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여름. 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빗자루를 집어들다 근육이 당겨져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생활은 한 적이 있다. 그때 한방의학은 도움이 되지 못하고, 신경외과의 '대못시술'과 물리치료로 겨우 사람다운 구실을 하게 되었는데,

이게 또 무슨 일인지, 2005년 여름. 의자 네개를 붙여놓고 취침한 후의 후유증으로 일요일을 거의 누워서 보냈다. 이거 재수도 없을라니까 중요한 시기에 이런다. 어쩌면, 내 마음속의 귀찮음과 불안감이 상승작용을 일으켜 일종의 도피처로서 다친곳의 상처를 재발시키는 작용을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저녁 무렵엔 조금 괜찮아져 동네친구를 불러내어 술을 몇잔 마시고 들어왔는데, 다시 악화다. 조금 괜찮아 지면 다시 예전의 신경외과를 찾아가봐야 할 듯 싶다. 역시 잠은 제대로 된곳에서 자는 것이 나을 듯 하다. 다음에도 그곳에서 잘 순간이 온다면 이제는 무조건적으로 책상 위다.

이래저래 미래의 나날도 당장의 현실도 깜깜한 순간이다. 이러다 언젠가의 어린날에 잠깐 나타났던 염세주의자의 길을 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슬며시 드는군. 지금도 딱히 낙천적인 사상이라고는 말하지 못하겠다만, 아무튼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들터. 부상을 핑계로 삼아 도피처로 나아가지 말지어다. 스스로 다짐해본다.

Posted by 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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