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다 소지에 대해서 알게 된것은 신본격 추리 작가를 찾아 웹을 주유하던 지난 크리스마스 즈음이었다. 우타노 쇼고, 아야츠지 유키토 등의 필명을 지어주었고 그들이 데뷔하는데 도움을 줬다는 어느 웹페이지의 글을 보고 드디어 그 '신본격'이라는 흐름을 시작한 작가를 그제서야 알게 된 것이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영화 황해를 보고 그 길로 도서관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미 책은 누군가 대여해간 상태 어쩔 수 없이 다른 책들을 빌려 돌아왔지만 이미 눌러진 스위치가 회복될리는 없다. 집으로 돌아오다가 마음을 돌려 강남의 교보문고까지 방문해서 책을 구입해왔다. 이 책이 자금사정으로 인해, 현재까지는 내가 마지막으로 구입한 책이 되었다.

하지만 구입해놓고도 정작 빌려온 책들을 반납기간에 맞춰 계속 읽느라 펼치지도 못하고 있다가 설 연휴에 빌려온 책들을 한꺼번에 읽는 바람에 생긴 공백기에 드디어 감상을 시작했다. 기괴하고도 복잡한 과거의 이야기를 두 명의 탐정이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풀어나가는 형식의 소설. 마지막에는 발로 뛰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초기서술은 두 사람의 대화로 이루어진다.

이 사건의 트릭은 제법 알려졌던것 같다. '김전일'로 유명한 긴다이치 소년의 사건부에서도 표절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이 트릭을 써먹었다고도 하고. 하지만 불행 중 다행이랄지 이 대가의 작품을 너무 늦게 알게 되었지만 그 트릭의 널리 알려짐까지도 전혀 알지 못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거의 소설의 말미에 '독자에게 도전한다' 부분까지 와서야 범인을 알 수 있었지만, 그것은 트릭을 간파한 것이 아니라 범인의 가명을 보고서야 눈치채고 트릭의 전말까지 알 수가 있었다. 오랜만에 소설에 몰입하여 즐길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런면에서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와 '오리엔트 특급살인'은 다시 한번 아쉽다. 일본어 중역본의 어린이용 소설이 아니라 최근의 완역본으로 다시 보면 참으로 감명이 깊을 것인데 이 두 작품의 트릭은 세월이 흘러도 머리에서 지워지지가 않는 탓에 안타까움이 커진다.

Posted by 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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