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시원스럽게 오는 오전은, 언제나 기분을 좋게 한다.
토요일이라면 더할 나위없겠지만, 설령 그것이 업무로 한 가득한 평일일지라도 말이다.

대부분을 늦잠으로 보내었지만, 그래도 기억을 스쳐가는 비오는 토요일 오전이라면 모임으로 인해 부랴부랴
일어나 지하철역까지 갔었지만, 한 통의 전화에 그것이 무산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생각난다.

모두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나 홀로 인파을 헤치고 반대방향으로 걷고 있었다. 문득 된장남의 아침이 생각나 근처의 빵집에서 두 조각의 빵을 샀다. 테이크 아웃 커피까지 생각했으나 가벼운 지갑으로 인해 포기.

그 때의 집으로 돌아오는 기분은 기존과 다른 패턴에 따른 이질감과 비오는 날의 달뜬 상태로 인해 이리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별다른 것은 없지만 말이지.


오늘도 시원스럽게 내리는 빗 속에서 얻어온 감'수'성이 있어 느낀 바를 적어보려했으나 글을 마무리하려 하는 지금까지도 무엇을 적었는지 모르겠다. 그냥 간만에 손 끝을 통하여 내 안에 고여있던 감성을 내뱉고 싶었던 거겠지. 이토록 일하기 싫음에도 일을 해야한다는 생각또한 덜어내기 위해서.

Posted by 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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