다르고 말았고, 나머지의 시간은 그저 구경만 할  뿐.

월세를 제외한 한 달 생활비는 됨직한 돈을 쏟아붇고 나니 일견 일탈의 즐거움도 오지만, 줄어들 통장 잔고를 걱정하지 아니할 수 없었다. 여하튼 봄/가을 옷 세트는 1.5세트 늘어났다.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지만 내 자신의 경제력이 현실의 잔인한 흐름을 따라갈 수 없음에 그저 보이지 않는 눈물만 흘릴 뿐이로구나.


Posted by 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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