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요즘 계속되는 만성피로(+호소증후군) 탓에 비싼 리클라이너 대신 산 목재 흔들의자에 멍하니 앉아 라벤더 향초만 켜놓고 거실에서 망중한을 즐기는 시간이 많다. - 사실 이 탓에 발 뒤꿈치 소음을 내는 범인'들' 중 한 명을 우연찮게 찾아내기도 했다. 아랫집 덩치 큰 아주머니 혹은 그 아기에서 비롯된 소리였던 것이다.


주말 점심무렵에 엄청나게 쿵쿵거리기에 정황을 살필 겸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러 나가다가 아랫집에서 아주머니가 아기와 함께 외출하는 것을 발견했는데.. 쓰레기를 버리고 돌아오자 점심내내 괴롭히던 그 소리가 전혀나지 않았다. 이거야 뭐 정황증거일 뿐이다. 아무래도 더 크게 나는 소리는 다른 곳에서 나는 것 같고.



2.

그저께도 그 시간을 멍하니 즐기고 있는데 밤10시가 다가오자 어디선가 쿵쿵소리가 크게 들려오기 시작한다. 바닥에 귀를 머리를 살짝 대어보자 골이 흔들릴 정도의 대단한 소리.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참으로 대단한 힘인 것 같다. 피곤해서 신경쓰기도 싫고 한 탓에 계속 의자에 앉아있었는데 한 30여분 동안 불규칙하게 반복되었다. 신경 안 쓸 수가 없어!


도저히 참지못하고 어제는 발 뒤꿈치 소음관련 신문기사를 회사에서 출력해 중요 부문에 형광펜을 칠하고, 항의글을 정중하게 써서 프린트. 이젠 슬리퍼라도 하나 사서 비닐봉지에 같이 넣어서 걸어놓아둘 생각이다. 다만 범인(?)을 아직 확정치 못해서 고민이다. 샤워시 노래부르는 남자가 가장 큰 발소리의 주인공은 맞는 것 같은데 아랫 집인지 옆 동의 집인지 불확실하다.



3.

1m x 1m 크기 한 장에 25,000원이나 하는 차음+흡음판을 사 보았다. 이건 발 뒤꿈치 소리 방지용이라기보다는 화장실에서 벽 혹은 천장을 타고 들려오는 소리 방지용으로 테스트 삼아 구입한 것이다. 아래 혹은 옆 집의 누군가가 화장실에 들어와서 덜그덕거리는 소리가 잘 들리기 때문에 안방과 화장실 벽이 닿는 공간에 일단 설치. 하지만 아직 남은 벽 공간이 더 많아서 6~8장은 더 들 듯 하다.


자투리 부분까지 생각하면 더 들지도. 돈 낭비가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일종의 플라시보 효과를 노려보는 것. 바닥이 울리는 소리를 생각하면 매트도 까는게 좋을지도 모르겠군. 근데 이게 워낙 울리는 지라 귀를 포기하기 전에는 답이 없을 것 같다.



4.

밤에는 거실에 백색소음기라도 켜놓을까 생각해 보았는데 검색을 하다가 아래의 논문을 발견했다.


출처 :

https://summer.kics.or.kr/storage/paper/event/summer/publish/10D-41.pdf



발소리와 같은 충격소음은 백색음으로는 마스킹이 되지 않았다. 대학원생 레벨의 실험 논문이지만 상식적으로 진동을 막으려면 당연할 것이다. 그리하여 교항곡이나 틀어놓아야 겠다고 생각하고 아이폰 독 스피커를 검색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Posted by 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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